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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포이즌> 시놉시스돌아가신 큰아버지의 약국을 맡게 된 상우는 출근 첫날, 재래시장 화장실에서 어떤 남자와 섹스를 하는 미순을 보게 된다. 음습하고 지저분한 타일 벽에 기대어 격렬한 섹스를 하는 미순과 우연히 눈이 마주치게 된 것이다. 냉소적이면서도 섬뜩한 눈빛 아래 묘한 미소를 머금은 그녀의 첫인상은 그렇게 상우의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시장통의 생선가게 주인인 미순은 알게 모르게 매춘을 하고 있었으니, 모두 그녀의 아랫도리를 구경하는 게 소원일 지경이었다. 그런 미순이지만, 유독 정육점 철구한테만큼은 차가웠다. 참다 못한 철구는 미순을 겁탈하려고 하고, 미순 곁을 서성이던 마영달이 그를 저지하는 소동이 벌어진다. 그 사건을 계기로 상우는 미순과 뜻밖의 병원 동행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식물인간이 된 미순의 남편 규식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규식은 노름판에 마누라를 내돌리는 인간 말종이지만, 미순은 그런 남편이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밤, 상우와 미순은
가작 <포이즌> 시놉시스 &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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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부드러운 미소는 변함이 없다. 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표정, 듣는 이의 가슴을 다독이는 목소리, 영화출연작이 없던 지난 3년 동안에도 한석규의 이미지는 늘 우리 주변을 맴돌았다.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을 위해 한겨레신문사 계단을 올라오는 그의 모습에서 뭔가 낯선 것을 발견할 수 없는 것은 참으로 기이해 보인다. 그는 마치 어제 본 영화에서 걸어나온 사람처럼 친숙하게, 반갑게 인사를 한다. 실은 배우 한석규의 힘이 이런 것이었을 것이다. 그는 영화라는 판타지 속에 있었지만 언제나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사람으로 살았다. 친해질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남자로, 한석규는 한참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그러나 그도, 출연작이 없던 지난 3년이 부담스러운 건 분명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인터뷰를 하자는 말을 건네자 “무슨 말을 하겠어요. 별로 할말이 없어요”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3년간 왜 영화에 나오지 않았느냐?”고 물을 게 뻔한데 그게 쉽게 답
3년만에 영화로 돌아온 한석규를 만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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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이중간첩>5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한석규의 신작 <이중간첩>은 <공공의 적> 시나리오를 썼던 김현정, 백승재 팀에 심혜원 작가가 합류해 내놓은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김현정 감독은 영화아카데미 출신. 한석규는 이 영화에서 어떤 인물이 되어 관객과 만날까? <이중간첩>은 어떤 점에서 시나리오 고르는 데 까다롭기로 이름난 한석규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남북관계를 소재로 한 영화로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가 있었잖아요. <쉬리>가 남북 대결구조를, <공동경비구역 JSA>가 화해를 다루고 있는데 <이중간첩>은 남북문제를 내부에서 들여다보는 영화예요. 내부의 적이 있다는 시각인 거죠. 통일을 원하는 것처럼 말하면서도 남북의 권력층이 분단을 체제유지의 도구로 이용하느라 실제로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권력자에게 통일은 그저 구호에 지나지 않고 통일을 막는 적
3년만에 영화로 돌아온 한석규를 만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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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편 애니메이션 모음구리 요지와 오카모토 다다나리, 다무라 시게루. 일본 단편애니메이션 묶음에서 소개될 이들은 미소년, 미소녀 캐릭터나 정교한 메카니즘의 SF 등 눈에 익은 ‘아니메’와는 또다른 일본 독립애니메이션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가들이다. 신문 만화가로 먼저 이름을 떨친 뒤 회화와 조각, 애니메이션과 실사영상을 넘나들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온 구리 요지는 일본의 독립애니메이션을 개척해온 1세대.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채 갖가지 방식으로 때리는 여자와 맞는 남자를 그린 <인간동물원>, “사랑!”을 외치며 끊임없이 도망치는 남성과 그를 쫓는 여성을 그린 <사랑> 등 단순하고 만화적인 그림체로 가부장제 사회의 모순된 성 이데올로기를 파헤쳐왔다. 학생, 화가, 작가 등 여러 직업군의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실사영상을 활용한 <의자>나 인간의 육체를 해체하고 새가 새장을 먹어버리는 기괴한 이미지를 선의 움직임으
