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농,아벨 부부는 유전병으로 골수이식이 필요한 아들을 살리려고 아이를 낳았지만 실패했다. 세월이 흘러, 극작가인 맏딸 엘리자 베스는 빚을 갚아주는 조건하에 집안의 악동인 둘째 앙리를 가족의 울타리로부터 추방시킨다. 주농이 유전병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이식에 적합한 가족을 찾기 위해 크리스마스에 모두 한 자리에 모인다. 아르노 데플레생의 6번째 장편 <크리스마스 이야기>에서 가족 내 반목, 사랑, 희생이라는 흔한 소재는 치료를 위한 출산이라는 금기를 거쳐 심상치 않은 이야기로 발전해간다. 감독 특유의 넘쳐나는 대사는 화려한 배역, 정돈된 비주얼과 함께 무질서적이고도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구성하는데,특히 데플레생 영화의 단골 남우 마티외 아말릭과 프랑스의 명배우 카트린 드뇌브 둘이 치고받는 대사는 절제된 연기와 어우러져 아슬아슬하고도 빛나는 긴장의 순간들을 잉태한다. 연극과 음악의 힘을 받아 현실-상상의 경계를 허무는‘한여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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