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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수험생 영화 추천
2002-11-09

부산국제영화제가 수능시험을 마친 학생들에게 10편의 영화를 추천했다.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품가운데 수험생들이 긴장을 풀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정했다고 조직위는 설명했다.

아시아 영화중에서는 <신의 아이들>(시노미야 히로시,일본)과 <포로,기다림>(모하마드 아흐마디,이란), <아름다운 시절>(장 초치,일본/대만) 등 3편이다.

와이드 앵글 부문의 <신의 아이들> 은 필리핀의 쓰레기 하치장에서 힘들게 생계를 꾸려가는 세 가족의 모습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과 죽음의 가치를 생각하는 작품으로 힘든 환경 속에서도 자존심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주민들의 모습을 충실하고 정확하게 기록했다. <포로,기다림> 은 18년동안 이란 포로수용소에 감금된 채 생활해 온 한 죄수를 통해 수감생활의 무료함과 기다림에 지친 포로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냄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의 삶의 가치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학생들이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아름다운 시절> 은 올해 최고의 대만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으로 어려운 환경속에 처한 19세 청년들의 꿈을 담고 있다.

월드시네마부문에서는 4편의 작품이 추천됐다. <곰의 키스>(세르게이 보드로프,독일/러시아)는 러시아 서커스단에서 공중곡예를 하는 14살 소녀와 아기곰의 우정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와 함께 유럽 여러 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할레드>(아쉬갈 미섬바기,캐나다)는 10살짜리 소년이 병든 어머니가 갑자기 숨지자 보호소로 보내지는 게 두려워 어머니의 시체를 방안에 두고 생활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다룬 영화다.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고립감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이라는 것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구름 아래> (아이반 센,호주)는 흰 피부색의 혼혈 소녀와 검은 피부색의 원주민 소년이 시드니로 향하는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이다. 자신들을 차별하는 세상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인간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뻐꾸기> (알렉산드르 로고슈킨,러시아) 는 2차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총부리를 맞대던 두 사람이 핀란드의 한 농장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전쟁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아름다운 침엽수림을 배경으로 전달하고 있다.

영화제조직위는 또 한국영화중에서는 이성강의 <마리이야기> 와 김현석의 <YMCA야구단>,임권택의 <취화선>을 수험생들에게 추천했다. <마리이야기> 는 부드러운 색감과 유연한 움직임,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문 동화적 스토리가 매혹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YMCA 야구단>은 신문물의 도전에 맞선 옛 한국인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고 포근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성된 대규모 오픈 세트와 소품은 수험생들에게 책속에서만 봤던 구한말의 풍습과 문물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취화선> 은 19세기 말 한국에서 천재화가라 불렸던 장승업의 생을 담았다. 학생들이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영화제 조직위는 밝혔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