[2002전주데일리]추천영화 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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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리스 멜로디>의 감독 오쿠하라 히로시가 신작 <파도>를 들고 전주영화제를 찾았다. <파도>는 오쿠하라가 10여년 동안 사적으로 작업해온 두번째 장편. “왜 영화를 만들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언제부터인가 8mm 카메라를 들고 영화를 찍고 있었다. 다소 지루한 부분이 있겠지만 참고 봐주기 바란다.” 그는 솔직한 말로 자신의 영화를 소개했다.<파도>는 1999년 부산영화제 ‘새로운 물결’ 부문을 수상한 그의 전작 <타임리스 멜로디>와 여러 모로 비슷한 영화다. 여름이 끝나가고 있는 어느 바닷가 휴양지, 겐사쿠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는 매년 친척 아저씨의 주유소에서 일하러 내려 오는 연인 미카를 기다렸지만, 미카는 1년새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었다. 대신 실연한 뒤 혼자 호텔에 묵고있는 유카가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된다. 여기에 빚에 쫓기는 겐사쿠의 친구 다츠가 합류하면서 젊은이들의
[2002전주데일리]관객과의 대화 - <파도>감독 오쿠하라 히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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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감독 올란도 루버트는 57살의 나이에 비해 작품수가 적다. 이번 영화제에 온 <삼인조 택시강도>가 세번째 장편이다. 서른살이던 1975년 칠레 노동운동을 다룬 단편 <대포에 저항하는 주먹들>을 찍다가 피노체트가 집권하자 찍던 필름을 들고 독일로 망명했다. 그곳에서 79년에 아르헨티나와 독일 배우를 섞어 만든 <엘 파소>로 장편 데뷔했다. 단편영화들과 두번째 장편 <식민지>를 찍고 나서 96년에 칠레로 돌아왔다. 고국에서 만든 <삼인조 택시강도>는 2001년 산세바스찬영화제 대상을 받았고, 칠레에서 2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칠레전투>의 파트리스 구스만 등 망명한 칠레 감독들과 같은 세대로 봐도 되는지.구스만이나 라울 루이스 등은 나보다 앞 세대로 봐야 한다. 그들은 칠레에서 영화감독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망명했다. 우리는 영화 한편 발표하지도 못한 채 아무 근거없이 망명했다. 내 세대는 잘
[2002전주데일리]<삼인조 택시강도>감독 올란도 루버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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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전주비사벌을 달군 일주일 간의 영화장정이 막을 내린다. 2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릴 폐막식을 끝으로, 전주국제영화제는 내년을 기약하며 또다시 ‘대안의 영화’를 찾아 물밑으로 들어간다.올해 3회 행사에 보내준 관객의 성원에 보답하고 내년 4회 행사 때 더 알찬 모습으로 찾아올 것을 기약할 폐막식의 사회는 윤인구 아나운서와 배우 예지원씨. 최민 조직위원장의 인사에 이어 경쟁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과 ‘디지털의 개입’ 수상작 시상식이 치러진다. 모두 15편의 작품이 경합한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부문에선 홍콩 얀 얀 막 감독의 <형>이 뽑혀 ‘우석상’을 받게 된다. 또 ‘디지털의 개입’ 부문 출품작 15편 가운데선 체코 블라디미르 미할렉 감독의 <엔젤역 출구>가 선정돼 ‘디지털 모험상’의 영예를 안게 된다. 이 두편에는 트로피와 상금 1만달러(우석상), 5천달러(디지털 모험상)가 수여된다. 시상식이 끝나면 우석상 수상작인 <형
[2002전주데일리]폐막을 앞둔 전주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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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풍채의 눈사람이 살아나고, 그와 함께 하늘을 날아 환상의 여행을 떠나는 소년의 꿈을 기억하는지. 이언 하비는 해외는 물론 국내에도 비디오로 소개돼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영국 애니메이션 <스노우맨>의 프로듀서다. 영국의 대표적인 동화 작가 레이몬드 브릭스의 원작에 바탕한 <스노우맨>과 <산타할아버지의 휴가>, 에릭 칼의 원작을 살려낸<배고픈 애벌레> 등 주로 동화를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으로 움직인 작품을 만들어왔다. 이번 영화제의 ‘전쟁과 애니메이션’에 소개된 장편 <바람이 불 때>와 단편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 역시 그의 손을 거친 애니메이션.전쟁에 대한 우회적인 경고를 담은 2편의 작품과 함께 전주를 찾은 그는, 은빛 수염 아래로 자신이 제작해온 작품들 만큼 아이같은 미소를 띄우곤 했다. <지상에서…>는 전쟁 중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영국, 독일의 젊은 병사들이 전투 대신 축구 경기를 벌인 실
