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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거리던 열기가 차가운 빗물에 잠시 식는 가운데, 여름 흥행시장 또는 포스트 월드컵 시즌의 성적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망한 우승후보는 크루즈-스필버그 커플이 빚어낸 음울한 협주곡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7월24일 개봉한 이 영화는 8월8일까지 서울 79만, 전국 180만명을 동원하고 있다. 폭우와 극심한 교통체증이 도로를 꽁꽁 묶었던 지난 8월7일에도 서울에서 3만여명이 들었을 정도로 이 영화의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때문에 관계자들은 이 영화가 200만명을 다소 힘겹게 돌파한 <맨 인 블랙2>를 어렵지 않게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영화 <폰>의 질주도 놀랍다. 개봉 2주 만인 7일까지 서울 43만, 전국 124만명을 기록한 이 영화는, 3주 전 개봉해 7일까지 서울 45만7천, 전국 125만7천명을 불러들인 <라이터를 켜라>를 가볍게 제칠 것으로 보인다. <폰>은 객석의 절반쯤을 메운 여고생들
스필버그-크루즈, 폭우도 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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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똘아이 짓을 한 건가?” 요즘 씨네월드 이준익 대표는 하루에도 몇번씩 헷갈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점령한 극장가. 독특하고 유쾌한 뮤지컬영화 <헤드윅>으로 도전장을 냈다가, 그만 ‘체중미달’ 판정으로 기운 한번 못 써보고 밀려난 상태이기 때문. 지난 8월9일, <헤드윅>을 반긴 극장은 서울에서 2곳. 합해봤자, 고작 300석이다.애초 씨네월드는 전국 20여개 스크린은 충분할 것이라고 봤다. 배급 시사회 반응도 좋았고, 이전에 <어둠 속의 댄서> <메멘토> 등을 배급하면서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켰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극장의 여름 성수기가 끝나가는 8월 중순이라지만, 여전히 할리우드 직배사의 영화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시기에 개봉 일정을 잡은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무리수’를 둔 셈이 됐다.초라한 출발이지만, 아직 불씨는 남아 있다. <헤드윅>을 상영하는 스타식스 정동의 경우 이 작고, 희귀한 영화를 보기
[충무로는 통화중] `작은 영화`야, 뜨거운 맛을 보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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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23일부터 3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나루세 미키오 전’이 열린다. 서울시네마테크가 주최하는 행사. 나루세 미키오(1905∼69)는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감독으로, 그의 작품들을 모아 상영하는 영화제도 이번이 처음이다. 나루세 미키오는 주로 서민극 장르에 속하는 영화들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오즈 야스지로와 종종 비교되곤 하지만 그만의 염세주의적 영화 세계를 축조한 감독이다. 그는 1980년대 들어서 비로소 재평가받으며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와 함께 일본 영화의 1세대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리잡았다.이번 회고전에 상영되는 작품은 모두 10편으로, 나루세 미키오의 대표작들이다. <번개> <산의 소리> <부운> <밥>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 <흐르다> <엄마> <만국> <츠루하치 츠루지로> 등이 상영된다. 이중 <부운>은
나루세 미키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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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한국영화의 개봉 스케줄이 전체 윤곽을 드러냈다. <신라의 달밤>과 <엽기적인 그녀>가 연달아 전국관객 400만명을 훌쩍 넘긴 지난해와 달리 여름 시즌 다소 부진했던 한국영화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9월, 10월에 집중적으로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가을 시즌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은 9월13일에 터진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한국영화 4편이 동시에 간판을 올릴 계획. CJ엔터테인먼트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시네마서비스의 <가문의 영광>, 코리아픽처스의 <연애소설>, A라인의 <보스상륙작전> 등이 동시에 개봉, 배급사들간의 힘겨루기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제작비가 100억원에 달하는 대작이라는 점에서, <가문의 영광>은 시네마서비스가 추석 시즌에 내세우는 영화라는 점에서, <연애소설>은 <챔피언>으로 다소 실망스런 성적표를
추석연휴는 극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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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31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우렁각시>를 개봉시키는 데 이어, 인디스토리가 보름 간격으로 <둘 하나 섹스>와 <사자성어>도 극장개봉시킬 예정이다. 이지상 감독의 <둘 하나 섹스>는 9월 중순, 이지상, 이송희일, 유상곤, 김정구 네 감독이 성을 주제로 만든 작품을 묶은 디지털 장편 옴니버스영화 <사자성어>는 9월 말께 인디스토리의 배급으로 스크린 나들이를 한다.
