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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가장 다크한 안녕 - <컨저링: 마지막 의식> 감상 가이드
김경수 2025-09-05

9월3일 <컨저링> 유니버스의 마지막 시리즈 <컨저링: 마지막 의식>이 개봉한다. <컨저링> 유니버스는 2013년 <컨저링>이 개봉한 뒤로 10년 넘게 호러 무비의 대표적 프랜차이즈로 정통 오컬트 호러의 명맥을 지탱해왔다. 오랜 기간 세계관을 넓혀온 시리즈이니만큼 <컨저링: 마지막 의식>을 감상하기 전에 예습하면 좋을 포인트를 정리했다. <컨저링>의 마지막을 실컷 즐기고, 더 놀라시길.

Point 1. <컨저링> 유니버스의 탄생 설화

<컨저링>

<컨저링> 유니버스의 기원은 제임스 완 감독이 유년기에 본 <폴터가이스트>(1982)라 할 수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각본으로 참여한 이 작품은 당시 7천만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한 공포영화로 유명하다. 제임스 완은 이 작품이 생애 첫 공포영화로 강렬한 원초적 체험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가장 사랑하는 공포영화 중 하나로 언급한 바 있다.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공포영화에 대한 애정과 오마주, 유령의 집 장르, 초자연현상을 조사하는 워렌 부부 캐릭터, 피에로와 오르골, TV 등 반복되는 이미지, 고전적인 가족 서사 등 <컨저링> 유니버스의 많은 키워드가 <폴터가이스트>에서 유래했다고 말해도 무리가 아니다. 이 밖에도 엑소시즘물 <아미티빌 호러>, 셜리 잭슨의 고딕 호러를 각색한 <하운팅> 등 고전 공포영화가 <컨저링>의 시그니처 홍보문구처럼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연출 스타일을 결정하는 레퍼런스가 되었다.

<컨저링> 유니버스는 <컨저링>의 기획 초기 단계에 탄생했다. 워너브러더스 산하 제작사 뉴라인 시네마를 등에 업은 제임스 완은 슈퍼히어로 장르처럼 공포영화로도 유니버스를 만들 수 있다는 도발적인 발상을 펼쳤다. 그는 <컨저링>과 <컨저링2>가 흥행에 성공하자 빠르게 <더 넌> <애나벨> 등 <컨저링> 의 악령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를 제작했다. 그리고 마이클 차베스, 데이비드 샌드버그 감독을 기용하고 각본에 참여해 각 작품의 연출과 이야기 톤, 시각적인 스타일 등에서 통일성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일반 관객도 즐길 수 있도록 강한 점프 스케어를 지양하고 명확한 선악 구도, 할리우드 가족영화의 정서를 더해 프랜차이즈화를 주도했다. 이는 <엑소시스트>나 <오멘> <할로윈> <스크림> 등 공포영화가 흥행할 때마다 그 속편을 제작해 프랜차이즈로 만드는 기존 관행과 달랐다. <컨저링> 유니버스는 이 관행에 정면으로 도전한 셈이다.

Point 2. 에드 워렌 부부의 존재감

<애나벨 집으로>

<컨저링> 유니버스의 핵심 인물은 에드와 로레인 워렌 부부다. 둘은 <컨저링> 시리즈와 <애나벨 집으로>에서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평범한 영웅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워렌 부부는 1952년부터 수십년 동안 초자연현상 조사관으로 활동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로레인 워렌은 2019년 타계하기 전까지 〈컨저링〉의 자문을 담당하기도 했다. 부부가 조사한 초자연현상은 <아미티빌 호러> 시리즈, <폴터가이스트> 등 포영화의 단골 소재로 쓰일 정도로 유명하다. 심지어 <컨저링>의 로드아일랜드에 사는 페론 가족, <컨저링2>의 아미티빌과 엔필드에 사는 호지슨 가족 사건,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의 어니의 살인사건 등 모든 사건이 실화다. 오프닝과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자막과 푸티지는 실화임을 뒷받침한다. 물론 어느 정도 과장된 면도 있으나 실화 바탕의 서사가 주는 생생함은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제임스 완은 실화의 생생함을 빌리고 두 실제 인물의 행보로 세계관을 뒷받침한다. 워렌 부부가 주로 활동한 1970~80년대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스타일과도 이어져 있다. 제임스 완은 유니버스 전반에서 시대를 완벽하게 고증하며 빙의, 저주 들린 인형, 유령의 집, 마녀사냥, 넌스플로이테이션, 위저보드, 사타니즘 등 1970~80년대에 유행했던 호러의 하위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갖고 논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설정은 실제 워렌 부부의 오컬트 박물관에서 착안한 듯한 지하실이다. 지하실에는 수많은 소품이 있고, 영화가 끝날 때마다 소품이 하나씩 늘어난다. 그 소품 하나하나가 장편의 서사를 품고 있는 셈이다. 〈애나벨〉의 애나벨, <더 넌>의 악령 발락의 초상도 지하실에 보관하는 물건 중 하나다. 이 지하실이란 장치를 통해 <컨저링> 유니버스가 무한히 확장할 가능성을 닦았다.