[2002전주데일리]영국애니메이션 프로듀서 이언 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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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를 찾은 중국의 독립영화 감독들은 인터뷰와 세미나를 통해 중국에서 영화 만들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을 가지고 낙관하는 이들은 영화를 둘러싼 여러가지 제약을 뚫고 나가려는 의지와 동성애를 비롯해 금기시되는 다양한 소재를 파고드는 도전정신을 지니고 있었다.쿠이지엔, 닝징우, 에코 윈디 등 이들 젊은 감독들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80년대 중반부터 소위 ‘관(官) 다큐멘터리’라 불리는 TV용 다큐멘터리의 제작이 활발하게 일었고, 그보다 조금 늦은 80년대 후반 우웬광 감독을 앞세운 ‘민간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지하전영’이라 불리는 독립영화 그룹의 시초인 91년 허 젠준과 장 위엔, 왕 샤오솨이 감독의 등장과 함께 현재의 중국 독립영화 레이블의 기반이 된 사건이다. 작년 가을, 베이징에서는 최초의 독립영화제가 개최됐다. 무려 200편이 넘는 독립 장·단편 영화가 상영됐고, 이 중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작품이 현재 전주 영화제에 출품 중인
[2002전주데일리]특집 -중국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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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키즈 Kids래리 클럭 | 미국 | 1995 | 91분<키즈>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맨해튼의 밤거리를 누비며 섹스에 탐닉하는 10대들의 하룻밤을 좇는 영화다. 텔리는 성적 경험이 없는 처녀들을 찾아내 섹스를 나누는 것에만 골몰하는 10대 소년. 그와 친구들은 뉴욕의 거리를 휘젓고 다니며 술과 마약, 섹스로 뒤엉킨 밤을 보낸다.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시선으로 미국 10대들의 문화 자체를 적나라하게 포착한다. 미국에서 개봉 당시 포르노그라피 논쟁과 함께 격렬한 찬반을 불러일으켰다.에스코트 Eacort치싱 | 중국 | 2001 | 88분사기사건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벌어지는 코미디로, 중국에서 흥행한 장르영화의 성향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자유문신 A Way We Go왕툰 | 대만 | 2001 | 147분중국 전통음악 단원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 수호신이 새겨진 고대의 문이 주민들의 대화를 돕는 신비한 힘을 발휘한다. 그 문이 학자들에게 발견돼 뜯겨져 나
[2002전주데일리]2일 오늘의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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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조직위원장)무엇보다 기분좋은 상영관을 갖추고 행사를 치러 흡족했다. 지난해 2회 때 극장 사정이 좋지 못해, 장소도 좁고 영사 사고도 많았는데 올해는 크게 안심할 수 있었다. 두번째는 2회 때 협찬받은 회사나 전주시쪽에 초대권을 많이 발급해서 사람들이 많이 보기도 했지만 혼란도 많았다. 올해는 초대권을 없애는 대신 새로 도입한 패밀리 JIFF카드가 3천장 넘게 팔리면서 영화관람 분위기도 훨씬 안정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전주 관객들이 그동안 두번의 영화제를 겪으면서 좋은 관객으로 성장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기쁘다.서동진(프로그래머)지난해 2회까지는 영화제로서의 위용과 수준을 어떻게 갖추느냐를 고민했다면, 올해부터는 영화제의 자기 정체성에 조응하는 관객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게 현안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제 기간동안 많고 작은 여러 문제가 있었고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하기 힘들지만, 관객들이 고루 많은 작품에 관심을 보여줘서 희망했던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 같아 흡족하게 생각한다.
