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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박경림한테서 전화가 왔다. 약속한 영화시사회를 가야하는데, 몸이 아파서 갈 수가 없으니 대신 갈 수 있겠냐고.... 목소리가 허스키한 게 이럴 땐 좋은 것 같다. 너무 애절하게 들려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영화인데 밴드 얘기라서 오빠가 보면 무척 좋을 거라고 했다. 조금 겁이 났다. 개인적으로 밴드가 나오는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극장으로 향했고, 영화는 시작됐다.점차 그 어떤 마법처럼 영화에 빠져들었다. 첫번째 마법은 밴드이야기인데, 전혀 음악영화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다. 같은 자리에서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난 어디에 속하는가를 찾기 위해 무척 애를 쓰고 있었다.두번째 마법은, 어떻게 장면이 바뀔 때마다 지나온 날의 기억들을 계속 떠올리게 되는지 신기했다. 두시간 남짓한 시간에 살아온 날을 다 정리한 듯 싶다. 오랫만에 느껴본 영화의 무서운 힘이었다.세번째는, 왜 자꾸만 웃고
가수 김장훈씨 <와이키키...>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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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지도 다르지도 않은 빛깔로 나, 너, 우리의 청소년영화제를 꿈꾸자.” 제3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오버 더 레인보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0월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CGV강변11 극장에서 열린다.이번 영화제 출품작 수는 예년에 비해 많은 500편. 국내 400편, 해외 100편의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국내 400편 중 80편의 영화가 경쟁부문인 본선에 진출해 있고, 해외 출품작 중 프로그래머가 뽑은 15편은 비경쟁부문인 ‘해외작’부문에서 상영된다.이 밖에도 가능하면 많은 작품에 상영기회를 준다는 취지에서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국내작품 중 47편이을 siyff 추천작으로 선정해 나흘간 130여편의 작품들이 상영한다. 개막작은 중학생 때부터 계속적인 영화창작활동을 해온 중앙대 영화학과 학생 정소영의 이며, 민병훈 감독의 <괜찮아, 울지마>가 초청작으로 이번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총 80편의 본선 진출작들은 주제별 8개의 섹션으로 묶었다. 청소년의 자
무지개 너머, 나를 찾아가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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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어권 영화들이 2001년 들어 미국시장에서 흥행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10월17일치 <스크린 데일리>가 보도했다. LA와 뉴욕 중심으로 제한된 수의 스크린에서만 개봉되는 것이 보통인 외국어영화의 ‘고지’는 100만달러. <스크린 데일리>는 연말을 두달 남겨둔 10월 현재 2001년 개봉해 북미지역 입장수입이 100만달러를 넘어선 외국어영화가 예년보다 많은 11편에 이른다고 집계했다.수위를 차지한 영화는 미라맥스가 미국 배급, 크리스탈필름이 캐나다 배급을 맡았던 프랑스영화 <클로셋>으로 총 630만달러 수입을 기록했다. 2위는 라이온스 게이트의 멕시코영화 <아모레스 페로스>(540만달러), 3위는 미라맥스가 배급한 프랑스영화 <당신의 영원한 친구 해리>(380만달러)가 차지했으며, 파트리스 르콩트의 <길로틴 트래지디>가 310만달러로 그뒤를 이었다.<와호장룡>이 바람을 일으킨 지난해까지 <시네마천국>
영어가 아니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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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마누라>가 할리우드로 건너간다. 지난 10월16일 <조폭 마누라>의 해외배급을 담당하는 씨네클릭아시아는 미라맥스가 <조폭 마누라>의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계약조건은 판권료 95만달러에 리메이크된 영화에서 수익이 발생할 경우 그중 5%를 추가로 받는다는 것. 미라맥스는 리메이크 판권과 더불어 영화 판권도 15만달러에 샀다.미국 메이저급 영화사가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한국영화 가운데 해외로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사례는 <접속>과 <조용한 가족>이 있다. <접속>은 독일 박스프로덕션이 <해피엔드와 여인2>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해 개봉했고, <조용한 가족>은 <오디션>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뮤지컬 스타일로 다시 만들어 일본에서 내년 초 개봉할 예정. <접속>의 리메이크 판권비가 5천만원 정도였으며 <조용한 가족>도 2천만
