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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은퇴를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조직 재정비한 MK픽처스의 심재명 사장

영화에도 승단 제도가 있다면 심재명 MK픽처스 사장의 경우 9단쯤에 해당할 것이다. 영화제작이면 제작, 마케팅이면 마케팅, 그동안 그가 기획하고 만들고 알린 영화는 지극히 일정한, 그리고 높은 수준을 보장했다. 명기획에서 출발해 명필름과 MK픽처스에 이르기까지, 영화포스터에 붙어 있는 그의 이름은 일종의 ‘KS마크’요, ‘품질인증표시’였다. 그런 그에게도 지난해는 시련의 시기였나보다. 오죽하면 “지난 한해를 스스로 정리하면서 ‘머리가 나빠서 몸이 힘들었던 한해였다’라고 쪽지에 적어놓기도 했다”라고 말할까. 지난해 MK픽처스가 제작 또는 공동제작했던 영화 4편 중 수익을 냈던 영화는 <사생결단>뿐이었고, 심재명 사장의 야심작이었던 <구미호 가족>은 대중은 물론이고 평단에서도 외면을 받았다. 심기일전의 마음으로 조직을 새롭게 튜닝하고 시동을 걸기 위한 스파크를 퉁기고 있는 심재명 사장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MK픽처스 내부적으로 업무를 조정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조직이 좀 바뀌었다. 과거에는 회사가 영화제작 부문, 엔터테인먼트 부문, 기획조정실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2월1일자로 사업본부와 경영지원본부로만 나눴다. 나는 예전에는 영화제작 부문 총괄 사장이었는데 지난해 일을 너무 못해서(웃음) 제작 담당 임원이 됐다. 좀 복잡한데, 외부적으로는 여전히 사장이고 내부적으로는 이사다. 과거에도 내부에선 이사였다.

-그 업무 조정의 의미는 무엇인가. =전반적으로 제작을 총괄하기는 하지만 이은 대표이사와 나눠서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아이스케키>나 <구미호 가족> 같은 작품에는 후배 프로듀서와 같이 프로듀서라는 이름을 올리고 내용적으로 책임을 졌고, 우리 회사가 투자한 작품이나 다른 프로듀서들의 작품까지 총괄했는데, 그것을 이은 대표이사와 역할을 분담한다는 얘기다.

-조직도 축소했다고 들었다. =시네마서비스도 대폭 구조조정을 했다는데,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인원을 조금 줄였다. 일단 라인 프로듀서 이하 제작실 직원 7∼8명 정도가 나가서 회사를 따로 차렸다. TPS라는 이름의 프로덕션 서비스 업체다. 그 회사의 개념은 라인 프로듀서들을 중심으로 제작 라인을 전반적으로 책임지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 있던 김현철 프로듀서가 주도하고 있다. MK픽처스의 자회사는 아니고 협력회사 정도라고 해야 할까. 하여간 우리 회사는 제작실 인원이 한명도 없는 시스템이 됐다.

-그 외에 축소한 조직도 있나. =마케팅실도 MK픽처스 소속 마케팅 인원은 마케팅 실장과 팀장 두명뿐이고, 나머지는 우리 자회사인 MK애드 소속이다. 거기에다 잘 알다시피 심보경 이사가 독립해서 차린 제작사 보경사에도 몇명이 함께 나갔다. 현재 MK픽처스의 총인원은 28명이다.

-조직 축소의 배경이 궁금하다. =지난해 영화계가 전반적으로 성적이 안 좋았지만, 우리도 많이 안 좋았다. 그런 의미에서 조직을 슬림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심보경 이사도 여기서 임원도 하고 영화도 만들고 하는 것보다 프로덕션을 차려서 자기 지분도 많이 갖고, 우리 회사에 좋은 콘텐츠도 많이 제공할 수 있으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게다가 심보경 대표는 지금 라인업돼 있는 3편에서 공동제작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우리는 그 영화에 대한 투자, 배급과 마케팅을 책임진다. 역시 혈연이 좋은 거다. (웃음)

-보경사와 함께할 일로는 어떤 게 있나. =보경사는 우리 자회사가 아니라 독립법인이다. 일단 세 작품에 대한 퍼스트룩 옵션을 우리가 갖는 것으로 계약이 돼 있고, 이미 개발비를 쏜 상태다. 일단 김상만 감독의 <걸스카우트>와 최호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70년대 밴드 이야기가 있고, 최호 감독과 준비하는 또 다른 영화가 있다. 심보경 대표는 다른 라인업도 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MK픽처스는 올해 어떤 영화를 배급할 예정인가. =우선, 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극락도 살인사건>과 우리가 만드는 <소년은 울지 않는다> <작은 연못>이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 중이다. 그리고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가제)과 조원장 프로듀서가 독립해서 만든 필름N과 공동제작하는 <고스트 헌터>, 그리고 보경사의 <걸스카우트>, 한국영화는 이렇게 6편 정도가 될 거다. 그리고 영진위 HD영화 지원작으로 뽑힌 <달려라 자전거>는 김현철 프로듀서가 노근리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제작한다. 김종관 감독의 <소년>(가제)은 조금 걸릴 분위기다.

