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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곁에 앉다>요가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몸과 마음과 영혼을 갈고 닦는 방도로 수천년간 이어져온 요가는 현대에 이르러 더 각광받고 있다. 이 책은 요가를 배우고 가르치게 된 개인의 사적 체험을 담고 있다. 종합병원 응급실 간호사였던 지은이는 수많은 환자가 죽어나간 응급실 경험에서 동서양 의학이 만나는 또다른 지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단순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넘어서는 요가의 철학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승곁에 앉다>라는 제목은 지은이에게 요가의 길을 깨우친 스승 이승용과 함께 이제 요가 선생님이 된 자신을 돌이켜보는 말이다.<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기행>이경덕 지음/예담 펴냄/ 1만5천원언제나 낯선 이웃나라 일본의 도시와 유적을 둘러보고 쓴 기행문. 교토, 나라, 아스카 등 일본의 역사와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도는 물론이고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최북단 홋카이도까지 각 도시와 유적, 거리의 풍경에서 받
책...<스승곁에 앉다> <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기행> <시나리오 워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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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벨트란 밴드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쯤인가, 2040년대경 활약했던 괜찮은 밴드인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면, 지금부터 어떤 음악을 이야기할지도 감잡았을 것이다. 서기 2072년의 우주, 나라와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국적불명의 미래를 유랑하는 현상금 사냥꾼들의 사운드트랙. 바로 <Cowboy Bebop> 시리즈다. 국내 애니메이션전문채널 투니버스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카우보이 비밥>은 98년부터 선라이즈에서 제작한 26부작 TV애니메이션. 넓디넓은 우주시대, 경찰만으로는 치안 유지가 어려운 무법천지에서 현상금이 걸린 범죄자들을 쫓는 미래 ‘카우보이’들의 이야기다. ‘카우보이’라 불리는 이들 현상금 사냥꾼 중에서도 이름난 스파이크, 전직 ISSP요원이었던 제트, 그리고 쾌활하고 당찬 카우걸 페이. 어쩌다 우주선 비밥호에 모여든 3명은 제각각 과거의 그림자를 진 인물들이다. 누구도 믿지 못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으며, 그저 우
영화음악 <카우보이 비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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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 다구치 란디 지음/ 한숲출판사 펴냄/ 8천원<플라나리아> 야마모토 후미오/ 창해 펴냄/ 8천원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잔소리와 간섭, 때로는 폭력을 받아가며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을 하지 않고, 또는 세계와 단절한 채 자신만의 OS로 살아가는 일은 예정된 가시밭길이다. 그러나 그런 방식이 아니라면 결코 살아갈 수 없는, 그런 인간들도 있다.최근 출간된 두편의 일본소설은, 현대사회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여정을 보여준다. 한 남자의 죽음을 신비주의와 미스터리를 이용하여 풀어가는 다구치 란디의 장편소설 <콘센트>와 성공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단면을 그린 야마모토 후미오의 단편집 <플라나리아>는 스타일이나 은유법이 전혀 다르다. 하지만 내부에는 ‘다른’ 것을 꿈꾸는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야릇한 연결통로가 있다. 자신이
‘다름’을 꿈꾸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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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갔을 때 그곳에 참가한 다른 외국의 단편애니메이션 작가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래도 꽤 잘산다고 생각된 나라에서 온 작가들조차 일본의 물가가 엄청나다고 혀를 내둘렀다. 택시 한번 올라타면 기본이 2천, 3천엔, 호텔방에 둘이 묵어도 하룻밤에 10만원씩은 훌쩍 날아간다. 세차장이나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제작비를 조달하는 처지들이라 기본경비가 제공되는 초청을 받아왔지만 영화제 참가가 꽤 부담이 된다고 했다.기기가 발전해 제작단가가 아무리 떨어졌다 해도, 웬만한 예술 창작활동이 그렇듯이 단편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어디나 매한가지이다. 위처럼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편애니메이션 작가들은 대체로 기획이나 일러스트, 캐릭터 디자인 등 애니메이션에 인접한 상업영역에서 품을 팔아 제작비를 댄다. 그중에서 자신의 작품색을 유지한 채 작업 노하우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작
