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이 두달 앞으로 다가왔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앞다투어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작을 발표하면서 영화계 관계자들은 연말 미국 극장가의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들이 예상하는 연말 극장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전쟁’이다. 무엇보다도 확대 개봉하는 영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하는 와이드 릴리즈 영화는 4∼5편 정도다. 그런데 지난 2007년 크리스마스에 와이드 릴리즈 상영작이 8편으로 급증했고, 올해 9편의 영화가 확대 개봉하면서 상영관과 관객을 잡기 위한 스튜디오 사이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 극장가 전쟁의 시작은 12월19일이다. 이날 짐 캐리의 코미디영화 <예스맨>과 윌 스미스가 주연을 맡은 <세븐 파운즈>, 유니버설의 가족영화 <작은 영웅 데스페로>가 극장에서 맞붙는다. 성탄절인 25일에는 애덤 샌들러가 주인공인 <베드 타임 스토리>와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하는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 프랭크 밀러의 <스피릿>과 포레스트 휘태커 주연의 <허리케인 시즌>, 제니퍼 애니스톤과 오언 윌슨의 <말리와 나>가 함께 개봉한다. 그 다음날인 26일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혁명의 길>)와 톰 크루즈(<작전명 발키리>)가 기다린다. 와이드 릴리즈 상영작만 나열해도 벅찬 가운데 두명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란 토리노>와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레슬러> 또한 연말 개봉을 노리고 있으니 과연 별들의 전쟁이라 부를 만하다.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위와 같은 ‘정면 충돌’을 감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버라이어티>는 크리스마스에서 새해로 이어지는 2주 동안의 크리스마스 시즌이 1년 중 가장 큰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당신은 무조건 기회를 잡아야 한다. 크리스마스는 어른과 아이가 모두 쉬는, 보기 드문 틈새시장이다.” 한 마케팅 전문가의 말이다. 경기가 불황이라 여행을 떠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경기불황이 영화시장에 하나의 와일드 카드가 될 수도 있다고 <버라이어티>는 전망한다.
하지만 모든 영화가 크리스마스 시즌의 영광을 누릴 수는 없다. “상황은 저절로 정리될 것이다. 결국은 관객의 입맛을 정확히 아는 영화만이 살아남는다.” 전미 극장주협회장 존 피시안이 말하는 ‘연말 전쟁’의 결과다. 어떤 영화가 승리의 미소를 지을 것인지는 12월 말이 되어야 알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