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8번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15일 개막

엽기 발랄 공포 “더위를 날려주마”

젊고 발랄한 영화들의 성찬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오는 15일부터 열흘동안 경기도 부천 소사구 일대 극장가에서 열린다. 올해로 8회를 맞은 영화제는 지난해보다 상영편수를 70편 이상 늘려, 32개국에서 출품된 261편의 장·단편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 <개미들의 왕> 폐막 <분신사바>32개 나라 장·단편 261개 작품 상영

개막작인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신작 <개미들의 왕>(사진)은 부천영화제의 개성을 또렷이 보여주는 영화. 고든은 사지가 잘려나가는 와중에도 쉴새없이 웃음을 일으키는 공포 코미디영화 <좀비오>로 85년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알린 인물로 <개미들의 왕>은 <좀비오>처럼 무시무시한 장면이 등장하지만 웃음보다는 싸늘한 기운을 품고 있는 공포영화다. 폐막작인 한국영화 <분신사바> 역시 <가위> <폰>으로 공포영화 전문감독 명함을 지니게 된 안병기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의 최고 화제작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일본영화 <노차의 맛>(이시이 카츠히토 감독)이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하나씩 괴짜적인 특징을 가진 시골가족의, 고요한 듯 보이지만 황당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일상을 오밀조밀하게 펼쳐놓는 영화로, <밝은 미래> <고하토>등 일본 작가주의 영화에 자주 등장해온 미남배우 아사노 타다노부가 주연을 맡았다. 노골적으로 <스파이더 맨>을 흉내내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일으키는 데 더 바쁜 ‘거미 인간’을 그린 필리핀 영화 <가감보이>와 휠체어를 탄 두 친구의 로드무비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값싼 동정심을 여지없이 박살내버리는 벨기에의 블랙코미디 <알트라>도 놓치기 아까운 영화들.

오시이 마모루의 팬들에게 반가울 소식인 애니메이션 <이노센스>는 46편을 상영하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부문의 상영작 리스트에 들어있다. 호러영화사의 기념비적인 걸작 <텍사스 살인마>를 만들었던 토드 후퍼 감독의 2003년 연출작 <연장통 살인>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연장’들을 동원해 할리우드의 배우 지망생들을 죽여나가는 영화로 <텍사스 살인마>에서의 살기등등한 기운을 그대로 담고 있다. 끔찍한 피부병에 걸린 작가가 고통을 잊기 위해 자신의 소설 ‘노래하는 탐정’에 몰두하면서 빠져드는 판타지가 유쾌하게 펼쳐지는 요란스런 영국산 뮤지컬 <노래하는 탐정>은 전체 상영작 가운데 가장 유쾌한 영화 가운데 하나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을 맡았으며 멜 깁슨, 에이드리안 브로디 등 카메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른 영화제와 달리 유달리 인기가 좋은 단편 부문에서는 일본의 옴니버스 영화시리즈 ‘캅 페스티발’이 눈에 띈다. ‘엽기발랄’이라는 부천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이 시리즈에는 체액으로 범인을 죽이는 <배덕 미즙 형사>, 아기 코끼리가 형사로 등장하는 <아기코끼리 형사>등 황당무계한 형사이야기들이 코믹하게 펼쳐진다.

특별전 가운데 이색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쇼브라더스 회고전’ 2탄이 준비돼 있다. 지난해 상영작들이 장철과 쇼브라더스의 황금기에 대한 회고였다면 올해는 쇼브라더스의 황혼기에 대한 향수를 일으키는 영화들이 상영된다. 한국에서도 흥행에 크게 성공했던 리칭 주연의 <스잔나>도 그 가운데 하나. 그밖에 미국의 엽기영화공장이라 일컬어지는 트로마 스튜디오의 30주년 회고전, 시체에 대한 ‘열렬한’사랑을 그린 ‘네크로맨틱’시리즈로 하드코어 영화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온 독일감독 요르그 부트게라이트 특별전, 무성영화시대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상영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원류’ 특별전 등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