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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다루는 일에는 신이 부럽지 않을 만큼 능란했으나 인간관계의 함수를 파악하는 데에는 갓난아기처럼 서툴렀던 사나이. 유연하고 다채로운 연출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던 론 하워드 감독의 신작 <뷰티풀 마인드>는 실비아 나사의 전기에 기초해 성공과 파탄, 성적 스캔들로 점철된 냉전시대의 수학천재 존 포브스 내쉬 주니어의 행로를 추적한다. 비범한 지능에 아이돌 스타의 핸섬한 외모까지 지닌 청년 내쉬는 2차대전 종전 뒤 프린스턴대학에서 전통적 경제이론을 뒤엎는 ‘게임이론’의 기초원리를 창안한다. 그러나 40년 뒤 그에게 노벨상을 가져다줄 이 업적을 이룬 뒤 내쉬의 삶은 서서히 냉전의 그늘에 좀먹히게 된다. 정부로부터 비밀리에 의뢰받은 소련 간첩들의 암호 해독 작업에 종사한 내쉬는 스파이들이 그를 미행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서른살에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는다. <뷰티풀 마인드>의 후반부는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혼돈 앞에서 흔들리는 내쉬의 모호한 정신상태 속으로
너무 많이 안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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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을 기억하고 있고 그 기억에 대해 얼마만큼 자신할 수 있습니까?”5편의, 그러나 장르가 서로 다른 디지털 옴니버스 단편영화로 이루어질 <아미그달라>는 망각 속의 기억에 대해 묻는다. 현직의 감독들과 영화학과 교수인 이현승, 김의석, 이충직, 한상준, 이수연 감독 등 5명의 감독이 만들어 갈 <아미그달라>는 일반적인 기억을 저장하는 곳과 달리 강한 충격이나 공포의 기억을 저장하는 뇌의 일부분을 지칭하는 의학용어이다.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 헤매다 포기한 강 형사(신성호)는 모든 영화의 중심인 카페 ‘아미그달라’에서 마스터(윤주상)의 도움으로 색다른 이름의 칵테일을 마시고 자신의 기억 속에 깊숙이 파묻혀 있던 아내(김선경)와 관련된 공포스러운 진실을 깨달아간다. 그 파묻혀 있던 기억들로 관객을 인도할 첫 번째 길라잡이인 김의석 감독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어긋난 사랑이야기예요. 가슴아프지만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 같고요”라고 말하곤 급히 조명 뒤의
공포스런 기억이 머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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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다리던 영화, 새로운 전설이 될 영화, <해리 포터: 마법사의 돌>11월16일 금요일 <해리 포터: 마법사의 돌>(Harry Potter and the Philosopher’s Stone)이 영국에서 개봉됐다. 지난 11월4일 런던 레스터 스퀘어 오데옹시네마에서의 월드 프리미어 스크리닝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는 이 영화에 대한 가히 폭발적인 관심과 열기는, 지난주 주말인 10일과 11일의 프리뷰 스크리닝 성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491개관에서 660만파운드를 벌어들인 것. 또한, 이례적으로 영국 전역 1천개의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이 영화의 표가 오데옹시네마 20만장, 워너 빌리지 14만장, UCI에서 12만장 예약된 것으로 나타나, 지금까지의 영국 흥행 최고기록 경신은 물론, 사상 최대로 인기있는 어린이영화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낳고 있다.미국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했지만, 영국에서 출판된 J. K. 롤링의 베스트셀러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주인공인 해
[런던 리포트] 초강력 흥행 마법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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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5일 부산에서 열린 [H] 제작발표회. 애초 [살인비가]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던 [H]는 염정아가 지능적인 연쇄살인범을 쫓는 강력반 형사팀장으로 출연하는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특공대원들이 복면의 테러리스트들을 제압하는 이벤트를 보여주기도 했다.
