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멀리는 가지마.. 내가 널 찾을 수 있게...
소년 ‘조강’, 소녀 ‘아리’를 만나다.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학교로 향하는 조강 앞에 노란색 우비를 입은 소녀 아리가 나타난다. 아리를 본 순간 조강은 찌릿찌릿 전기가 통하는 것을 느끼고 신기하게도 둘은 같은 반 짝궁이 된다. 자신은 지구인이 아니라서 노란 우비를 입어야 저주를 막을 수 있다며 당돌하게 말하는 아리. 그런 아리가 무서운지 아이들은 피하기 바쁘지만 조강만은 그녀의 든든한 짝이 되어 준다. 이제껏 도마뱀만이 유일한 친구였던 아리에게 처음으로 조강이라는 친구가 생긴 것이다. 소나기가 내리던 어느 날, 아리는 비에 젖은 조강과 우비를 나눠 쓰고 처음으로 살이 닿는다.
다음날 조강은 홍역을 앓고, 아리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그렇게, 연락이 끊긴 채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다.
열 여덟, 두 번째 만남
10년이 지나 어느덧 고2가 된 아리와 조강.
갑자기 연락해 온 아리를 보기 위해 조강은 공부를 핑계 삼아 암자로 찾아가고, 십 년이란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둘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밤, 조강은 절에서만 지내는 아리를 위해 서울에서 초밥을 가져와 선물하고, 그런 모습에 아리는 깊이 감동하지만 다음날 또다시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
세 번째 만남 그리고 이별
아리가 말없이 사라진 후, 또 다시 긴 시간이 흐르고 조강은 은행원이 되어있다.
탐정까지 고용해 찾아봤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리. 그러던 어느 날 아리가 조강 앞에 나타난다. 환한 미소로, 마치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당황스럽고 기쁜 순간도 잠시, 8년 만에 나타나 고작 8시간을 함께 보냈을 뿐인데 그녀는 미국으로 떠난다고 한다. 그녀를 바래다 주던 공항에서 조강은 차마 아리를 잡지 못하고…
다음날, 조강은 아리를 닮은 여자를 발견하고 혼돈에 빠지는데…
그녀는 왜 자꾸 떠나기만 하는 걸까?
아리와 조강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두 사람에겐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동영상 (7)
씨네21 리뷰
아름다운 사랑의 교본, <도마뱀> by 김현정 초등학생 조강은 노란 우비를 입고 다니는 전학생 아리를 좋아하게 된다. 자기 몸을 만지면 저주를 받는다고 믿는 아리는 함께 비를 맞았던 조강이 홍역을 앓은 다음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10년 뒤, 서울로 이사온 조강(조승우)은 갑자기 나타난 아리(강혜정)를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간다. 두 아이는 아리가 살고 있는 암자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며 연인처럼 가까워지지만,... 기다리는 남자와 사라지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 <도마뱀> by 김도훈 기다리는 남자 조강과 사라지는 여자 아리의 사랑 이야기. 소년 조강 앞에 노란색 우비를 입은 소녀 아리가 나타난다. 자신은 지구인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닿으면 저주를 옮긴다고 말하는 아리. 조강은 애틋한 풋사랑에 빠지지만 살이 처음으로 닿은 날 아리는 사라진다. 10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된 조강에게 아리가 연락을 해온다. 조강은 공부를 핑계 삼아 아리가 살고...-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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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마뱀 키우는 제작팀more
영화 <도마뱀> 현장의 특급 배우는 따로 있다. 그 특별한 배우는 바로 살아있는 ‘도마뱀’. 영화 <도마뱀> 에는 실제 도마뱀이 출연하는데 분량은 적지만 그 비중은 주연 배우 못지 않다. ‘티루카카 꾸루꾸루 칸타삐아사우르스’ 라는 이름을 가진 도마뱀은 어디를 가든 항상 아리의 노란 우비 한쪽에 자리잡고 있다. 도마뱀은 아리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친구이자 아리의 독특한 캐릭터를 설명해 주는 중요한 소품(?)인 셈이다. 제작진들은 불가피하게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장면을 실제 도마뱀을 이용해 촬영했다. 그래서 촬영 기간 동안 <도마뱀> 제작팀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는 도마뱀이 출연하는 날까지 이 까다로운 배우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돌보는 일이었다.