-구체적으로 담당하는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인가. =<우리 생애…>와 <소년>, 그리고 내년에 완성될 또 다른 영화가 있다. 김현석 감독의 영화도 있다.

-나머지 영화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는 것인가. =이은 감독은 <작은 연못> <소년은 울지 않는다> 등의 헤드 프로듀서를 맡는데, 이런 영화에 대해서는 최종편집본에 대한 합의라든가 그런 정도만 하게 된다. 지향점은 각자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해서 수익을 제대로 내자, 그리고 완성도에도 만전을 기하자는 거다.

-<작은 연못>은 MK 특유의 뚝심이 배어 있는 영화라는 인상이다. =벌써 2003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프로젝트였는데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쳤다. 처음에는 최호 감독이 하겠다고 했다가 자료조사와 인터뷰를 거친 다음에 도저히 그 시대의 이야기를 할 자신이 없다고 해서 황규덕 감독으로 바뀌었다가 결국 처음부터 작가로서 결합됐던 이상우 선생이 메가폰을 잡았다. 보통의 방식으로 했다면 40억원 넘는 제작비가 들어갔을 텐데 스탭들은 모두 노무출자, 업체들은 현물출자로 참여해서 MK픽처스가 투자한 현금은 11억원 정도다.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도저히 파이낸싱이 불가능한 영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내부에서 반대도 많았고, 지금도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 최근들어 그런 영화들이 많이 들어봐야 4만명, 5만명 이런 식이었으니 사실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있다.

-강제규 감독의 SF영화는 언제쯤이나 결실을 보게 되나. =지금은 시나리오를 마무리짓고 메이저 스튜디오와 접촉 중인 단계로 알고 있다. 시나리오를 세번 정도 봤는데, 훌륭한 SF영화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 성격상 감독이 할리우드에 스카우트되는 게 아니라 한국도 주체가 되고 미국도 돈을 넣고 하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다 보니까 빠르게 풀리지 않는 것 같다.

-너무 오래 끌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다. 본격적으로 일을 벌인 것은 이제 2년밖에 안 됐다. 강제규 감독님이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려다 보니 이렇게 되는 것 같다. <콘스탄틴>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를 제작했고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프로듀서 중 한명이 프로듀싱을 하고 있는데, 어떤 파트너를 만나느냐에 따라 규모나 MK픽처스의 역할 등도 결정될 것 같다.

-그 와중에 <쉬리> 드라마도 기획 중이라고 들었다. =애초 일본에서 제안이 왔고, 강제규 감독님이 기획 총괄 프로듀서 역할을 하고 있다. 능력있는 TV연출가 한분이 최완규 작가팀과 함께 대본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안에 방영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에는 한국영화 4편을 배급했는데, 올해는 좀더 의욕적 또는 공격적이라는 느낌이다. =공격적이진 않은 것 같고… 의욕적… 이라고 하자. (웃음)

-지난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최근 발표된 공시자료에 따르면 MK픽처스의 2006년 실적은 매우 안 좋은 것으로 나왔다. 영업이익 12억원 적자에다 자본잠식률이 46%더라. =그 문제는 이은 대표이사가 답해야 하는 사항이긴 한데, 결국 콘텐츠로 귀결된다. 우리는 투자도 하고 배급도 했는데, 우호 펀드나 본계정이나 손실이 컸다. 지난해 돈 번 것은 <사생결단> 정도밖에 없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경우 우리는 배급수수료도 있고 해서 손해는 안 봤는데 펀드는 손해를 봤다.

-MK픽처스는 명필름 시절부터 상장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가 2004년 1월 우회상장을 했다. 한때 3천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500원대로 떨어졌는데, 상장한 것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나. =당시만 해도 우리 같은 회사가 단순 독립 프로덕션으로 남아 있기에는 너무 시장이 급변하고 있었다. 상장사로의 노선 자체가 잘못된 선택은 절대 아니었던 것 같다. 회사가 합쳐지고 비즈니스 모델이나 역할이 달라지면서 변화되는 상황에 더 치밀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방만한 태도를 보였다거나 그런 게 문제였던 것 같다.

