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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화, 홍련> 김지운 감독
2003-06-05

"무섭고도 아름다우며 슬픈 호러영화다." 4일 영화 <장화,홍련>(제작 영화사봄, 마술피리)의 시사회가 끝난 뒤 김지운 감독은 자신의 새 영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관객에게 공포감을 주되 영상이나 음악에서는 미학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동시에 서정적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는 게 제작 의도. <장화,홍련>은 <조용한 가족>, <반칙왕> , 인터넷 영화 <커밍 아웃>과 <쓰리> 중 하나인 단편 <메모리즈>까지 다섯번째 연출한 영화다.

고전 <장화,홍련>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영화로 두 자매(임수정, 문근영)가 새어머니(염정아)와 아버지(김갑수)가 사는 집에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반칙왕>을 제외한 그의 영화는 모두 가정을 배경으로 한 공포물. 또 다시 공포물이라는 말에 그는 "특별히 가족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며 말문을 열었다.

"감독 데뷔 전에 10년 정도 백수 생활을 했더니 이런 저런 상상을 할 시간이 많더군요. 즐겁고 화목한 가족이라도 가족이기 때문에 불합리한 부조리를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도 많거든요. 이를 극단적인 상상력으로 표현한 것이죠."

그가 생각하는 공포는 일상의 부조리에서 나오는 것. 그는 "보이거나 들리거나 만져지는 것만이 현실로 받아들여지지만 불합리한 것은 얼마든지 존재한다"며 "여러 리얼리티의 충돌에서 나타나는 판단 불능의 부조리 상황이 바로 귀신"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기존 공포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색감과 감상적인 선율을 통해 정서적 공포영화를 만드는 데 상당부분 성공했다"고 만족해 했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색감의 재현'을 위해 그가 특별히 신경쓴 점은 세트, 촬영, 조명 등을 통한 '비주얼적' 아름다움. 전남 보성에 지은 세트는 설계도만 1천장이 넘을 정도로 공을 들였고 세트와 소품, 미술 부분에 28억원의 순제작비 중 7억원을 할애했다.

색깔 있는 천을 통해 비춰낸 엠비언스 조명(Ambienceㆍ분위기 조명)으로 `색 안에 인물이 호흡하게 하는 느낌'을 주려 한 것도 다른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것. 여기에 그룹 '어떤 날' 출신 이병우 음악감독의 슬픈 선율로 영화를 `단지 무섭게 놀래키는 영화'와 차별화시켰다.

이렇게 잘 짜인 배경에 '섞인' 인물의 연기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꽤나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레슬링 영화(반칙왕)도 그렇지만 공포영화 연기도 체력 소모가 굉장히 많거든요. 가장 극단적인 인물의 상황을 표현해야 하니까요. 단지 소리지르고 놀라는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는 새엄마역의 염정아에 대해 "쾌활하고 명랑하고 털털하면서도 외부 자극에 예민한 것을 발견했다"며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로 새로운 것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배우"라며 치켜세웠다. 두 자매의 언니 수미역의 임수정에 대해서도 "적개심과 죄의식이 혼합된 드라이한 표정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차기작도 공포영화가 될 것인지를 묻자 그는 "3~4개 정도 준비중인 것들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공포영화가 될 지 아닐지는 아직 모르죠.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 방식대로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멜로가 됐든 액션이 됐든…"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