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김승범 튜브엔터테인먼트 대표 6
지난해 배급계 1위를 노리다 좌초하고 만 김승범 대표는 최근 한시름 놓았다. 튜브엔터테인먼트의 향방을 놓고 지루하게 벌여왔던 논의를 일단락지었기 때문. 우여곡절 끝에 배급을 포기했음에도 그가 여전히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자회사 튜브픽처스가 만든 <집으로…>의 성공과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튜브> <내츄럴 시티> 등 투자작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블록버스터의 열매를 거둬들이게 될 올해는 그에게 튜브의 위상과 조직,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는 한해이기도 하다.
지나온 1년 자금난이 있었고, 사업 파트너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고, 직원들과 헤어지기도 했다. 한마디로 지옥 같은 한해였다.
앞으로 1년 그동안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관리를 타이트하게 할 생각이다. 큰 영화에 연연하지 않고 <집으로…> 같은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 자숙하는 1년이 될 것 같다.
12 김
2002 충무로 파워 50 - [3] 11위~20위
-
21 박병무 로커스홀딩스 대표 36위
시네마서비스, 싸이더스 등을 ‘밖에서’ 묶는 지주회사 로커스홀딩스의 수장이었던 박병무 대표는 5월31일부터 이들을 ‘안으로’ 품는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다. 파워 1위를 포함, 파워 50에 든 7명이 그의 ‘패밀리’일 정도니 플레너스의 파워는 막강해 보인다. 올해 매출 1500억원을 내다보는 이 대형 항공모함의 함장인 그는, 그러나 ‘조직은 통합하고 운영은 독립적인’ 노선을 계속 견지할 계획. CEO로서의 역할과 각 부문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키플레이어’들에 대한 지원에 충실하겠다는 얘기다.
지나온 1년 강우석, 차승재 등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분들과 큰일을 해낼 수 있어 즐거웠다. 나야 그저 그들을 묶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투자금 부담을 갖지 않고 그들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한 역할밖에 없는 것 같다.
앞으로 1년 지난해까지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콘텐츠를 모으는
2002 충무로 파워 50 - [4] 21위~30위
-
31 하성근 KTB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본부장 NEW
삼성영상사업단 한국영화팀장을 시작으로 충무로와 연을 맺었다. 이후 벤처캐피털 KTB네트워크로 자리를 옮겨 영화쪽 투자심사를 맡았다. 올해 순위에 오른 것은 KTB네트워크에서 떨어져나와 영화전문투자회사의 꼴을 갖춘 KTB엔터테인먼트의 영화사업본부장을 맡아 운신의 폭을 넓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출범하자마자 안정적인 배급라인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강제규필름, 에그필름, 삼성벤처투자 등과 손잡고 A-LINE이라는 배급망을 만들었다. 현재 예상하는 올 한해 투자 규모는 12편에 250억원 정도다.
지나온 1년 분사하고 너무 바쁘게 보냈다. <소름>부터 <복수는 나의 것>까지 의미있는 투자였다고 판단한다. 다만 흥행타율이 저조해서 고전했고 위축됐던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1년 수익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모기업 아래서는 자금이 풍부해서 그런 걱정이 없었는데, 떨어져 나온 데다 <아 유 레디?&
2002 충무로 파워 50 - [5] 31위~40위
-
데이비드 시머/ 로스 겔러
고생물학 박사 로스는 등장인물 중 최고의 엘리트지만, 연애운만은 빙하기를 맞은 공룡 같아서 세번의 이혼 딱지를 달게 된 남자다. 충동적이고 우유부단한 반면 속이 깊은 인물이기도 한 로스 역은 사려 깊은 눈동자의 데이비드 시머가 맡고 있다. <졸업>에서 기네스 팰트로, <식스 데이 세븐 나잇>에서는 앤 헤이시의 상대역으로 출연했으며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등의 영화에서도 모습을 비친 이 배우는 스크린에서 그리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대신 연출에 대한 야심을 간간이 드러내고 있다. 98년 <아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연출하고 주연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한 그는 <도그마>의 감독 제안이 들어오자 <맨 인 블랙> 출연을 과감히 포기했을 정도로 배우보다 감독직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결국 케빈 스미스와 윌 스미스에게 두 마리 토끼를 하나씩 보내고 말았지만 그는 주저앉기보
<프렌즈> 그 초강력 ‘프렌드십’의 비밀 [4] - 주연배우진
-
-
<프렌즈> 여섯 친구들의 초대로 센트럴 퍼크 커피숍을 다녀간 스타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뜻하지 않게 등장해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어가고 에피소드를 다채롭게 밀어가는 그들을 발견하는 것은 <프렌즈>가 던져주는 깜짝 선물 같은 재미다.
