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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이 가쓰히토 감독 프로필
1966년생
1992년 CF감독으로 데뷔
1996년 단편 으로 유바리국제영화제 그랑프리 수상
1999년 <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 소녀>로 장편 데뷔
2000년 <파티7>
2002년 <킬 빌 vol.1>에서 오렌 이시이 어린 시절을 담은 애니메이션 시퀀스 연출
<녹차의 맛>은 이시이 가쓰히토 감독의 전작 두 편과 다르고도 같다. 소년의 성적 환상을 그린 <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 소녀>, 할리우드 스타일을 모방하면서도 일본만화의 감수성으로 개성을 표현한 액션영화 <파티7>은, 화려하고 숨가쁘다. 반면 <녹차의 맛>은 일본 전원을 배경으로 한 정갈한 화면 속에 느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학교에 갓 입학한 소녀 사치코와 중학생 오빠 하지메, 음반 엔지니어인 외삼촌 아야노와 괴짜 만화가인 친삼촌 도도로키, 애니메이터 일을 했다가 전업주부가 된 엄마와 변변찮은 정신과 의사 아빠,
일본 젊은 감독 4인과의 조우 - <녹차의 맛> 이시이 가쓰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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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유다이 감독 프로필
1971년 도쿄 출생
일본 영화학교 졸업
교토 필름 스튜디오 입사
기타무라 류헤이의 <다운 투 헬> <버수스> <얼라이브> 공동 시나리오 및 촬영
2002년 <지옥갑자원>으로 데뷔
다섯편의 짧은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구성한 <만가타로 단막극>은 괴상한 영화다. 매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못나고 보잘것없고, 낙서하듯 막 써내려간 스토리는 예외없이 허무한 결말에 이른다. 게다가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는 조악한 특수효과, 이유를 알 수 없는 특정 장면들의 반복, 심하게 과장된 코미디 연기 등 일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무난히 받아들이기엔 방해 요소가 많다. 일본 만화가 ‘망☆가타로’(漫☆畵太郞)의 단편 만화들을 원작으로 한 <만가타로 단막극>은 역시 같은 작가의 만화가 원작인 <지옥갑자원>(국내 개봉 9월3일 예정)으로 데뷔한 야마구치 유다이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전편
일본 젊은 감독 4인과의 조우 - <만가타로 단막극> 야마구치 유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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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4일 폐막한 올해 부천영화제에는 현해탄을 건너온 영화들이 유난히 많았다. 전체 상영작 261편 가운데 일본영화는 82편. 특별전을 제외하고 정식 부문의 장편들만 따져봐도 64편 중 13편이 일본영화다. “일본 문화 4차 개방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일본영화들을 많이 배치했다”는 부천영화제의 일본영화는 세계적인 감독의 화제작부터 생경한 신인들의 데뷔작까지 편수만큼 종류도 다양했다. 그 가운데 흥미로운 네편의 감독들을 만났다. 젊은이들의 하루 일상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묻는 <오늘의 사건사고>의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 원작인 동명 단편만화집을 고스란히 빼박은 <만가타로 단막극>의 감독 야마구치 유다이, 올해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이며 조용한 상상력의 힘을 뚝심있게 보여준 <녹차의 맛>의 감독 이시이 가쓰히토,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라카미 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쇼와 시대의 풍자극 <쇼와 가요 대전집>의 감독 시노하라 데쓰오. 오시이 마모
일본 젊은 감독 4인과의 조우 - <오늘의 사건사고> 유키사다 이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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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에드워즈/ <버라이어티> 평론가·<엠파이어> 기자
지난 10년간 한국영화의 양적·질적 발전을 고려한다면 호주와 같은 주요한 무역 파트너의 경우 한국영화에 뚜렷한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해도 용서될 것이다. 결국 문화는 무역의 부산물이지 않은가? 우리는 석탄, 천연가스, 오렌지 등도 맞바꾸는데… 한국영화를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뭐, 우리 중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호주에서 상업적인 극장 개봉을 한 마지막 한국영화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로 2001년에 개봉했다.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서 왔다는 것 때문이기보다 성적인 주제 때문에 나타난 것이었고, 영화는 호주에서 흥행실적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 영화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배급업자들이 다른 한국영화에 승산을 걸어보는 것을 피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쉬리> 계기로 소규모의 영화 마케팅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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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바라보는 한국영화 [7] -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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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에 뒤 시네마> 590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불가시성을 향해가는 홍상수- 실뱅 쿠물/ 영화평론가
창조자가 자유를 행하는 순간에 그 자유의 일부가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 의외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배우 유지태가 전해준 홍상수의 다음 말을 생각한다면 그 모순은 약해진다. “사람들은 제가 현실에 대한 영화를 만든다고 하죠. 착각입니다. 전 제가 생각해낸 구성에 따라 영화를 만듭니다.”
