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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극장 개봉한 태국영화는 단 한편이다. 지난 추석때 말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청부살인업자 청년의 암울한 삶을 현란한 스타일로 그린 <방콕 데인저러스>가 국내 관객을 만난 게 처음이다. 그만큼 태국영화는 낯설다.그러나 최근 들어 태국영화는 여러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도 태국영화의 급부상과 관련해 <타이영화의 힘: 뉴 타이영화와의 근접조우>라는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잔다라> <방라잔> 등 7편의 장편과 4편의 단편영화를 상영하고 책자발간과 세미나 등 행사를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태국영화를 조명하고 있다.폐막작으로 16세기 중반 미얀마의 침공에 맞서 싸운 수리요타이 왕비의 일대기를 그린 스펙타클 시대물 <수리요타이>를 선정하기도 했다. “도대체 태국영화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국제무대에서 태국영화를 대표하는 논지 니미부트르,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과 손을 잡고
“타이영화엔 지금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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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의 아트하우스 뮤직홀에서 상영중인 이란영화 <숨겨진 반쪽>(The Hidden Half)은 평소 페미니스트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타흐미네 밀라니 감독의 작품이다. 40살을 눈앞에 둔 여자주인공이 정치범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여인의 재판을 위해 출장을 떠나는 남편의 옷가방에 넣은 편지 속에서 80년대 정치적 혼란기를 지나왔던 자신의 지난일을 회상하면서 사형수의 말을 끝까지 들어줄 것을 탄원한다는 줄거리의 영화다. 영화는 78년 회교혁명 직후 79학번으로 테헤란대학에 입학한 주인공이 마오이스트로 정치 운동에 깊숙이 개입하지만 한편으로 중년의 자유분방한 문학가와 사랑에 빠지며 결국 혁명정부가 자신의 이념을 실현해주지 못했다는 실존적 고민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비슷한 시대를 겪은 우리에게 공감을 사는 후일담형식의 작품이다.이 영화는 지금 미국 독립영화계의 주목의 대상이 됐다. 감독 밀라니가 영화 속의 반혁명적인 내용 때문에 이란 회교 법정에 의해 8월 체포된 상태이
밀라니 감독에게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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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아>의 클로드 란츠만 감독의 신작 <소비보르(Sobibor), 1943년 10월14일 오후 4시>가 지난 10월17일 개봉됐다. 9월11일 뉴욕 테러사건 이후 가미카제식 테러부터 군사공격까지를 포함한 폭력사용과 그 정당성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는 시기에 2차대전중 나치수용소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유대인 저항을 다룬 이 영화에 남다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영화는 이 저항에 참여한 유대인 중 란츠만 감독이 <쇼아>를 준비하던 79년에 만날 수 있었던 예후다 레르너(Yehuda Lerner)의 증언을 기록한 것이다. 란츠만 감독은 <쇼아>의 일부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이 증언을 20년이 지난 뒤 독립된 영화로 만든 이유를 “<쇼아>가 죽음의 기록이었다면 <소비보르…>는 무방비상태의 유대인들이 폭력으로 재무장하며 자유를 되찾는 희망의 기록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소비보르…>는 란츠만 감독이 증언자 레르너에게 43년
[파리 통신] <쇼아>를 넘어, 죽음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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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스 페로스>는 알렉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감독 데뷔작이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낯선 멕시코영화. 감독은 물론이고 배우나 스탭까지도 모두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이 이방인들은, <아모레스 페로스> 단 한편으로 아카데미는 물론이고 칸과 판타스포르투 등 수많은 영화제에서 자신들의 명성을 쌓아왔다. 그들의 이력을 살펴본다.1963년에 태어난 감독 알렉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는 라디오방송국 DJ, 영화음악 작곡가, TV영화와 광고 연출 등을 거쳐 <아모레스 페로스>로 장편 극영화에 데뷔했다. 91년에는 영화제작사인 제타필름을 창립했고, 95년에는 TV영화인 <Detras Del Dinero>를 연출하여 뉴욕국제TV영화제 등에서 수상했다. 99년에 <아모레스 페로스>를 만든 뒤, 올해 BMW가 기획한 인터넷 단편영화 프로젝트에서 리안, 왕가위, 가이 리치, 존 프랑켄하이머와 함께 연출을 했다. 시나리오를 쓴 기예르모 아리아가 호르단
<아모레스 페로스> 제작진과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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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에 태어나 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영화계에 등장한 젊은 감독들은 전 세대의 탐미적이고 현실우회적인 영화들을 비판하고서 현실에 뿌리박은 리얼리즘영화들을 주로 만들어왔다. 개념상으로 다소 불분명함에도 어쨌든 그들 젊은 중국감독들을 ‘6세대’라고 부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북경자전거>를 만든 왕샤오솨이(王小帥, 1966∼)는 장위안(張元, 1963∼), 허젠쥔(何建軍, 1960∼) 등과 함께 6세대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다. 상하이에서 태어난 왕샤오솨이는 베이징영화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베이징영화학교에서 같이 공부한 장위안의 데뷔작 <어머니>(1990)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던 그는 93년에 자신의 첫 장편을 내놓았다. <나날들>이란 제목을 가진 왕샤오솨이의 데뷔작은 이제 막 헤어지려 하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영화는 예전의 사랑도, 열정도 잃어버린 남녀를 주로 갑갑한 방 안에 몰아넣고 이야기를 전개시킴으로
왕샤오솨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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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많은 팬을 가진 <러브레터>의 이와이 슈운지(38) 감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란 작품을 들고 왔다. 이 작품은 감독과 제작자를 연결시켜주는 창구인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을 통해 한국의 튜브엔터테인먼트(대표 김승범)가 제작을 맡은 것이어서 부산과는 인연이 깊다.