첫 번째 시즌에서 카메오 출연의 포문을 연 배우는 헬렌 헌트. 또 다른 시트콤 <매드 어바웃 유>에서의 그의 배역인 제이미로 센트럴 파크에 등장하여 피비에게 커피를 주문한다. 피비 역의 리사 쿠드로가 <매드 어바웃 유>에서는 웨이트리스 어슐라로 나오는 상황을 비튼 유머인 셈. 1인2역의 피비-어슐라 쌍둥이 자매는 <프렌즈>와 <매드 어바웃 유>에 공통적으로 종종 등장하는 크로스오버 캐릭터다. 드라마에서의 이미지를 가져온 또 다른 게스트로 TV시리즈의 조지 클루니와 노아 와일리가 있는데, 이 두명의 잘생긴 의사들은 모니카와 레이첼의 가슴을 설레게 하며 더블데이트를 벌인다.
출연횟수나 배역의
<프렌즈> 그 초강력 ‘프렌드십’의 비밀 [5] - 카메오 출연한 유명인들
-
41 최민식영화배우 49위
<넘버.3> <해피엔드> <파이란>까지 인생의 골짜기와 봉우리를 동시에 품어내는 연기로 대중적인 사랑과 함께 안성기를 잇는 후배들의 귀감으로 자리잡은 영화계의 작은형. 임권택 감독의 부름을 받고 “배우로서 종합검진받는 기분으로” 찍어 내려간 <취화선>에서는 술과 여자와 그림에 취해 한평생을 살아간 ‘환쟁이’ 오원 장승업의 생애를 깊은 호흡으로 담아냈다. <취화선>은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지나온 1년 오직 <취화선>에서만 매달려 살았다. 일년이 ‘훌딱’ 지나갈 정도로.
앞으로 1년 일단 <취화선>이 칸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영화는 아직 결정한 것 없고 연극은 올해 중 한편은 할 생각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2세 제작에 힘써 나를 ‘안’ 닮은 아이를 얻는 게 소망이라면 소망.
42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장 28위
유능한 제작
2002 충무로 파워 50 - [6] 41위~50위
-
순위 변동
파워는 흥행순이잖아요
양대 메이저로 자리잡은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수장들이 파워 1, 2위를 차지한 것은 예상대로다. 두 회사 모두 1년에 15편 이상 배급할 수 있는 토대를 확보, 한동안 순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싸이더스와 명필름이 3, 4위에 오른 것도 지난해와 다름없는 결과이다. 두 회사 모두 흥행성적에선 다소 부진했으나 잠재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것은 코리아픽처스, 신씨네, 좋은영화의 급부상과 강제규필름, 튜브엔터테인먼트의 순위하락. 코리아픽처스는 <친구>, 신씨네는 <엽기적인 그녀>, 좋은영화는 <신라의 달밤>으로 지난해 흥행순위 1, 2, 3위를 차지했다. 강제규필름은 강제규 감독의 다음 영화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할 상황. 튜브는 최근 개봉한 <집으로…>의 승승장구가 무척 반갑다. 배급을 포기한 다음 CJ와 합병 이야기가 나돌았던 튜브는 다시 자력갱생에 나설 것으로 보
2002 충무로 파워 50 - [7] 결과분석
-
나와 영화를 찍고 싶다는 스와 노부히로 감독의 제의는 한통의 편지에 실려왔다. 편지를 받을 당시 나는 스와 감독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주위의 도움으로 그에 대한 정보를 조금 얻었고, 그의 작품을 서둘러 보게 되었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보고 난 뒤 나는 약간 당황했다. 영화의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했고 그런 모호함에 관해 영화들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당혹감 역시 일반적인 작품에 익숙해져 있는 나의 편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건 솔직함과 겸손함이 배어 있는 편지 한통에 나는 스와 노부히로 감독과 작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품게 되었다. 결정을 내리자마자 모든 일들은 순식간에 진행됐다.나는 나의 연기를 한다… 나란…작업을 함께하고 싶다는 답장을 띄우자마자 이틀 뒤에 스와 감독은 한국으로 나를 찾아왔다. 하루 동안 시간을 보내며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었지만, 정작 이번 영화의 진행 방법이나 작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다만 스와 감독은
