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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폭염 속의 중국 극장가에는 <나의 형제 자매>(我的兄弟姉妹)와 <누가 내가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나?>(誰說我不在乎), 두편의 중국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위종 감독의 <나의 형제 자매>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객석을 울음바다로 만들며 전국 개봉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2000만위안에 다다랐다고 한다. 이는 지난 3월에 개봉한 <괄사>의 흥행 수익을 넘어선 것으로 올 상반기 최고의 성적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블랙코미디를 표방한 황지엔신 감독의 <누가 내가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나?>는 펑공, 뤼리핑, 펑샤오강, 왕즈원 등 중국의 유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는데, 개봉 뒤 순조로운 흥행 실적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올 여름 중국 극장가에서 가장 큰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홍콩에서 7월2일 개봉한 주성치의 새 영화 <소림축구>다. <희극지왕> 이후 2년 동안 작품
눈물바다 넘실, 폭소탄두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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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영화와 정의`라는 제목을 달고 글을 쓴다면 아마도 영국의 영화감독 켄 로치에 대한 소식으로 짐작되기 쉬울 것이다. `꿈의 공장`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근거지인 캘리포니아에 가서도 주로 남미의 불법이민자들인 청소부 등 잡역근무자들의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에 관한 영화 <빵과 장미>를 만든, 이 감독의 외롭고 꾸준한 투쟁에 관한 얘기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역으로 영국에서 영화와 정의를 연결시켜 얘기하는 것은 켄 로치라는 이름 하나를 제외하고 시대착오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지난 7월12일 런던 시내의 콘웨이홀에서는 관객과 상영자가 상영을 저지하는 극장쪽에 맞서 영사기와 극장을 점거하고 <불의>(Injustice)라는 98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사건이 벌어졌다.이 영화는 그 전주인 7월7일 토요일에도 런던 웨스트엔드의 메트로 시네마에서 상영시작 20분 전 급작스럽게 극장쪽에 의해 상영이 취소됐었다. 이 다큐멘터
불의를 향해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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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라고 말해도, 다른 이만을 바라보다 죽음을 택한 여자의 남자. 자기만을 사랑하는 남자가 있음에도 우연히 보게 된 그의 눈빛을 지우지 못하는 여자. 바에 함께 앉은, 현수(김남주)와 지후(오지호)를 이야기하면, 곧 <아이 러브 유>의 인물지도가 그려진다. 1984년 <저하늘에도 슬픔이>에서부터 영화 일을 시작한 문희융 감독의 데뷔작 <아이 러브 유>는 두 남자, 두 여자가 엇갈리는 시선을 주고받는 내용을 담은 `크로스오버`러스스토리. “필름이라는 게 묘하네요”라는 김남주에겐 첫 영화다.“누구나 빛나던 시절의 추억 같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언젠가 그런 사랑이 찾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가볍지 않은, 절대적인 느낌을 담는 영화다.” 용인의 한 전원 마을에서 있었던 막바지 촬영날, 문희융 감독은 흔들거리는 목조그네에 앉아 이렇게 영화를 소개했다. 영화현장은 영화분위기를 닮는 것일까. 스탭들이 열심히 세팅을 하고 난 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김
새로운 사랑이 다가온다, 오후의 햇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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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흘리며 죽어가는 개를 태운 채 쫓기며 질주하던 두 남자의 차가 치명적인 충돌사고를 일으킨다. 멕시코시티 시내 한가운데서 일어난 이 사고의 전모는 과연 무엇일까.<아모레스 페로스>는 이 충돌사고를 매개로, 예기치 않게 운명의 교차로에서 부딪친 인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파고든다.옥타비오는 사랑하는 형수 수잔나와 도망치기 위해 투견으로 돈을 벌어 모으지만, 갱단의 음모와 사랑의 배신에 뒤통수를 맞는다. 가족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한 잡지 편집장 다니엘과 톱 모델 발레리아의 관계는 발레리아의 교통사고 이후 위기에 처하고, 가족에게 잊혀진 채 떠돌이 개를 돌보며 살아가는 게릴라 출신 킬러는 딸을 만나고 싶어한다.부랑자부터 상류층까지,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도시 곳곳에서 서로의 삶에 인서트컷처럼 끼어든다. 하나의 이야기를 각각 다른 시점으로 나누어 전개하는 구성은 더이상 낯선 방식이 아니다.각 사연을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퍼즐조
