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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 어떤 영화 볼까?
2004-09-20

추석 연휴는 연말, 여름방학과 함께 극장가의 성수기다. 특히 이번 추석은 5일이나 되는 긴 연휴. 올해 추석은 유난히 극장가에 '상차림'이 푸짐하다. 스포츠 소재의 휴먼 코미디(<슈퍼스타 감사용>)에서 귀신이 나오는 퓨전 코미디(<귀신이 산다>), 청룽(成龍) 주연의 어드벤처물(), 잔잔한 감독을 주는 드라마(<꽃피는 봄이 오면>), 중국 무협 영화 <연인> 등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극장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슈퍼스타 감사용> = 프로야구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 감사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지난해 추석 <오! 브라더스>를 선보였던 이범수가 영화의 주인공. 영화가 주는 재미는 실존 인물의 드라마틱한 삶에서 오지만 당시의 시대상이나 MBC 청룡,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모습 등은 쏠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류승수, 장항선, 김수미, 이혁재 등 탄탄한 조연진도 영화의 장점.

직장야구단에서 이름을 날리던 감사용은 회사에서 프로야구가 출범한다는 소식에 삼미 슈퍼스타즈의 오디션에 응시한다. 당당히 입단하게 된 그의 합격 사유는 팀에 왼손 투수가 없다는 것. 물론 청운의 꿈을 안고 입단했지만 현실의 그는 등판 기회조차 잡기 힘든 후보선수다. 가끔 찾아오는 기회라는 것이 패전처리 등판. 그런 그에게 모처럼 선발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박철순의 20연승 도전 경기. 마운드에 오른 감사용은 예상 밖으로 선전한다.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115분.

<귀신이 산다> =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 3 연속 '대박'을 터뜨린 김상진 감독의 신작.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에 성공시키는 또 다른 '대박 메이커' 차승원이 주연을 맡았으며 TV 드라마 <인어아가씨>의 장서희가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집 장만이 소원인 노총각이 하필이면 귀신이 사는 집에 살게 된다는 설정이 신선하고 귀신과 싸우고, 뛰고, 울부짖는 차승원의 오버연기도 밉지 않다.

자신의 집을 가지고 싶다는 일념하에 살아온 남자 필기(차승원). 천신만고 끝에 그림 같은 내 집을 장만하지만 새로 이사 간 집에는 뭔가 예상치 못한 게 있다. 바로 여자 귀신(장서희)이라는 반갑지 않은 동거인이 있다는 사실. 닭들이 날아다니고 손이 발이 되는 등 봉변을 당하던 필기는 어느날 벼락을 맞은 다음부터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전세가 역전된 것은 이때부터. 필기는 귀신을 닦달하기 시작하고 그녀가 집에 머물러야 하는 안타까운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필기는 이 귀신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23분.

<꽃피는 봄이 오면>(23일 개봉) = <올드 보이>, <파이란>의 최민식이 출연하는 신작. 강원도 탄광촌 중학교에 임시 음악교사로 부임한 트럼펫 연주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봄날은 간다>의 시나리오를 썼고 이 영화에서 허진호 감독의 조감독으로 출연했던 신인 류장하 감독의 데뷔작이다. 영화의 장점은 슬픔도, 미움도, 사랑도 그리고 다시 찾아온 희망도 과장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그려낸다는 것. 전반적으로 주인공 현우의 캐릭터가 입체적이며 최민식의 호연도 영화에 힘을 실어준다.

30대 중반 노총각 현우는 교향악단에 들어가지 못한, 주류에서 밀려난 트럼펫 연주자다. 또다시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옛 여자친구에게서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말을 들은 어느날 그는 강원도 산골의 한 중학교의 관악부 선생님으로 몸을 숨긴다. 이 학교에서 그에게 내려진 임무는 전국 대회 우승. 하지만 녹슨 악기와 오래된 트로피로 가득 찬 이곳 관악부의 사정도 현우와 다를 것은 없다. 현우는 이곳 사람들과 새로 만나고 아이들과 함께 연습을 해가며 희망을 조금씩 찾아간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48분.

