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은 기억을 먹고 자란다...
탐스러운 머리카락이 필요했던 여자에게 다가온 가발...어두운 병실, 수현은 오싹한 기운에 끌려 침대 밑을 바라본다. 그곳엔 더 이상 가망 없는 수현을 위해 언니 지현이 선물한 탐스러운 가발이 놓여있고, 가발은 수현을 자꾸만 유혹한다. 가발을 쓰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는 수현. 어느 샌가 핏기 없던 수현의 모습은 사라지고 점점 생기 넘치는 매혹적인 여자의 모습이 되어간다.
죽은자의 기억을 먹고 자란 머리카락... 가발
가발을 쓰고 나서부터 암세포가 줄어들고 눈에 띄게 생기를 찾아가는 수현. 지현은 그런 수현이 왠지 불안하다. 수현이 기석을 바라보는 눈빛도 예전과는 다르다. 그리고 계속되는 수현의 알 수 없는 말들... “내가 그렇게 무서워?”... 지현은 날이 갈수록 섬뜩하게 변해가는 동생에게 안타까움과 묘한 질투심을 느끼고 심지어 두려움마저 생기기 시작한다.
기억을 삼킨 머리카락의 저주
달리는 차 안, 이제는 활기찬 여자로 변해 있는 수현이 지현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변한 동생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순간, 수현이 소스라치게 놀란다. “방금 그 버스 말이야!” 수현의 눈에 비치는 버스 뒷좌석에 앉아 있는 여고생 세 명의 뒷모습. 허리가 꺾인 채 머리카락에 조여지는 여고생이 수현을 노려보고 수현은 숨이 턱턱 차오른다. 하지만 언니 지현의 눈에는 그저 평범한 버스일 뿐이다.
가발로 인해 변해가는 수현, 사랑스러운 동생이 공포가 되어 버린 지현. 점점 두 자매에게 비밀을 간직한 가발의 저주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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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Conceptmore
Chapter 1: 가발
익숙함과 낯섦의 공존, <가발>
공포영화는 타장르의 영화보다 소재가 갖는 의미가 크다. 공포영화는 인물이나 메시지 보다는 영화의 소재가 영화 전체의 모티브나 복선, 또는 메타포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가발>은 친숙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낯설게 느껴지는, 두 개의 느낌이 공존하는 ‘머리카락’이라는 소재를 채택하고 있다. 신체의 일부분으로서 가지고 있는 친숙하고도 익숙한 느낌. 그리고 그것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어 평상시에는 간과했지만 어느 순간 문득 느껴지는 낯설고 오싹한 느낌. 이 두 느낌의 괴리감에서 오는 이질적인 공포를 영상으로 풀어나가는 영화 <가발>은 단순한 시각적인 공포를 넘어 오묘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공포영화다. 문득 샤워를 하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긴 머리를 볼 때 느꼈던 오싹한 느낌, 욕실 배수구에 가득 쌓여있는 머리카락 뭉치를 보면서 느꼈던 섬뜩한 기분 등 검은 머리카락이 주는 일상의 공포들이 영화 곳곳에 살아있다. 때문에 <가발>은 영화를 볼 때보다 오히려 영화를 보고 난 후, 일상 속에서 더 큰 공포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Chapter 2: 자매
가발이 자매에게 찾아온 순간 모든 것은 공포가 된다...
<가발>의 제작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부터 최대의 관심거리는 단연 캐스팅이었다. 영화에서 투 톱이 될 수현과 지현 자매의 캐릭터가 범상치 않은 것이 그 이유.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민머리인 ‘수현’과 묵묵히 동생을 위해 희생하는 ‘지현’. 이 캐릭터에 각각 채민서와 유선이 캐스팅 되면서 <가발> 팀은 제작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장르의 특성상 <가발>에서 추구하는 건 무엇보다 ‘공포’이다. 그러나 그 공포 못지 않게 작품에서 부각되는 건 바로 ‘자매애’이다. 서로를 끔찍히 위하는 끈끈한 ‘자매애’가 관객들에게 애절하게 다가올 때 <가발>에서의 공포는 더욱 극대화 된다. 원신연 감독이 의도하는 바도 이러한 부분이다. 흔히들 관객들에게 ‘행복한 가정의 파탄’이 더욱 큰 안쓰러움과 슬픔으로 다가오듯이 우애를 넘어선 애정을 가진 ‘자매’에게 찾아 온 파국, 공포가 더욱 더 크게 어필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가발>은 ‘자매’라는 큰 틀 안에서 공포와 슬픔을 동시에 아우러 더 큰 감동, 공포, 그리고 슬픔을 안겨줄 것이다.
