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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 확실히 얼굴이 익다. 하지만 어디서 보았나 자문해볼 일이다. <천하대장군>이라는 영화제목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면 김철수로서는 다행일지도 모른다. 1994년부터 96년까지 김철수가 출연했던 영화들은 대개 16mm 에로영화였기 때문이다. 아니면 영구아트무비에서 일하며 찍었던 <영구와 우주괴물 불괴리> 등 한국형 SF물이거나. 영화배우로서 처음에 그는 그렇게 한복을 걸쳐 입은 힘센 사내이거나 아니면 외계인이었다.
학창 시절 그는 문제학생이었다. 수업을 빼먹고 밖에 나가 싸움도 하고 사고도 쳤다. 고2 때 국어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한마디로 ‘꼴통’이었다고 한다. 선생님은 사고뭉치 학생이었던 김철수와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그를 다독였다. 차차 그는 국어시간만큼은 책상머리에 앉게 되었고, 그 선생님이 지도교사로 있는 학교 연극부에도 들게 되었다. 선생님의 사랑으로 ‘교화’되어가며, 그는 생전 생각도 안 했던, 그러나 이제는 생업이 돼버린 연기자의
악당 캐릭터, 서른다섯까지, <교도소 월드컵> 배우 김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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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사의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전략을 세운 뒤 우회로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하나라면,
정면돌파만이 최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스타일도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영화인회의 명계남(49) 비상대책위원장은 누가
봐도 후자다. 그의 원칙은 단 하나.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팔짱 끼고 불구경만 하지 말고 뛰어들라”는 것이다. “관객으로부터 박수받으면
그냥 좋은 평범한 배우”였던 그가 ‘입바른 소리 잘하는 영화인’이라는 평판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능력이 많아 서너 가지
일은 너끈히 해내는 친구 문성근”과 달리 “잘 하는 것이 없어 변죽만 울리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는 게 본인의 해석이지만 ‘모나면 칼 맞는’
영화판에서 꼿꼿하게 버틸 수 있었던 그의 열정을 폄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올해 심광현 영상원장 임용시 일부 교수들이 “영화인이 아니라”며
문제를 제기하자, “심광현이 영화인이 아니라면, 나도 영화인 안 하련다”며 도
영화인회의 비상대책위원장 명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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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저드가 ‘스타’라면 아마도 ‘지구’ 별일 것”이라는 말이 있다. 건강하게 물오른 두뺨에 자신만만하면서도 따스한 미소, 주위 사람들을 챙기고 스스로의 운명도 늘 긍정적으로 돌려놓는 그녀는 정말 하늘보다는 땅의 미를 지니고 있다. 수도도 전화도 없는 켄터키 시골에서 자라나 대학 졸업 때까지는 연예계에 발을 내딛지 않았던 저드. 그녀는 대학에서 불어를 전공하고 인류학 등 4가지를 부전공으로 공부했으며, 졸업 뒤 평화수호단체 자원봉사자로 아프리카에 가려 했다. 컨트리 가수인 언니 위노나가 그녀를 붙들었다. 첫 배역은 1992년 <초보영웅 컵스>에서 ‘페인트 가게 주인의 아내’. <루비 인 파라다이스>(1993)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따낸 이후 그녀는 <스모크> <노마 진 앤 마릴린> <타임 투 킬> <키스 더 걸> <사이먼 번치> <아이 오브 비홀더> 등에 출연, <노마 진 앤 마릴린>으
지구별의 여신, 미소짓다, <썸원 라이크 유>의 애슐리 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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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러닝셔츠에 힙합 반바지
손가락을
가릴 만큼 크고 굵은 반지
꼬이고
또 꼬인 쿨한 레게머리
나른하게
걸어오는 술취한 고양이
헤이
맨, 우리 인사나 하지
나는
힙합 구리구리 양동근이지.
힙합맨 양동근. 그러나 정작 우리가 그와 처음 마주치는 공간은 스프링클러로 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브루클린의 뒷골목이 아니다. 미군이 드리운 그늘이 허파 속까지 곰팡이를 슬게 만드는 기지촌의 언덕, 그 빨간 버스 앞이다. 흑인병사와 양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흑인혼혈아. 대답없는 편지를 날려보내는 어머니를 향해 슬픈 주먹질을 해대던 <수취인 불명>의 양동근은, 아니 창국은 어미의 젓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것으로 자신과 대지를 연결한 탯줄을 자르고, 논바닥에 고꾸라져 처박히는 것으로 그를 낳은 저주받은 땅으로 귀환한다.
