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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큐브릭의 어둠 안고 집으로 돌아오다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할리우드를 지배하는 것은 욕망과 돈이다. 할리우드는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하지만 예술을 위해서는 쉽사리 돈지갑을 열지 않는다. 80년대 이후의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이상을 고집하는 작가들은 대부분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천하의 스탠리 큐브릭도 예외는 아니다. 60년대에 <스팔타커스> <롤리타>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등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양산하던 스탠리 큐브릭은 80년에 <샤이닝>을 만들고 7년이 지난 뒤 겨우 <풀 메탈 자켓>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12년이 흐른 20세기의 마지막 해에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을 만들었다. 지독한 완벽주의와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고집 그리고 ‘천재성’ 덕분에 스탠리 큐브릭은 거장이 되었지만, 할리우드와 쉽게 화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공교롭게도 90년대에 스탠리 큐브릭
스티븐 스필버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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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영화제의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흔히 보이던 표범(영화제의 상징)의 맹렬한 모습 대신에 표범가죽으로 만든 노란 하이힐을 신은 섹시한 여인의 발이 보인다. 로카르노영화제가 올해부터 여성체제로 넘어갔음을 상징하는 듯한데 그 신발로 표범처럼 뛸 수 있는지.= 실은 어느 광고회사가 구상한 것인데, 반응이 아주 좋다. 당신의 지적대로 새로운 여성체제의 등장을 시각적으로 잘 나타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자신없는 부분도 있다. 내가 발을 디딜 곳은 피아차 그란데(로카르노의 상징이라 노천극장)이다. 그곳은 바닥이 울룩불룩한 돌로 되어 있어서 그 신을 신고 뛰다가는 넘어지기 쉬울 테니까.+ 여성들이 이끄는 영화제는 유럽에서도 처음인 것 같다.=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쯤 런던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은 여성이었고 그 밖에도 여성들의 활동이 컸으나 무슨 이유인지 오래가지 못했다.+ 올해 심사위원 아홉명 가운데 일곱명이 여성이다. 그리고 19편 경쟁영화 가운데 7편이 여성감독의 작
이렌 비냘디 집행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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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위원장 비롯 여성들이 이끄는 영화제로 변신, 올해의 주제는 ‘타인’과 ‘다른 곳’8월2일 일본감독 히로누부 사카구치의 최신 애니메이션 <파이날 환타지>로 개막해, 12일 폐막하기까지 제54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화제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었다. 스위스 남부 이탈리아어권의 도시 로카르노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는 지난해 모난 성격으로 구설수에 오르던 마르코 뮐러 집행위원장이 물러난 뒤 많은 변화를 겪었다. 올해부터 로카르노영화제를 이끄는 사람들은 모두 여성이다. 새 집행위원장 이렌 비냘디(58)는 이탈리아 일간지 <레푸브리카>에 영화평을 써온 이탈리아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그는 한때 베니스영화제에서 ‘베니스의 밤’ 프로그램을 담당했었고, 그 밖에도 크고 작은 영화제를 맡아온 영화제 전문가다. 부위원장 역시 여성인 테레사 카비라가 맡았다.여성들이 영화제를 이끌면서 변화는 곳곳에서 나타났다. 먼저 9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7명이 여성이었다. 지금
제54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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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가창력으로, 영화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머라이어 캐리가 돌아왔다.1990년대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옹 등과 함께 팝시장을 장악했던 머라이어 캐리가 새 앨범 `글리터'를 냈다. 그의 첫 싱글 <러버 보이>는 `그가 이 노래를 발표함으로써 지난 10년 이상 쌓아온 경력을 단숨에 무너뜨린 격'이라는 혹평과 `그의 음악 스타일을 잇는 새로운 노래'라는 칭찬을 동시에 받고 있다.4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은 여전하지만 고음 영역의 폭을 줄여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객원 래퍼인 카메오의 저음 랩과 머라이어 캐리의 고음 코러스가 잘 조화돼 있다.그 외에도 영화 <글리터> 사운드트랙에 포함될 <돈 스탑>이나 ,<리드 더 웨이> 등의 4곡과 실크130의 1997년작 <래스트 나잇 어 디제이 세이브드 마이 라이프>의 리메이크 등이 실렸다.앨범 타이틀인 `글리터'는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와 이름이 같다. 머라이