아모레스 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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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제작자제작비? 이번에도 많지. 걱정이 전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어떡하겠어. 임 감독이 하는 영화고, 또 내용을 보면 그만큼 들 영화야. 앞으로 우리가 영화 만들면 얼마나 만들겠어. 할 수 있는 동안, 좋은 영화 한편이라도 더 만드는 게 잘하는 일이지. 그런데 이번엔 느낌이 좋아. 늘 그러긴 했지만 이번엔 특히 좋아. 사람들이 좋아할 거 같애. 배우들도 이뻐. 유호정은 내가 부부를 불러 이야기했어. 요즘 너희들 애기 낳으려는 거 아는데, 이번에 영화도 만들고 애기도 만들자고. (웃음) 서로 열심히 해보자고. 애기 생기면 촬영중이라도 휴가 줘야지.임권택 감독<취화선>은 조선말기의 천재화가 얘기지만, 오늘의 얘기고 내 모습이 들어 있는 얘기다. 뿌리를 잃고 떠돌며 살 수밖에 없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장승업은 방랑과 기벽을 일삼은 자유인이었다고 전해지는데, 나는 그렇게만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 험한 시대를 살면서, 그리고 자기의 삶과 뜻을 예술로 표현
<취화선>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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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6일 서울 남산의 한옥마을에는 한국영화계의 얼굴이라 할 만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임권택 감독, 이태원 사장, 정일성 촬영감독, 배우 안성기, 최민식, 유호정씨에다 배창호 감독, 김대승 감독, 국악인 김영동씨 등. 칸영화제 어드바이저 피에르 리시앙, 프랑스 대사관의 시청각담당관 에릭 슐리에 등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고 100여명의 취재진이 이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임권택 감독의 신작 <취화선>(醉畵仙) 제작발표회와 크랭크인을 겸한 행사 때문이다.<취화선>은 조선말기 화가 오원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릴 작품. 격동의 시대를 살면서 취해야 붓을 들었던 기인 장승업의 파란만장한 개인사와 함께 그의 예술적 고뇌와 성취가 임 감독의 둘도 없는 파트너 정일성 촬영감독의 카메라에 담긴다. <춘향뎐>에서 판소리와 영상의 합일을 추구했던 임 감독이 이번엔 전통화와 동영상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시도하는 것이다. 소리가 아닌 그림이라면 카메라와 좀더 쉽게 어울릴 것 같지만
장승업, 드디어 붓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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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산책」등을 연출한 이정국 감독의 디지털 단편「가족이야기」가 2001 베니스 국제 단편 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 본선에 진출했다고 24일 이정국 필름은 밝혔다.
「가족 이야기」(13분 40초)는 현재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전임 교수로 재직 중인 이감독이 학생들과 함께 만든 워크숍 작품으로, 현대 가족의 붕괴를 여고생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한편, 오는 9월 4-7일까지 펼쳐질 베니스 국제단편영화제는 지난 해 부터 베니스영화제 기간에 같은 장소에서 별도로 개최되는 신생 단편영화축제로, 30여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국 감독 단편, 베니스국제단편영화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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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리걸리 블론드>가 첫주 수익 2037만달러를 벌어들이며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완벽한 금발의 여인도 미국 서부와 동부에서 `대접`이 다르다는 점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한 여자 대학생이 애인을 쫓아 서부의 대학에서 동부의 명문 하버드로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로버트 드 니로와 에드워드 노튼이 출연한 <스코어>는 1900여만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3D 애니메이션 <파이널 환타지>는 개봉 첫주임에도 1140만달러를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다.
<리걸리 블론드> 1위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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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독주가 상반기 다양한 영화들의 약진을 방해했다? 영진위 정책연구실이 내놓은 올해 `상반기 영화시장 현황`에 따르면 그건 아니다.
영진위 조사에 따르면, 6월 30일까지 극장을 찾은 서울관객은 1420만명. <친구>의 한국영화 점유율은 57%이다. 영진위 조사는 이같은 높은 수치가 바람직하지 않지만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국내의 투자심리나 해외반응 등을 고려한다면 긍정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연간 국민 1인당 평균 영화관람횟수가 1.3회, <친구>가 개봉했던 시기가 전통적인 극장 비수기인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잠재 관객들 동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영진위는 한국영화 편수가 적다는 점 등을 지적하는 것이 훨씬 적확한 문제제기라고 주장했다.
