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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에서 아바, 존 레논까지
이화정 2008-12-17

12월18~31일 ‘음악, 영화를 연주하다-시네마 상상마당 두 번째 음악영화제’

시규어 로스의 공연을 담은 <헤이마>와 조이 디비전의 보컬 이언 커티스의 삶을 그린 <컨트롤>은 지난해 시작한 상상마당 음악영화제의 최고 화제작이었다. 스크린에서 공연을 보는 듯한 쾌감이 불러준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인디신들의 집결지인 홍대라는 지역의 색을 반영하듯, 음악영화는 홍대와 맞춤옷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전회 매진작이 속출했고, 영화제는 전체 관객 70% 이상을 모으며, 더 나은 2회를 다짐했다. 상상마당과 음악영화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친족관계가 된 셈이다. 지난해의 여파를 몰아 좀더 요란스러운 2번째 축제가 시작된다. 상상마당의 연례 기획전이 된 ‘음악, 영화를 연주하다’가 오는 12월18일부터 31일까지 홍대 상상마당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영화제가 일종의 음악과 영화의 만남에 대한 가능성을 점친 애피타이저였다면, 올 영화제의 포커스는 순수하게 ‘음악’에 맞춰진 본식이다. 출품작은 총 30편으로 ‘2008 음악영화 신작전’, ‘판타즈마: 일렉트로니카 특별전’, ‘최호 감독 특별전’, ‘팝의 거장들’, ‘음악 단편선’의 다섯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누구나 수용 가능한 유명 작품들과 함께 뮤지션과 장르에 집중한 심도있는 섹션들도 마련된다. 특히 소수팬들을 위한 일렉트로니카 특별전까지 아낌없이 구비된 파격적인 구성에서 이번 영화제의 변화를 한눈에 점칠 수 있다.

깜짝 게스트로 <고고70>스타들 무대 인사

이번 영화제의 성격을 규정해줄 작품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역시 그랜트 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조이 디비전>이다. 화제작 <컨트롤>이 보컬 이언 커티스의 삶을 중심에 뒀다면 <조이 디비전>은 멤버들의 모습과 연주까지 경험할 일종의 대리 공연체험에 맞먹는다. 이 밖에도 인디계의 전설을 만날 작품들이 마련된다. 일곱명의 고등학생이 기록한 뉴욕 밴드 소닉 유스의 일상 <소닉 유스: 문샤인 프로젝트>, 미국 시애틀 펑크신의 전설이 된 깃츠(GITS)의 우여곡절 여정을 그린 케리 오캐인의 <깃츠>가 바로 그것.

<고고70>

<24시간 파티 피플>

음악과 만난 드라마도 소개된다. 전후 일본인들이 즐긴 가요를 회상하며 기획한 이소무라 이쓰미치의 <도쿄 랩소디>, 성장기 아이들의 감수성을 녹여낸 감성적인 드라마인 추키아트 사크위라쿤 감독의 <시암의 사랑>, 각종 사랑의 찬가들을 뮤지컬영화 버전으로 꾸린 크리스토프 오노레의 <사랑의 찬가>에서는 적극적인 음악의 사용을 읽을 수 있다. 공연장에 갇히지 않고 거리로 나가, 사람들과 호흡하는 음악도 살펴볼 수 있다. 거리 공연 퍼포먼스를 담은 <어배러투모로우 온 더 스트리트>, 촛불시위 뮤직비디오 <불타는 신기루>, 홍대 뮤지션들의 셀프 포트레이트 <라비아쇼> 등이 상영된다.

무엇보다 음악영화에 좀더 친근하게 접근하려면 ‘팝의 거장들’ 섹션의 작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롤링 스톤스, 밥 딜런, 아바, 존 레넌 등 귀에 익숙한 유명 뮤지션들의 음악이 흐르는 영화들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각각 롤링 스톤스의 <샤인 어 라이트>, 밥 딜런의 <아임 낫 데어>, 존 레논의 <존 레논 컨피덴셜>, 아바의 <맘마미아!>라는 부제가 붙어도 무리없을 정도로 각 뮤지션들의 음악을 스크린으로 만끽할 수 있다.

마니아들까지 모두 음악영화제의 즐거움을 만끽할 섹션도 기다린다. <판타즈마: 일렉트로니카 특별전>에서는 클럽을 넘어 스크린까지 영역을 확장한 일렉트로니카의 현재를 보여준다. 독일 전자음악의 시초를 다룬 마렌 섹스트로 감독의 다큐멘터리 <위 콜 잇 테크노!>, 스페인 이비자 클럽의 전설적인 DJ 프랭키 와일드의 삶을 그린 마이클 도즈 감독의 코믹영화 <X됐다, 피트통>, 일렉트로니카의 도드라진 경향인 ‘글리치’를 사용한 구스 반 산트의 <파라노이드 파크>, 80년대 포스트펑크의 전기를 맞이한 맨체스터를 배경으로 한 마이클 윈터보텀의 <24시간 파티 피플>이 준비된다.

<고고70>으로 한국 음악 역사를 재조명한 ‘최호 감독 특별전’도 마련한다. 이미 데뷔작인 <바이준>에서부터 최호 감독의 음악적 역량은 검증됐다. 청춘의 감수성을 느낄 주옥같은 O.S.T를 듣게 해주는 <바이준>을 비롯해 한국 인디신의 조명과 영화음악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방준석 음악감독의 참여가 돋보이는 <후아유>와 금기의 70년대 한국 솔의 정신을 그린 <고고70>을 한자리에서 만난다. 특별공연도 빠지지 않는다. 18일 저녁에는 오프닝 공연으로 허클베리 핀, 스왈로우, 루네가 참여하여 밥 딜런의 음악세계를 재해석한 ‘밥 딜런 어쿠스틱 트리뷰트’가 펼쳐지며, 22일 저녁에는 영화 <고고70>의 실제 모델인 밴드 ‘데블스’와 인디밴드 ‘검정치마’가 펼치는 특별 공연 ‘고고70의 전설, 데블스 리싸이틀’이 마련된다. 이날 공연에는 깜짝 게스트로 <고고70>에 출연한 스타들의 무대인사도 기다린다. 좀더 자세한 일정은 상상마당 홈페이지(cinema.sangsangmadang.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