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미학 접목한 포스터 등 꼽혀
김지운 감독의 신작 공포영화 <장화, 홍련>의 흥행세가 무섭다. 지난 13일 개봉해 첫 주말에 한국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세운 바 있는 <장화, 홍련>은 개봉 11일째인 23일 오전 전국 200만을 돌파했다. 이날까지 동원한 전국 관객수는 208만여명. 이는 같은 기간 <매트릭스>, <동갑내기 과외하기>에는 못미치지만 각각 지난해와 올해 최고의 흥행작인 <가문의 영광>과 <살인의 추억> 보다 앞서는 수치다. 21-22일 서울 주말 흥행 성적도 전주 주말보다 오히려 2만4천여명 늘어난 17만6천여명이며 스크린 수도 11개 늘어나 63개를 확보하고 있다.
영화 개봉 전 이미 100만 달러의 해외판매고를 기록해 제작비 37억원(마케팅비 포함)에 대한 손익분기점을 넘긴 지 이미 오래다. 공동제작사인 영화사봄은 350만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화의 성공요인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공포감을 주면서도 미학적으로도 잘 꾸며진 포스터. 젊고 아름답지만 신경질적인 새엄마(염정아)와 무관심한 아버지 (김갑수)가 정면을 무표정하게 응시하고 있는 반면 두 자매(임수정, 문근영)는 피범벅이 된 옷을 입고 잔뜩 겁에 질린 모습을 담고 있다. 지하철 벽면과 버스정류장 등에 뿌려진 영화의 포스터는 섬뜩하면서도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화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데 성공했다.
포스터 외에도 인터넷 홈페이지(www.twosisters.co.kr)도 개봉 전 영화를 알리는데 한몫 단단히 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칸 국제광고제에서 은사자상(Silver Lions)을 수상한 바 있는 '올엠'이 제작을 맡은 홈페이지는 일일 방문자수가 12만 명에 이르는 영화 홈페이지 사상 최다 방문자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가족괴담'과 '귀신들린 집'의 두 가지 메뉴를 축으로 효과음이나 인물들의 자기소개 코멘트 등을 세심하면서도 입체적으로 꾸며내며 네티즌들의 시선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김지운 감독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도 흥행 비결로 빼놓을 수 없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등 극장개봉 장편영화와 인터넷 영화 <커밍아웃>, 단편 <메모리즈> 등 선보이는 영화마다 관객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는 감독 자체의 상품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두 자매역을 맡은 문근영, 임수정의 연기와 염정화의 열연도 관객에게 소름과 슬픔을 동시에 주는 데 성공했다. 주요 관객층인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여성 관객들이 수미(임수정), 수연(문근영) 자매와 비슷한 정서를 공유할 수 있을 만큼 비슷한 연령이라는 설명도 신빙성이 있게 들린다. 실제로 이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는 여고생들의 단체관람이 줄을 잇고 있다. '장화, 홍련을 찾아라', '수학능력 퀴즈, 논술고사 이벤트' 등 이 나이대의 여성관객들을 타깃으로 하는 이벤트도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