= 명절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청룽이 이번에는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로 돌아왔다. 원작에서 바뀐 것은 주인공 영국 신사의 프랑스 하인이 중국인이라는 것. 때문에 여행 역시 중국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화의 미덕은 뭐니뭐니해도 청룽 특유의 '아크로바틱'한 액션. 환상적인 애니메이션이나 아놀드 슈왈츠네거나 훙금보, 윌슨 형제 등의 카메오 출연은 보너스다. 월트 디즈니 픽처스가 1억1천만 달러를 들여 제작했다. 전체관람가. 상영시간120분.

<연인> = 10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장이머우 감독의 무협 멜로 영화. 지난 7월 중국에서 개봉해 역대 중국 흥행 수입 2위에 오른 '중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다. 당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반란 조직을 제압할 임무를 띤 관리 레오(유덕화), 진(금성무)과 비도문 두목의 딸(장쯔이) 사이의 사랑을 다룬다.

대부분의 장이모우 영화가 그랬듯이 <연인>은 색감 대비를 통해 표현되는 미장센에서 감독의 탁월한 감각을 드러낸다. 영화의 제작 환경이 달라지고 감독의 작품 색이 변한다고 해도 감독의 팬이라면 적어도 이 부분에서만은 만족하고도 남을 듯하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19분.

<가족> = 탤런트 수애의 스크린 데뷔작. 아버지 역의 주현과 수애의 눈물연기가 감동적이다. 3일 개봉해 극장가에서 만만치 않은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3년 만에 감옥에서 출소한 전과 4범의 딸이 집으로 돌아와 서로의 오해로 꼬일대로 꼬였던 아버지와의 불화와 갈등관계를 씻고 결국 아버지를 이해하며 화해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95분.

<캣 우먼>(24일 개봉) = 평범한 여성이 살해된 후 <캣 우먼>으로 부활해 선과 악을 넘나들며 활약을 펼친다는 내용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 <캣 우먼>은 만화 '배트맨'의 캐릭터 중 한 명인 '더 캣'(The Cat)으로 처음 등장했다. 영화 속 설정은 주인공 여자가 살해당한 후 고양이로부터 새 생명을 얻고 슈퍼 히로인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 흑인 섹시 스타 할 베리가 주인공을 맡았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4분.

<빌리지>(24일 개봉)= <식스 센스>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써클>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 배경은 1897년 미국의 한 평범한 마을. 공포영화의 틀을 띤 채 집단적 공포가 가져다주는 평화의 허구성을 얘기하고 있다.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19세기풍 가옥 세트나 울창한 숲이 인상적이며 윌리엄 허트와 시고니 위버, 호아킨 피닉스, 에이드리언 브로디 등의 캐스팅도 무게가 느껴진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6분.

<맨 온 파이어>(22일 개봉) = 멕시코인 갱들에게 납치된 소녀 '피타'를 구출하려는 킬러 '크리시'의 이야기. 피타는 크리시의 눈 앞에서 납치돼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녀를 경호하던 크리시는 관계된 모든 범인들을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나선다. <아이 엠 샘>에서 지능 낮은 아버지 숀 팬을 '보살폈던' 다코다 패닝과 명배우 덴젤 워싱턴의 연기와 탄탄한 드라마가 주된 볼거리.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47분.

<나쁜 교육>, <섹스 이즈 코미디> = 대단한 예술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상품 이상의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들은 <나쁜 교육>이나 <섹스 이즈 코미디>의 상영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호평받았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나쁜 교육>은 서울 시네코아를 비롯해 전국 10여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욕망에 집착하는 인간 군상의 파멸을 얘기하고 있다.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4분.

서울 신문로의 백두대간에서 상영되는 <섹스 이즈 코미디>는 충격적 영상으로 논란을 몰고 다니는 감독 카트린 브레야가 선보이는 영화 만드는 과정에 관한 영화다. 18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2분.(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