작가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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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과 서울, 춘천에 만화박물관이 세워지고 있거나 계획중이다. 그런데 그 박물관을 채울 콘텐츠를 구할 방법은 막막하다. 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자료의 집대성은 여전히 요원하다. 몇명의 컬렉터만 만화자료를 수집하고,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일본애니메이션 연구서를 여러 권 집필한 황의웅씨가 <주먹대장은 살아있다>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김원빈 선생의 <주먹대장>의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우리 캐릭터의 현실을 통쾌하게 만회할 만한 재목감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원빈 선생의 인터뷰에서부터 시작해 에피소드 분석, 캐릭터 사전, 김원빈 작품 가이드 및 타이틀 페이지 컬렉션이 수록되어 있다. 열악한 한국만화 문화에 피어난 값진 열매다.아기공룡 둘리, PC게임으로 만난다지난 8월10일 디지털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주)디지털드림스튜디오는 (주)둘리나라와 <아기공룡 둘리>를 PC용 게임
황의웅 <주먹대장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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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슐츠의 <피너츠>, 에르제의 <틴틴>, 데즈카 오사무의 <철완아톰>. 미국, 프랑스, 일본에서는 부모가 자라면서 본 만화를 아이들이 본다. 부모가 본 만화를 아이가 보며 자연스럽게 세대간의 단절이 치유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그런 만화가 없었다. 조금 더 정확히, 그런 ‘만화’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런 ‘만화 환경’이, ‘만화 산업’이, ‘만화 출판’이 없었다. 출판사들은 매달 물량으로 만화를 밀어내기 바빴고, 대여점 중심의 총판 유통은 매일 쏟아지는 만화책에 소화불량이 되었다. 출판사들은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반품이 들어오기 시작한 책은 바로 덤핑에 들어갔다. 서점에서 독자에게 선택되는 상식적인 출판 마케팅과 유통 대신 대여점을 겨냥한 일회용 마케팅과 유통이 만화시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진리는 만화도 역시 ‘출판’이라는 소박한 기본이다. 이 소박한 기본이 갖추어졌을 때, 좋은 만화가 쇄를 거듭하며 출판되고, 세대를 이어 영속하는 풍경이 만
명랑만화야, 다시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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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가 심한 친구가 하나 있다. 여름엔 티셔츠를 매일 갈아입어라, 밥 먹을 때 인상쓰지 말아라, 낮잠은 30분 이상 자지 마라 등등 옳은 소리만 한다(세상의 모든 잔소리들 중 옳은 얘기가 아닌 건 굉장히 드물다). 무수한 잔소리들 중 제일 자주 나오는 건 게임 얘기다.게임 잡지나 인터넷 사이트를 보면 갖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하루에도 몇개씩 쏟아져나오는 게임에다 새로 나오는 게임기와 주변 기기들, 하다못해 프로젝션 TV에 이르기까지 갖고 싶은 것들 리스트(매주 갱신한다)를 작성하다보면 한두 시간은 쉽게 간다.대개는 리스트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지만 가끔은 사고를 친다. 주로 다른 일에서 좌절했을 때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잔소리는 각오해야 한다. 레퍼토리는 매번 똑같다. 집에 있는 게임의 반의 반의 반도 못했는데 왜 또 게임들을 사들이냐는 것이다.<오우거 배틀 사가>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 중 하나다. 닌텐도의 ‘슈퍼 패미컴’으로 <전
이 재미를 아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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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라는 키워드만으로도 젊은이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카레이싱의 세계. 그 세계를 포착한 영화 <드리븐> 홈페이지에 가면 가장 유명한 모터스포츠 중 하나인 C.A.R.T 시리즈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클릭하자마자 숨가쁘게 몰아치는 자동차 엔진소리와 화면움직임은 그것만으로도 훌륭하게 영화를 설명해내고 있다. 킵 파두, 틸 슈바이거, 실베스터 스탤론, 버트 레이놀즈 등 낯익음과 낯섦의 조화가 돋보이는 캐스팅을 살펴보고, Character, Racing, Filming으로 나뉜 갤러리와 예고편도 감상했다고 해서 <드리븐> 홈페이지를 다 봤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Entertainment 코너로 가면 직접 예고편을 편집해볼 수 있다. 짧은 길이지만 그 어떤 예보편보다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이 홈페이지에선 좀처럼 정지화면을 보기 힘든데, 정신없다고 불평하는 네티즌도 있겠지만 이는 분명 플래시의 공이다.
