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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二分法) 사라지는 곳에 낙원 있다.” 문학평론가이자 문명비평가였던 롤랑 바르트의 말이다. 세상 만사를 선명히 두쪽으로 나누고 그둘 사이에 넘나들 수 없는 절대의 경계선을 긋는 인간 정신의 관습이 이분법이고 이 이분법을 사유의 방법으로 삼는 것이 이분법적 사고이다.선/악, 백/흑, 남/여, 이성/감성, 아(我)/타(他)… 이런 개념쌍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수천가지 이분법의 일부이다. 많은 경우 이분법은배제와 분할, 억압과 소외의 논리가 되어 살인, 인종청소, 전쟁, 파괴를 정당화한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발칸반도에서의 인종청소, 중세교회의 마녀사냥, 남아프리카에서의 인종분리 등은 이분법이 세상을 어떻게 지옥으로 만들 수 있었던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들이다. 그 이분법을무너뜨려야 낙원이 온다는 바르트의 말은 틀리지 않다.그런데 그 이분법 무너뜨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인간이 수만년에 걸쳐 적응하며 살아온 자연계의 질서 자체가 이분화되어 있는 것 같아 보인다.해와 달, 낮과 밤
우리 속의 탈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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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U에는 캠퍼스가 없다. 아니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의, 닫힌 캠퍼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뉴욕 맨해튼 남쪽으로 가면, 여기저기에서 깃발이달린 건물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냥 거리에 서 있는 건물들. 별다른 표식도 없고 출입을 막지도 않는다. 그 가식없는 건물들이 바로 NYU다.당연히 정문도 없다. 자그마한 개선문 같은 것이 서 있는 유니온 스퀘어가 정문을 대신한다. 작은 광장인 유니온 스퀘어에는 학생들과 마약상들이차별없이 같은 공간에 서 있다. 그러니 특별한 사전지식 없이 거리를 걸어다녀도, 자신이 ‘대학’의 한복판을 걷고 있음을 알아차리기 힘들다.자유로움과 개방성. 얼마 전 뉴욕에서 유니온 스퀘어를 갔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최근 읽은 <왕비의 이혼>이란 소설에서는 ‘대학’과 ‘엘리트’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캐묻는다. 사실 뻔한 이야기다. 유럽에서 대학이 처음시작되었을 때, 대학은 왕과 교회 누구의 명령에도 복종하지 않는 ‘성역’이었고, 지역사회의 중심이었다. 지배층에
대학이여, 닫힌 성문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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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날 비올롱의 긴 흐느낌 소리 스며들어, 마음 설레이고 쓸쓸하여라….” 까까머리 중학교 시절, 시를 좋아했는데 어느 날 세계의 명시를 펼치다가 울컥 했던 베를렌의 ‘가을의 노래’라는 시의 앞부분이다. 비올롱이 뭔지는 몰랐어도 가을날과 긴 흐느낌이란 단어가 가슴을 휑하게 할 만큼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울컥 했다. 나중에 비올롱이 바이올린의 불어식 표기임을 알았고, 불어의 시적인 언어에 끌렸다. 종점다방에서 설탕 듬뿍듬뿍 넣어서 커피를 보약처럼 마시던 시절엔, 책에서 보던 ‘카페테리아’ ‘아트리에, 테아트르’라는 불어에서도 무드가 느껴졌다. 불어에 대한 동경으로 대학 때는 샹송 동아리에 들어서 안 되는 혀를 굴려가며 이브 몽탕의 <고엽>, 에디트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을 불러댔고 그건 내 18번이 되었다. 더벅머리 하고서 경복궁 앞 프랑스 문화원 지하극장에서 보던 프랑스영화는 또 왜 그렇게 아득하고 감미로웠던지….
내 청춘도 사랑으로 아득하던 어느 날 보
프랑스 영화처럼, <남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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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 되어 돌아온 고국에는 확실히 자유의 분위기가 넘쳐 흐르고 있었다.영화계에서도 광복의 기쁨을 노래하는 영화들이 하나둘씩 등장했다.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 역시 그러한 영화 중 하나였다. <자유만세>(1946)는고려영화사의 첫 작품이었는데 제작비로 당시 돈 20만원이 들었으며 전창근이 각본과 주연을, 한형모가 촬영을 맡았으며 황려희, 유계선, 저택이등이 출연했다. 개봉 당시 자유중국의 장제스 총통이 ‘자유만세! 한국만세’라는 휘호를 내렸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화제가 된 작품으로,국내에서 활동하던 독립군이 감옥을 탈출한 뒤 동지들과 투쟁을 벌이다가 다시 체포되어 탈출을 기도한다는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연출부 조수에서퍼스트로, 때로는 촬영기사로 홍성기 역시 고된 고국 생활을 잊고 서서히 영화판에 애정을 붙여가고 있었다. <자유만세>를 찍을 당시, 한번은촬영을 맡았던 한형모가 스트라이크를 한 적이 있었다. 감독의 권위적인 연출방식에 따른 잦은
59편의 영화, 그 첫발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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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삼이 스파이들의 음모를 그린 샘 페킨파의 1975년 작 범죄영화 <킬러 엘리트>의 리메이크판을 제작한다고 <할리우드 리포터>지가 보도했다. 오우삼의 영화사 ‘라이언 록 프로덕션’이 기획중인 이 프로젝트에는 <카오스 팩터>의 테리 커닝햄이 연출로, <로미오 머스트 다이>의 존 재럴이 시나리오작가로 참여한다.