창조자 자신의 전권을 선언하자마자 그 뒤를 잇는 것은 바로 구성이다. 그것은 ‘현실’에 휩쓸려가는 금덩이가 걸러질 수도 안 걸러질 수도 있는 체가 되어준다. 이번에는 홍 감독이 무엇을 가져올 것인가? 자신을 위로해주는 청년의 스웨터 속으로 가소로운 듯 울고 있는 젊은 여자의 코. 베드신의 리듬에 따라 요동치는 분홍색 이불의 끝부분. 앞장면에서 자기는 절대, 절대, 절대로 부천에 안 가겠다고 장담하던 친구 곁에 앉아 부천을 향해 택시 타고 가는 청년의 보일 듯 말
세계가 바라보는 한국영화 [6] -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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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네마준보> 6월 하순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거듭 되는 만남의 유예 - 우다가와 유키히로/ 영화평론가
현재 한국영화의 융성은 90년대 말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한국영화가 새로워졌다는 선명한 느낌을 최초로 준 것은 허준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였다. 그 이전의 한국영화가 전반적으로 감정표현이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한 경향이 있었던 데 비해 상당히 억제되고 자연스러운 게 신선했기 때문이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이재용 감독도 허 감독처럼 98년에 데뷔했고, 나이는 2살 아래인 65년생이다. 그도 억제하는 스타일이 특징이다. 하지만 영화 제작 스타일을 보면 허 감독과 대조적이라 해도 좋을 만큼 다르다. 허 감독이 등장인물의 감정, 기분을 되도록 자연스러운 감촉으로 전하기 위해 과장된 몸짓을 배제하는 데 비해 이 감독은 장면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보다도 작품 전체의 구도와 계획을 우선시한다.
그의 데뷔작 &l
세계가 바라보는 한국영화 [5] - 일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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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예술> 407호 2004년 봄호 - <박하사탕>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살인의 추억>
역사의 망령을 껴안고 현재와 공명하다 - 기타고지 다카시/ 영화평론가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국영화의 선풍은 역설적으로 한국사회의 급속한 경제성장의 거품을 터뜨린 통화위기 직후에 시작됐다. 이에 대해 한국의 영화연구자 김소영은 1998년 이후 한국사회에서의 ‘영화적 호황’과 ‘경제적 불황’을 기묘한 공존이라 부르며, 1929년 대공황의 끝에 막 시작됐던 1930년대 할리우드의 황금시대를 상기시킨다(<유레카> 2001년 11월호)고 했지만, 여기선 단지 다음과 같은 점만 지적하겠다.
