늦가을. 뜻하지 않은 반가운 손님이 한국을 찾아옵니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프랑스에서 출현한 새로운 감독들 중 누벨바그의 계보를 잇는 최전방에 위치한 것으로 평가받는 아르노 데스플레생 감독이 그 주인공이죠. 11월10일부터 29일까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우리 시대의 프랑스영화 특별전’에 참석, 마스터클래스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가 머무르는 기간은 11월14일부터 16일까지고요, 중편 <죽은 자들의 삶>을 비롯하여 <파수꾼> <나의 성생활: 나는 어떻게 싸우는가> <킹스 앤 퀸> <크리스마스 이야기> 등 그의 주요 작품 상영과 함께 영화미학을 감독에게 직접 듣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겁니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kr)를 참조하세요.
매년 연말에 열렸던 MBC 대한민국영화대상이 올해는 열리지 않습니다. 지난 10월22일, 주최쪽인 MBC는 “12월6일 개최예정이었던 제8회 대한민국영화대상을 경기 상황에 따른 제작비 요인으로 잠정 중단한다”며 “내년에는 행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2년 MBC영화상으로 시작한 대한민국영화대상은 지난해까지 총 7차례의 행사를 치러왔습니다. 하필 MBC인 터라 한쪽에서는 정권과 갈등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고 있습니다. 대종상영화제는 공정성 논란에, 대한민국영화대상은 재정난에, 안 좋은 소식이 연이어 들리다 보니 다른 영화제의 안위도 궁금해지네요.
<똥파리>와 <낮술>의 뒤를 이어 한국독립영화의 해외 인기몰이가 재현될 조짐입니다. 김동령 감독의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앨리>가 지난 10월15일 2009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오가와 신스케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1995년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 이후 첫 수상이지요. <아메리칸 앨리>는 동두천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내 꾸준히 호평받아왔던 작품입니다. 한편 장건재 감독의 장편영화 <회오리 바람>은 지난 10월16일 밴쿠버국제영화제에서 용호상을 수상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 이후 한국영화로는 세 번째 수상이네요. 사랑에 빠진 10대들의 이야기를 무척 새롭고 강렬하게 담아냈다는 호평이 줄을 잇네요. 두 작품 모두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