-변화되는 상황에 대응하지 못했다면. =과거의 명필름은 심재명, 심보경, 이은, 이들 세 사람이 1년에 2편, 많아야 2년에 3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작업해왔다면, 지금은 편수도 많아지고 각자 해야 할 롤도 달라지고 업무도 굉장히 많아졌다. 우리는 콘텐츠를 제대로 공급해야 하는데 그 변화에서 나오는 누수 같은 것들이 분명히 영화의 완성도나 결과에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그것이 업무조정의 배경이라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을 했던 것 같다. 경영적인 문제, 마케팅 관리, 투자하는 영화 시나리오 검토, 개발하는 영화 체크 등을 해야 했고, <아이스케키> <구미호 가족>처럼 프로듀서로 내 이름이 들어가는 영화도 내용적으로 책임지다 보니 굉장히 많은 일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역할을 나눈 것이다. 물론 나나 이은 대표나 대주주이기도 하니까 계속 많은 일을 할 것이다. 어쨌든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개인적으로 가장 아팠을 법한 영화는 <구미호 가족> 같다. 나름의 야심작이었던 것 같은데 관객과 평단 양쪽에서 모두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말 그대로 참패였다. <구미호 가족>과 <아이스케키>는 명필름 시절부터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프로젝트다. 시나리오를 2년, 3년씩 썼는데 남들이 안 하는 뮤지컬 장르를 시도한다면서 그 접근방식이 치열하지 못했던 게 실패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뮤지컬 장르는 안 해본 장르인데도 스탭의 구성이라든가, 준비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패인인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뮤지컬영화 <삼거리극장>을 봤는데,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은 예산으로도 영화적 완성도나 주제의식이 뛰어나게 만들어서 굉장히 부끄러웠다.

-충격이었다는 말인가. =그래서 지난해… 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다. (웃음) 그리고 은퇴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도. (웃음) 리안 감독이 <헐크>를 만든 다음에 은퇴를 할까 말까 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그런 정도의 영화를 만들고서 은퇴를 결심한다면 나는…. 하여간 그때 리안 감독 아버지가 말리셨다고 하더라.

-그럼 이번에는 누가…. =남편이 말렸다. (웃음) 이건 농담이고. 하여간 굉장히 치욕적인 상황이었다. 얼마 전 이은 감독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 지난해 흥행이라는 결과나 수치가 우리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었는가. 그것을 상기하면서 잘해보자고. 그래서 책임져야 할 식구들도 많고 하니 심기일전하자고 결심을 다졌다. 정말이지 우리는 올해 한편도 흥행에 실패하면 안 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상황을 보면서 이른바 1세대 또는 1.5세대 프로듀서들의 기획력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러면 또 대단한 역량을 발휘해서 눈을 동그랗게 뜨게 할 만한 후배 제작자가 나오고 있냐면 그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아쉽기도 하지만 안심이 되기도 한다. (웃음) 후배 프로듀서들 중에서는 심보경, 이유진, 김무령, 이 세 사람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그들의 영화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내 바람은, 그들보다는 못하지만(웃음) 그분들에게 발맞춰나가는 영화를 제작했으면 하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 관객의 마음과 멀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그거야 당연한 일이다. 우리 시장은 20대 초·중반이 주도하는 시장 아닌가. <접속> 때 내 나이가 30대 중반이었는데, 지금은 40대 중반이다. 헤비 유저들과의 나이가 20살 이상 차이난다는 이야기다. 쫓아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웃음) 그래도 <광식이 동생 광태> 같은 영화도 만들지 않았나. 하여튼 역량있는 젊은 후배 프로듀서나 마케터들과 조율을 잘하고 협업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배급업에 뛰어든 지 2년 가까이 되었는데 지난해 배급사 순위에서 10위에 불과했다. =배급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장사로서 안정적인 수익과 규모를 가져가야 할 필요 때문이다. 지난해의 가장 큰 문제는 극장을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자금 부족보다는 콘텐츠라고 보고 있다. <사생결단> 때는 <도마뱀> <맨발의 기봉이>와 함께 붙었는데 극장 잡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종영될 때까지 본다면 자기 극장을 갖고 있느냐가 영향을 끼치겠지만 결국엔 콘텐츠의 문제이다.