Point 3. <컨저링> 유니버스의 흥행 성과는?

<컨저링> 유니버스는 스튜디오 호러영화의 부활을 바라는 제임스 완의 염원을 담은 기획이었다. 그는 친구인 리 워넬과 제작한 독립영화 <쏘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러나 <폴터가이스트>나 <죠스> 등 자신이 어린 시절 사랑했던 스튜디오 시스템 아래의 공포영화에 애정을 드러내며 스튜디오 호러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을 돌리고 싶어 했다. 그 염원이 통한 것일까. <컨저링> 유니버스의 흥행은 역대 호러 흥행 순위를 논할 때 논외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랍다. <컨저링> 유니버스는 역대 호러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한 <그것>의 파트1, 2처럼 유명 원작이나 배우에 기대지 않는다. <어스> <겟 아웃> <씨너스: 죄인들> 등 아트하우스 호러의 계보에도 속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컨저링> 유니버스는 속편의 퀄리티를 고르게 만드는 장기 계획으로 팬을 계속 확보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컨저링> 유니버스 전체의 누적 글로벌 흥행 성적은 23억달러(3조2142억원)에 달한다. 해외뿐 아니라 <컨저링> 유니버스는 국내에도 개봉해 입소문을 탔다. <컨저링>은 226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외화 공포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컨저링> 유니버스 작품 전체를 보았을 때 누적관객수는 988만명에 이른다.

Point 4. <컨저링> 유니버스를 감상하는 순서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

<컨저링> 유니버스는 1943년부터 1981년까지를 배경으로 한다. 개봉 순서로는 <컨저링>(2013), <애나벨>(2014), <컨저링2>(2016), <애나벨: 인형의 주인>(2017), <더 넌>(2018), <요로나의 저주>, <애나벨 집으로>(2019),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 (2021), <더 넌2>(2022), <컨저링: 마지막 의식>(2025) 순이다. 영화 속 타임라인을 촘촘히 좇고 싶다면. <더 넌> <애나벨: 인형의 주인> <더 넌2> <애나벨> <컨저링> <애나벨 집으로> <컨저링2>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 순을 추천한다. 타임라인을 따라 세계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43년 인형 장인 사무엘 멀린스는 애나벨을 만든다. 1955년 재니스가 애나벨에 빙의한 악마를 깨우고 거기에 빙의된다. 애나벨은 1967년 존과 미아에게, 1970년 워렌 부부에게 나타난다. 애나벨은 결국 워렌 부부에게 봉인을 당해 지하실에 갇히고 만다. <더 넌>의 수녀 악마 발락은 1952년 루마니아에 있는 성 카르타 수도원에서 처음 나타나며 4년 뒤 프랑스 기숙학교에서 부활해 모리스에게 빙의한다. 이후 1976년과 1977년 <컨저링2>에서는 에드가 말뚝에 박혀 죽는 환상으로 로레인의 심리를 조종하고 호지슨 일가를 위협하다가 퇴마를 당하고 만다. <컨저링>에서는 1971년을 배경으로 사탄 숭배자 베스쉬바 셔먼 악령이,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에서는 1981년을 배경으로 사탄을 숭배하는 주술사가 빌런으로 등장한다.

Point 5. <컨저링: 마지막 의식>의 관람 포인트!

<컨저링: 마지막 의식>

<컨저링: 마지막 의식>은 시리즈 사상 가장 어두운 작품으로 점쳐진다. 12년 동안 <컨저링> 시리즈를 함께한 베라 파미가패트릭 윌슨의 마지막 출연작으로 워렌 부부의 최후를 다룬다. 이번 영화에서는 둘의 숨은 가정사도 드러날 예정이다. 워렌 부부는 1986년에 생긴 스멀 일가 사건을 맞닥뜨린다. 수십년 전부터 원한을 품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는 만큼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적절할 것이다. 이번에는 워렌 부부의 딸 주디도 함께한다. 이번 영화도 <요로나의 저주>를 시작으로 <더 넌2>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를 찍은 마이클 차베스가 연출한다. <워킹 데드>와 <오펀: 천사의 비밀> 의 각본가 데이비드 레슬리 존슨맥골드릭과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음악감독 벤자민 월피시가 합류해서 최상의 완성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컨저링> 시리즈의 오랜 팬들에게 어떤 팬 서비스와 작별 인사를 할지도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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