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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할리우드를 씹어먹던 남성 배우들의 ‘그때 그 시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많은 팬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렸을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아홉 번째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하 <할리우드>)가 드디어 국내 개봉했다. 1969년 할리우드, 한물간 액션배우 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스턴트맨 클리프(브래드 피트)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유쾌한 블랙코미디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타란티노 감독의 연출도 연출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기대감을 자극하는 것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의 만남이다. 두 사람 모두 눈부신 외모, 매력적인 캐릭터 등으로 1990년대 전성기를 맞이해 지금까지도 위상을 지키고 있는 배우들이다. <할리우드> 속 배역과는 정반대인 셈. 그렇다면 1990년대 할리우드를 씹어먹었던 남성 배우들의 ‘그때 그 시절’은 어땠을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를 포함한 네 배우의 초창기를 간략히 돌아봤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탈 이클립스>

<로미오와 줄리엣>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10대 시절부터 배우로 활동했다. 18살 무렵 조니 뎁과 함께 출연한 <길버트 그레이프>로 LA 비평가 협회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본격적으로 스타덤에 오른 것은 <토탈 이클립스>에서 시인 랭보 역을 맡으며. 동성애가 금기시됐던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부정적 시선에 억압된 사랑을 슬프지만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셰익스피어의 명작 희곡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자랑했다. <토탈 이클립스>부터 그를 눈여겨봤던 제작사는 바즈 루어만 감독에게 <로미오와 줄리엣> 각색 조건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을 걸었다고.

<타이타닉>

<아이언 마스크>

그리고 만나게 된 작품이 그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이다. 전 세계 관객들을 매료시킨 <타이타닉>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자국을 넘어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외모와 자유로우면서도 대범한 성격, 로즈(케이트 윈슬렛)를 향한 끝을 모르는 사랑까지. 영화를 본 이들은 그에게 안 반하기가 어려웠을 듯하다.

1998년에는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것. 1인 2역을 맡은 랜달 월레스 감독의 <아이언 마스크>에서 그는 향락에 빠져 폭군이 된 루이 14세로 변신했다. 오만하면서도 표독스러운 모습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브래드 피트

<델마와 루이스>

<가을의 전설>

브래드 피트는 활동 초창기부터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자랑했다. 1991년 출연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델마와 루이스>에서는 카우보이 청년 제이디를 연기, 풋풋하면서도 섹슈얼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후 가족애에 대한 진중한 드라마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주연을 꿰차며 상승가도에 올랐다.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세븐>, <12 몽키즈> 등 쟁쟁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중 1994년 출연한 <가을의 전설>에서는 그간 쌓아온 연기력을 바탕으로 강직한 소년이었지만 점점 야수성을 드러내는 트리스탄을 연기했다.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 완전히 딴사람처럼 보이는 캐릭터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조 블랙의 사랑>

<파이트 클럽>

한 작품에서도 상반된 모습을 자랑했던 브래드 피트는 1998년과 1999년, 극과 극의 작품에 연달아 출연했다. <조 블랙의 사랑>과 <파이트 클럽>이다. 스틸컷만 봐도 그 온도차를 알 수 있다. 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저승사자의 이야기를 그린 <조 블랙의 사랑>에서는 세상 달달한 ‘스윗함’을, <파이트 클럽>에서는 내면의 폭력성, 일탈 본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듯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전혀 다른 톤이지만 두 영화 모두 속으로 “ㅗㅜㅑ...”를 외친 관객들이 한둘이 아니었을 듯하다.

톰 크루즈

<탑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디카프리오와 피트보다 조금 먼저 스타덤에 오른 배우가 있으니, 지금까지도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을 보여주고 있는 톰 크루즈다. 그의 출세작은 토니 스콧 감독의 1986년작 <탑건>. 톰 크루즈는 실력은 뛰어나지만 제멋대로인 성격의 신참 파일럿을 연기하며 단번에 청춘들의 우상이 됐다. 지금 보면 전형적이고 유치하다고 할 수 있지만 아드레날린 마구 뿜어대는 그의 모습에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이후 <탑건>의 열정 가득한 청년 이미지를 유지한 <7월 4일생>, <폭풍의 질주>, <어 퓨 굿 맨>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리고 처음 도전한 공포영화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그는 인간들의 피를 마시며 살아온 레스타르를 연기, 뱀파이어 역을 200% 소화했다. 창백한 피부에 날이 선 성격, 오랜 세월을 홀로 보낸 끝없는 외로움까지 담아내며 호평을 받았다. 극을 이끌어는 인물은 그를 따라 뱀파이어가 된 루이스(브래드 피트) 였지만 톰 크루즈는 그를 능가하는 존재감을 자랑했다.

<미션 임파서블>

<매그놀리아>

1996년에는 톰 크루즈의 또 다른(?) 이름인 에단 헌트의 시작점인 <미션 임파서블>로 제임스 본드를 잇는 스파이의 탄생을 알렸으며, 르네 젤위거와와 호흡을 맞춘 멜로드라마 <제리 맥과이어>로 연기력까지 인정받으며 입지를 굳혔다. 그 기세를 이어 젊은 거장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매그놀리아>에서 쉽지 않은 캐릭터를 맡았다. 단독 주연은 아니었지만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거짓된 삶을 살고 있는 프랭크를 연기하며 시카고 비평과 협회상, 골든 글로브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조니 뎁

<가위손>

<길버트 그레이프>

대부분 앞선 세 배우를 1990년대 할리우드의 트로이카로 기억하지만, 그들과는 조금 다른 노선으로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장식한 이도 있다. 조니 뎁이다. 록 밴드에서 로커로 활동했던 그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권유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를 대중들에게 알려준 작품은 팀 버튼 감독의 <가위손>. 인조적으로 탄생해 손 대신 가위를 달고 태어난 에드워드를 연기, 팀 버튼 특유의 다크판타지와 어우러지며 슬프지만 아름다운 영화를 완성했다. 이후 <에드 우드>, <슬리피 할로우> 등에 출연하며 팀 버튼 감독이 페르소나로 활약했다.

1993년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한 <길버트 그레이프>로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도 가족들을 보살피며 꿋꿋이 살아가는 청년을 연기, 짙은 드라마를 보여줬다. 이후 조니 뎁은 오락성 짙은 상업영화보다는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활약했다. 캐릭터 역시 멋지고 화려한 인물이 아닌, 개성 넘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팀 버튼 감독, 짐 자무시 감독, 테리 길리엄 감독 등 거장들과 호흡을 맞추며 개성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데드 맨>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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