한국영화의 번성이 고도의 대중소비 사회에 이른 것을 배경으로 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대중소비 사회가 단순히 경제적 번영의 산물이 아니라 그 좌절의 산물이기도 하다는 사실이야말로 중요하다. 요컨대 현재 한국의 대중소비 사회는 경제적 번영 등이 언제 끝날지
세계가 바라보는 한국영화 [4] - 일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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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타임스> 2004년 4월2일 금요일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느리지만 확실하게 관객을 홀리다 - 케네스 튜란/ <타임> 영화평론가
일단 제목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인 것만 봐도 이 영화가 <킬 빌>류의 영화가 아님은 분명하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이 느긋한 한국영화는 타이틀이 암시하는 만큼이나 명상적이고 아름답다. 그런데 의외로 일단 영화의 흐름에 몸을 맡기기만 하면 관객을 몰입시키는 힘이 대단하다. 이 영화의 감독이, 한국 영화계의 악동으로 악명 높은 김기덕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킬 빌>류의 영화를 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더욱 놀랄 만하다. (중략)
오프닝신에서 고요한 산중 호수 한가운데 자리잡은 작은 절을 소개하는 파노라마 숏은 이 영화가 상당히 우화적일 뿐만 아니라 사건들이 여유롭게 진행될 것임을 암시한다. (중략) 사시사철 변하는 호수의 그 놀랄 만큼 평정한 이미지
세계가 바라보는 한국영화 [3] - 미국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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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n’t It Cool News.Com 2003년 12월 9일 <올드보이>
관객에게 연발 사격을 해대는 놀라운 영화 - 해리 놀즈/ AICN 운영자
어이 여러분, 해리입니다… 누가 박찬욱의 작품이 뭐라고 얘기해준들 별 도움은 안 됩니다. 그는 오늘날 활동하는 세계적인 영화인 가운데 안 알려진 최고의 감독입니다. 천재랍니다. 한국에서 온 작품들은 뛰어난데, 그중 그의 작품들은 최고 전성기의 프리드킨이나 스코시즈나 폴란스키에 버금갑니다. 얼굴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올해, 아니 앞으로 수년간 미국에서 나올 현대물들보다 광년은 앞서요. 그야말로 위대한 영화를 사랑한다면 이 영화를 찾아내서 치아보호대를 끼세요. 정말 이빨 날아갈 정도로 한방 맞을 테니까!
박찬욱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었다. 대부분은 Ain’t It Cool 단골들한테. 지난해 <복수는 나의 것>에 대해 논의가 활발했었는데 볼 기회가 없었다. 지금 와서는 왜 진작에 찾아보
세계가 바라보는 한국영화 [2] - 미국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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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에 초청되고 수상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특히 올해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 심사위원 대상이 돌아가고 나서, 한국영화의 위상이 부쩍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일본과 중국 등의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스타들이 인기를 누리면서, 그들의 출연 영화가 줄줄이 개봉되는 중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우리는 ‘세계영화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고 자부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믿음은 얼마나 정당한 것일까요? 영화제 수상과 한류 붐이 과연 그렇게 자신할 만한 근거가 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오해를 하고 있거나 착각을 하고 있거나 비약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계 각지에서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영화에 대한 감상과 비평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먼저 한국영화통으로 알려진 미국과 호주의 저널리스트들에게 그들이 바라보는 최근의 한국영화에 대한 총평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프랑스, 일본
세계가 바라보는 한국영화 [1] - 미국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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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점을 담보한 공허함의 통로 - 대학병원 구름다리
건물과 건물을 잇는, 즉 정신병동으로 향하는 긴 구름다리. 그곳에 창백한 지수가 하오의 햇살을 받으며 휠체어에 앉아 있다. 그 긴 복도에 침울하게 서 있는 두 남자. 석원이 죽은 아내의 애인에게 휴대폰을 건네고 있다. 이젠 내게 아무 의미없는 물건이라는 말과 함께.
때마침 공명되어 들려오는 하이힐 소리. 석원의 아내 희선의 환영이 걸어오고 있다.
희선은 남편인 석원과 애인이었던 두 남자의 등을 어루만지다 지수를 스쳐 지나 천천히 사라진다. 영화에서 구름다리는 이렇게 처음 소개된다. 심도있는 그 긴 공간을 향해 걸어가는 영화 속의 인물들. 소실점을 향해 걸어가는, 마취과 의사인 석원 아내 희선의 발자국 소리, 힘없이 동료의사인 윤수를 찾아가는 석원의 발소리, 텅 빈 공간을 또박또박 걸어가는 지수의 공허한 하이힐 소리….