Chapter 3: 형벌
머리카락은 당신의 기억을 잠식해간다...
신체 부위 중 제일 마지막에 부패한다는 머리카락. <가발>은 누군가의 기억이 담긴 가발이 탐스러운 머리를 원하는 동생 ‘수현’의 손에 들어온 후로 두 자매에게 일어나는 서늘하고 오싹한 사건을 그린 공포영화이다. 한 인간의 애절한 사랑은 집착이 되고 그 집착은 원망과 질투, 복수를 낳아 두 자매를 뼈까지 저려오는 공포로 몰아넣는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마다 죽은 자의 기억이 담겨 마침내 산 자의 영혼까지 잠식해 들어간다는 섬뜩한 발상에서 출발한 영화 <가발>은 그 동안의 한국 공포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심리를 자극하는 서늘한 공포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리고 그 공포는 단순한 테러성 공포가 아닌 한국인의 정서에 부합되는 恨을 바탕으로 한 색다른 공포가 될 것이다.
About the Wig
웰메이드 공포영화 <가발>
매년 여름 극장가에는 꾸준히 많은 공포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중 눈에 띄게 흥행을 선도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 바탕에는 뻔한 전개와 결말로 짜여진 허술한 시나리오와 억지 공포 조성, 연출력의 부재 등 여러 가지 이유가 깔려 있다. 특히 공포영화는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관객들을 놀래게 하기만 하면 흥행에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식의 얄팍한 상술에서 기획되기 쉬운 장르다. 그러나 공포영화는 그 어떤 장르보다 관객의 공감과 감정이입을 필요로 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탄탄한 드라마, 감각적인 연출력 등의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성 있는 영화만이 흥행까지 이어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가발>은 시나리오, 감독, 배우 이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는, 명실상부 2005년 최고의 공포영화가 될 자질을 두루 갖추고 있다. 몬테카를로 TV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늪>의 도현정 작가가 집필한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 보험료를 노리고 철로 위에 드러누운 해직 노동자의 웃지 못할 해프닝을 그린 <빵과 우유>로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수상을 하며 그 실력을 입증 받은 원신연 감독의 연출. 그리고 삭발까지 감행한 채민서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유선의 연기와 작품에 대한 열정까지 가세하여 <가발>은 웰메이드 공포영화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다.
한 올, 한 올... 살아있는 듯한 머리카락!
영화 <가발>에서 주연배우 못지 않게 중요하게 등장하는 캐릭터가 ‘가발’이다. 즉, 영화 <가발>에서 ‘가발’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배우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크랭크인 하기 전, 가발 제작을 위해 투자한 돈과 시간, 정성은 여느 배우 관리 못지 않았다. 가발은 가발전문업체에서 잘 관리된 人毛를 재료로 수급해 약 20일이라는 시간을 소요하며 심혈을 기울여 제작되었다. 채민서는 삭발을 하자마자 본격적인 가발 제작을 위해 두상 본을 떴고, 여기에 한 올 한 올 꼼꼼히 人毛가 심어져 이 영화의 핵심인 가발이 완성 된 것이다. 이렇듯 많은 이들의 땀과 시간이 투자되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가발이 배우 못지않은 ‘VIP’ 대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 또한 이 영화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듯한 머리카락을 표현하는 일이기 때문에 감독과 스탭들은 촬영하는 내내 머리카락의 디테일한 움직임을 잡아내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포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칼, 도끼 등의 살인 도구가 아닌 머리카락이라는 새로운 도구로 행해지는 여러 장면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의 공포영화를 보여줄 것이다.