할리우드야,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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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촌 위원장 불신임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은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한 문화관광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를 중심으로 영화진흥법 개정안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최근 문화관광부가 내놓은 영진위 체제 개편안의 일부 조항이 그 증거다.협의과정에서 문화부는 현재 위원들이 호선하도록 되어 있는 영진위 위원장직을 문화부 장관이 임명토록 하고, 9인의 영진위 위원 중 3인을 매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영화인들이 “문화부의 지나친 간섭이 우려된다”며 반발, 결국 영진법 개정안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영진위의 파행 운영’ 등을 지적받은 문화부의 불편한 심기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장관 임명은 형식적인 것이고, 위원 교체 역시 현 임기 3년을 줄인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시청각위원회처럼 3인씩 위촉 시기를 달리해서 탄력적으로 위원을 구성하자는 것인데 받아들이는 쪽에서 과대 해석한 것 같다”고 해
[충무로는 통화중] 문광부는 불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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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온다>는 지난해 5월 칸에 출품될 때부터 시련을 겪었다. 중국 정부는 출품을 앞두고 심의를 했지만 결과를 내놓지 않은 채 일부 ‘문제 장면들’의 자진삭제를 권고했다. 시나리오는 이미 중국 정부를 거쳤지만 완성된 작품에서 당국의 예상보다 중국인이 멍청하게 표현되고 일본군의 잔학성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장원 감독은 당국의 권고를 듣지 않고 오리지널 편집본을 그대로 칸에 출품했다. 이 영화가 2등에 해당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게 되자 중국 정부는 발끈했다. 장원에게 향후 7년간 감독으로서는 물론이고 배우로서의 활동도 금지한 것이다.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방한했을 때 장원 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내 작품에 손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진 않다. 개봉을 위해 러닝타임을 줄여야 한다는 프로듀서의 요구도 수긍하며, 중국 정부와도 타협할 의사도 있다. 물론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수준의 편집을 받아들일 수
<귀신이 온다> 정치적 수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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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순례 감독은 이 장면의 앞과 끝을 거의 동일한 각도와 동일한 연출로 찍었다고 한다. 와이키키 밴드를 비추다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 플로어에서 춤추고 있는 손님을 비춰주는 장면. 이를 통해 감독은 삶은 순환된다는 것. 그들이 다른 곳에 가서도 상황은 비슷하리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2. <소무>의 지아장커 감독 역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노래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임 감독이 “한국의 전통 가요로 제목이 <사랑밖에 난 몰라>”라고 대답해 주었다. 지아장커 감독은 “가사는 모르지만 노래 속에 숨어 있는 느낌은 모든 사람들이 다 이해할 것”이라고 대답했다.3.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많은 이야기들은 실제 임순례 감독이 만나본 많은 사람들의 실화이기도 하단다. 이엉자 아줌마 역시 영화에서처럼 가수 이전에 부업이 있고, 할말만 막히면 ‘봄비를 맞으
<와이키키 브라더스> 뒷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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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의 속편을 <러그렛츠>의 작가들이 집필하기로 했다.
막 걸음마를 뗀 아기들이 어른들 몰래 좌충우돌하는 이야기 <러그렛츠>와 그 속편 <파리의 러그렛츠>를 집필했던 작가 데이비드 스턴과 데이비드 와이즈가 <슈렉> 속편의 작가로 낙점된 것.
<슈렉> 속편에는 전편에 목소리 출연했던 마이크 마이어스, 카메론 디아즈, 에디 머피 등이 그대로 출연한다.
<슈렉> 속편, <러그렛츠> 작가들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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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행오락정보 사이트 시티서치 닷컴이 오는 할로윈에 감상하기 좋을 공포영화를 선정 발표했다.