H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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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의 감독 스티븐 소머즈가 3년간 유니버설에 몸담기로 계약했다. <미이라>로 4억1400만달러, <미이라2>로 4억3천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유니버설에 안겨준 감독이라는 걸 고려하면 당연한 일. 하지만 <미이라3>가 그의 다음 작품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가 스토리를 만든 <스콜피온 킹>은 <마스크>의 척 러셀이 연출해 내년 봄 개봉하지만 소머즈 자신은 <미이라3> 이전에 다른 작품을 만들 계획. 소머즈는 다음 영화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함구하면서 <미이라>처럼 옛날 영화를 새롭게 부활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소머즈, 유니버설과 3년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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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 <진주만> 등 제작비 1억달러를 넘는 대작으로 널리 알려진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저예산영화를 만드는 제작자로 변신한다. 베이는 최근 자신의 첫 단편영화의 제목을 딴 ‘플래티넘 듄’이라는 제작사를 만들어 젊은 감독들의 저예산영화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제작비 500만달러에서 1200만달러 사이의 영화를 만들 예정.
마이클 베이, 저예산영화 제작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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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가 2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10일간 흥행수입 1억2280만달러를 기록했다. <몬스터 주식회사>는 9일 만에 1억달러를 돌파해 역대 애니메이션 가운데 가장 빨리 1억달러를 넘기는 영화가 됐다. 이전 기록은 <토이 스토리2>로 11일 만에 1억달러를 돌파했다. 2위를 차지한 영화는 패럴리 형제의 로맨틱코미디 <쉘로우 할>이다. 기네스 팰트로가 뚱뚱한 여인으로 분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주말 흥행수입 2330만달러를 기록했다.
<몬스터 주식회사> 1억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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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길리엄, 첸카이거 등과 차기작 추진하는 등 제 2의 도약 중쟁쟁한 감독들이 영국의 영화사 르네상스필름으로 몰려들고 있다. 테리 길리엄, 첸카이거가 이곳에서 다음 영화를 연출할 계획이며 <노팅힐>의 로저 미첼, <너스 베티>의 닐 라뷰트 등도 연출계약을 맺었다. <버라이어티>의 런던발 기사에 따르면 르네상스필름은 올 초 세일즈 부서를 혁신한 데 이어 이같은 프로젝트로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들 프로젝트 가운데 내년 여름 촬영할 계획인 테리 길리엄의 연출작 <굿 오멘>은 컬트 작가인 테리 프라쳇과 닐 가이먼의 시나리오로 거대예산이 들어가는 판타지영화이다. 로저 미첼은 영국감독에게 맡겨질 4편의 저예산영화 프로젝트 가운데 2편을 연출하기로 계약했는데 시나리오를 쓰는 인물 중에는 <인티머시>의 작가 하니프 쿠레이시도 들어 있다. 첸카이거의 차기작은 액션과 로맨스가 들어 있는 시대물로 맨주먹으로 권투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국 르네상스 필름, 이름처럼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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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필두로 <반지의 제왕> <오션스 일레븐>등 겨울 휴가 시즌 영화들 개봉박두
지난 11월16일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대대적 개봉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거행한 할리우드가 연중 두 번째로 시장 규모가 큰 크리스마스 휴가 흥행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올해 성탄 시즌 영화들이 관객에게 확실히 약속하는 내용은 판타지와 스타. 의 영화평론가 케네스 튜란은, 이번 시즌 개봉작의 주류가 우연치 않게도 현재 미국 대중의 도피욕구를 충족시키는 영화들이라며, 악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그보다 우월하고 강한 선의 힘이 항상 갈 길을 밝혀 보여주고 문제를 해결하는 판타지의 세계가 관객을 유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판타지 밀리언셀러로서는 까마득한 후배뻘인 <해리 포터…>와 나란히 올 겨울 판타지영화 붐을 주도할 작품은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첫 에피소드인 <반지의 제왕>
크리스마스, 스타와 판타지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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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미국영화 대표 프로듀서 리스트 꼽아<러시아워2>의 엔딩 크레디트에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무려 11명. 할리우드 프로듀서로 불리는 직업군이 스스로를 프로듀서라 칭하는 사람과 ‘실제로’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의 두 그룹으로 나뉘고 있는 요즘,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전문지 <버라이어티> 최신호는 미국 영화산업을 이끄는 대표 프로듀서를 뽑고 각각의 장점과 특색을 분석했다. 최근 2년간의 작품 편수와 흥행 성과를 기초로 선정된 명단의 주인공은 제리 브룩하이머, 브라이언 그레이저, 조엘 실버, 스콧 루딘, 크리스틴 바천, 닐 모리츠, 앤드루 라자, 존 데이비스 등 8인. 투자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국적 영화사의 프로듀서나 미라맥스의 와인스타인 형제처럼 자기 회사 안에서 배급과 제작을 해결하는 제작자들은 이 리스트에서 제외됐다.이벤트영화의 황제 제리 브룩하이머는 유명감독을 기다리는 대신 젊은 유망주를 기용해 제작에 신속을 기하는 스타일로 평가됐
성공한 프로듀서 8인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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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메가폰을 잡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잉마르 베리만(83) 감독이 다시 영화를 찍는다. 1982년 <화니와 알렉산더>를 끝으로 은퇴했던 베리만이 만들 신작의 가제는 <안나>. 텔레비전영화인 <안나>에는 베리만이 30년 전 연출한 <결혼의 장면들>의 인물들이 재등장하며 베리만의 옛 연인 리브 울만도 출연하지만 속편은 아니다. “나는 갑자기 내가 영화 한편을 임신했음을 깨달았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었다”는 것이 노감독이 내놓은 복귀의 변.
