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년의 막이 올랐다.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3월31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하진 조직위원장, 민병록 집행위원장, 정수완 수석프로그래머, 유운성, 조지훈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민병록 영화제 집행위원장은“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열 한번째 전주국제영화제는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세계 영화의 흐름에 함께 변화할 것을 목표로 한다”는 인사말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인 총49개국에서 209편(장편 131편, 단편 78편)을 초청했다. 그 중에서 장편 프리미어는 총34편, 단편 프리미어는 총31편이다. 전체적인 상영 편수는 증가했지만 장편영화 상영 편수는 2009년의 154편에 비해 8편 줄어든 146편이다. 이는“올해 영화제의 출품규정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장·단편영화의 경우 2009년 11월 이전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은 제외시키고, 프리미어 가능 작품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규정이 더욱 엄격해졌다.
올해 영화제 개막작은 박진오 감독의 <키스할 것을>이, 폐막작은 멕시코의 페드로 곤잘레즈-루비오 감독의 <알라마르>가 선정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진오 감독은“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설레고,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진오 감독은 <너는 내 운명>의 박진표 감독의 친동생으로 알려졌다.
올해 영화제의 프로그램 경향은 크게 네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신인감독들의 작품이 늘어났다. 국제경쟁부문에 11편을 비롯해 한국장편경쟁에 8편이, 시네마스케이프부문에 9편 등, 총37편의 신인감독의 영화가 초청됐다. 그 중, 2009년 칸 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의 <폴리스, 형용사>, 2010년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타이거어워드(대상)을 수상한 폐막작 <알라마르> 등이 눈 여겨 볼만하다. 둘째, 남미 출신의 젊은 영화감독들이 대거 몰려온다. 국제경쟁부문 상영작 11편 중 페루(<파라다이스>), 콜롬비아(<크랩 트랩>), 아르헨티나(<카스트로>), 칠레(<와초>)등 남미에서 온 영화가 무려 4편이나 된다. 셋째, 다큐멘터리와 월드 단편 영화가 약진했다. 미군 기지의 잔해가 주위 환경에 끼치는 질병 문제를 다룬 <비행운(클라크)>, 공산주의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한 세대에 끼친 영향을 이야기하는 <동창생들>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가 포진해있다. 넷째, 시네마페스트 부문이 신설됐다. 올해 영화제부터는 장·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애니페스트 섹션’을 신설해, 이를‘심야상영(불면의 밤)’,‘야외상영’등과 묶어 시네마페스트라는 이름의 대섹션으로 통합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직접 제작하는‘디지털 삼인삼색’과‘숏!숏!숏!’은 올해도 계속된다. 디지털 단편영화제를 제작하는‘디지털 삼인삼색’은 미국의 제임스 베닝 감독의 <선철>, 캐나다의 드니 코테 감독의 <에너미 라인스>, 아르헨티나의 마티아스 피녜이로 감독의 <로잘린>이 상영될 예정이다. 한국의 재능있는 세 명의 감독을 대상으로 하는‘숏!숏!숏!’은 이규만 감독의 <허기>, 한지혜 감독의 <소고기를 좋아하세요?>, 김태곤 감독의 <1000만>이 상영된다.
한편, 영화제 홍보대사로는 송중기, 박신혜가 선정됐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두 배우는 한국적인 마스크의 소유자로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젊은 배우"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홍보대사를 맡게 되어 너무 영광"이라는 박신혜는 "영화제를 즐기면서 홍보대사로서의 임무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중기 역시 "영화제 홍보대사를 맡게 돼서 영광이고, 제 개인적으로 영화제는 처음이라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국내에 첫 공개되는 두 거장의 회고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한 명은 포르투갈의 페드로 코스타 감독이고, 또 다른 한명은 헝가리의 미클로슈 얀초 감독이다. 이번 회고전에서 그간 국내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걸작들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전주 프로젝트 마켓-한국영화에 작업을 걸다’와 봉준호 감독과 페드로 코스타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도 진행될 예정이다.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29일부터 5월7일까지 총9일간 전주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