이름하여 `가장 무서운 영화 톱10`. 순위는 다음 순서대로다.
<엑소시스트> <서스페리아> <샤이닝> <악의 씨> <이블 헌터> <카니발 오브 소울> <살렘스 랏> <이블 데드> <할로윈>.
가장 무서운 영화, <엑소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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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악몽에서 깨어나면서 할리우드에서는 현실적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이런저런 발언이 흘러나오고 있다. 로버트 레드퍼드와 페니 마셜 같은 노장감독들에서 휴즈 형제 같은 젊은 제작자 겸 감독들까지 테러가 연예산업에 내민 ‘도전장’을 앞에 두고 어떻게 영화를 재정립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로버트 레드퍼드는 “이 현실이 지속적이고 고착된 환경일지, 스쳐지나가는 한번의 폭풍일지는 두고볼 일이다”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다이 하드> 제작자이기도 했던 20세기 폭스사의 전 사장 래리 고든은 “우리는 어느 누구보다도 혼란스럽다. 앞으로 만들 영화에 충격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반면 휴즈 형제는 얼마 전 개봉한, 덴젤 워싱턴이 악역 경찰로 분한 액션영화 <트레이닝 데이>가 흥행에 성공한 것을 예로 들면서 “실질적으로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테러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닌 이상, 영화가 현재의 분위기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
테러, 기억할까 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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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자본이 국내 독립영화에 유입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주)스타맥스는 지난 9월24일 아시아지역에 80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대만의 KGI증권과 함께 독립영화 프로젝트 <사자성어>(四者性語)에 각각 1억원씩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현재 촬영을 모두 마친 <사자성어>는 대표적인 독립영화 감독 4명이 ‘성’이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만든 디지털 단편을 모아 옴니버스식으로 꾸민 장편영화. 총제작비 3억5천만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현재 12월 극장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100분 분량에는 이송희일 감독의 <마초사냥꾼>, 이지상 감독의 <원적외선>, 유상곤 감독의 <Body>, 김정구 감독의 <하지> 등의 단편이 담겨 있다. 11월 말에는 인터넷상에서 미리 유료 개봉할 계획도 갖고 있다.한편, CJ엔터테인먼트와 CGV가 공동으로 출연한 기금으로 연간 2회, 편당 3천만원씩 지원되는 디지털 장편영화 제작지원 역시 10월
독립영화에 단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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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산업의 환경과 일본에서의 위상`이라는 주제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와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공동주최하는 국제세미나가 10월27일 1시30분 올림피아호텔 회의실에서 열린다.
한국영화산업의 동향과 전망을 살펴보는 제1부에선 서울예대 강한섭 교수와 영화평론가 전찬일씨가 발제자로 나와 각각 한국영화 제작환경의 변화와 한국영화산업에서 배급 및 유통의 문제를 발제하며, 2부 일본에서의 한국영화의 수용과 연구현황 순서에서는 <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를 중심으로 본 일본에서의 한국영화 평가, 그리고 일본에서의 한국영화 수용 흐름을 각각 일본평론가 이시자카 겐지와 몸마 다카시가 발제할 예정이다.
한국영화 주제 국제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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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대 디지털? 정반대 성격의 두 형사가 한 사건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이것이 법이다>가 지난 10월20일, 인천의 만석부두 내 폐선장면을 끝으로 촬영을 마쳤다.
<토요일 오후 2시>의 민병진 감독이 연출을, 김민종·임원희가 주연을 맡은 작품.
사진 이혜정
`투캅스`의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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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 데이>가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브루스 윌리스와 빌리 밥 손튼이 은행 강도로 호흡을 맞춘 액션코미디 <밴디트>를 근소한 차로 따돌린 <트레이닝 데이>는 이제까지 13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밴디트>가 곧 <트레이닝 데이>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한주 미국 극장가는 극장을 찾지 않고 TV뉴스만 보게 되는 이른바 `CNN 이펙트` 때문에 박스오피스 톱10에 오른 영화들의 성적도 시원찮았다고.
<트레이닝 데이> 2주째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