배우 김호정이 쓴 <응시 혹은 2002년 히로시마> 제작기
-
아시아를 대표할 미래의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와 노부히로(42) 감독은 전통적인 양식의 영화를 배반하는 ‘다른’ 영화를 줄기차게 모색해왔다. 사적인 실험영화로 영화에 발을 들여놓은 스와는 이시이 소고 등 독립영화 감독의 작업을 도우면서 수련했다. 그의 장편 데뷔작 <듀오>는 조금씩 멀어져가는 동거남녀의 심리적 궤적을 픽션과 다큐멘터리 중간에 서 있는 카메라로 담아 호평받았다. 제1회 전주영화제에서 소개된 는 이혼남과 동거하는 여성과 어느 날 갑자기 세 번째 식구가 된 남자의 아들 사이에 생겨나는 깊지도 얕지도 않은 감정의 계곡을 그린 작품. 세 번째 영화 는 <히로시마 내 사랑>의 리메이크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여기서 스와 노부히로는 전작 두편에 비해 완성된 각본의 설계에 충실하면서도 인간관계의 연구라는 기조는 지속했다.배우의 즉흥적 표현과 능동성을 적극 활용하며 영화 만들기 과정 자체를 개방하는 작업 방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스와 노부히로에게 <응시
스와 노부히로 감독과 <응시 혹은 2002년 히로시마>
-
10년 전, <심사관>으로 아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배우 주성치가 10년 만에 다시 한국에 왔다. 이번에는 그가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자기 영화 <소림축구>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원래 그가 타기로 돼 있던 비행기는 4월22일 서울 도착 2시 반 비행기. 그러나 주성치가 인천공항에 내린 것은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 시간이 훌쩍 넘은 저녁 5시 반이었다. 홍보사쪽은 “전날 있었던 제32회 금마장영화제에서 <소림축구>가 감독상, 남우주연상, 작품상, 남우조연상 등 7개 부문의 상을 휩쓴 후유증”이라고 밝혔고, 그 후유증이란 다름 아닌 ‘축하주 과음’이었음이 알려졌다. 기자들에게 점심까지 사며 “일생에 그렇게 많은 상을 한꺼번에 받기는 처음이었다. 한번 있는 일이니 봐달라”라고 다음날 오전 새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한 주성치에게 사람들은 모두 미소를 보냈다. 그날 오후, 일찍이 <소림축구>를 본 뒤 주성치와 만
강우석, 주성치를 만나다
-
올해로 4회를 맞은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에선 이채로운 풍경이 연출됐다. 이 공모전의 공동 주최자인 한석규씨가 “받아주실 거죠?” 하는 애교스런 멘트와 함께 두 수상자에게 꽃다발을 건넨 것이다. 그렇다. 당선작과 가작, 올해의 두 수상자는 모두 여성들이다.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 온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에는 지난 해의 339편 보다 크게 늘어난 413편의 시나리오가 접수됐다. 당선작은 한 여인의 사랑과 배신에 관한 기억으로 되짚어 보는 살인 사건을 그린 혼합 장르물 <마늘>이다. 가작은 시장의 매춘 여성에게 결박된 청년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 <포이즌>이다. 두 작품 모두 ‘강한 여성’이 이끄는 ‘스릴러’이며, 작가도 여성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올해의 심사는 한석규씨와 <접속> <텔미 썸딩>의 장윤현 감독, <정사> <순애보>의 이재용 감독이 함께 했다.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은 영화배우 한석규
제4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Girls, Be Ambitious!