제작팀은 촬영 준비 단계에서부터 ‘크레스티드 게코’ (속눈썹 도마뱀)라는 호주산 도마뱀 4마리를 공수해와 촬영 현장까지 함께하며 수개월을 동고동락했다. 제작팀의 도마뱀 돌보기는 먹이 챙기기부터 시작이다. 도마뱀은 살아있는 곤충만 먹기 때문에 수시로 도마뱀 먹이가 떨어지지 않게 귀뚜라미를 특별 주문했는데 지방 촬영이 있어 주문을 할 수 없을 때는 틈틈이 주위에서 잡아야 했다고 한다. 그 다음은 따뜻한 온도와 습도 유지하기. 그래서 도마뱀 우리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바닥뿐 아니라 도마뱀이 올라가 쉬는 돌까지 열선이 깔려 있다. 제작팀은 도마뱀 우리를 옮길 때 마다 가장 먼저 이 열선 코드를 꽂을 전기 콘센트를 찾아 헤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도마뱀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제작팀은 차량 이동이 있는 날, 흔들리는 차 안에서 혹시나 도마뱀이 적응하지 못하고 죽거나 탈이 날까 염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도마뱀에게 쏟는 정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마뱀을 좀 더 건강하게 기르기 위해 건강 보조식품인 칼슘 용해액을 먹이는가 하면 도마뱀 몸에도 수시로 이 용액을 뿌려 주는데 그렇게 하면 도마뱀의 빛깔이 좀 더 선명하고 좋아진다고 한다.
이제는 도마뱀 전문가가 된 제작팀은 도마뱀들과 수개월을 함께 지내다 보니 이제는 정이 들대로 들었다고 한다. 도마뱀 또한 제작부의 노고를 아는지 혓바닥을 내밀라거나 가만히 있으라는 사람의 말을 알아 듣고 주문하는 데로 훌륭하게 연기를 해냈다고. 도마뱀의 이런 모습에 제작진들 모두 즐거워해 이 속눈썹 도마뱀은 현장의 또 다른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2. <도마뱀> 현장에 초밥왕 나타나다!.
영화 <도마뱀>에는 초밥이 등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절에서만 사는 아리를 위해 조강이 서울에서 초밥집을 하는 아버지에게서 초밥을 공수해오는 장면과 10년 후 성인이 돼서 또다시 아버지 초밥집을 찾아 아리가 좋아하며 초밥을 먹는 두 장면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는 초밥 왕 두 명이 초빙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조강이 공수해온 아름다운 사랑의 초밥 도시락을 찍을 때는 영천에서 촬영 중이었기 때문에 대구에 있는 요리사가 초빙되었다. 장면의 특성상 새벽 빛을 받아 반짝 반짝 빛나는 신선한 초밥을 만들기 위해 직접 골라온 재료로 현장에서 즉석으로 초밥을 만들어 내는 그의 모습에 스탭들은 침을 뚝뚝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몇번의 촬영 테이크로 인해 결국 남은 초밥은 먼지에 뒤덮혀 먹을 수 없게 되었고, 촬영이 끝나고 남은 초밥을 먹기만을 기다리던 스탭들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 편 두번째로 모셔온 초밥왕은 압구정에서 레스토랑을 사장님이 그 주인공. 이 날의 장면은 아리와 조강이 조강아버지 초밥집에서 아버지가 정성껏 만든 초밥을 한입에 먹는 아리의 모습을 담는 장면이었다. 초밥을 원래 잘 먹지 못하는 강혜정이 연기를 위해 꿀꺽 삼킨 후 촬영이 끝나자 초밥왕은 스탭들을 위해 손수 그 자리에서 초밥을 만들어 스탭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3. 초등학교 전교생 17명, <도마뱀>에 총출동!!
<도마뱀>을 한창 촬영중인 전북 고창의 한 초등학교가 술렁였다. 아리와 조강의 어린시절 촬영분량을 위해 초등학교 학생 전부가 촬영에 참여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리의 어린시절을 연기하는 변주연, 박건태 주위에서 웅성대고 있었는데, 노란 우비를 입고 다니는 아리를 보고 아이들이 슬슬 피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였다.
영화 <도마뱀>의 배경이 되는 이 초등학교의 학생은 전 학년 모두 통틀어 17명이 전부다. 촬영 당일날 초등학교 수업이 있었으나 학교장의 배려로 영화 현장체험을 할 겸 직접 출연까지 하게 되었다. 생전처음으로 영화 촬영 현장을 접하게 된 17명의 아이들은 카메라와 조명 장비 등을 보고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고 촬영 중간중간 마다 스텝들과 감독에게 질문을 퍼부어 대는 등 제작진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따라서 스탭들은 아이들 위해 촬영 현장 여기저기를 구경시켜 주고, 장비에 대해 설명을 해 주는 등 ‘일일 영화 현장 체험 교실’을 마련해주었고 현장체험 이후 촬영을 시작했다.
특별한 연기가 필요한 역할은 아니었지만 카메라를 어색해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초등학생의 모습을 담고 싶었던 제작진들은 사전에 준비 없이 진행된 상황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17명의 꼬마 엑스트라들은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초등학생의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고 이에 대해 ‘아이들의 연기는 연기라기 보다는 본래 가지고 있는 순수하고 밝은 초등학생 모습 그대로였다’며 모두 만족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