스멀스멀... 머리 속을 파고드는 공포
<가발>에서 기존의 한국 공포영화와 차별화 된 점이 있다면 한국 공포영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공포의 질감과 톤이다. 그 느낌의 근원에는 공포 영화의 모티브인 ‘원혼의 저주’라는 드라마적인 것이 아니라 영화의 ‘영상’에 있다. 기존 한국 공포 영화의 이미지가 ‘새빨간 피의 색깔’이었다면 <가발>은 ‘검디 검은, 푸르른 피의 색깔’을 표현하고 있다. 즉 시각, 청각으로 직접적으로 일깨우려는 공포가 아닌 나도 모르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머리 속으로 스멀스멀 스며드는 느낌의 공포를 체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듯 <가발>은 빛과 어둠, 색과 공간의 절묘한 조합으로 살아나는 ‘색’다른 영화이며 공포의 근원에 대한 접근 방식과 더불어 표현 방식 또한 기존의 공포영화와 차별화된, 세련되고 깊이 있는 공포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섭도록 슬픈 기억... <가발>
원신연 감독은 영화 <가발>을 통해 공포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한다. 유혈이 낭자하는 기존의 공포영화에서 탈피하여 자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묘하면서도 오싹한 심리적인 공포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수현’의 삶에 대한 욕망과 불안한 심리, 사랑하는 이에게 갖는 강한 집착과 질투. ‘지현’, ‘수현’의 애틋하고도 끈끈한 자매애 등 감독의 인장과도 같은 애절한 주제가 영화 곳곳에 녹아 들어 복합적인 심리 공포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극중 ‘수현’의 복합된 감정들을 감독은 뭉크의 <사춘기>에 표현되어진 나체 모습의 소녀에서 찾아가고 있다. 서서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끼는 ‘수현’과 사춘기 소녀가 느끼는 심리적 불안의 공통분모는 이 영화에서 감독이 풀어 가고자 하는 감정선의 핵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독은 이렇듯 무섭기만 한 공포 영화가 아닌 무섭도록 슬픈 공포영화로 영화 <가발>을 이끌어 간다.
Production Note
머리 본을 뜨다
<가발 兀頁>의 제목을 접한 사람들의 첫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 그것은 바로 가제로 붙은 ‘올’에 대한 퀘스천마크다. 그리고는 한자 옆에 써진 글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머리 잘릴 형벌; 올’. 이 섬찟한 뜻풀이를 보고 궁금증이 해소되기도 전에 또 다른 궁금증이 생긴다. ‘가발’과 ‘올’이 무슨 상관이지? 원신연 감독은 처음에 ‘가발’이란 제목 대신 ‘올’이라는 제목을 붙이고자 했다. 그러나 너무나도 생소한 한자이기에, 너무나도 추상적이기에 영화 자체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리하여 여러 의견을 절충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지금의 제목 <가발 > 이다. ‘올’이란 단어를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머리카락 한 올, 두 올…’의 ‘올’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원신연 감독이 말하고자 하였던 ‘올’은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머리 잘릴 형벌; 올’이다. 인간의 헛된 욕심과 질투로 인하여 빚어지는 참담한 사건들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이루어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애절함. 그 모든 것들이 죄목이 되어 머리 잘릴 형벌 만큼이나 끔찍하고 잔인한 고통을 받게 되고, 그 고통을 받은 이는 자신에게 형벌을 내렸던 이들과 그들을 둘러싼 상황에 반기를 들게 되는 것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애절함과 복수심이 탄생시킨 형벌들... 지금부터 ‘머리카락’을 통해 그 잔혹한 형벌들이 집행된다.
