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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35편+∝ [2]
권은주 2003-07-04

부천의 소름을 돋게하는 11편의 공포영화

차가운 공포 이글대는 웃음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

Wishing Stairs

감독 윤재연/ 한국/ 상영시간 미정/ 폐막작

젊은 신인감독의 독창성을 대중적 장르 코드와 슬기롭게 결합해, 1편과 2편이 각기 개성있는 결실을 보았던 <여고괴담>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로, 여학생들만의 예술 고교를 공포의 무대로 선택했다. 장래 목표를 또래들보다 일찍 결정하고 거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예술계 학생들에게는 제도의 억압이나 세대 갈등보다 자아의 정체성, 친구와의 경쟁, 질투가 더 무거운 고통이라는 점에 <여우계단>은 주목한다. 경쟁에서 꺾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던 친구가 목숨을 잃고 귀신의 몸으로 찾아온다. 조소과 여학생을 가둬버린 조각, 팔다리가 따로 노는 소녀의 무용 등 아이들의 전공, 곧 꿈과 맞물려 공포를 형상화했다. 영상원 출신의 기대주 윤재연 감독이 소름끼치는 순간들을 내성적이고 차분한 붓질로 묘사했다.

지옥갑자원

Battlefield Baseball

감독 야마구치 유다이/ 일본/ 87분/ 월드 판타스틱

‘갑자원’이라는 글자가 화염으로 이글거리는 타이틀 시퀀스부터 심상치 않다. 가타로 만의 1997년작 만화를 각색한 <지옥갑자원>에서 고교야구의 꿈의 구장인 고시엔 스타디움은 합법적인 학살의 전장. 야구공은 수류탄이나 진배없고 다이아몬드에는 절단된 사지가 글러브와 방망이에 붙은 채로 나뒹군다. 본교 야구팀이 고시엔 구장에 서는 것을 누대의 숙원으로 삼는 세이도 고교의 교장은, 살인마 선수가 즐비한 게도 고교가 토너먼트의 첫 대진 상대로 정해지자 절망한다. 하지만 토막살인범이니 하는 전설로 휩싸인 쥬베이 야구(정말 이름이다!)가 전학하면서 희미한 서광이 비친다. 그러나 쥬베이는 어린 시절 캐치볼을 하며 놀던 아버지가 자기의 마구로 말미암아 돌아가신 뒤 다시는 야구를 않겠노라 맹세한 몸. 그를 마운드에 세우기 위해 뜻밖의 가족 상봉, 악을 향한 분노의 폭발이 드라마에 끼어든다. 공포영화의 각종 하위 장르 캐릭터를 소집한 듯한 게도 고교팀, 사이보그를 동원한 끈질긴 부활, <내 인생의 콩깍지>류의 난데없는 뮤지컬 등이 활동사진이 아닌 ‘활동만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부드러운 흙

Soft For Digging

감독 제이티 페티/ 미국/ 74분/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이 노인은 혼자다. 황량한 숲속에서 혼자 살아간다. 그에게 벗이 있다면 고양이 한 마리. 어느 날 고양이를 찾으러 숲에 들어간 노인은 살인극을 목격한다. 한 남자가 소녀를 죽이는 장면이다. 이때부터 노인은 꿈속에서 이상한 이미지를 만난다. <부드러운 흙>은 수려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영화 속 노인은 살인극을 본 뒤 어느 소녀의 끔찍한 모습을 자꾸만 보게 된다. 그가 떨쳐내려고 해도 불가능하다. <블레어윗치> 등 최근 공포영화가 그랬듯 <부드러운 흙>은 눈에 보이는 공포 대신, 무엇인가 금세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한다. <부드러운 흙>은 감독인 제이티 피티의 영화과 졸업작품이다. 제이티 피티는 게임 시나리오 작가로도 일했으며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에게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한다. 그의 차기 프로젝트는 <미믹3>로,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데스워치

Deathwatch

감독 마이클 제이 베셋/ 독일, 영국, 프랑스/ 94분/ 월드 판타스틱

전쟁 중에 고립된 병사들의 폐쇄공포를 초자연적인 존재와 엮어낸 세련된 공포영화 소품. 1917년 서부전선에서 독일군과 격전을 벌이던 영국군 일부가 안개 속에서 낙오된다. 헤매던 9명의 영국군 병사들은 독일군 요새를 발견한다. 3명의 독일군 병사를 포로로 잡고 요새를 점령한 영국군은 통신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고립된다. 보초를 서던 병사들은 이상한 소리를 듣거나 철조망으로 묶인 시체를 발견하기도 한다. 사방에 시체가 널린 조그마한 요새 안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병사들은 서서히 미쳐가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공격하기 시작한다. <데스워치>는 땅을 파고, 동굴을 만든 요새 안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다. 비 때문에 곳곳에 물웅덩이고, 시체들은 진흙으로 형체를 쉽게 분간할 수도 없다. 그냥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다. <데스워치>는 폐쇄공간 속의 이질감과 공포를 능숙하게 유도해낸다. 작고 간단한 이야기이지만 세트의 암울한 느낌과 조명 그리고 촬영 등 영화를 매만지는 솜씨와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빼어난 공포영화다.

