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 <이유정과 박해일> 작가 하수진
하수진(34)씨는 시나리오를 쓴 지 2년이 채 안 되는 초보작가다. 지금까지 습작한 시나리오도 서너편 뿐이다. 2002년 한겨례문화센터 시나리오 강좌에 등록한 것도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었다. 코흘리개 때부터 그의 꿈은 만화가.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꿈은 취미로 전락했고, 졸업한 뒤 “1년에 3번은 외국을 보내준다”는 말에 혹해 여행사에 입사했다. 지금은 12년 경력의 모 여행사 과장이다. 그런 그가 불쑥 시나리오를 배우겠다고 맘먹은 데는 회사 생활 10년 만에 묵혀놨던 만화가의 꿈이 슬슬 발동해서다. <몬스터>와 비슷한 소재가 떠올랐고, 이를 10권 정도의 만화로 그려내려면 먼저 캐릭터를 빚고 스토리를 굽는 연습이 필요했다고 판단했던 그는 적당한 강좌가 없는 탓에 영화 시나리오 강좌를 찾아 들었다. 그런데, 일은 여기서부터 이상하게 풀렸다. 시나리오를 쓰면 쓸수록 재밌었고, 좀처럼 지겨움이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2] - 대상 <이유정과 박해일> 작가 하수진
-
● 대상 하수진 <이유정과 박해일>
● 금상 류훈 <Complex>
영화배우 한석규가 전액 후원하고, 인터넷 한겨레와 <씨네21>이 공동 주최하는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407편이 응모한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은 하수진씨의 <이유정과 박해일>이 차지했다. 스타를 연인으로 갖게 된다는 노처녀의 엉뚱한 상상을 발랄한 톤으로 버무린 것이 심사위원들에게 큰 점수를 얻은 듯. 금상은 <이유정과 박해일>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류훈씨의 스릴러 <Complex>가 받았다. 아줌마 검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내세운 것은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밋밋한 구성은 아쉬움을 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응모작 중 스릴러물이 가장 많았다고.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대상에는 1천만원이, 금상에는 500만원이 수여된다. 아래는 한선규 힘픽처스 대표와 함께 심사를 맡은 이승재 LJ필름 대표의 심사평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1] - 심사결과 및 심사평
-
41 오지철ㅣ문화관광부 차관
01 31위 · 03 37위
이창동 장관의 키스톤 콤비. 2002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 7년 동안 파워50에 랭크된 ‘문화예술 행정’의 달인. “안목과 능력을 겸비한 보기 드문 관료”인 그는 외형적 성장에 비례하는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과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재 10여개 수준인 예술영화전용관이 100여개 수준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안인 통합전산망의 조속한 해결과 2006년 완전개방이 예정된 극장애니메이션에 대한 준비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 전국 89개 군 단위 지역 중에서 극장이 있는 곳이 단 5개뿐이더라. 상영회 등의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42 오기민ㅣ마술피리 대표
02 46위
“한국 대중영화의 프론티어”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를 ‘부침’(浮沈)으로 기억했다. “영화자본이 위축되고 불안했던 분위기에서 잘 만들고 괜찮은 영화들이 지속적인 성공을
2004 충무로 파워 50 - [6] 41위~50위
-
31 김광섭ㅣ롯데시네마사업본부 대표
03 22위
‘수면 밑의 메이저’ 롯데시네마를 맡은 지 1년. “성과보다는 전망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표현처럼 제작·투자·배급 분야를 강화하는 방향의 계획을 언급했다. 상영관은 “2004년에는 14개관, 107개 스크린 수준이며 향후 서울에 영등포와 노원에 상영관 설립 및 진행 중인 것만 27개관, 206개 스크린.” 지방 멀티플렉스 맹주의 본격적인 서울 공략이 시작된다. 투자·배급 분야는 “<나두야 간다>가 롯데의 공동제공과 배급을 겸하는 첫 작품이다. 연간 12편 정도를 제작 및 투자·배급할 계획”이며 펀드조성과 조직개편을 통해 본격적인 영화계 진입을 노린다.
그래서 · “상영관쪽은 3∼4년 내에 300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제작·투자·배급 분야는 전문인력을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갖춰가는 중이다.”
32
2004 충무로 파워 50 - [5] 31위~40위
-
-
21 김미희ㅣ좋은영화 대표
01 48위 · 02 10위 · 03 16위
5계단이나 떨어졌다. 2년 연속 하락세. 1년 동안 내놓은 작품이 <선생 김봉두>뿐이다. 하지만 좋은영화가 쥐고 있는 패를 고려하면, 다소 박한 평가가 아닐까.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변영주 감독의 <발레교습소>가 촬영 중이며, 장규성 감독의 <여선생 vs 여제자>가 크랭크인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이어 김대승 감독의 <혈의 누>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젊은 감독들을 대거 수혈, “코미디만 잘하는” 영화사라는 오명을 벗고자 한다. 시네마서비스라는 우산 외에 얼마 전엔 투자사 아이픽처스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내 운신의 폭이 커졌다.
