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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장마전선 물러가나
김수경 2005-08-08

<친절한 금자씨> 흥행몰이에 시장 탄력, <웰컴 투 동막골> 470개 스크린 준비

<친절한 금자씨>

<웰컴 투 동막골>

여름 극장가에서 한국영화의 대반격이 시작된다. CJ-CGV의 7월 영화산업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국영화시장은 7월에 올해 최대 월간 관객인 1435만명을 동원하며 비수기에서 탈출했다. 반면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은 28.2%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14.8%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은 3개월째 하락세. <아일랜드>와 <우주전쟁>, 단 두편의 외화가 끌어들인 관객이 7월 전체 관객의 35%에 달했다.

장마가 그친 8월의 사정은 다르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가 일주일 만에 200만명을 불러모으는 흥행몰이로 분위기를 급반전시켰다. <친절한 금자씨>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개봉 당시 계획보다 50개를 더 늘린 420개의 스크린으로 박스오피스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1일 평균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순항중인 <친절한 금자씨>의 기세는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분위기다. 영화계에서는 <친절한 금자씨>의 흥행 성공요인을 “박찬욱 감독의 예술적인 경향과 충무로 주류를 전복하는 방식이 이미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는 뜻”이라고 분석한다.

유료 시사만으로도 지난주 박스오피스 9위에 오르며 본격 흥행행진을 예고한 <웰컴 투 동막골>도 ‘태풍의 눈’이다. 유료 시사 관객만 20만명에 육박한다.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개봉 스크린 수를 상회하는 470개의 스크린을 준비했다. <친절한 금자씨>의 호조가 계속되고 <웰컴 투 동막골>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두 한국영화만으로 900개 이상의 스크린이 채워진다. 이는 국내 전체 스크린의 약 70%에 해당하며,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의 스크린 점유 양상이 재현될 공산이 높다. 쇼박스 정태성 상무는 “한국영화의 위기론은 개별 작품의 부침에 따라 단편적으로 논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견해는 한국영화산업의 구조에 기반한 논의라고 보기 어렵다”며 “두 영화의 새로운 시도와 내용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빙의 예매율로 대격돌을 예고한 두 영화에 이어 장진 감독의 신작 <박수칠 때 떠나라>가 8월 둘쨋주에 개봉한다. 원신연 감독의 공포영화 <가발>, 이우철 감독의 <첼로>와 이영은 감독의 형사영화 <이대로, 죽을 순 없다>도 여름 레이스에 가세할 예정이다. 여름을 잘 넘긴다면 한국영화의 순항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대표적 성수기인 추석을 앞둔 9월9일에는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회심의 복귀작 <형사>와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용준이 출연한 <외출>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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