오우삼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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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원작소설을 쓰고 이를 시나리오로 각색한 바 있는 범죄소설 작가 제임스 엘로이가 처음으로 영화 시나리오를 창작한다. 엘로이가 각본을 맡은 영화는 파라마운트사가 제작하는 경찰영화 . 백인과 흑인인 두 LA경찰에 관한 이야기로, 경찰 살해 미제사건과 1970년대 중반 LA경찰과 좌익 과격파 조직 심바이어니즈 해방군간에 벌어졌던 총격전이 주요한 두 기둥이 된다.
제임스 엘로이, 시나리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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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번의 구타를 통해 성장을 쟁취하는 프랑수아 트뤼포식 애증의 학교가 낯간지러운 자본주의와 만났을 때, 여자는 권투주먹에 처참하게맞으면서도 남자에게 한번 더 핸드폰을 ‘때려’ 줄 것을 간청한다. ‘400번의 핸드폰’이라는 피학적 존재 호출에 달뜬 엽기적인 그녀는 아마남자 친구에게 자기가 오늘은 술 한잔을 ‘쏘’겠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사격과 사정이 혼동되고, 가학과 피학이 전도되며, 메시지가 마사지가되는 엽기문화의 흔적들.엽기 , 열정이 아닌 유행모두가 행복하게 끝나야 하는 영화 <해피엔드>의 행복이 종치는 마지막은 최보라의 불륜에 보복하는 서민기의 잔혹한 살해 축제였다. 그것을축제라고 하는 까닭은 최보라의 살해 신이 단지 최보라를 죽이는 데 목적이 있기보다는 반복된 칼부림을 통해 분출하는 광폭한 충동 자체에 있는것 같기 때문이다. 반면 김기덕 영화에서 섹스를 본다는 것은 고통과 허기가 뒤범벅된 관계의 극한까지 가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자신의 목안에 낚싯바늘을 넣고
한국영화의 이상한 경향, 코드5 - 난무하는 가학과 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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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화의 기술표준화를 위해 벨기에의 바르코사를 비롯해 11개가 넘는 유럽 선발업체들이 손을 잡았다. 유럽 디지털영화의 기술표준화를 위해 2년 안에 완벽한 해결책을 내놓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유럽피안 디지털 영화디자인 프로그램’으로 불린다. 이는 디지털영화의 포스트 프로덕션단계부터 완성된 영화가 극장시스템으로 전송되고 마지막으로 스크린에 영사되기까지를 총망라할 계획이라고. 이들은 프로그램의 첫 단계로 1200만 유로를 들여 완성한 데모 사이트를 오는 4월1일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디지털영화 기술표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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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림웍스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전기의 판권을 구입했다고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도리스 컨스 굿윈이 2003년 출간 예정인 이 책은 링컨의 대통령 재임 시절인 1861∼65년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컨스 굿윈은 당시 정치적 동지들의 회상 등을 통해 링컨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림웍스, 링컨 전기 판권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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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게 즐거워서가 아니다. 단지 진지해지는 게 두려울 뿐이다. 한국영화가 산업화라는 목표를 세운 90년대, 사회는 그 구성원들 모두에게가벼워지기를 요구했다. ‘80년대를 극복하지 마라, 그냥 잊어라’라는 말이 솜사탕처럼 달콤하게 감겨왔다. “풍자냐 죽음이냐”며 피를 토하듯일갈하던 이들도 무력해졌다. 94년의 흥행작 <투캅스>의 헤드카피는 “웃다 죽어도 좋다”였다. 하긴 예전 영화들은 지나치게 진솔했다. <월하의공동묘지>의 여인들은 질투와 원한에 사로잡혀 실로 어이없는 행동을 하며 <뽕>의 이대근은 넘치는 남성을 감당못한다. 당대에 공포와 에로티시즘으로관객의 발길을 끌었던 그 영화들을 지금 다시 본다면 웃음을 참지 못하리라. <자유부인>에서 다시는 남편의 집에 발을 들일 수 없는 그녀의눈물조차도 익살스런 제스처로 보인다. 그들은 심각했고 그래서 지금 우습다. 반면 90년대 유행을 주도했던 코미디들을 다시 보라. 그들은웃기려드는데, 진지함을
