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릿 조핸슨은 업계의 소문난 <쥬라기> 시리즈 팬이다. “어릴 적, <쥬라기 공원>을 보고 푹 빠진 나머지 친언니와 같이 쓰던 방에 쥬라기 공원 텐트를 1년간 치고 잤다.”(<배니티 페어>) 배우가 된 뒤에는 새로운 <쥬라기> 시리즈가 나올 거라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먼저 연락해 출연 의사를 밝혔으나 타이밍은 번번이 어긋났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의 제작 소문을 들었을 때 더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각오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직접 찾아가 말했다. “초반 5분 안에 죽는 역할이라 좋으니 꼭 하게 해주세요!”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조라 베넷 역에 다양한 배우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던 시점이었다. 스필버그에게 “스칼릿이 요즘 나만 보면 <쥬라기> 시리즈에 출연하게 해달라는 말을 한다”라는 얘길 들었을 때 개러스 에드워즈는 더는 회의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 순간 그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스칼릿 조핸슨의 에이전트에 연락하는 것이었다. <쥬라기> 시리즈 출연을 ‘가문의 영광’이라고 여기는 배우가 또 있다. 헨리 루미스 박사 역의 조너선 베일리는 <쥬라기 공원>을 “가족과 함께 본 첫 영화”로 기억한다.
언젠가 자신이 출연한 <쥬라기> 영화를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꿈을 꾸었고 이번 여름 마침내 그 소원을 이뤘다. <위키드>의 피예로 왕자로 이름을 알린 그에게 개러스 에드워즈가 초대장을 보낸 이유는 그의 “순수하고 아이 같은 면모” 때문이다. “조너선이라면 박물관 소속 고생물학자가 생전 처음 야생의 공룡을 마주했을 때의 흥분을 가장 설득력 있게 표현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감독이 용병 던컨 역할에 마허셜라 알리를 생각한 건 캐릭터와 배우 모두 “진정성과 신뢰감”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마허셜라는 자신이 펼치는 예술에 매우 진지하고 <문라이트> <그린 북>처럼 늘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택해왔다. 그런 그는 내가 만들고 싶은 작품에 꼭 필요한 배우였다.” 어드벤처물이 낯선 마허셜라 알리가 출연 제안을 받아들인 건 “어린이인 딸도 볼 수 있는 영화이자 유구한 시리즈에 내 모습을 기록할 기회”라는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쥬라기> 시리즈에 대한 애정만큼은 감독도 뒤지지 않는다. 스필버그처럼 되고 싶어 영화감독의 길에 들어선 개러스 에드워즈는 그간 만든 <몬스터즈> <고질라>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에 “<쥬라기 공원>에 대한 애정을 남몰래 심어”왔다. 그런 그가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의 연출자로 발탁된 건 운명처럼도 보인다. 제작진은 빠듯한 제작 일정 때문에 대규모 프랜차이즈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검증된 연출자를 찾던 중 그를 떠올렸다. 이 선택이 얼마나 적확했는지는 프로듀서 프랭크 마셜이 그에게 감독 제안을 하기 전날의 일화가 증명한다. 마침 그날 개러스 에드워즈는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쥬라기 공원>을 다시 보고 있었다. “<쥬라기 공원>에 대한 분석 에세이를 막 쓴 다음날, 연출을 맡아달라는 전화를 받은 거다. 정말이지 너무 놀라웠다.” 이처럼 구성원 모두가 입을 모아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이 <쥬라기> 시리즈에 바치는 자신들의 러브레터라고 말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