<릴리…>는 이지메(따돌림), 원조교제, 청소년 범죄와 폭력 등 십대 아이들이 성장기에 치르는 열병을 이와이 특유의 감성적 어법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유이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또래집단에서 ‘왕따’를 당한다. 그의 유일한 피난처는 십대들의 우상인 릴리 슈슈라는 가수의 음악. 유이치는 ‘필리아’란 별명으로 릴리 슈슈의 홈페이지를 만드는데 거기서 ‘푸른 고양이’라는 또 다른 마니아를 만난다. 유이치가 중학교에 진학해 만난 호시노는 과거 이지메 당했던 경험 때문에 ‘강해지기 위해 노력’한 끝에 이젠 모든 아이들 위에 군림하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인터뷰] 이와이 순지, “감성적으로 한국과 가까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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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베일을 벗은 김기덕 감독의 일곱번째 작품 <나쁜 남자>는 이를테면 `김기덕표 미녀와 야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야수가 미녀를 얽어매는 방식은 동화와 달리 극악하고 폭력적이다.사창가의 깡패 한기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여대생 선화의 말끔한 얼굴에 눈길을 빼앗긴다. 그러나 자신을 벌레 보듯 피하는 선화의 눈길이 그의 삶에 고여있던 분노를 폭발시킨다. 백주대낮에 선화에게 강제로 키스했다가 극심한 모욕을 당한 한기는 인신매매 조직의 수법으로 선화를 사창가의 창녀로 전락시킨다.박탈감과 오기와 복수의식으로 똘똘 뭉친 듯한 존재인 한기는 매일 밤 비밀 유리를 통해 사창가의 선화를 감시한다. 선화는 사창가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지만 폭력의 창살 밖으로 탈출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선화가 이 야수에게서 언뜻 인간의 얼굴을 느꼈을 때, 한기는 비로소 선화를 놓아주려 한다. 그러나 선화는 예전의 자신으로부터 이미 너무 멀리 떠나와 있다.김 감독은
김기덕표 미녀와 야수 <나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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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OFFICE (서울) 11월10일 -11일순위TITLE개봉일스크린좌석수서울주말서울누계(전야제)전국누계1달마야 놀자2001.11.075918,279203,600297,500820,5002물랑루즈2001.10.26206,29837,400305,000549,0003킬러들의 수다2001.10.12256,61735,400823,9002,090,0004조폭 마누라2001.09.28184,33620,6001,431,9005,072,5005스코어2001.11.09164,09212,50015,50038,0006런딤2001.11.10183,32912,30013,10016,7007왕의춤2001.11.10132,2969,80010,90019,5008트레이닝2001.11.03122,0835,00047,30096,2009아멜리에2001.10.1955633,500128,200192,80010와이키키 브라더스2001.10.2724723,40048,30078,300# 참고사항1) 배급위원회 회원사 및 자사
BOX OFFICE (서울) 11월10일 -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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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유일의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초청감독들의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10시 부산 코모도 호텔에서 열렸다.`뉴커런츠` 부문은 아시아 신인감독들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섹션으로, 한국의 「꽃섬」과 「고양이를 부탁해」, 베니스 영화제 수상작 「해선」, 인도네시아여성 감독 난 아크나스의 「모래위의 속삭임」등 총 11편이 경합을 벌인다.이날 행사에는 이란의 마지아르 미리와 아리자 카리미, 인도네시아 난 아크나스,인도의 비주 비스와니스, 한국의 정재은 등 5명이 참석해 자신의 영화에 관한 소개와 참가 소감 등을 피력했다.「모래의 속삭임」으로 부산을 찾은 난 아크나스는 "지난 해 넷팩상 심사위원자격으로 영화제에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작품을 들고 와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밝힌 뒤 "영화 자금을 받던 날 자카르타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그뒤 경제적ㆍ정치적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에 2년이 더 걸리는 등 꼬박 4년이 걸렸다"면서 영화 제작 과정에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모래의…」는 오랫동안 다큐멘터