그래서 · 신경성 위염, 장염, 지방간까지. 지난해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에 수차례 실려갔다. 나나 영화사로나 제2의 변화기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거 다
2004 충무로 파워 50 - [4] 21위~30위
-
11 최민식ㅣ배우
01 49위 · 02 41위
최민식은 41위였던 2002년에 비해 극적인 상승을 보여주었다. <올드보이>가 성공한 탓이 크겠지만, 그가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와 연기력, 카리스마가 없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뛰어난 외모와 최고의 연기력, 존경받을 만한 성품까지 갖추었다. 그의 영향력은 뛰어난 배우 한 사람의 수준을 넘어선다”는 평가는 최민식이 한국영화의 기둥이 되리라는 기대 또한 담고 있다. <취화선>에 이어 <올드보이>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최민식은 한층 더 주가가 상승할 듯. 그러나 그 자신은 탄광지대인 강원도 도계에서 트럼펫 연습에 몰두하며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만 생각하고 있다. “영화 찍는 게 내 일의 전부”라고 말하는 그는 연기력과 함께 보기 드문 성실함, 영화를 향한 애정 또한 갖추고 있는 배우다.
그래서 · <꽃피는 봄이 오면>은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
2004 충무로 파워 50 - [3] 11위~20위
-
01 강우석 ㅣ감독 · 시네마서비스 회장
01 1위 · 02 1위 · 03 1위
“대중영화 감독, 제작자로서의 막강한 능력과 재력 겸비, 사회적 공기로서의 영화에 대한 사명감도 구비.” “올해도 역시… 의심의 여지없이 1위… 그가 이 자리에서 밀려난다면 그것은 패밀리 비즈니스 방식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장점이며,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올해도 강우석 감독은 1위를 차지했다. 1천만 관객시대를 선언한 <실미도>로 그의 주가는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한해가 순탄하진 않았다. <실미도> 개봉 직전까지 올해는 강우석 감독이 1위 자리를 내줄 공산이 크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들의 흥행성적이 신통치 않았던데다 플레너스와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 바로 그때 등장한 <실미도>는 모든 상황을 반전시킨 역전 홈런이었다. 그는 이번에도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그간 잃은 것보다 훨씬 큰 것을 얻어낸 것이다. 현재 플레
2004 충무로 파워 50 - [2] 1위~10위
-
기우였던 것일까. 수익률 약화로 인한 자본의 이탈로 한국영화 위기론이 팽배해지던 시점에서 한국영화는 또 한번 회생의 기운을 스스로 불어넣었다. <살인의 추억> <장화, 홍련> <바람난 가족> <올드보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 이른바 웰메이드 영화는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면서 충무로에 바람을 불러일으켰고, 자본의 기갈에 허덕이던 제작사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65편 개봉. 49.5%라는 시장점유율로 2003년을 접었던 한국영화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가 각각 1천만명 관객 동원이라는 믿기 힘든 기적을 일궈내면서 2004년은 탄성과 환호로 시작했다. 소폭이긴 하지만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신규 자본들의 충무로 유입도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씨네21>이 창간과 함께 매년 선정하는 ‘한국의 영화산업을 움직이는 인물 50인’에서도 이러한
2004 충무로 파워 50 - [1] 선정원칙과 추천인
-
이범수
<태양은 없다>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영화배우 이범수의 존재를 알리게 된 계기였고 그럴 만한 평을 들었던 작품었던 것 같다. 그때 <씨네21>과도 처음 인터뷰를 했다. 그 당시 나를 인터뷰했던 박은영 기자의 기사 마지막이 “지켜보겠다”는 말이었다. 그게 나에겐 기대에 찬 멘트로 느껴졌고 그래서 더욱 인상 깊다. 그 인터뷰가 나에게는 내가 가야 할 길을 다시 생각하게 했던 기사다.
