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올해 첫 성적표를 받았다. 2008년 1월부터 3월까지 1사분기 동안 미국 박스오피스 수입은 총 21억달러로, 2007년 같은 시기와 비교할 때 1%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5, 2006년과 비교할 때 7%가 상승했으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신드롬이 극장가를 뒤흔들었던 2004년과 견주어서도 4%가 증가한 수치다. 성공을 견인한 것은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꼽히는 1월과 2월. 지난해 12월5일 개봉한 <주노>가 장기 흥행을 이어가면서 총 1억4천만달러의 수입 중 1억달러를 1월과 2월에 벌어들였고,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개봉한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또한 신년에 흥행 가도를 지속하며 9천만달러를 수확했다. 지난해에서 이월된 작품 외에도 1월16일 개봉한 <클로버필드>가 개봉 첫주 4천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신년의 포문을 열었고, 2월에는 3D 콘서트 실황인 <한나 몬타나와 마일리 사이러스>가 600여개의 스크린으로 64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기염을 토했다. 1사분기 최고의 흥행작은 봄방학 시즌을 겨냥해 3월14일 개봉한 폭스의 3D애니메이션 <호튼>. 3월31일까지 1억1800만달러를 수확하며 2008년 개봉작 중 최초로 1억달러의 벽을 넘어섰다. <300> <거친 녀석들> 등 소수의 블록버스터가 흥행을 독식했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 2008년 1사분기는 다양한 작품이 수익을 고루 나눠 가져간 양상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마냥 행복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1사분기의 흥행 그래프는 하락세로 마무리된 상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린 1∼2월과 달리 3월 박스오피스 성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14%나 감소했다. “3월은 사자처럼 도착해서 양처럼 후퇴했다”고 표현한 <버라이어티>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튜디오들이 향후 전망을 놓고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 막 2사분기를 맞이한 가운데 할리우드는 다가오는 여름 시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5월2일에 개봉하는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스피드 레이서>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안 왕자>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5월에 극장을 찾고, 6월에는 <인크레더블 헐크> <겟 스마트> <원티드> <쿵푸팬더> <월*E>가, 7월에는 <행콕> <다크 나이트> 등이 뒤를 잇는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스파이더맨 3> <슈렉3>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등 속편이 13편이나 개봉했던 2007년과 달리, 올해는 그 절반 정도인 7편만이 극장을 찾는 만큼 올 여름 시즌의 성공은 “<쿵푸팬더> <월*E> 등 새로운 영화들이 얼마만큼 관객의 호응을 얻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