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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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자제들만 모인 영국의 사립학교에서 남녀 학생 4명이 사라진다. 18일 뒤 겁에 잔뜩 질린 리즈(도라 버치)만이 돌아온다. 그리고 학교 숲속의 은밀한 지하대피소 안에서 3명의 끔찍한 주검이 발견된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더 홀>이 재미의 승부처로 삼은 수수께끼다. 이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실마리는 리즈의 증언뿐인데, 정신적 충격에 빠져 있는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가 문제다. 처음에 그는 친구들의 죽음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 듯한 과거를 제시한다. 그러더니 자기를 좋아하는 마틴을 지목한다. 리즈가 여학생들의 우상인 마이크를 좋아하지만 자신을 거들떠보지 않아 애를 태우자, 마틴이 마이크의 단짝 제프, 제프의 여자친구 등을 엮어 사흘간의 비밀파티를 열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 4명이 외부에서 잠그는 지하벙커에 들어갔지만 마틴이 약속된 날짜가 지났음에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증언이다. 하지만 이 증언은 그 중 3명이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는지
남녀학생 넷, 지하벙커 파티, 실종 18일째, 셋이 주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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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동터오면서 8명의 주검이 이곳저곳에서 발견된다. 그 중에는 경찰도 어쩌지 못한 거물급 갱도 포함돼 있다. 한 아파트 안에서 총상을 입고 신음하던 중년의 남자 화이트만이 간밤에 일어난 사건의 내막을 안다. 그가 경찰에게 하나씩 이야기를 들려준다.8년 전에 가출한 화이트의 아들 대니가 시작이다. 좀도둑에 불과한 대니는 갑부 윌리엄을 납치하라는 조직의 지시를 실행하다 그만 윌리엄을 죽이고 만다. 살아있는 윌리엄을 데려가야 하는 대니가 아버지에게 윌리엄의 대역을 부탁하고, 화이트는 아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인질 노릇을 시작한다. 사건은 대니가 아버지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지경에 이르는데, 여기까지의 이야기가 진짜 내막과 또 다르다. 이처럼 <뉴 블러드>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려는 구조로 재미를 좇지만, 반전의 시기가 지루하게 지연되면서 재미마저 스스로 내쫓는 모양이 되고 말았다. 시나리오보다 연출이 영화의 관건이라는 걸 새삼스레 알려주는 영화다. 닉 모란, 캐리 앤 모스,
생존자는 단 한사람 대체 무슨 일이? <뉴 블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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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올 로케한 영화 '스물넷'(감독 임종재.제작 박철수 필름)이 캐나다에서 열리는 몬트리올 국제 영화제 '뉴 트렌드(New Trend)부문에 공식 초청됐다고 박철수 필름측이 16일 밝혔다 이 부문은 전 세계의 영화계 경향을 알 수 있는 대표적 작품들을 초청, 상영하는 것으로 우리 나라는 '스물넷'외에 '친구'(장편 경쟁부문)와 '비밀'(공식 비경쟁 부문)이 각각 초청받았다.대전에서 작년 가을부터 올 초까지 올 로케한 영화 '스물넷'은 24살 젊은이들의 사랑과 이별, 방황 등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임순례 감독님의 <세친구>에 출연한 김현성과 <여고괴담2>의 김민선, 신작 <아프리카>에 캐스팅된 변은정이 각각 주연을 맡았다.또 명계남, 방은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젊은 세 배우 뒤에서 원숙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스물넷'은 박철수 필름이 대전에서 만든 영화 '봉자'에 이은 두번째 작품으로 영화제 참가 이후 올 11월께 개봉 예정이다.올해 25번째를
영화 <스물넷>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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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 1995년, 감독 마이클 만 출연 알 파치노 장르 액션 (비트윈)
<맨헌터> <인사이더> 등을 연출한 마이클 만 감독의 95년작. 누아르풍의 액션연출에 탁월한 그는 95년작 <히트>에서 범죄집단과 그를 쫓는 형사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밀도있는 긴장감으로 엮어냈을 뿐만 아니라 비주얼을 강조하는 촬영으로 90년대 새로운 누아르의 미학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다.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가 벌이는 연기대결 역시 압권. 더블 디스크 DVD로 출시되었으며, 16:9의 화면비율로 감상할 수 있다. 장면선택기능과 배우, 감독의 제작노트, 그리고 극장예고편이 서플로 수록되어 있다.
히트 SE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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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 버전으로 각색한 코미디영화. <툼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가 스타로 부상하기 전에 출연했던 작품으로 그녀의 앳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레스토랑의 주인, 카포메조와 말라치치는 소문난 앙숙지간. 음식과 손님경쟁으로 치열한 이들에게 문제가 발생한다. 양가의 고등학생 자녀인 로사리오와 지나가 성당에서 공연하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각자 주연배우로 출연하면서, 실제로 사랑에 빠져버린 것. 이를 말리기 위한 양쪽 부모들의 소동이 벌어지고 이를 틈타 아이들이 도망갈 계획을 세운다.
