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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부천영화제 폐막, 작품상은 <아라한 장풍대작전>
2004-07-23

한층 성숙해진 PiFan…운영 미숙 아쉬움도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2004)가 22일 폐막식을 갖고 대부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부천영화제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은 관객의 열기에 있다. 15일 개막식을 포함해 영화제 중반까지 줄기차게 내리던 빗줄기 속에서도 영화 팬들은 아침 일찍부터 상영관으로 몰려들었고 늦은 밤 열린 씨네락나이트에는 젊은 열기가 넘쳐났다. 지난 8일간 판타지 여행에 동참한 관객에게 가장 환호를 받은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 <이노센스>와 한국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이었다.

22일 오후 2시까지 전회 매진을 기록한 작품은 모두 51편. 개막작 <개미들의 왕>과 폐막작 <분신사바>를 비롯해 일본 영화 <녹차의 맛>, <키사라즈 캐츠 아이>, <오늘의 사건사고>, 특별전에서 상영된 <네크로맨틱>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8회째를 맞으면서 영화제는 큰 어려움 없이 치러졌지만 영화제는 '피판스러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숙제도 남겼다. 8년 전 작은 도시였던 부천은 이제 인구 80만명을 넘겨 대도시로 향하고 있고 피판은 이제 부산영화제와 차별성을 지키면서도 커져가는 규모를 감당해내야 한다.

늘어난 관객, 커진 규모

22일 오후 2시까지 판매된 표는 전체 좌석 10만9천554석의 55%인 6만1천50석. 영화제측은 포스트 페스티벌과 야외행사를 포함해 모두 8만명 이상의 관객이 영화제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2만명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스크린 수도 부천 시민회관 대강당, 부천시청 대강당,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 오정구청 오정아트홀, CGV부천8 3개관, 소사구청 소향관과 시청 앞 잔디광장 야외상영을 포함해 모두 9개 관으로 지난해에 비해 1개관이 늘었다.

새로운 시도, 풍성해진 프로그램

유현목 감독의 65년작 <춘몽>의 복원 장면이 개막식에서 상영되며 산뜻하게 출발한 올해 영화제는 예년에 비해 더 풍성해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쇼브라더스 회고전'과 '일본 애니메이션 원류전' 등 특별전은 관객의 갈채 속에 열렸고 요르그 부트게라이트 특별전의 강렬함과 '엽기영화 공장' 트로마 스튜디오의 기발함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과 호흡했다.

영화제를 풍성하게 만든 또다른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인더스트리 서비스인 'PiFan B&B(Biz&Buz)'. 영화제 사무국이 있는 복사골 문화센터의 한켠에 작품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데스크가 설치됐고 별도로 비워놓은 스크린 한 곳에서는 매일 오전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이 이뤄졌다. 올해 상영된 작품은 예고편을 포함해 모두 18편으로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 영화제측은 영화의 제작과 마케팅, 배급과 관련된 세미나를 개최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B&B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운영은 개선, 여전한 숙제

올해 영화제에서는 별도의 페스티벌 클럽을 지정해 메가토크와 피판 데이트 등의 행사를 한 곳에 집중시켰다. 영화인끼리 혹은 영화인과 관객 사이의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게 의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큰 호응을 이끌지는 못했다. 게스트들의 숙소가 서울 강남이나 김포 등의 호텔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적당한 호텔이 없는 까닭에 게스트들은 대부분 부천 이외의 지역에서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게 영화제측의 설명이다.

상영관 사이의 먼 이동 거리도 문제다. 각각의 상영관들은 짧게는 걸어서 10분, 길게는 차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지역 주민의 관람 편의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영화제의 붐 조성 차원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관객으로부터 가장 많은 화살은 받은 불만사항은 영화제측이 올해 처음으로 개발해 선보인 전용 티켓 예매시스템이었다.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다운되며 문제가 됐던 이 시스템은 이후로도 수차례 말썽을 일으키며 비난을 받았다. 크고 작은 자막이나 영사 사고도 점점 나이 들어가는 부천 영화제 입장에서는 쑥스러운 일. 일부 관객은 행사 통역자의 미숙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제8회 부천국제영화제 작품상

<아라한 장풍대작전>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 대작전>이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의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의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제 집행위는 22일 저녁 폐막식을 갖고 주요 부문 수상작을 발표했다. <아라한…>은 작품상 외에 관객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푸르지오 관객상'도 수상해 2개 부문을 차지했다. <아라한…>의 수상은 심사위원장이며 개막작 <개미들의 왕>의 감독인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이라게 후문이다.

감독상은 레오나르도 디 세자르 감독의 아르헨티나 영화 <행복택배>가 차지했으며 남우 주연상은 <알트라>(벨기에.프랑스)의 베누아 데린과 구스타브 케르베르가, 여우주연상은 <나의 자살을 도와줘>(태국)의 낫 와타나팟이 각각 수상했다. 한편 부천초이스의 단편 부문에서는 넬러 레아나 폴마 감독의 독일영화 <나의 부모님>이 심사위원상과 관객상 등 두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밖에 전체 상영작을 대상으로하는 EFFFF(유럽 판타스틱 필름 페스티벌 파운데이션)상은 인도영화 '비루만디'(카말 하산)가 수상했으며 일본 애니메이션 <이노센스>는 '특별언급'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날 폐막식을 가진 영화제는 23-24일 수상작을 비롯한 일부 영화가 상영되는 포스트 페스티벌을 남겨놓고 있다. (부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