살인마 가족

House of 1000 Corpses

감독 롭 좀비/ 미국/ 90분/ 월드 판타스틱

뮤지션인 롭 좀비는 유명한 공포영화광이다. 록그룹 화이트 좀비에 있을 때부터 앨범 재킷 등에서 자신의 취향을 노골적으로 과시했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화계에 합류하기 위한 시도를 끊임없이 해왔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한 <살인마 가족>은 롭 좀비의 엽기적인 취향을 그대로 발산하는 공포영화다. 여행에 나선 두 커플이 사고를 당한다. 그들이 끌려간 곳은, <텍사스 살인마>의 엽기가족을 21세기풍으로 업그레이드한 듯한 살인마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이다. 수많은 사람을 납치하여 끔찍하게 고문하고, 그 시체와 흔적으로 집안을 장식하고 의식으로도 사용하는 집. 원제인 ‘1천개의 시체가 있는 집’이란 의미는 그 뜻 그대로다. <살인마 가족>은 롭 좀비의 취향을 그대로 따라, 유치찬란하고 성적이면서도 폭력적인 장면들을 한없이 늘어놓는다. 공포, 그것도 고어영화광(그런데 의외로 고어장면이 많지는 않다)이라면 <살인마 가족>은 흥미로운 구석이 많다.

문차일드

Moon Child

감독 제제 다카히사/ 일본/ 119분/ 부천 초이스

<문 차일드>의 감독은 한때 핑크영화의 사천왕으로 불렸고, 지금은 주류 영화계에서 자리를 잡은 제제 다카히사다. 그러나 <문 차일드>의 중심은 제제 다카히사가 아니라 주연배우 두 사람이다. Hyde와 Gackt. 하이도는 라르크 앙 시엘의 보컬이며 현재는 솔로 활동 중이고, 가쿠토(각트라고도 읽는다)는 솔로로 활동하는 가수다. 현란한 염색, 짙은 화장, 화려한 액세서리에서 알 수 있듯 하이도와 가쿠토는 비주얼 록 계열의 뮤지션이다. <문 차일드>의 목적은 하이도와 가쿠토를 멋진 영웅, 신화적인 이미지로 부추기는 것이다. 2014년, 모든 인종이 모여드는 중국의 자유도시 말레파. 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는 쇼와 친구들은 갱의 돈가방을 훔쳤다가 위험에 처한다. 그때 그들을 구해준 것은 뱀파이어인 케이. 쇼와 케이는 친구가 된다. 2025년. 쇼와 케이의 나이는 이제 비슷해졌다. 그들은 다른 갱들의 돈을 강탈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다가 손틴첸, 손이체 자매를 알게 된다. 쇼와 케이는 이체를 사랑하게 되고, 그들의 운명은 비극으로 흘러간다. 하이도와 가쿠토의 팬이라면 당연히 놓칠 수 없는 영화. 하지만 그들의 팬이 아니라면, <문 차일드>의 과잉은 눈에 거슬릴 수도 있다.

콘센트

원Concent제

감독 나카하라 순/ 일본/ 113분/ 월드 판타스틱

인간의 의식도 전기 같은 것인지 모른다. 콘센트를 꽂고 어딘가 혹은 누군가 교류할 수 없다면 의식은 작동을 멈추고 영혼은 육신을 떠나버린다. 어느 날 유키는 두달간 연락이 끊겼던 오빠가 자기 방에서 굶어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오래 전부터 정신이 이상했던 오빠는 집을 나와 소식이 끊겼던 상황이었다. 오빠가 죽은 뒤 유키는 곳곳에서 오빠의 환영을 보게 된다. 그녀는 학창 시절 은사이며 한때 성적 관계를 맺었던 심리학자를 찾아가 상담을 받기도 하고 우연히 샤머니즘 연구가인 동창생을 만나 일본의 샤머니즘 이야기를 접하면서 자신을 괴롭히는 악몽의 기원을 찾게 된다. 죽은 오빠의 환영이 나오긴 하지만 <콘센트>는 귀신이 나와 놀라게 하는 공포영화가 아니다. 인간의 무의식을 타고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끔찍한 기억은 깜짝쇼의 효과보다 강력하다. <콘센트>는 초현실적 이미지를 동원하면서도 논리적이고 사실적인 공포영화다. 닛카쓰사에서 소프트 포르노물을 찍다 90년대 <벚꽃동산> 등으로 호평받은 나카하라 순 감독의 2001년작.