-
한귀숙씨는 타고난 글쟁이다.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극장에 가는 대신 비디오로 보는 걸 즐긴다면서도, 글 쓸 때는 한번 자리에 앉으면 10시간을 훌쩍 넘긴다고 한다. 어깨 인대가 늘어나서 병원을 드나들어야 할 만큼이다. 지나온 직업도 모두 글을 쓰는 일이었다. 다큐 작가, 대필 작가, 구성 작가 등등. 방송사 일을 그만두고 시나리오 쓰겠다고 집에 들어앉은 것이 2년 전 일이다. “내 인생에 계획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삼십줄에 들어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함을 달았고, 영상작가 교육원에서 작가수업을 받으면서, 장단편 10편의 습작을 남겼다. 관객으로서는 <중앙역> <천국의 아이들> <집으로 가는 길>처럼 따뜻한 영화를 좋아하지만, 작가로서는 장르와 스타일 가리지 않고 더 많은 훈련을 쌓아야 할 때라고. <마늘>은 처음 시도한 스릴러지만, 낙방해도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공을 들인 작품. “당선이 끝이 아니라, 고생의 시작
당선작 <마늘> 한귀숙 인터뷰
-
당선작 <마늘> 시놉시스직장을 그만두고 고향 월하도로 내려온 은이는 심한 불안증세를 보인다. 월하도로 가는 여객선에서 우연히 접한 신문기사엔 그녀의 애인인 준서와 그의 여자 세린의 살인사건이 실려 있다. 아무도 모르게 살인현장에서 가져온 칼을 바다에 던진 은이는 버스 안에서부터 자신을 지켜보던 남자 영훈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하루가 멀다하고 은이 집에 찾아오는 전경 영훈은 은이를 보자마자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반말을 해대고, 은이는 그런 영훈에게서 준서를 본다. 영훈 역시 애인의 변심으로 마음고생을 하는 중. 이들은 서로의 닮은 상처를 위로해간다.어느날 영훈에게로 부쳐진 옛 애인의 편지 때문에 은이와 영훈의 사이는 급속히 냉랭해지고, 때맞춰 강력계 민 형사와 조 형사가 월하도 은이 집에 들이닥친다. 준서와 세린의 유력한 살인용의자로 지목된 은이는 완강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다. 서둘러 서울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은이는 살인현장에서 가져온 준서와 세린의 섹스비디
당선작 <마늘> 시놉시스 & 시나리오
-
자칭 ‘페미니스트’ 작가를 만나게 된 건 행운이다. 최근 한 여성 평론가가 한국영화 속에서 여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개탄했지만, 그건 정현주씨가 나타나기 전의 일이다. 시나리오를 배우고 쓰기 시작한 지 올해로 2년째인 정현주씨는 역대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당선자가 남성뿐이었다는 사실에 주춤거려지기도 했다지만, “한국영화 사상 유례없는 악녀”를 만들고 싶어 구상했다는 시나리오 <포이즌>으로 보란 듯이 ‘등단’에 성공했다. 정현주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업주부’였다. 물론 지금도 주부이고, 매인 직장이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시나리오 쓰는 걸 ‘업’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으니, 큰 변화가 생긴 셈이다. 정현주씨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이른 결혼 뒤에 한동안 가정을 돌보는 일에 묻혀 살았다. 틈틈이 소설 습작을 하고, 극장을 드나들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 두 가지 취미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발견했으니, 바로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었다. 잔잔한 드라마 <집으로…
가작 <포이즌> 정현주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