한국영화의 이상한 경향, 코드4 - 강박적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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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와 <소프라노스>의 스타 제임스 갠돌피니 주연의 갱스터 코미디 <멕시칸>이 두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두명의 톱스타와 개성있는 갠돌피니가 펼치는 이 좌충우돌 코미디는 지난 주말 1224만달러를 벌어들였다. 2위에는 사이코 살인광과 형사의 격돌을 그린 범죄스릴러 이 올랐다. 로버트 드 니로와 선댄스 출신 독립영화작가 에드워드 번즈가 출연한 이 영화는 평단의 홀대에도 불구하고 1052만달러 수익을 기록했다. 우편배달부와 마피아의 추격을 받는 개 한 마리가 만들어내는 코미디 <시 스폿 런>과 <한니발><다운 투 어스>가 그 뒤를 이었고, <와호장룡>은 누적수익 9451만달러를 기록해 1억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멕시칸> 또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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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가족, 이 영화를 만든 프로듀서 아무개, 스탭 누구누구, 그리고 나의 친애하는 매니저 모씨에게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무한한 애정을 담아….” 어쩌면 올해부터 아카데미상 시상대에 선 수상자들의 이 가슴벅찬 ‘명단 발표’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 25일의 제73회 오스카 시상식을 2주 가량 앞두고 열린 후보자 만찬에서 TV방영 연출을 맡은 길 케이츠는 100여명의 후보들에게 수상소감 발표를 45초 이내에 마무리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특히 그는 수상소감 연설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의 명단을 시상대 위에서 발표하지 말고 미리 조직위원회에 넘겨주면, 시상식 다음날 오스카상 공식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주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형 프로젝션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사진 아래 쇼를 만들기 위해 도움을 준 사람들의 명단을 적어넣은 인터넷 화면을 한 예로 보여주기도 했다.지난 10년 동안 오스카상 시상식 생중계를 담당해온 그의 이같은 발언은 최
엿가락 감사명단,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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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가 개봉됐을 때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평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그 호평들은 이런 제목을 달고있다. “정말 영화 같지 않다”, “이거 영화 맞아?”, “이거, 내 얘긴데…”. <나도 아내가…>를 본 사람이라면 이 말들의 의미를 곧바로이해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사소한 에피소드와 자잘한 유머의 전시장이다. 끝날 때쯤 남녀주인공이 연애를 시작한다는 것말고는 두 시간 내내어떤 극적인 일도 이들에게 일어나지 않는다. 영화가 꿈이고 신화라면, 그래서 일상에 지친 대중을 비일상적인 볼거리로 달래주는 오락이라면,<나도 아내가…>는 그런 축에 못 낀다. 시간 내고 돈 들여 굳이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관객도 비평가도 이 영화를 좋아했다."일상 포착은 이제 그만" 물론 비판도 있었다. 흥미로운 건 비판의 이유가 호평의 이유와 같다는 사실이다. “이야기를 이끌어낼 능력이 모자란 감독이 배우들 뒤로 숨어버린영화”,"나무
한국영화의 이상한 경향, 코드3 - 오인된 일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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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여름영화, <진주만> 등 차례로 개봉1991년 이래 처음으로 전년 대비 수입이 하강곡선을 그렸던 2000년 여름의 악몽이 아직 생생한 가운데, 올해 할리우드의 2001년 여름 흥행 판도를 점치는 이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버라이어티> 최근호는, 2001년 들어 할리우드의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나 증가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올 여름 대작의 경향과 승부수, 개봉 스케줄을 점검했다. 2000년과 마찬가지로 2001년 여름 시장은 고전적인 안전 처방에 기댄 덩치 큰 영화들로 넘쳐날 전망. 각 스튜디오는 속편과 서사극, 인기 비디오게임 각색 영화를 여름 흥행의 전위에 세우고 있다. 우선 속편으로는 유니버설의 <미이라2>와 <쥬라기공원3> <아메리칸 파이2>, 폭스의 <닥터 두리틀2>, 미라맥스의 <무서운 영화2>가 대기중이고, 비디오게임 혈통의 영화로는 파라마운트의 <툼 레이더>,
맞불작전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