앤트맨

The Antman

감독 크리스토프 감플/ 독일/ 90분/ 부천 초이스

돈 호세 알바레즈는 신부 벨라 보니타와 함께 고향에 돌아온다. 가족들이 전염병으로 몰살당했다는 편지를 받은 이후, 돈 호세는 단 한번도 집에 와본 적이 없다. 몇년 만에 만난 고향 사람들은 젊은 부부에게 떠날 것을 요구하고, 개미를 조종하는 능력이 있는 이상한 남자 로코 사타노는 노골적으로 벨라를 탐한다. 돈 호세는 마을에 떠도는 위험한 기운과 로코로부터 벨라를 보호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싸워간다. <앤트맨>은 광기어린 남자와 그의 창조물, 비밀로 묻어 두었던 과거가 어울린 공포영화다. 그러나 무섭다기보단 어이없는 순간이 많고, 오싹하다기보다 웃음이 나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괴물이 습격할 것 같은 밤에, 웬 여자가 기타치면서 노래하는 <앤트맨>은 멕시코 사람들이 독일어로 말한다는 설정에도 신경쓰지 않는, 파렴치하고 귀여운 영화다.

그들이 보고 있다

They’re Watching Us

감독 노베르토 로페즈/ 스페인/ 105분/ 부천 초이스

지키지 못한 약속은 혹독한 대가를 요구한다. 어린 시절, 바로 옆에 있던 여동생과 친구들이 실종된 과거가 있는 후안은 유능한 형사가 됐다. 그는 3년 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남자의 사건을 물려받는다. 그 사건을 맡았던 형사는 비슷한 실종사건 파일 수백개를 모아놓았고, 지금은 미쳐서 정신병원에 있다. 파일들을 단서로 수사를 시작한 후안은 오래 전에 잊은 줄 알았던, 사라진 친구의 한마디를 떠올린다. 그 아이는 “너와 네 여동생 둘 다 우리와 함께 가야 해”라고 말했었다. <그들이 보고 있다>는 <식스 센스>처럼 죽은 이들을 볼 수 있는 사람들에 관한 영화다. 그러나 <식스 센스>와 달리 이 영화의 죽은 이들은 단지 그 자리에서 서성거리지 않고, 삶에 개입해 끝내지 못한 목숨을 보상받으려 한다. 사운드나 유령의 충격효과 대신 아무렇지도 않게 공존하는 삶과 죽음의 세계가 섬뜩한 공포를 남긴다.

28일 후…

28 Days Later

감독 대니 보일/ 네덜란드, 영국, 미국/ 112분/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트레인스포팅> <비치>의 대니 보일 감독이 만든 SF호러영화. 동물실험 중이던 침팬지들이 풀려나면서 영국 전역에 ‘분노’를 전염시키는 바이러스가 퍼진다. 텅 빈 거리에서 만난 몇명의 생존자들은 혈액으로 전해지는 이 바이러스를 피해 무장군인들이 격리구역을 지키고 있다는 맨체스터를 향해 떠난다. 도착한 곳에는 요새를 구축한 아홉명의 군인이 있지만, 절망 때문에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의 폭력은 바이러스보다도 더 직접적인 위험으로 다가온다. 는 <비치>의 작가 알렉스 갈란드가 시나리오를 썼다. 황폐해진 런던 거리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시골길은 <비치>의 흔적을 드러내는 듯도 하지만, 두 파트너는 전작의 함정을 피해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신랄한 결말에 도달한다. ‘분노’가 인류를 파괴한다면, 그것은 바이러스 때문인가, 혹은 인간의 본성 때문인가? 좀비와 SF영화의 전통을 되살린 이 영화는, 살아남기 위해 상대의 두눈을 파내는 남자에 이르러 그런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캐빈 피버