이 영화에서의 발소리는 아주 중요한 사운드 컨셉으로 자리잡고 있다. ‘얼굴없는 미녀’의 모든 인물들은 끊임
<얼굴없는 미녀> - 김인식 감독이 말하는 <얼굴없는 미녀>의 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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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로드무비>로 주목을 끌었던 김인식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얼굴없는 미녀>가 8월6일 개봉한다. 영화는 풍부한 색감, 상상적인 공간, 현묘한 인간관계들로 독특한 감성을 지어낸다. 그 감성을 이해하기에 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얼굴없는 미녀>가 스스로 설정한 영화적 미로에 과연 출구를 마련했는지는 의심해 봐야 한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이 막바지 믹싱작업 중에도 틈틈이 정성스럽게 써보내온 세심한 공간 설명이 영화의 결에 동의할 단초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얼굴없는 미녀>에 대한 타인의 시선과 자신의 목소리를 동시에 싣는다.
편집자
데뷔작 <로드무비>에서 김인식은 장르 범주 자체를 영화제목 그대로 차용하면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장르적 인상을 작품 내의 내용에 지혜롭게 안착시켰다. 게다가 결점으로 보였던 미진한 개연성을 꽉 짜인 이미지 구성으로 타개했고 또 인정받았다. 인물과 풍경의 거리감으로 드러나던 유랑의 감
<얼굴없는 미녀> - 영화의 궁금증을 푸는 몇 가지 단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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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려졌듯 현재 일본 영화계의 대가 중에는 소프트코어인 로망포르노와 핑크영화 출신이 제법 된다. 그렇다면 하드코어인 AV도 대가를 키우는 토양이 될 수 있을까? 히로키 류이치가 <바이브레이터>로 메이저에서 인정받고, 히라노 가쓰유키가 야마가타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로 상을 받았으며, 모치쓰키 로쿠로우는 야쿠자영화 전문으로 이름을 알렸다. 현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의 가능성이었다. 현역으로 뛰고 있는 AV 감독들의 꿈은 어디에 닿아 있을까? 경력 1년의 젊은 감독 쓰치야 유키쓰쿠와 경력 8년의 중견 감독 아키 히데토는 공히 영화전문학교 출신이다. 15편을 만든 쓰치야 유키쓰쿠는 자주영화를 하고 싶었으나 제작비 마련 등 현실적인 문제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AV에 들어온 사례.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잠잘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 한달에 2편 만든다. 죽을 때까지 AV 하겠다는 이들도 많은 데 존경스럽다.” 너스레를 떠는 그는 지금은 샐러리맨이나 다름없지만 언젠
[현장취재] 일본 AV, 음란영화의 모든 것 - AV에도 작가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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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의 거장이면서 AV의 또 다른 면을 끊임없이 추구해온 도요다 가오루 감독은 21세기를 2년 앞두고 이런 질문을 던졌다. “결국 살아가면서 욕망에 묻혀가는 것이 인간의 일생이다. 욕망하는 것의 근원적인 힘과 끝없는 거짓, 모든 것의 쾌락장치는 그 양면을 비추는 거울 같은 것이다. 그것이 시대에 맞춰 세분화, 거대화되고 있는 것이 포르노비디오에 적용되지 않을까. 어쨌든 다른 장치에서는 획득할 수 없는 욕망, 영상으로만 충족 가능한 욕망, 그런 것을 나 자신이 붙잡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냥 이 상태로 21세기로 돌입해도 괜찮은 걸까, 어떻게 되는 걸까 일본은?”
21세기의 일본에 대해 다른 건 몰라도 AV가 세분화, 거대화하는 욕망의 거울이란 건 더욱 분명해졌다. 도요다 가오루가 이런 질문을 던지기 1년 전 위성방송 ‘스카이퍼펙TV’가 AV 채널을 시작했고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300개 채널 중 26개 채널이 AV를 24시간 방송하고 있다. 위성 AV의 연간 매출 규모는
[현장취재] 일본 AV, 음란영화의 모든 것 - 26개 채널, 24시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