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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감독 맞아? 배우 맞아?
“이왕 바깥 바람 쐰 김에 제작진에 얹혀지내면서 휴가나 보내자고 맘먹었습니다. 도시락 나오겠다 숙소 있겠다, 금상첨화지요. 그런데 얼마간 섞여 있다 보니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뭣보다 감독과 배우 사이가 듣던 것과 너무 달라서 당황했습니다. 저도 영화에 대해서 좀 알거든요. 춤이라는 게 테크닉만 갖고선 안 되거든요. 다양한 생업에 종사하시는 파트너를 배려하려면 박학다식해야 하죠. 그래서 말인데 영화는 감독 예술 아닙니까. 그런데 배우가 감독 무시하고 반기를 드는 일이 종종 있더라니깐요. 더 이상한 건 촬영이 끝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감독과 배우가 사이좋게 차를 타고 가더란 말이죠.”
박정우 처음엔 날 감독이라고 생각도 안 했는지 무시 많이 했지.
이성재 이렇게 무시당하면서 영화 찍긴 나도 처음이라고. 대사 어미 하나 내 맘대로 했다고 화를 내놓고선. 대사 입에 들러붙게 쓰는 재능은 알겠는데, 자기가 무슨 박수현(김수현 작가를 빗대서)인 줄 알고
<바람의 전설> 감독·주연배우 수다난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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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 이성재(34)와 박정우(35) 감독은 종종 밤샘 통화를 시도한다. 그들을 아는 사람들이 들으면 놀랄 일이다. 촬영현장에서 그렇게 붙어다니면서 떠든 것도 모자라(심지어 집도 지근이라 촬영장을 오가는 동안 이성재가 운전하는 차에 박정우 감독이 동승했다) 집에서까지 교신을 시도하냐고. 본인들 스스로 ‘미친 짓’이라면서 수화기를 들곤 한다니 못 말릴 일이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4월9일 개봉하는 <바람의 전설>은 두 사람을 더욱 각별하게 만든 계기임에 틀림없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로 만나 인연을 이어온 이들이 이번엔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온 세상이 춤바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는 <바람의 전설>은 제비라고 불리지만 스스로 예술가라고 자처하는 춤꾼 풍식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클로즈업한 영화. 성석제의 소설 <소설쓰는 인간>이 원작
<바람의 전설> 감독·주연배우 수다난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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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고스트TV> MTV, 월~ 금 오후 11시30분
인터넷 개인방송 고스트 스테이션이 케이블TV로 이사왔다. 화려함을 생명으로 하는 음악방송과 정반대 정서로 가는 프로그램. 신해철 특유의 독설과 입담을 무기로 하여, 대중문화 비판이나 대중음악 토양의 문제 등을 다룬다. 화수목은 마왕 해철이 맡고, 쌩과 주니라는 두 친구가 주어진 미션을 갖고 대결하는 시스템이 월과 금에 이루어진다. 최근 대결은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에게 감동을 주는 방법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해적방송이라는 배경에 걸맞게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행동하기 보다는 거짓말도 하고, 위압감도 주는 등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양상으로 대결을 전개한다. 마왕이 맡은 시간에는 학교체벌, 문신시술자 형사처벌, 동거, 한국음악프로그램등에 대한 ’100분 토론’에 버금가는 원맨 토크쇼가 펼쳐진다.
<뉴스퍼레이드 돌발영상> YTN, 월~ 금, 오전 12시
기존 뉴스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장면
케이블·위성TV의 힘 [7] - 컬트 프로그램 14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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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게임넷 스타리그> 온게임넷, 금, 오후 7시
대한민국 3대 국민게임은? 고스톱, 바둑,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일명 OSL로 불리며 2000년 투니버스 하나로통신배 스타리그를 모태로 현재까지 지속된 국내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게임리그. 임요환, 김동수, 홍진호를 위시한 수많은 프로게이머를 10대의 우상으로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통해 게임리그라는 것이 성립되었지만, 역으로 게임리그의 활황을 통해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유지되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엄재경과 김도형이라는 걸출한 해설자와 캐스터 전용준의 박력있는 입담이 스타크래프트 중계에 관한 한 정상의 자리를 고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케이블의 어떤 프로그램보다 세심하게 배려되고 시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 하드락으로 일관성 있게 구성되는 배경음악 등이 개성적이다. 4년 동안 정규리그 결승전에 가장 많이 진출한 종족인 저그가 단 한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는 것이 유명한
케이블·위성TV의 힘 [6] - 컬트 프로그램 14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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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 시티> <프렌즈> 등 두터운 마니아층 형성한 외화시리즈들
<브이> <맥가이버> <케빈은 12살> 등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드라마 못지않게 시청자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외화시리즈들을 기억하는지. 이후 지상파에서 외화시리즈 편성비중을 급격히 줄이면서 이에 대한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이 바로 케이블채널이었다. 지상파에서 방영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작품이 쏟아졌고 시청자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마음껏 골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중 양대산맥을 꼽으라면 단연 <프렌즈>와 <섹스 & 시티>일 것이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여러 부가적인 문화현상까지 낳은 두 작품은 국내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면서 몇년째 그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프렌즈>가 시즌 10, <섹스 & 시티>가 시즌 6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케이블·위성TV의 힘 [5] - 외화 시리즈· 성인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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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쿠센>〈GTO> 등 만화적 캐릭터의 ‘일본스러운’ 드라마 인기, 멜로성 트렌디 드라마는 약세
각 방송사의 편성 담당자들과 전문가들은 아직 국내 시청자의 일본 드라마에 대한 선호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7개 채널에서 방영된 작품은 <내 사랑 사쿠라코> <도쿄 러브스토리> <골든볼> <퍼스트 러브> <한여름의 메리 크리스마스> 등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 트렌디드라마나 멜로물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작품들이 국내 시청자에게도 무난하게 어필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파격적인 캐릭터와 구성, 이색적인 소재 등 국내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일본 드라마만의 특징이 확연히 드러나는 작품들이 시청자의 시선을 끈 것이다.