[2002전주데일리]영화제 사람들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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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탁산드리아 Taxandria라울 세베르 | 벨기에 | 1994 | 92분얀 왕자가 한 해변 마을로 시험 공부를 하러 온다. 얀은 등대지기 캐롤이 안내하는 등대 속에서 시간 개념이 금지된 탁산드리아라는 세계를 보게 된다.경 A Looking Glass김민아 등 | 한국 | 2002달동네 허름한 마을에서 문신을 해주며 살아가는 현우. 어느날 현우가 사는 동네에 그림자 인형극을 하는 은수가 들어오게 된다.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상처에 대해 조금씩 소통을 하기 시작한다.얼룩박중권 등 | 한국 | 2002고등학생인 혜지는 요즘 위태위태하다. 재혼한 엄마는 새아빠를 맞아 즐겁기 이를데 없고 가장 친한 친구인 레즈비언 영경이는 한참 서영이와 열애 중인 데다 어디서 돈이 생기는지 최신형으로 휴태폰을 바꾸어댄다.구멍 Hole김상기 등 | 한국 | 2002교장 선생님은 학교를 순시할 때면 의레 출입문에 뚫린 구멍을 통해 교실이나 교무실 안을 흘끗 들여다본다. 그러던 어느날 그 구멍을 통해
[2002전주데일리] 5월 1일 오늘의 상영작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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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보물, 전주객사를 찾아서전주시 고사동 동서관통로 북편에 자리한 전주객사. 1975년 보물 제583호로 지정돼 전라도청의 권위와 명예를 상징하는 매우 중요한 건축물이다. 왕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의식을 거행하고 사신이나 중앙 관리들의 숙소로 사용됐던 이곳은 예로부터 권위를 상징하는 장소가 되어왔던 것. 원래는 전주부성 안에서 가장 으뜸인 감영으로 현 도청구내의 북쪽에 있는 광대한 대지에 주관과 그 좌우에 양익헌을 가진 웅장한 건축물이었으나 1914년 동익이 철거돼 현재는 주관과 서익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해방이 되면서 서쪽광장이 경찰학교로 쓰였으며 서익 건물 바짝 밑까지는 사유지로 매각되어 고층건물이 들어서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현재는 전주 시내 중앙에 위치해 있어 지역 주민들의 만남의 장소는 물론, 휴식처로 제 몫을 하고 있다.개방시간 하절기(08:00 ~ 18:00) 동절기(08:00 ~ 17:00)이용안내 (063)281-2787세계 유일의 동정부부 순교자가 잠들어
[2002전주데일리] 전주의 볼거리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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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마야 도모유키(33)는 일본 영화계의 새로운 재능을 발굴해온 피아영화제를 통해 등장한 젊은 감독. 92년 단편영화 <샤쿠넷츠의 닷지볼>로 피아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뒤, 이듬해 피아 장학금으로 첫 장편 <이 창문은 너의 것>을 만들었다. <나쁜 녀석들>은 그의 두 번째 장편영화. 만화 캐릭터 같은 표정과 포즈로 사진촬영에 임했던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시종일관 진지함과 장난스러움이 뒤섞인 태도로 질문에 응했다. 성장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나쁜 녀석들>에 이어 올 가을경 자신의 세 번째 장편을 디지털로 찍을 계획을 갖고 있다.<나쁜 녀석들>에 대한 일본관객의 반응은 어땠는가.사실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나쁜 녀석들>과 함께 극장에 걸린 영화가 불행히도 <아멜리에>였다. 극장에 가봤을 때 <아멜리에>를 보려고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2002전주데일리] 인터뷰 - <나쁜 녀석들>의 감독 후루마야 도모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