잉마르 베리만, 영화계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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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무대로 촬영한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가 인천에서 다시 부활한다.`고양이를 부탁해 인천시민 모임`(운영위원장 최원식 인하대 교수)은 20일 오후 6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무료 특별시사회를 갖고 오는 30일부터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CGV`영화관에서 재상영에 들어가기로 결정됐다고 19일 밝혔다.<고양이를 부탁해>는 인천의 실업계 명문 인천여상을 졸업한 스무살의 다섯 친구가 교복을 벗고 세상에서 마주치면서 느끼게 되는 내밀한 속내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괭이부리 등 인천시내 28개 지역에서 촬영됐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지난 10월 중순 전국 개봉영화관에서 동시 상영됐으나 흥행에 실패해 1주일만에 막을 내렸다.이에 따라 최원식 인하대 교수를 비롯한 학계와 최기선 시장, 나근형 교육감 등 인천 시민들은 최근 '고양이를 부탁해 살리기 시민모임'을 조직해 영화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0일 열리는 사사회에는 인천여상 재학생 100명이 초청되고,
`고양이를 부탁해` 한번 더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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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오브 드래곤>을 제작하고, 시나리오까지 쓴 뤽 베송은 프랑스영화계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다. 80년대 중반까지 뤽 베송은 장 자크 베넥스, 레오스 카락스 등과 함께 프랑스영화의 새로운 경향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동반으로 몰락한 뒤, 뤽 베송은 상업영화로서의 이력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니키타>를 상업적이라고 부르기는 힘들지만, <레옹>과 <제5원소>를 통해 뤽 베송은 할리우드영화 못지않은 ‘상업성’으로 충만한 프랑스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덕에 비평가들에게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관객은 환호했고, 심지어 칸에서도 <제5원소>를 개막작으로 상영했을 정도다.뤽 베송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거느리며, 굳건한 사단을 구성하고 있다. <키스 오브 드래곤>의 티에리 아보가스트는 뤽 베송의 모든 작품을 찍은 촬영감독이고, 체키 카리오는 <니키타>에서 그녀를 킬러로 키우는 냉혹한 조련사로 출연했다. 장 르노, 체키
<키스 오브 드래곤> 각본·제작 뤽 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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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3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꽃섬>은 관객과 처음 만났다. 이날 오후 4시에 대영극장에서 상영한 뒤 가진 관객과의 대화시간에서 송일곤 감독은 첫 장편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무척 궁금하다며 말을 꺼냈다. “남자감독으로서 여자들 이야기를 다룬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부터 여성영화로 구상한 것은 아니다. 어머니성(motherhood)에 대한 이미지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다가 이런 영화를 만들게 됐다. 어머니성은 약자의 슬픔, 아픔을 대표하는 것이다. 기존 한국영화가 보여준 리얼리즘이 아버지성을 강조했다면 다른 시각에서 어머니성을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디지털카메라로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카메라는 소니DSR500을 썼다. 하지만 카메라 기종이 화면을 아름답게 만들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찍느냐인데 여러 가지 실험과 연구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의 가능성을 믿었다.
부산영화제에서 관객과 만난 <꽃섬> 제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