PIFF 뉴커런츠 초청 감독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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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3주차를 맞은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시네코아 대관상영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제작사 명필름은 3주차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종영이 예상되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아직 많은 관객이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6개월에 걸친 장기적인 마케팅에도 개봉 주말 서울 2만명을 넘기지 못하는 저조한 흥행성적을 기록, 2주 만에 완전종영될 위기에 처했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이로써 시네코아에서 앞으로 최소 2주간 계속 상영될 예정.명필름은 좌석판매율 40%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극장을 임대했는데 이런 선택을 한 배경에는 관객의 지지가 결정적이다. 관객 스스로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했고, 홈페이지 게시판에 장기상영을 희망한다는 내용이 속속 올라와 제작사를 고무시킨 것이다.이런 상황은 <고양이를 부탁해>와 비슷하다. 12월 초 ‘<고양이를 부탁해> 살리기 인천시민모임’(운영위원
차라리 극장을 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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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X파일>이 다시 만들어질 예정이다. 최근 <버라이어티>는 TV시리즈 <X파일>의 프로듀서 크리스 카터가 20세기폭스와 두 번째 극장용 영화에 관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영화는 몇년 전 시리즈를 떠난 데이비드 듀코브니를 다시 불러들여 질리언 앤더슨과 함께 출연하도록 만들 계획이며 1998년에 제작된 첫 번째 극장판 <X파일>의 작가 프랭크 스포트니츠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계획대로면 두 번째 극장판 <X파일>은 2002년 말 제작에 들어가 2003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한다.
극장판 다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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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가 밀라노 영화견본시 MIFED에서 해외 판권료 150만달러를 확보했다. 독일의 DVD 제작사인 EMS가 30만달러에 <무사>를 사들였고, 일본의 가가 커뮤니케이션쪽도 90만달러에 구두, 합의했다. 한편 <무사>는 내년 3월 프랑스 도빌영화제 개막작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사> 해외 판권료 150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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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조폭코미디의 전성시대다. <조폭 마누라>의 흥행열기를 이어받은 <달마야 놀자>가 11월8일 개봉, ‘대박’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 제작사인 씨네월드는 개봉당일인 목요일 하룻동안 전국관객 7만여명을 동원, 주말이 지나면 전국 5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 예상했다. <달마야 놀자>는 수능이 끝난 다음날인 목요일 서울 47개, 전국 100여개 스크린에서 먼저 개봉했고 금요일부터 서울 60개, 전국 190여개 스크린으로 확대개봉했다.씨네월드는 당초 금요일인 11월9일 개봉하려 했으나 관객의 문의전화에 시달리던 극장쪽의 요청 때문에 개봉일을 하루 앞당겼다고 말한다. 실제로 평일인 목요일 하루만 전국 7만명을 동원한 것은 수능이 끝나면서 극장가로 쏟아져나온 수험생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로 보인다. 하락세로 접어든 <조폭 마누라>는 11월7일까지 전국 496만명을 동원했다. 배급사인 코리아픽처스는 11월11일경 전국 500만명이 넘을 것
<달마야 놀자> 대박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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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한달이나 늦어져 열혈 영화팬들의 애를 태우던 부산국제영화제가 11월9일 드디어 막을 열었다. 추석과 대관문제로 개최 시기가 다소 늦어진 탓. 11월9일 개막해 11월17일까지 9일 동안 열리는 부산영화제는 60개국에서 건너온 201편의 풍성한 영화들로 기다림에 지친 관객의 허기와 갈증을 채우게 된다.올해 부산영화제에서는 대만의 거장 허우샤오시엔, 프랑스 누벨바그의 뮤즈 잔 모로, 조촐한 회고전을 여는 두샨 마카베예프 등이 관객몰이에 나선 것은 물론, 미지의 나라 미지의 감독들의 작품, 비인기 품목으로 알려졌던 다큐멘터리와 단편들도 유달리 인기를 끌고 있다. 개막일 현재 예매 좌석은 올해의 인기 장르와 감독을 점치기 힘들 만큼 넓게 분포돼 있으며, 그 비율이 전체 좌석의 6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국내 영화팬과 영화인들뿐 아니라, 해외 영화제 관계자들의 참여도가 높다는 것이 올해 행사의 또다른 특징. 특히 칸, 베를린, 도쿄, 산 세바스찬 등 해외 유수 영화
부산국제영화제, 장막을 걷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