방영된 일본 드라마 중 유일하게 평균 시청률 2%를 넘고 최고 4%가 넘는 시청률까지 기록한 작품은 SBS Drama+의 <고쿠센>. 조폭 출신 여선생님과 문제아 학생
케이블·위성TV의 힘 [4] - 일본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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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얼리티 쇼는 아직 수입 시대
주로 지상파에서 리얼리티 쇼를 주관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케이블·위성채널들이 나서서 리얼리티 쇼를 수입, 방영하고 있는 국내의 경우 리얼리티 쇼의 양상 자체는 다소 소극적이다. 대부분이 미국에서 이미 방영되었던 시리즈를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 직접 제작할 여건이 안 되는 것도 있겠지만 거기에는 방송위원회의 심의나 여론이 두려운 까닭도 있을 것이다.
참가자들을 오지에 떨어뜨려놓고 매회 게임을 통해 한명씩 탈락시켜 최후의 한명에게만 100만달러를 주는 미국의 <서바이버> 시리즈를 국내에 최초로 들여와 현재 시리즈 8탄에 이른 Q채널의 경우 유사한 포맷인 <컴뱃 미션>, 스파이를 가려내는 두뇌게임 <더 몰>을 방영했고, 리얼리티 쇼에 사립탐정의 요소를 가미한 <치터스>를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치터스>는 대부분의 가정문제가 ‘배신’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포착한 현직 변호사가 배신을
케이블·위성TV의 힘 [3] - 리얼리티 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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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규격화된 감성을 팔아라
리얼리티(reality)+쇼(show)라니, 참으로 기묘한 단어의 조합이다. 쇼라는 것은 철저하게 계산된 형태의 오락인데 현실이 쇼라면 대체 그걸 주관하는 건 누구란 말인가? 답은 간단하다. 쇼의 주관은 방송사, 리얼리티를 제공하는 자는 참여하는 일반인이다. 그 둘의 조합인 리얼리티 쇼를 즐기는 이는 물론 시청자다. 리얼리티 쇼는 미국이 원조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은 1999년, 네덜란드에서 TV제작자 존 데 몰에 의해 <빅 브러더>라는 이름으로 탄생되었다.
‘빅 브러더’는 열명의 젊은 남녀를 한 장소에 두고, 일정기간(100일) 동안 시청자들이 TV 혹은 인터넷으로- 28개의 감시카메라를 통해 24시간 가동되는-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고 탈락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한마디로 조지 오웰이 〈1984년>에서 예견한 절대권력의 통제자 ‘빅 브러라더’가 시청자 자신이 되는 것이다. 그 이후에 발생한 리얼리티 쇼의 수순도 대개 이런 식이
케이블·위성TV의 힘 [2] - 리얼리티 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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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수치로만 따진다면 여전히 지상파는 케이블과 위성TV를 압도한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의 ‘체감지수’는 좀 다르다. ‘지상파는 장르별로 날로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는 케이블·위성TV의 수십개 채널 가운데 하나의 선택지로 느껴질 뿐’이라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케이블·위성TV가 지상파에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드러났다. 특히 시간을 가장 알뜰하게 함축적으로, 뭐든 결론이 나게 쓴다는 지상파의 보이지 않는 원칙으로는 도저히 편성하기 힘든 프로그램들이 강한 흡인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수많은 논점을 제공하고 있었다. 예컨대 케이블·위성TV 곳곳에 산재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괴이한 재미가 그렇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일본 드라마와 각종 외화 시리즈, 다큐멘터리, 성인 채널, 그리고 하나의 장르로 분류하기 애매한 ‘컬트 프로그램’들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TV의 주시청층은 20∼30대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로
케이블·위성TV의 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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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한 영혼이 거둔 상업적 성공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센세이셔널리즘 비판
데릭 엘리/ <버라이어티> 수석 영화평론가각 영화관객 세대는 자기가 받아 마땅할 역사 서사물을 받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어떻든 간에 신세기 영화에 어울리는 반영이다.
