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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 28세로 사망
안현진(LA 통신원) 2008-01-23

<브로크백 마운틴>의 카우보이, 히스 레저가 1월22일 화요일, 그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침대에서 시체로 발견된 그는 알몸인 채 얼굴은 바닥을 향해있었고, 주변에서 처방받은 수면제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히스 레져의 시체를 발견한 사람은 그가 예약한 출장 마사지 테라피스트로, 화요일 오후 3시30분경 가정부와 함께 발견했다. 의식이 없는 그를 발견하고 소생술 등을 시도했지만 이미 죽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뉴욕경찰청에 따르면, 사인이 자살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화요일 밤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져의 홍보담당자는 “모두가 깊이 슬퍼하고 충격에 빠져있다. 그의 가족과 그를 사랑하던 사람들에게는 특별히 어려운 시간이므로 정확한 사실들이 밝혀질 때까지 근거에 추측한 보도는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인을 위한 검시는 1월23일 수요일로 예정됐다.

히스 레져는 최근까지 영화 2편의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는데, <배트맨 비긴즈>의 속편 <다크 나이트>에서 잭 니콜슨이 연기했던 캐릭터 조커 역을 연기했으며, 테리 길리엄 감독의 신작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의 촬영으로 런던과 뉴욕을 오가던 중이었다. 그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자주 등장한 청춘스타는 아니었지만 <패트리어트: 늪 속의 여우> <몬스터 볼> 등에서는 기억에 남는 조연으로, <기사 윌리엄> <카사노바> <그림 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 <브로크백 마운틴> 등에서 신뢰가 가는 주연으로 굵직하되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였다. <패트리어트: 늪 속의 여우>에서 레저의 아버지를 연기한 멜 깁슨은 “그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참 많았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다니 비극이다”라고 조의를 표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연기에 대한 중압감이 컸기 때문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07년 11월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히스 레저는 <아임 낫 데어>를 촬영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말하며, <다크 나이트>의 조커를 연기하는 동안도 수면장애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기괴하고 압도적”이라고 설명한 조커 캐릭터에 대해서 레저는 “사이코패스에 대량학살도 불사하는 정신분열증의 광대다. 동정의 여지가 없다”고 묘사했다. 또한, 평균 2시간 정도 밖에 잠들 수 없었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수면제를 복용중이라고도 말해 심리적 부담이 컸음을 내비쳤다.

1979년 4월 호주에서 태어난 히스 레저는 10살때 처음 지역 극단의 공연에서 ‘피터 팬’을 연기하며 연기자로서의 인생을 시작했고, 16살에 TV시리즈 <시트> 올림픽에 도전하는 사이클 선수를 연기해 이름을 알렸다. 몇 편의 독립영화에 출연한 그는 미국으로 와서 줄리아 스타일스와 로맨틱코미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 호흡을 맞춘 뒤, 틴코미디에 출연섭외를 거절한 뒤 그만의 독자적인 연기 커리어를 걸어왔다. 2007년 헤어진 미셸 윌리엄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3살난 딸 마틸다를 남기고 떠난 그는, 2006년 출연한 호주 영화 <캔디>에서 마약에 중독된 시인을 연기했는데 현실감 넘치는 그의 연기가 오늘을 예언한 운명이 아니었나하는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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