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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여름 개봉영화 올 가이드 [1]
박혜명 2004-05-25

여름 개봉영화 63편 올 가이드+α

스파이더 맨과 메리 제인, 슈렉과 피오나 부부, 호그와트의 귀여운 마법사들이 돌아오는 올 여름 극장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작년보다 더 크게 무리지은 호러영화들의 비명소리로 눈과 귀가 바빠질 듯하다. 스티븐 소머즈가 창조한 고딕 세계 <반 헬싱>의 몬스터 킬러 반 헬싱과 그의 적수들, 기예르모 델 토로의 그로테스크한 악마 헬보이, 안톤 후쿠아가 사실적으로 재현했다는 <킹 아더>의 아더 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규모만으로 모든 것을 압도할 태세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이 원작인 <아이, 로봇>이나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의 <터미널>도 스케일로는 지지 않는다. 3개국 감독의 3가지 호러를 다시 묶어낸 박찬욱, 미이케 다카시, 프루트 챈의 <쓰리, 몬스터>와 안병기 감독의 <분신사바>를 비롯한 호러물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정통 호러에 가까운 <>과 <인형사>,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페이스>, 코미디를 가미한 <시실리 2km>, 베트남 전쟁이 배경인 <알포인트> 등이 서늘한 기운을 내뿜는다. 심리스릴러 <얼굴없는 미녀>와 M. 나이트 샤말란의 초자연적인 세계 <빌리지>는 늦여름의 더위를 식힐 것이다.

과다한 에어컨 바람 때문에 이미 추워진 터라 따뜻한 기운이 필요하다면 여기 아름다운 연인들을 만나볼 것을 권한다. 전지현과 장혁은 곽재용 감독의 슬픈 멜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오랜만에 메가폰을 쥔 장진 감독의 신작 <아는 여자>에서는 이나영과 정재영이, <인어공주>에서는 전도연과 박해일이 고운 사랑의 향기를 피운다.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늑대의 유혹> <그 놈은 멋있었다>는 10대를 겨냥한 하이틴 로맨스물. 권상우와 하지원의 <신부수업>은 로맨스에 웃음이 조화된 영화다. 시원한 웃음만을 원하면 <달마야 놀자>의 속편 <달마야, 서울가자>와 박중훈-차태현 콤비의 <투 가이즈> 등을 기대해봄직 하다. 칸영화제가 불러들인 코언 형제와 톰 행크스의 코미디 <레이디 킬러>도 있다.

모두를 언급할 수는 없다. 6월3일 개봉작을 시작으로 8월의 마지막주까지 총 63편의 영화를 여기 촘촘히 소개한다. 선택은 볼 사람의 몫이므로, 서둘러 페이지를 넘기고 한편한편 뜯어보면서 올 여름의 시작과 끝을 미리 정해보는 것은 어떨지. 편집자

Alternative Choice

영화광을 위한 여름 메뉴

한 극장에서도 여러 관을 차지한 블록버스터는 친구들과 이미 봤고, 1∼2주 걸리고서 없어지는 조그만 영화들은 개봉하기 무섭게 혼자 가서 봤다면, 가끔은 정말 극장에서 볼 영화가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때를 위한 여름의 얼터너티브.

우선 가장 메뉴가 풍성한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아가보자. 하루도 쉼없이 빼곡히 영화제 메뉴를 차려놓은 이곳에서는 무성영화 코미디의 대부 버스터 키튼을 비롯,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 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50년대 할리우드영화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은 니콜라스 레이 그리고 한국의 김기영 등 거장 감독들의 특별전을 볼 수 있다. 국내에 크게 소개된 적이 없는 버스터 키튼의 영화는 <항해자> <셜록 주니어> <제너럴> 등 후기 장편은 물론이고 초기 단편들까지 총 31편이 상영된다. 로셀리니의 영화는 <무방비 도시> <독일 영년> <유로파 51> 등 16개 작품을, 니콜라스 레이는 <이유없는 반항> <뜨거운 피> 등 12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기영 감독 회고전은 <하녀>를 비롯해 10여편을 상영한다(문의: 02-720-9782, www.cinematheque.seoul.kr).

서초동 한국영상자료원을 찾아가도 가슴 뛰는 영화제를 만날 수 있다. 오는 6월8일부터 5일간은 최근 개봉한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의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전이 열린다. <돼지와 군함> <일본곤충기> <붉은 살의> 등 총 7편을 볼 수 있다. 7월의 행사는 ‘한국액션영화전Ⅱ: 만주의 무법자’. 임권택 감독의 <두만강아 잘있거라> <황야의 독수리>, 이만희 감독의 <쇠사슬을 끊어라>, 신상옥 감독의 <무숙자> 등이 상영된다. 8월에는 ‘납량영화: 그 여름밤 두견새 우는 사연’이라는 이름으로 신상옥 감독의 <이조괴담> <반혼녀>, 박윤교 감독의 <망령의 웨딩드레스> <망령의 곡>, 이혁수 감독의 <여곡성> 등 한국 고전 공포영화 11편이 상영될 예정(문의: 02-521-3147, www.koreafilm.or.kr).

광화문 씨네큐브에서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과 <노스탤지아>를 7월 초 앙코르 상영한다. 8월에는 프랑스 누벨바그영화 4편, 트뤼포의 <투 잉글리쉬 걸스> <쥴 앤 짐>, 알랭 레네의 <내 미국 삼촌>, 고다르의 <비브르 사 비>를 소개할 예정이다. 호주영화제도 마련돼 있다. 호주 외교통상부와 호주 영화위원회가 주최하고 백두대간과 주한 호주대사관이 주관하는 이 영화제는 2000년 이후 호주에서 개봉한 최근 장편 8편을 비롯해 단편 21편, 다큐멘터리 1편 등 총 30편의 낯설지만 새로운 호주영화를 소개한다(문의: 02-747-7782).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 가면 서울프랑스영화제가 열린다. 6월11일부터 19일까지 8일간. 가스파 노에의 <나는 혼자다>를 비롯 카트린 브레야의 <섹스 이즈 코미디> <팻 걸>과 르네 랄루의 <시간의 주인들>, 르네 클레망의 <철도의 전쟁> 등 프랑스영화 24편과 한국영화 8편이 상영된다(문의: 02-3672-0181).

서울을 벗어나 부천에 가면 무엇보다도 큰 행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있다. 7월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계속되는 판타스틱한 이 축제는 1920~40년대의 일본 고전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에 대항하는 독립영화프로덕션 트로마의 영화들, 공포영화감독 요르그 부트게라이트를 소개하고, 홍콩 쇼브러더스의 두 번째 회고전도 갖는다(문의: 032-345-6313, www.pifan.com).

여름의 얼터너티브, 멀티플렉스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선택지들을 마음껏 골라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