<친구>, 충무로에 어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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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걸이 드디어 장이모 감독의 <영웅>에 출연하게 됐다. 할리우드 진출로 급상승한 개런티 때문에 이연걸의 <영웅> 출연 계약은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나 장이모 감독이 포기않고 기다린 결과, 이연걸도 감독의 성의를 봐서 타협하기로 했다고.
이로써 양조위, 장원, 장쯔이, 장만옥, 이연걸이 출연하는 초호화 캐스팅 중국영화가 탄생하게 됐다.
8월초 크랭크인할 이 영화를 위해 이연걸은 7월 초, 촬영감독 크리스토퍼도일은 6월 말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연결, 장이모 <영웅>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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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의 파죽지세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지난 7월19일 전국관객 300만명을 돌파함으로써 <신라의 달밤>은 <친구>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역대 한국영화 흥행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6월 23일 개봉한 <신라의 달밤>은 지금까지 한번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미이라2> <툼 레이더>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리지 않고, 2위 자리를 고수해왔다.
<신라의 달밤>, 전국 3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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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영어제목: Nowhere to Hide)가 지난 6월 29일 런던에서 개봉됐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런던 시내 다섯개 상업영화관에서 개봉, 영국에서의 한국영화 배급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잡지 <사이트 앤 사우드>를 비롯, <타임 아웃> <가디언> 등 영국의 유수 매체들은 배우 박중훈의 훌륭한 연기와 혼성적이면서도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액션영화라는 측면을 높이 평가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런던에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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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27일 개봉)의 본 바탕은 자신의 좌충우돌 연애담을 인터넷에 연재하면서 큰 인기를 끈 김호식씨의 소설이다. 지하철에서 `오바이트`하는 `그녀`와의 첫 만남에서 `그녀`는 입에 머문 내용물을 꼭꼭 씹어삼키고, 다리가 아프다며 운동화를 뺏어신고 자기 하이힐을 남자에게 신겨준 뒤 “나 팬티 안입었거든, 나 잡아봐라”하며 도망간다.하지만 엽기적이라고 하기에는 `그녀`와 그의 천방지축이 아주 예쁘다. `그녀`를 군말없이 챙겨주는 견우 역시 몹시 유쾌하다. 그래서 전지현, 차태현의 두 스타를 기대한 이들에게 책 잡힐 구석이 없어 보인다.특히 전씨는 전작 <시월애>보다 까다로운 배역을 말끔하게 소화했다. 게다가 `데몰리션 터미네이터` `비천무림애가` `소나기(황순원 원작) 엽기버전 패러디` 등과 같은 영화 속 영화를 등장시켜 재미의 강도를 작정하고 높이려 든다.그렇다고 한없이 가벼운 연애담으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그녀`와 견우는 전통의 성역할을 시대 흐
토사물 꼭꼭 씹어도 `그녀`는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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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유오성씨처럼 요즘 가장 뜨는 영화배우들은 묘하게도 잘 생긴 미남이 아니다. `엔(N)세대 스타' 차태현(25)씨는 팬시상품 같은 연예인이 점령한 방송계에서 일찌감치 이 대열에 들어선 드문 경우다.
꾸밈없는 발랄함이 매력인 그가 <할렐루야> 출연 이후 <엽기적인 그녀>로 영화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그가 맡은 `견우'는 야수같은 그녀(전지현)에게 늘 순종하는데, 그 만의 장점이 잘 살아난다. “기다려”하면 무작정 2년씩이나 기다리는 견우는 언뜻 전통의 남성상을 땅에 쳐박는 바보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너그러움은 역설적으로 모던하며 현실적합적이다. 뒷끝없이 해맑게 웃으며 상대방을 깨끗이 받아주는 포용력 앞에 버틸 수 있는 `그녀'가 얼마나 될까.
견우의 솔직담백함은 `차태현'의 본 모습이기도 하다. “시나리오 보면서 너무 재미있어서 흥행 걱정은 안했는데, 감독님을 처음 보고 갑자기 불안해졌어요. 당연히 젊은 신인감독인 줄 알았는데 노숙자 같은 중년 분
차태현, “체면 구겨저도 절라 재밌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