“저, 진짜로, 심각하게, 제 조상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많았어요.” 9시간 걸려 꼬았다는 레게머리로 나타난 양동근은 ‘혹시 내 조상이 흑인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귀여운 고양이? 아니, 새끼 호랑이! <수취인 불명>의 양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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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미국과 소련을 주축으로 냉전체제가 형성돼 있던 1962년 10월. 쿠바 상공을 정찰하던 미 공군의 카메라에 소련의 미사일기지 건설현장이 포착된다. 미국 플로리다 해안에서 불과 90마일 떨어진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세우는 소련에 위협을 느끼는 미국 정부. 백악관은 비상사태에 돌입하고, 존 F. 케네디(브루스 그린우드)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 고위층과 군부 장성들은 긴급대책 마련에 나선다. 커티스 르메이 공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부의 강경파들은 선제공습이 최선이라고 주장하고, 정부 각료들 사이에는 자칫 핵전쟁으로 비화할지 모를 결정을 둘러싼 격론이 벌어진다. 소련의 쿠바 미사일기지 완성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10여일. 케네디 대통령과 법무장관이자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스티븐 컬프),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딜런 베이커), 특별보좌관 케네스 오도넬(케빈 코스트너) 등 측근 참모들은 일촉즉발의 위기를 해결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심한다.Review 역사적 사실을 다룬 대부분
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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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혼혈아 창국(양동근)은 기지촌에서 어머니(방은진)과 함께 살면서 난폭한 개장수(조재현)의 조수 노릇을 하고 있다. 어머니는 미국으로 간 뒤 소식이 없는 창국의 아버지에게 20년 가까이 수취인 불명으로 돌아오는 편지를 부치며, 미국으로 갈 날만 기다리다 반실성했다. 창국은 어머니가 편지를 부칠 때마다 어머니를 구타한다. 어머니의 애인인 개장수는 이런 창국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같은 마을에는 한쪽 눈이 백태가 된 소녀 은옥(반민정), 그를 사모하는 못난이 청년 지흠(김영민)이 살고 있다. 어느 날 불량한 미군 제임스가 은옥에게 다가와 눈을 고쳐주겠다고 제안한다. 불길한 인연이 교차하면서 이들 사이에 애증의 거미줄이 얽혀든다.Review 편지는 끝내 전해지지 않는다. 너무 늦게야, 제때 왔으면 구원이겠지만, 이젠 휴짓조각보다 나을 바 없는 답장이 날아온다. 징그러워 외면하고 싶지만, 그런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구원은커녕 위안조차 받지 못하고, 원치 않던 저주의 낙인을 지니
수취인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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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파일럿을 꿈꾸는 소년 레이프와 대니. 전쟁 후유증으로 종종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둔 대니를 레이프는 형처럼 감싼다. 세월이 흘러 최고의 공군 파일럿으로 장성한 레이프(벤 애플렉)와 대니(조시 하트넷). 레이프는 신체검사장에서 만난 간호장교 에블린(케이트 베킨세일)과 사랑에 빠지지만, 영국 공군에 자원해 2차대전에 참전한다. 그리고 전사소식이 날아든다. 진주만으로 함께 배치된 대니와 에블린은 친구와 연인의 죽음을 위로하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그러나 에블린이 임신을 확인한 날 밤, 레이프는 살아 돌아오고 이튿날 새벽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이 혼란에 빠진 세 연인을 덮친다.Review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똑같은 스타일로 그리는 게 중요해. 일단 유명해지면 계속 그런 식으로 나가야 해.” 이 말은 천재 낙서화가의 일대기를 그린 <바스키아>에 나오는 대사지만, 현대 할리우드에서도 통하는 지혜다. 감독이나 배우가 스튜디오에 전속됐던 클래식 할리우드와 달리 계
진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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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만삭의 임신부가 비행기 추락사고에서 살아남아, 아기를 낳고 곧 죽는다. 아기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아 병원에서 잠든 채로 성장한다. 이 병원에 입원한 소년 유이치는 잠자는 소녀 유미를 좋아하게 되고, 그녀를 깨우기 위해 매일 입을 맞춘다. 청년이 된 유이치(고하라 유키)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유미(고토 리사)의 존재를 기억해내고, 다시 병원을 드나든다. 17년 만에 기적처럼 깨어난 유미는 유이치를 통해 세상과 만나는 기쁨을 누리지만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닷새뿐임을 알고 있다.Review 잠자는 소녀를 사랑한 소년이 있다. 이들에게 축복인지 저주인지 5일의 사랑이 허락된다. 매혹적인 스토리.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를 영화화한 <유리의 뇌>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기대할 만한 작품이었다. <여우령> <링> <링2>로 알려진 감독 나카다 히데오라면, 초자연적인 현상을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솜씨만큼은 미더웠으니까.저주와 음모의 플롯, 공포심리
