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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예산 독립 SF영화, <브레인웨이브>
김도훈 2006-08-24

공원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살아가는 화가 준오(김도윤)는 극심한 두통과 청각장애에 시달린다. 그런 준오에게 여자친구 제니(장유하)는 알약을 계속 사다 주지만 준오의 두통은 점점 심해져만 가고, 급기야는 초인적인 능력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한편 강력반 형사 기수(손호승)와 성민(손병욱)은 연쇄살인현장에서 준오의 지문을 채취하고 그를 쫓기 시작한다. 준오 역시 자신이 갖게 된 특수한 뇌파 조절능력과 연쇄 살인사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자신이 그동안 누군가한테 끊임없이 감시당하고 통제당해왔음을 깨닫는다. 모든 것은 뇌파를 조절할 수 있는 신인류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였던 것이다.

음모론

신태라 감독은 8년 전 서울역에서 전단 한장을 받았다. “저는 실험을 당했습니다. 그때부터 내 몸이 이상해졌고, 환청도 들립니다. 저는 감시당하고 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전단 돌리는 남자는 금새 사라져버렸고, 신태라 감독은 그가 미친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테면, <브레인웨이브>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9시 뉴스>에 뛰어들어 “제 귀에 도청장치가 있습니다!”라고 외쳤던 그 남자의 진실에 다가가려는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초저예산 독립 SF영화

<브레인웨이브>에 등장하는 Hy-brain이란 뇌파 조절능력을 갖은 신인류를 의미한다. 그들은 격리 수용되어 실험 대상으로 살아가던 중 실험실을 탈출해 연구원들에게 대항해 싸운다. 사실 이 같은 설정은 SF소설과 영화의 역사에서는 그리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많은 SF영화 팬들은 <브레인웨이브>의 이야기에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초기작인 <스캐너스>를 떠올릴 것이다. 오히려 <브레인웨이브>의 미덕은 저예산으로 실현된 감독의 상상력을 지켜보는 재미에 있다. 연구소의 배경은 하얗게 칠한 넓은 판자로 만들어졌고, 장풍장면은 카메라를 자동차 위에 올려놓고 직접 밀어내는 방식으로 연출됐다. 신태라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도중에도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녹음 조수, <내 남자의 로맨스>의 현장편집, <철수♡영희> 편집 등 다른 영화의 스탭으로 일하며 제작비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인웨이브>의 총제작비는 1천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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