Cabin Fever

감독 돈 코스카렐리/ 미국/ 92분/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대학을 갓 졸업한 다섯명의 남녀들이 외딴 산속의 통나무집으로 휴가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취직을 앞두고 마지막 파티를 즐기려던 이들 앞에 피투성이의 사내가 나타나면서 휴가는 난장판이 되고, 온몸이 썩어들어가는 부식성 박테리아가 퍼지면서 이들의 우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데…. 2002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신작 호러인 이 작품은 호러영화광 출신 감독의 재기발랄한 작품이다. 감독이 십여년 전 정체불명의 피부병에 걸려 고생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감독의 정신적인 지주인 데이비드 린치가 총제작지휘하고,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파트너인 안젤로 바달라멘티가 음악작업을 했다.글 김봉석/ 영화평론가·김의찬/ 영화평론가·남동철·김혜리·김현정

호러 단편촌철살인의 공포

<아메리칸 빅맨버거>(감독 마이클 존 페던/ 18분)는 잔혹한 아메리칸 드림에 관한 영화다. 어렸을 때부터 TV를 보면서 꿈을 키운 빅맨 파이크는 사람 창자 갈던 장기를 살려 햄버거 체인점을 낸다. 스페셜 소스가 들어간 ‘아메리칸 빅맨버거’는 냉동고에 꽉 찬 사람 시체로 만든 맛있는 햄버거. “원하는 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미국인들의 구호가 되풀이되면서, 시체로 다져진 빅맨 파이크의 성공은 바로 지금의 현실로 다가온다.

사랑해서 낳은 아이도 가끔은 족쇄가 될 수 있다. <안나는 3.2kg>(감독 폴망스 라브레트/ 37분)의 에밀리는 갓난아기 안나가 조금만 더 나이를 먹으면 얼마나 편해질까, 잠깐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바로 그날 밤, 안나는 아장아장 걷는 아이가 되고, 다음날엔 아홉살쯤 먹은 소녀가 된다. 에밀리는 모성과 증오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스스로의 파멸을 초래한다. 어머니와 딸의, 파괴적일 수도 있는 관계를 침착한 공포로 돌아본 영화.

한밤의 숲속, 괴물들에게 쫓기던 남자가 교회로 뛰어든다. 그는 십자가를 의지하고 괴물들을 물리치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변신과 숲속 마을을 덮친 참혹한 학살. 고딕 호러의 형식을 빌린 <차가운 피>(감독 피에르-루이 르바셰/ 6분13초)는 신성모독에 가까운 결말로 신에게 의지하는 이들을 비웃는다.

조지 로메로의 좀비영화와 제목이 같지만, <죽은 자들의 날>(감독 커크 켈리/ 6분10초)은 사회비판이나 벗어날 길 없는 공포와는 거리가 있다. 슬프게 우는 산자들의 옆에서, 관뚜껑을 열고 일어난 죽은 자들은 어느새 춤곡이 되어버린 조곡에 맞춰 축제를 벌인다. 중남미의 마술적인 분위기를 끌어안은, 클레이와 스톱모션, 3D를 뒤섞은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 트리의 꿈>(감독 미셸 르레이/8분)은 염치없는 한 가장에 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렬한 복수극. 성탄절 저녁, 준비성없는 남자는 남의 집 트리를 도둑질해 자기 집에 갖다놓는다. 하지만 그의 거실에서 침엽수림의 사진을 보고 야성에 눈 뜬 트리는 방울과 반짝이 장식을 가공할 무기로 사용해 남자를 무차별 공격한다.

죄의식은 때로 엄연한 현실마저도 부인하도록 만든다. <환상특급>의 에피소드 한편처럼 느껴지는 <밤에 생긴 일>(감독 프랑수아 뢰몽/ 22분)은 순간의 실수로 뒤엉킨 어떤 여자의 하룻밤을 뒤쫓는 영화. 마침내 탈출해 도달한 고속도로에서 여자는 악몽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에이전트를 만나기 위해 밤길을 운전하던 작가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어린 소년을 차로 친다. 다행히 소년은 큰 상처를 입지 않았다. 아이를 집에 데려다준 작가는 앳된 남편과 사는 소년의 어머니로부터 왠지 모를 위협을 느낀다.

팀 버튼의 초기작을 상기하게 만드는 <귀여운 좀비 이블린>(감독 브래드 페이튼/8분41초)은 아직 친구들과 놀고 싶은 죽은 소녀 이블린의 이야기다. 묘지에서 일어나 까마귀를 총으로 쏘아 떨어뜨리고 목매는 동아줄로 그네를 타며 노는 이블린은 또래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그녀의 호의를 받아주는 건 똑같이 놀림받는 소년 데빈 뿐이다. 색마분지로 만든 듯한 평면적 세트에서 살아있는 배우들이 연기를 펼치는 이 작품이 아동관객에게 던지는 마지막 교훈은 "좀 괴상해도 괜찮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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