-다른 제작사 또는 다른 배급사, 또는 제3의 자본과 결합할 계획은 없나. =계속 생각하고 있다. 콘텐츠를 제대로 만드는 회사들과는 파트너십을 맺거나 회사를 섞는 문제까지도 열려 있는 상태다. 그리고 다른 쪽으로는 이은 대표이사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비밀이다. (웃음)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인가. =그렇다. 하지만 상장사로서 공시 의무가 있기 때문에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올해 노조와의 협약이 시행되면서 제작사들이 모두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거의 독보적으로 제대로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회사다. 노조문제가 없을 때도 최대한 계약을 합리적으로 하려고 모색해왔다. 나름대로 굉장히 밀도있게 프로덕션 계획을 짜곤 했는데, 그럼에도 계산해보니까 오버되더라. 결국 거기에 맞춰서 제작을 해야 할 거다.

-차승재 대표는 감독들의 무리한 지분 요구 때문에 프로듀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했는데, MK의 경우는 그런 감독과는 별로 작업한 적이 없어서 별 관계없는 문제 아닌가. =아니, 우리도 비싼 감독님들과 너무 하고 싶다. (웃음) 기회가 안 와서 그런 것뿐이다. 그런 현상은 산업과 시대가 변화해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 다만 서로 공생의 논리를 가져야 한다. 조금 더 지분율을 낮춘다든가. 멀리 보는 안목이 서로 요구되는 시점인 것 같다.

-사실, 배우도 톱스타급보다는 비교적 신인급을 많이 써오지 않았나. =아니다. 스타도 쓰게 되면 쓴다. <사생결단>은 그야말로 톱스타 패키지 영화 아닌가. <광식이 동생 광태>도 김주혁씨가 이 정도로 뜨지 않았을 때 계약을 했는데, 그분이 개런티가 적어서 기용한 게 아니라 그 캐릭터에 적역이라서 캐스팅한 거다. 그리고 <아이스케키>나 <구미호 가족>은 지향하는 바나 컨셉이 스타를 기용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았다. 올해도 <고스트 헌터>나 <우리 시대 최고의 순간> 같은 영화는 스타 플레이어를 기용할 생각이다.

-중국과의 사업도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듯 보인다. =1월에 정주에 MK픽처스와 중국 국영기업 보리가 합작한 ‘MK POLY CINEMA’라는 멀티플렉스를 열었다. 6개 스크린, 1114좌석 규모다. 5월에는 심천에, 하반기에는 중경에도 극장을 연다. 2008년 말까지는 베이징과 상하이에도 극장을 만들어 45개 스크린, 9천석 정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중국과 공동제작하는 펑샤오강 감독의 <집결호>는 잘되고 있나. =2월14일 촬영을 모두 마쳤다. 펑샤오강 감독이 <태극기 휘날리며>를 너무 좋게 봐서 거기 참여한 스탭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우리에게 제안을 해왔다. B카메라 촬영감독, 특수효과의 정도안 대표, 특수분장의 신재호 대표, 박주천 무술감독 등이 참여했다. 중국 내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인데, 투자는 리스크가 크다고 봐서 하진 않았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제휴는 어떤 차원인가. =지난해 12월 양해각서를 맺었다. 현재로서는 어떤 것을 같이 할 것인지 구체적이지는 않은 상태다. 이를테면, <고스트 헌터> 같은 영화를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가 학원 액션 호러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SM 쪽 배우를 기용할 수도 있고 그쪽의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적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쪽도 워낙 일본쪽과 긴밀한 관계이기 때문에 투자도 논의할 수 있다.

-SM과는 드라마를 함께할 것으로 봤는데, 드라마에 대한 계획은 없나. =SM과의 협력은 영화를 함께하자는 차원이다. 그리고 드라마도 하고는 싶은데, 우리는 아무런 노하우가 없잖나. 그런 제안이 많이 들어오긴 한다. 어떤 드라마를 만드는데 전체 예산이 얼마니 그중 절반 쯤을 투자하라고. 근데 리스크가 너무 큰 것 같다. 초반에는 돈 없이 배우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나. <쉬리> 드라마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본다.

-올해 개인적 야심작은 무엇인가. =임순례 감독님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주변 반응이 엇갈린다. 한국에서는 스포츠영화도 안 되고 아줌마 이야기도 안 되는데 둘이 결합된 영화라니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와 비슷한 영화도, 비교할 영화가 없다면서 시나리오를 좋게 본 사람도 있다. 임순례 감독이 만드는 작품인데, 말이 상업영화이지 잘될까 하는 의혹의 눈초리들이 굉장히 자극제가 돼서 ‘잘해보고야 말리라’라는 의욕이 용솟음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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