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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글로벌 프로젝트, 한국영화의 새로운 활로가 될까? - 하이브미디어코프-런업 베트남 공동제작한 <화씨저택>,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
남선우 2026-06-26

<화씨저택>

하이브미디어코프와 런업 베트남이 합작한 영화가 베트남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6월12일 개봉해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수 50만명을 기록하고,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화씨저택>(LẦU CHÚ HỎA) 이야기다. 지난해 각각 개봉 주차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마지막 소원>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까이마: 저주의 무덤>에 이어 또다시 한국 영화인들이 가세한 작품들이 베트남 극장가에서 호응을 얻은 것이다.

<화씨저택>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99개의 문을 가진 미스터리한 저택’, ‘흰옷을 입은 여자 유령이 나타나는 집’ 등으로 불리는 폐가에서 자극적인 콘텐츠를 촬영하려는 젊은 스트리머들이 강령술을 시도한 뒤 하나둘 사라진다. 호찌민 도심에 실존하는 건축물에 얽힌 괴담에서 영감을 얻어 파운드 푸티지 호러로 발전시킨 이 작품은 베트남 극장가에 드물었던 체험형 공포물로 입소문을 탔다. <화씨저택>으로 데뷔한 1994년생 훙 쩐 감독의 과감한 연출력과 신인배우들의 호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새로운 도전

<지옥으로 가는 성형외과> 포스터.

<화씨저택>은 영화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을 비롯해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 <클라이맥스> 등을 제작하며 반경을 넓히고 있는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투자·제작에 나선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를 계기로 하이브미디어코프는 계속해서 국제 공동제작의 길을 나설 예정이다.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에 따르면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이미 다양한 언어권역별로 여러 가지 글로벌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미디어코프의 기획·제작 능력과 원천 IP를 활용해 베트남, 일본, 영어권 국가 등에서 또 다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고 한다. 베트남을 그 시작점으로 선택한 이유는 현지에 믿을 수 있는 제작사가 있고, 시장의 확장 및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원국 대표는 <화씨저택>의 흥행을 두고 “현지 프로덕션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하이브미디어코프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했고, 그렇게 두 회사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결과”라 자평했다. “성공적인 결과물 덕분에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 같다.”

하이브미디어코프의 다음 글로벌 프로젝트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으나 허진호 감독의 <암살자(들)>, 남동협 감독의 <정원사들>, 이모개 감독의 <남벌> 등이 차기 라인업에 배치되어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마인드마크와 향후 5년간 투자배급 공동 협력체계를 구축한 하이브미디어코프는 마인드마크와 7월1일 개봉작 <마티 슈프림>도 공동 배급한다.

런업컴퍼니는 어떤 제작사?

<마지막 소원> 포스터.

한편 하이브미디어코프와 <화씨저택>을 공동제작한 런업 베트남은 국내 기업인 런업컴퍼니의 베트남 법인이다. 런업컴퍼니는 2021년 설립 후 2022년 매니지먼트 사업부를 출범했고, 첫 장편 상업영화 <메소드연기>를 제작했다. 동명의 단편을 확장한 영화 <메소드연기>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뒤 올해 3월 개봉했다. 현재 소설 <GV빌런 고태경>, 웹툰 <배우형사 한무율>의 드라마화를 염두에 두고 기획·개발 중이다.

또한 런업컴퍼니는 2023년 9월에는 싱가포르 법인, 2024년 1월에는 베트남 법인을 세워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베트남에서의 성과가 특히 눈에 띈다. 남대중 감독의 <위대한 소원>을 리메이크한 <마지막 소원>(Điều Ước Cuối Cùng)은 콘텐츠판다와 공동제작했다. 남대중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도 참여한 이 작품은 2025년 7월에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 5월에는 밀리언볼트, 에피소드컴퍼니와 함께한 <지옥으로 가는 성형외과>, 6월에는 <화씨저택>을 차례로 공개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배급팀, 영화마케팅팀, 베트남 법인장을 거친 이진성 런업 베트남 법인장이 현지에서 쌓아온 경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동현 런업컴퍼니 대표는 “베트남 현지의 전설 괴담을 소재로 제작한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가별 자회사를 통한 현지화 작업을 통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여 현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런업컴퍼니는 <리볼버> <로비> <만약에 우리> 등의 한국영화, <코렐라인> <반딧불이의 묘> <4월이 되면 그녀는> 등의 외화를 베트남에 배급했다. <30일>의 리메이크작도 올여름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한국 영화인들의 국제적인 협업 행보가 국내 영화계에도 신선한 자극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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