<둘 하나 섹스> 극장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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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제75회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 시상식이 뉴욕에서 일부 개최될 전망이다.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지난해 9.11 테러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재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뉴욕의 정치지도자와 기업인들이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유치하겠다고 제의, 이를 검토중이라고 9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아카데미상 시상식 유치에 나선 저명인사는 조지 파타키 주지사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미라맥스영화사 공동회장 하비 웨인스테인, 로우스 호텔체인 회장 조나산 티치 등으로 최근 내년 3월23일 열릴 행사의 전체 혹은 일부를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왔다. 프랭크 피어슨 AMPAS 대표는 이에 대해 “내년 시상식중 일부를 뉴욕에 이관시키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웨인스테인 미라맥스회장으로부터 시상식 전 행사를 뉴욕으로 이관하는 제의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며 할리우드 코닥극장과 이미 10년계약이 체결된
내년 아카데미상, 뉴욕서 일부 개최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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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영화 <오아시스>(제작 이스트필름)가 네티즌 펀드 사상 최다 참가자 기록을 세웠다.
5∼9일 인터넷을 통해 실시된 <오아시스>의 투자자 공모에는 3천725명이 참여해 지난해 말 <두사부일체>의 기록 818명을 4배 이상 앞질렀다. 또한 <두사부일체>의 공모금액이 7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오아시스>는 1억5천만원이어서 사실상 20배 이상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오아시스>의 네티즌 펀드 공모는 SK의 `OK 캐시백' 회원들을 대상으로 적립 포인트 10만점(10만원에 해당)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 소액 투자자를 대폭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개봉 예정인 <오아시스>의 배급 관계자들은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이 확정된 데 이어 많은 소액 투자자들을 `홍보요원'으로 확보해 흥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아시스> 네티즌 펀드 최다참가 기록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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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컴퓨터엔 별 관심도 없는 15살짜리 여중생 이와쿠라 레인에게 어느날 메일이 날아든다. 번잡한 시부야 거리에서 자살한 같은 학교 친구 요모다 치사였다. “난 육체를 버렸을 뿐이야.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려주고 싶었어.” 그는 ‘와이어드’ 세계(사이버 공간)에서 신을 만났다고 했다. 도대체 내가 지금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 가상일까, 현실일까. 지난 98년 일본에서 방영됐던 애니메이션 <레인>(원제 Serial Experiments:Lain)은 가상과 현실이 혼재된 오늘날 사람들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논쟁적 작품이다. 디브이디, 게임 등으로 제작돼 일본·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작품의 전체 에피소드 13편이 오는 20일께 국내에도 5장짜리 디브이디로 출시된다. 지난해 투니버스에서 방영됐지만 심야시간에 편성돼 아쉬움을 남겼다. <레인>은 흔히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나 <공각기동대>의 연장선에
여기가 현실인가 아니면 가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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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방송용 성인영화가 제작된다. 성인방송 전문채널 `스파이스TV'를 운영 중인 씨맥스커뮤니케이션즈(대표 정진구)는 방송용 성인영화를 매월 2편씩 자체 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스파이스TV는 국내의 독립 프로덕션사를 선정해 기존의 16㎜ 비디오용 에로물과차별되는 고품질의 성인영화를 제작할 방침이며, 이미 첫 작품으로 <보디 오브 재즈(Body of Jazz)>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스파이스TV의 장민석 마케팅 팀장은 "일반 비디오용 에로영화의 무려 4배가 넘는 8천여만원의 제작비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내 첫 방송용 성인영화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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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파워 1인자로 꼽히는 강우석 감독의 시네마서비스가 극장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다.
시네마서비스가 소속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는 MVP 창업투자와 멀티플렉스 극장사업 법인 ㈜프리머스 시네마를 창립하고 초대 사장에 두산 계열사 CEO를 지낸 이성수씨를 선임했다. 프리머스 시네마는 9월 초 전주 1호점 개관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최대 스크린의 멀티플렉스 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로써 강우석 감독은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 스튜디오, 영화아카데미, 극장 체인 등을 관계회사로 거느린 명실상부한 충무로의 실력자로 부상하게 됐다.