공포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
대부분의 공포영화가 그렇듯이 <가발>에서 역시 특수분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극중 ‘수현’이 쓰게 될 ‘가발’ 제작에서부터 시작된 영화 <가발>의 특수분장은 상당한 난이도와 극도의 섬세함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 <가발>의 특수분장을 맡고 있는 이창만 특수분장 팀장은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와 <범죄의 재구성>등을 통하여 실력을 인정 받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 그는 이번 영화에서 노골적인 잔인함이 아닌 미묘한 차이로 느껴지는 심리적 공포를 표현해 내고자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였다. 즉, 공포영화에서 흔히 보여지던 팔다리의 절단과 유혈 낭자한 시체 등 ‘공포’의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외모의 변화 등으로 일어나는 은근하고도 미묘한 심리적 공포를 ‘특수분장’이란 커다란 마술상자 안에 담았다. 이렇듯 기존의 ‘공포’ 표현 방법이 아닌 새롭게 창조된 ‘공포’의 표현을 영화 <가발>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오선지에 그려지는 슬픔과 공포의 하모니
공포영화에서 영상과 음악이 맞물려 긴장감을 고조시킨, 극대화 시킨 영화가 있는가? 물론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러나 공포영화에서 영상 또는 스토리가 음악과 맞물려 슬픔을 배가시키고 나아가 눈물을 흘리게 한 적이 있는가? 아마 그러한 경험과 기억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발>에서는 눈으로 보고 느끼는 건 공포 어린 슬픔이요, 귀로 듣고 느끼는 건 가발에 깃든 원혼의 슬픔 어린 기억이다. 물론 쉽게 상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영화 <가발>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공포’이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공포’를 만들어 낸 특별한 사람은 바로 김준성 음악감독이다. 이렇듯 <가발>은 ‘청각으로 느끼는 모든 감정’을 김준성 음악 감독의 힘을 빌어 완성했다. <말아톤>으로 42회 대종상에서 수상을 하며 그 실력을 입증 받은 김준성 음악감독은 이번 작업에서 역시 결코 오버하지 않는 절제된 선율로 공포와 감동의 여운을 극대화했다. <가발>에서 슬픔과 공포, 두려움의 감정 등 여러 감정을 아우르는 서정적이면서도 섬찟한 음악은 영상과 맞물려 새로운 공포영화의 음악 세계를 연다.
Episode Page
목소리를 잃어버린 언니, 유선과
머리카락을 잃어버린 동생, 채민서의 연기대결!
영화 <가발>에는 소중한 ‘무엇’을 잃어버린 두 여자가 있다. 불의의 사고로 목소리를 잃어버린 언니 ‘지현’과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을 잃어버린 동생 ‘수현’. 극 중 목소리를 잃어버린 ‘지현’ 역의 유선은 극 중 대사가 거의 배제된 상황에서 오직 표정연기와 내면연기로 만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이러한 ‘지현’역에 몰입하고자 유선은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촬영장에서도 말을 아끼며 점점 ‘지현’역에 동화되었다. 유선이 ‘목소리’를 잃어버렸다면 동생 ‘수현’ 역의 채민서는 ‘머리카락’을 잃어버린 역할.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한 올 한 올 빠지면서 삶에 대한 희망도 나날이 사라져가는 ‘수현’의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채민서는 크랭크인하기 전, 분장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긴 생머리를 삭발하여 일찌감치 연기에 대한 그녀만의 열정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수현’과 ‘지현’은 각각 소중한 ‘무엇’을 잃어버렸기에 그만큼 눈에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고통과 고뇌, 집착과 번민이 많은 인물. 이러한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두 배우는 숨이 막힐 듯한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소름 끼치게 표현해 냈다. 이렇듯 시너지 효과로 인한, ‘하나’가 아닌 ‘둘’이기에 가능했던 에너지로 가득한 <가발>은 두 배우의 연기대결만으로도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촬영현장에서부터 자라나는 머리카락의 공포!
영화 <가발>의 공포는 ‘영화 속’에서 만의 공포가 아니었다. 공포는 촬영장 곳곳에서도 스탭들을 서서히 조여왔다.
어느 날 현장편집 기사는 촬영도중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해 상심이 큰 편집 기사는 연락을 받은 후 혼자 있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그 동안 단 한번도 고장이 없었던 편집기의 전원이 갑자기 꺼졌다. 당황한 스탭들이 다시 작동시키기 위해 조치를 취했지만 편집기는 작동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편집기사가 다시 자리에 돌아오자 편집기는 저절로 전원이 켜졌고, 그 자리에 있던 스탭들은 겁에 질려 촬영이 잠시 중단되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유리공예 작품을 위해 남서울대학교 환경조경학과에서는 2주 동안 영화에 사용 될 유리공예품을 만들었다. 그 기간 동안 그들은 밤샘 작업하는 일이 많았는데, 작업하는 밤마다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근원지조차 알 수 없는 정체 불명의 울음소리가 작업 기간 내내 들려 밤마다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밤샘작업이 필수. 그리하여 환경조경학과 학생들은 하루라도 그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능력이상의 속도로 작업을 했고, 예상보다 단축된 기간에 작품들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 후 작업실에서는 누군가의 흐느끼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