http://www.drivenmovie.co.kr/
<드리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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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때였을까? 어느날 문득 만약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무슨 과정을 선택할까를 고민했던 적이 있다. 통계학과 전산학을 모두 가르치던 과의 특성상 선택의 폭이 넓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인공지능 연구실’이었다. 물론 전산학이나 통계학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전혀 없는, 다시 말해 갓 1학년 전공필수로 ‘통계학 개론’과 ‘전산학 개론’을 마친 상태에서 그저 ‘멋질 것’이라는 추측에서 나온 대답일 뿐이었다. 지금 인터넷이 이렇게 대단한 영향력을 가지게 될 줄 미리 알았다면, 아마도 ‘네트워크 연구실’을 먼저 꼽았을 텐데 말이다. 여하튼 졸업할 즈음이 되자, 나는 ‘인공지능’이라는 분야가 그리 녹록한, 다시 말해 조만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컴퓨터로 하여금 인간의 두뇌를 흉내내게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그뒤로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심각하게 생각해본 것은 아마도 큐브릭이
인공지능 로봇을 치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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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피드>의 속편. 전작에 이어 얀 드봉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애니는 평범한 경찰 알렉스와 사랑을 시작한다. FBI요원으로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자 알렉스는 애니와 함께 유람선을 타고 휴가를 떠난다. 한편, 회사에서 해고된 존은 복수를 위해 유람선 곳곳에 폭발물을 설치한다. 그리고 배의 통제시스템을 완벽하게 장악한다. 유람선은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애니와 알렉스는 유람선의 폭발을 막기 위해 존과 숨막히는 머리싸움을 벌인다. 얀 드봉은 폴 버호벤, 리들리 스콧 감독 등의 영화에서 촬영감독을 한 바 있다. <스피드2>에서도 박진감 있는 액션장면들은 그럴듯하게 연출했지만 이야기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TV영화...<스피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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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 <터미네이터>의 속편. 사라 코너는 정신병원에 수감돼 있다. 양부모에게 맡겨진 그녀의 아들 존 코너는 범죄를 저지르는 문제아가 되어 있다. 현재의 시간대로 두대의 사이보그가 시간이동을 한다. 한 사이보그는 존 코너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하나는 그를 살해하기 위한 임무를 받고 파견된 것. 존은 사라를 병원에서 탈출하게끔 돕고, 자신들을 추적해오는 살인병기와 맞서 싸우게 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일본애니메이션 마니아답게 <아키라>를 비롯한 작품들을 영화에서 패러디하고 있다. 공개된 <터미네이터2> 외에 감독판에선 전혀 다른 결말이 펼쳐지기도 한다. 재미있는 오락영화지만 재방이 잦은 편.
TV영화...<터미네이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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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원작을 영화로 옮긴 작품. <망향>과 <무도회의 수첩>을 만들었으며 프랑스 시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불리는 줄리앙 뒤비비에 연출작이다. 황제 치하의 러시아 귀족사회에선 신분에 의한 정략결혼이 보편화돼 있다. 고위관리와 결혼한 안나는 어린 아들에게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모스크바로 가던 중 브론스키 백작을 만난 안나는 인생의 큰 변화를 맞이한다. 그를 사랑하게 된 것. 남편 알렉세이는 아내의 이혼요구를 절대 수용하지 않고, 아들까지 만나지 못하게 한다. 사회의 냉대와 멸시는 브론스키와의 사랑마저 조금씩 식도록 만든다. 완벽한 의상고증과 세트가 돋보이는 작품. 배우 비비안 리의 청순한 매력을 만날 수 있다.
TV영화...<안나 카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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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해병>과 <만추>의 이만희 감독작. 한 여성의 성적 일탈을 다룬 드라마다. 소설가인 남편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불구가 된 상태. 아내는 헌신적으로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지만 때로 고독감을 느끼곤 한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보이는 부부지만 이들은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상태다. 우연한 기회에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아내는 불륜의 늪 속으로 걸어들어가게 된다. 남편은 떠날 것을 결심하지만 아내는 몸이 성치 않은 남편을 두고 새로운 생활을 하기가 망설여진다. 불륜과 부부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멜로드라마로, 1960년대 이만희 감독이 작업한 대표작 중 한편이다. 김진규, 문정숙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TV영화...<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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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ker 1998년, 감독 존 워터스 출연 에드워드 펄롱 <HBO> 8월26일(일) 오후 5시“밤낮을 가리지 않고 찍는다. 생각하지 말고 찍는다. 눈높이를 히프쯤에 맞춰라. 다른 세상이 열린다.” 어느 카메라 회사에선 이러한 문구를 내세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카메라로 보는 세상은 또 어떻게 다를까? <에드워드 펄롱의 포토그래퍼>에서 주인공은 철없는 청년이다. 세상사람들이 싸우는 모습, 어처구니없이 실수하는 모습, 그리고 타인에게 숨기고픈 광경을 귀신같이 카메라에 담아낸다. 뭔가를 위해서, 누군가를 위해서 찍는 사진이 아니다. 그냥 ‘찍고 싶으니까’ 찍는 거다. 그런데 막상 유명해지고 성공이 뒤따르자 모든 상황이 달라진다. 무언가를 ‘위해서’ 사진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영화는 이렇듯 청춘의 성장담을 풀어냄과 동시에 일상적인 미국사회의 이면을 스케치하면서 재치있는 드라마를 엮어가기 시작한다
케이블영화 <에드워드 펄롱의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