프리머스 시네마는 이성수 대표와 함께 박병무 플레너스 대표, 김정상 플레너스 시네마서비스본부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3일 오전 11시 서울 조선호텔 라일락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시네마서비스 극장업 진출 공식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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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3일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영화 <죽어도 좋아>의 개봉 여부가 늦어도 24일 안으로 판가름나게 됐다.
제작사인 메이필름은 박진표 감독의 연출 의도 등을 담은 사유서를 첨부해 9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현행 영화진흥법과 영상물등급위의 규정에 따르면 등급분류에 불복할 경우 30일 이내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으며 영상물등급위는 15일 이내에 등급위원(15명) 전체회의를 열어 다시 심의한다. 여기서도 이의가 있을 때는 재심일로부터 3개월 이후 새로 신청해 영화등급분류소위원회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재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메이필름은 제한상영관이 들어설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영하거나 3개월이 지난 뒤 다시 심의를 신청해야 한다. 만일 필름 일부를 삭제하면 다른 영화로 간주하므로 언제든지 등급분류를 신청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죽어도 좋아> 등급분류 재심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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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의 저변확대, 독립영화와 지역관객의 만남, 영화인들간의 교류와 협력을 주요목표로 1999년 (사)한국독립영화협회와 강릉씨네마떼끄에서 시작한 야외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올해에도 오는 9일부터 사흘간 강릉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린다.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제4회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모든 영화를 야외에서 상영함으로써 유동인구가 많은 관광지에서 독립영화를 좀 더 적극적으로 관객들에게 소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업적 대중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관광지에서 대안의 독립영화로서 새로운 문화의 흐름을 형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독립영화인들의 땀과 정성, 그리고 우정이 배어 있는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자유로움과 실험성이 빛나는 독립영화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이번 영화제는 총 21편의 작품이 선보이는데 섹션1과 섹션2, 섹션3 등에서 소개하는 16편의 단편독립영화들은 관객 접근성이 높은 재미있고 유쾌한 작품들 중심으로 선정하였다.
9일부터 사흘간 제4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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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즈 엔드>, <전망 좋은 방> 등을 연출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러브 템테이션>이 극장 개봉을 거치지 않고 비디오로 출시됐다. 헨리 제임스의 소설 <더 골든 볼>이 원작.이탈리아 귀족의 후손인 아메리고(제임스 폭스)는 미국 최초의 억만장자인 애덤 바버(닉 놀테)의 외동딸 매기(케이트 베킨세일)와 약혼한 사이다. 그는 매기의 친구인 샬로트(우마 서먼)와 뜨거운 사이였으나, 샬로트를 미국으로 보내고 매기와 결혼한다. 아메리고와 매기를 중매한 패기(안젤리카 휴스턴)는 샬로트와 아메리고의 관계를 비밀에 붙이지만, 아메리고를 잊지 못하는 샬로트는 매기의 하객으로 결혼식에 참석한다. 아메리고와 매기가 아이를 낳고 행복에 겨워하는 사이 샬로트는 애덤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하기에 이른다. 장모와 사위 사이가 된 아메리고와 샬로트는 처음엔 지나치다 속삭이는 정도에 그쳤지만 점점 대범해져서 애덤과 매기를 따돌린 뒤 밀회를 즐긴다.아이보리 감독은 이
장모와 사위의 금지된 사랑 <러브 템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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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홍콩의 흥행감독들이 뭉친 ‘아시아 최초의 3개국 합작영화’로 기획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쓰리>가 지난 7일 언론시사회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쓰리>는 이미 타이에서 지난달 개봉해 역대 타이영화 흥행 3위를 기록했으며 홍콩에서 15일, 한국에선 23일 차례로 개봉될 예정이다. ‘무섭고도 이상한 이야기’를 내걸었지만 <쓰리>는 제목만큼이나 다양한 공포의 색깔과 스타일을 지닌 작품이다. 관객으로선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아시아 영화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아시아 영화시장의 미래를 가늠해보는 시금석이기도 하다.어느날 눈을 떠보니 낯선 골목길에 쓰러진 당신을 발견했다면 아무런 기억도 없다. 세탁전표에 적힌 전화번호는 통화도 되지 않는다.한국 김지운 감독의 <메모리즈>에서 공포는 느리지만 스멀스멀 기어온다. 아내(김혜수)는 기억의 조각을 맞추며 신도시를 헤매고, 남편(정보석)은 악몽 같은 환상에 시달리며
공포의 3가지 빛깔 아시아적 나눔 떠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