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오브 드래곤>을 제작하고, 시나리오까지 쓴 뤽 베송은 프랑스영화계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다. 80년대 중반까지 뤽 베송은 장 자크 베넥스, 레오스 카락스 등과 함께 프랑스영화의 새로운 경향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동반으로 몰락한 뒤, 뤽 베송은 상업영화로서의 이력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니키타>를 상업적이라고 부르기는 힘들지만, <레옹>과 <제5원소>를 통해 뤽 베송은 할리우드영화 못지않은 ‘상업성’으로 충만한 프랑스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덕에 비평가들에게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관객은 환호했고, 심지어 칸에서도 <제5원소>를 개막작으로 상영했을 정도다.
뤽 베송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거느리며, 굳건한 사단을 구성하고 있다. <키스 오브 드래곤>의 티에리 아보가스트는 뤽 베송의 모든 작품을 찍은 촬영감독이고, 체키 카리오는 <니키타>에서 그녀를 킬러로 키우는 냉혹한 조련사로 출연했다. 장 르노, 체키 카리오, 뱅상 페레는 뤽 베송, 마티외 카소비츠, 장 쿠넹의 영화에 단골로 출연하는 배우들이다. 브리지트 폰다는 <니키타>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니나>에서 니키타 역으로 출연한 연줄이 있다. 코리 유엔(원규)은 이연걸과 함께 <리쎌 웨폰4> <로미오 머스트 다이>를 만들었고 <엑스맨>의 무술도 지도했다. 내년에는 뤽 베송이 제작하는 <트랜스포터>로 프랑스에서 처음 영화를 감독하게 된다.
지금도 뤽 베송은 프랑스영화의 이단자들로 비난받는 <도베르만>의 장 쿠넹, <크림슨 리버>의 마티외 카소비츠 등에게 존경받는 선배감독이자 후원자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것은 감독보다도 제작자로서의 위치를 굳건하게 함으로써 더욱 가능했다. <택시> 1, 2편으로 프랑스영화의 흥행기록을 세우고 <키스 오브 드래곤> 같은 흥행작을 끊임없이 발표하고 있다. 일본에 대한 호감(?)을 말해주듯 <와사비>(장 르노와 히로스에 료코가 공연하는)와 <야마카시>라는 일본어 제목의 영화 두편을 만들기도 했고, 내년에는 <트랜스포터>와 <택시3> 등을 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뤽 베송이 오락적인 상업영화만 만든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조너선 드미의 <찰리의 진실>에는 공동제작으로 참여했고, 베르트랑 블리에의 신작도 제작한다. 뱅상 페레의 연출작도 제작할 예정. 뤽 베송은 프랑스영화계의 이단아로 자리잡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개봉작] 키스 오브 드래곤
▶ <키스 오브 드래곤> 각본·제작 뤽 베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