김태우
<씨네21>은 내가 유일하게 정기구독하는 잡지다. ‘스타덤’ 인터뷰한 뒤, <씨네21>로부터 강원도의 한 호텔 숙박권을 선물로 받아서 아내와 함께 간 적이 있다. 호텔쪽에서 ‘한석규 방’을 내줬는데 방 그득히 한석규 선배 사진으로 가득 차서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나름대로 신혼이었는데…. 그래서 다 뒤집어놓고 잤다. (웃음) 아무튼 <씨네21>은 가장 신뢰가 가는 잡지다. 중앙대에서 연극 전공을 하면서 영화과 수업
<씨네21> 창간 9주년 표지 촬영현장 - [4] <씨네21>과 나
-
안성기
아마 국민배우라는 말을 처음 쓴 게 <씨네21>이었지?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직 모르겠어. (웃음) 국민배우니까 좀더 잘살아야겠구나,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어디 가서 술 먹고 엉뚱한 짓 하고 그러지 못하잖아. 그게 멍에를 씌운 것 같진 않아. 믿음을 계속 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생기는 거지.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일하는 것도 비슷한 느낌이고. <씨네21>에 인터뷰하러 오면 기억에 남는 게 윤전기 소리야(과거엔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가 신문윤전기가 돌아가는 옆에 있었으나 지금은 쾌적한 옥상으로 이전했음). 어찌나 시끄러운지 정말 대단히 큰 일 하고 돌아가는 느낌이 들더라고. (웃음) 예전에 <씨네21>에서 영화상 만들어서 상 줄 때 생각도 나네. 수상자를 부르는데 그분이 “신선하진 않지만 안성기”라고 그러시데. 수상소감으로 “푹 삭힌 된장맛도 괜찮다”고 했던 기억이 나. 아마 성질 급한 사람이면 화를 냈을지도 모르는데. (웃음)
<씨네21> 창간 9주년 표지 촬영현장 - [3] <씨네21>과 나
-
<씨네21> 창간 9주년 표지 촬영현장 - [2] 현장 사진
<씨네21> 창간 9주년 표지 촬영현장 - [2] 현장 사진
-
“관계자 아닌 분들은 돌아가주세요. 죄송합니다.” 계동의 한 전시장, 당대의 스타배우 11인의 만남을 ‘비밀리에’ 진행하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첩보를 입수하고 나타난 방송 카메라와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팬들의 디지털카메라와 휴대폰이 사방에서 넘실대고 있었다. 여러 번 촬영협조를 요청하자, 아주 조금씩 줄어드는 인파. 그러나 여전히 부담스런 인원이 뒤편에서 버티고 있다. “관계자 아닌 분들~ 협조 좀 해주세요.” 끄떡도 않는 부동의 인구. 알고보니, 50명은 족히 되는 그들 모두가 ‘관계자’였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건, 블록버스터였다.
우리가 사랑하는 배우들을 생일잔치에 초대한다는 다소 순진한 발상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를 한달 정도 준비하면서, 사실 우리도 반신반의했다. 십수명의 배우들을 한날 한시에 불러모은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어렵사리 섭외를 마치고, 디데이 사흘 전, 마지막 확인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여기저기서 변수가 생겼다. 그중에서 우릴 가장
<씨네21> 창간 9주년 표지 촬영현장 - [1] 현장 스케치
-
카메라·구성 >> 염도를 맞추듯, 영화요소의 합 맞추기
허문영 | 영화를 보면 카메라의 움직임이 전작들에 비해 많다는 게 눈에 띈다. 사소한 차이일 수 있는데 이전 작품들이 공간과 인물이 서로 소외시키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의 무빙숏들이 공간과 인물이 친숙해진다는 느낌을 준다.
홍상수 | 그 전에는 공간과 인물이 떠 있다고 생각한 건지.
허문영 | 떠 있는 게 아니라 인물이 공간 속에서 주체성을 전혀 발휘할 수 없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좀 친근해졌다는 느낌이다.
홍상수 | 왜 그렇게 했냐고 하면 역시 재미없는 대답이 될 텐데. 첫 영화 첫 컷 찍을 때 그냥 그렇게 해야될 것 같아서 찍어놓고 보니 (카메라가) 가만히 있는 거였고, 그러다보니 계속 가만히 있게 됐다. 나중에 합리화한 게 고정된 숏에 사람들을 끼워넣어서 신을 만들 때 일어나는 저항, 힘듦 이런 걸 즐겁게 생각하는 거구나 하는 거였다. 이번에는 그걸 해봤으니까 다른 걸 해봐야지 하는 거고. 처음에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3]
-
홍상수의 변화, 혹은 변화없음에 대한 영화평론가 허문영의 8가지 키워드 인터뷰
허문영 | 먼저 무식한 질문부터 하겠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어떤 영화인가.
홍상수 | 이전 영화보다 짧은 편이고 굳이 비유하자면 중편소설 같다고 할까. 두 남자가 오랜만에 만나서 낮술 먹다가 과거에 두 사람이 공히 알고 있는 여자 얘기가 나오고, 그 여자에 대한 각자의 회상이 있고, 술이 좀더 들어가니까 낮술의 힘을 빌려 그 여자가 사는 곳으로 찾아간다. 겨울에 일어나는 이야기고, 회상 부분은 늦여름과 가을이고.
허문영 | 줄거리만으로 보면 남자가 혹은 남자들이 자기가 현재 살던 곳에서 어딘가로 가서 여자를 만나고 그 여인과 일정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관계의 진전은 더이상 없다는 점에서 홍상수 감독의 전작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다. 전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홍상수 | 막연하지만 전에 한 것과 다른 것을 보여줬으면 하는 맘은 항상 있다. 그렇지만 정작 영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