유리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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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며 “보고 싶어, 사랑해”라는 글씨가 쓰인 풍선을 밤마다 하늘로 날려보내는 여자 아데나. 날개가 부러져 추락하고 만 천사의 존재로 인해 그녀의 일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순진한 천사는 아데나가 운영하는 아로마숍의 여자들과 이웃집에 사는 게이 차우차우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천사는 아데나로부터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아데나는 새로운 사랑에 빠져들지만 천사가 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온다.Review여러 모로 이것은 이제 매우 익숙한 이야기이다. 일찍이 빔 벤더스가 <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릴케의 천사를 지상으로 끌어내린 이래, 많은 천사들이 이곳을 다녀가지 않았던가. 그러나 벤더스의 영화가 ‘감각에 대한 찬양’으로만 읽히고 모방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라벤다>에서 금성무가 분한 천사는 <베를린 천사의 시>의 다미엘이나 카시엘처럼 사색적인 존재는 물론 아니며, 그렇다고 케빈 스미스의 <도그마&
라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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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만든 컬트영화사 100년을 결산하는 걸작 100선은 물론, 이런저런 톱텐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카사블랑카>(1942). 전쟁이라는 위기상황 속에 갇힌 인간들의 선과 악이 교차하는 가운데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먼의 사랑이야기가 정점을 이루는 이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컬트영화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 불후의 명작이 크고 작은 우연의 아귀가 절묘하게 맞아들면서 빚어진 모자이크라는 사실을 아는지?<카사블랑카>는 일단 대타들의 행진이다. 여주인공 일자 룬트 역에는 원래 프랑스 여배우 미셸 모르강이 캐스팅됐다. 그러나 자신의 주가를 과대평가한 모르강은 출연료 5만5천달러를 제작사 워너브러더스에 요구했다. 당시로는 워낙 엄청난 액수라 제작자 할 월리스가 골머리를 앓던 중, 스웨덴 여배우 한명이 수줍게 찾아왔으니 이름하여 잉그리드 버그먼. 헤밍웨이 원작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여주인공 캐스팅에서 탈락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카사블랑카>에 얽힌 뒷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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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영화에 현실재현 차원을 넘어서는 성찰적, 비판적 터치를 가한 개혁자로 추앙받는 독일감독 발터 루트만의 대표작 <베를린-대도시의 교향곡>(1927)이 75년 만에 리메이크된다. 독일 제1공영방송 의 계열사인 <남서독 방송>(SWR)이 제작비 400만달러를 모두 지원하고, <후보자> 등 독특한 양식의 다큐영화로 주목받아온 토마스 샤트가 감독을 맡을 예정. 리메이크 작품의 제목 역시 <베를린-‘한’ 대도시의 교향곡>이다. 부친 작품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루트만 감독의 딸은 오리지널을 섣불리 모방하거나, 모티프를 표절하지 않겠다는 샤트 감독의 거듭된 다짐을 받고 같은 제목을 붙이는 것을 허락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발터 루트만의 원작 초연 75주년이 되는 2002년 4월10일, 동베를린 운터덴린덴 거리의 국립오페라하우스에서 <남서독 방송>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초연될 예정이다.
발터 루트만 대표작 리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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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은 죽지 않는다? 이번에는 <스크림> <무서운 영화>의 제작사 디멘션이 그를 되살린다. <퍼펙트 머더> <사이코> 등에 이어 히치콕의 1941년작 스릴러 <서스피션>을 리메이크하기로 한 것. 디멘션의 공동대표 봅 와인스타인은 "나는 히치콕의 열렬한 팬이다. 그의 영화를 다시 만들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기대에 찬 소감을 밝혔다.
<서스피션> 리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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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호주 여인이 다시 손잡았다. 니콜 키드먼이 제인 캠피온 감독의 수산나 무어의 원작소설을 토대로 한 <인 더 컷>(In the Cut)에 출연하기로 한 것. 니콜은 한 여인이 살해당한 뒤 탐정과 함께 사건에 뛰어드는 대학강사로 나온다. 원작은 잔혹한 연애담인데 영화는 에로틱 스릴러로 바꾼다고. 제인 캠피온과 니콜 키드먼은 이전에 <여인의 초상>에서 함께 작업했던 적이 있다.
키드먼+캠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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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미녀가 ‘망가지고’ 있나? 소탈한 미남배우 휴 그랜트가 멕시코 고전 코미디 <엘 불토>(El Bulto)에 출연하기로 했다. 관능미의 우마 서먼은 로맨틱코미디 <우연한 남편>(Accidental Husband)에 출연한다. 한편 고전적인 미모의 헬레나 본햄카터는 <혹성탈출>에서 원숭이로 분장한 데 이어, <신부의 아버지>의 스티브 마틴과 함께 치과의사에 관한 코미디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코미디로 간 배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