영상에 찌들고 MTV에 길들여진 세대를 위한 성서드라마로서 이 영화는 과잉 자체를 메시지로 받아들이며 영화와 텔레비전 폭력을 종교로 삼는 관객을 위한 영화이다. 또한- 우연에 의한 것인지 의도된 것인지 몰라도- 이 영화는 <블레어윗치> 이후 미국에서 나온 가장 영리하게 마케팅된 영화이다. 이 영화가 지금까지 미국에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것은- 3억달러를 거둬들일 전망인 듯한데- 요즘 다른 할리우드 제작물의 거의 절반이 갖는 무미건조한 보수성과 미국 이익단체들의 상업적 인식을 생성할 수 있는 힘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미국 평단의 의견은 대략 50 대 5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그 열풍의 핵심은 무엇인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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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의 신앙, 지켜보거나 느끼거나
하지만 열정과 신앙심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는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논쟁에 휩싸인 것은 그런 이유다. 자세하게 묘사된, 예수의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유대인 제사장과 군중은 예수의 죽음을 광적으로 원한다. 그리고 마태복음 27장 25절에 나오는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돌릴지어라’라는 말을 한다(아람어로는 말하지만, 영문자막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후대에 유대인 박해의 근거가 되었던 그 구절을, 멜 깁슨은 ‘재현’이라는 이유로 감행한다. 예수를 죽인 것이 바로 유대인이었다고 말하는 듯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표현은 분명 오해의 여지가 있다. 멜 깁슨을 비롯한 그 누구도 유대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영화 속의 사건들로만 보았을 때는 책임이 있다. 게다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본 바티칸쪽에서는 ‘예수의 수난의 역사적 사실을 복음서의 설명에 따라’ 보여준다고 말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그 열풍의 핵심은 무엇인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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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5일 북미에서 개봉된 멜 깁슨 감독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관객이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루었다. 자막영화로는 최고 기록이었던 <와호장룡>을 넘어서는 것은 기본이고, 5일간 1억2520만달러를 벌어들여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의 기록마저 뛰어넘었다. 예수가 마지막으로 지상에서 머물었던 12시간을 그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종교영화이지만, 어떤 블록버스터 이상으로 파문을 일으키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제는 종교와 신앙마저도 하나의 이벤트가 되어버린 것일까? 반유대주의를 선전한다며 유대인 단체 등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은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대하여 자신의 답을 구하’기 위해 종교 관련 서적을 구입하는 등 관련 상품들도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다. 4월2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일찌감치 시사회를 가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무엇이 관객을 끌어들이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그 열풍의 핵심은 무엇인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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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에서 전통 신화 속의 치료자 원형, 바리데기를 발견하다
크게 대중적 인기를 모으고 당대가 지난 뒤에도 호평받는 영화나 연극, TV드라마들을 잘 살펴보면 시대와 문화권을 초월하여 인간 심성 깊은 곳에 이미 내재된 보편적 주제와 감성을 다룬 서사구조를 지닌 경우가 많다. 그들 중 다수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의 갈등과 해소 도식으로 정신분석학적 해석이 가능하다. 개인사적 경험의 더 아랫부분 심층에는 이른바 집단무의식적 경험이 존재한다. 이것은 대개 신화나 전설 또는 민담의 형태로 그 원형(原型)을 드러낸다. 그리고 역으로 이 시대의 신화, 즉 큰 대중적 영향을 끼치는 문화현상에 대해 우리 현대인들의 마음 심층에 존재하는 어떠한 주제의 투영으로서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우리의 주인공 장금이는 솜씨있는 궁중요리사로 성장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 바야흐로 참된 치료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전에도 훌
<대장금>이 보여준 여성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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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아. 사람들이 너를 오해하는 게 있다. 니 능력은 뛰어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쉬지 않고 가는데 있어. 모두가 그만두는 때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시작하는 것. 그러니 얼마나 힘이 들겠어.”
-한 상궁의 대사 중
유일무이한 목표에 정진하는 노력형 천재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에서 유난히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한 상궁이나 수의녀 장덕, 신 주부와 정 주부 등 장금 역시 만만찮은 스승 복을 자랑한다. 그러나 한 상궁, 장덕과 장금의 경우는 평범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뿐 아니라 삶의 태도와 방식까지 관여하면서 조언을 한다는 점에서 그들은 일종의 멘토링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비록 장금의 수라간 나인 시절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제주도에서 수의녀와 장금이 맺는 관계와 유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으로 처리되었지만 한 상궁과 장덕은 엄연히 각기 다른 형태의 매력적인 멘토를 대변한다. 한 상궁은
<대장금>이 보여준 여성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