안젤리나 졸리의 <로미오 그리고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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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 and Princess 2000년, 감독 미셸 오슬로 장르 애니메이션 (브에나비스타)
아프리카의 전설을 소재로 했던 화려한 색채의 애니메이션, <키리쿠와 마녀>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프랑스 애니메이션감독 미셸 오슬로의 작품.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실루엣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공주와 다이아몬드> <무화과와 이집트의 왕자> <마녀의 성> <노파의 가운과 도둑> <서기 3천년의 여왕> <사랑의 키스> 등 총 6편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각 에피소드 속에는 고대와 미래 등을 넘나드는 상상력으로 채색된 삶의 진실을 ‘현인의 지혜’라는 교훈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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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을 말달린 꿈의 뒤안길2000년, 감독 빌리 밥 손튼 출연 맷 데이먼 장르 드라마 (콜럼비아)위대했던 신화는 사멸하고 다만 그 흔적과 향수만이 남아 있다. 빌리 밥 손튼의 두 번째 연출작 <올 더 프리티 호스>는 2000년대 새롭게 과거를 뒤돌아보는 ‘향수’에 관한 영화이다. 그것도 1940년대, 광활한 미국의 서부 미개척지와 그 대륙 위를 내달리는 젊은 카우보이들의 꿈과 희망에 관한 것 말이다. 그런데 그 희망은 고통스럽게 좌절되고 만다. 마치 40년대를 풍미했던 서부극 장르가 허망하게 몰락했던 것처럼 말이다. 미국 텍사스의 한 농장에서 성장한 콜(맷 데이먼)은 농장이야말로 자신의 파라다이스를 완성할 수 있는 곳이라 믿고 있다. 한데 농장이 석유회사로 팔려가면서 그의 꿈은 좌절돼버리고, 결국 그는 친구 롤린즈와 함께 대농장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미개척지를 찾아나서기로 한다. 그들이 선택한 곳은 멕시코. 여행중 이들은 의붓아버지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가출한 소년을 만나
올 더 프리티 호스(All the Pretty Hor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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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에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크랙 브레인>이란 비디오가 출시되었는데, 그저 그런 B급액션으로 생각하여 반품할 요량으로 따로 빼두었다. 영업사원에게 반품하는 그 순간, 재킷에서 쿠엔틴 타란티노란 이름을 발견하여 자세히 읽어보니, 타란티노와 함께 어렸을 적에 비디오 아카이브에서 같이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저수지의 개들>의 시나리오를 같이 썼던 영화동지 로저 에버리가 연출한 영화였다. 원제 <킬링 조이>가 엄연히 있는데도 영화 내용에까지 제목을 ‘Crack Brain’이라 적어놓은 것은 뭔가 ‘뒤가 구린’ 일이 있을 것이라 짐작했다.그로부터 2년 뒤, <킬링 조이>를 수입했던 모영화사에서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법적 절차를 밟았지만, 이미 상황은 끝난 뒤였다. 당장의 이익 때문에 ‘야매’로 출시한 악덕업자로 인해 정상적으로 수입했던 영화사가 큰 피해를 보게 된 사건이었다.최근, 대여점에 꽂혀 있는 비디오 중에 <데미지2>가
<데미지2>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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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불꽃>걸작 공포소설 <검은 집>의 작가 기시 유스케의 신작소설. 어머니, 여동생과 꾸려나가던 고등학생 슈이치의 단란한 가정이 무례한 불청객의 침입으로 위협받는다. 경찰도 변호사도 도울 수 없는 상황에서 분노한 슈이치는 완전범죄를 계획한다. 법의학책에서 증거가 남지 않는 살인방법을 찾고,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세우면서 한걸음씩 ‘완전범죄’에 다가간다. 맹수로 변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고전 <산월기>에 빗대가며, 슈이치의 흔들리는 마음을 예리하게 그려낸 묘사는 탁월하다. 결국 살인을 택했지만, 처음부터 잘못된 길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불꽃 속으로 사그라드는 슈이치의 모습이 읽고난 뒤에도 어른거리는 수작.<미소지은 남자>헤닝 만켈 지음/ 좋은책 만들기 펴냄/ 1만원스웨덴 범죄소설의 대가 헤닝 만켈의 94년작. 수사관 발란더를 주인공으로 쓴 ‘발란더 연작’은 30개국에서 번역되었고, 첫 번째권 <얼굴 없는 살인자들&
책...<푸른 불꽃> <미소지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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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름·빛’ 평화의 새천년 2001 서울>히로시마 원폭피해자를 아버지로 둔 일본의 사진작가 다나카 마사루와 원자폭탄연구에 관여했던 물리학자를 아버지로 둔 미국의 화가 베티 밀라 큐즈가 만나 작업해온 ‘평화의 새천년 프로젝트’의 서울전시회. 98년 12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다나카 마사루가 일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베티 밀라 큐즈의 회화와 컴퓨터 합성해 만든 콜라주 작품들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99년과 2000년의 작품 40점이 전시되며 온라인전시도 열린다. 후지필름이 협찬한다.<독립영상전 ‘디지털드릴’>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인사미술공간/ 8월15∼26일/ 미메시스/ 02-760-4720∼4독립애니메이션 그룹 ‘미메시스’의 영상전. 대표 전승일 교수와 <마리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을 포함, 오진희, 손혜민, 곽은숙, 백은일, 이정수, 이석연, 한계륜씨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테마는 창작과 생산의 ‘드릴’로서의 디지털에 대한 실험.
전시...<‘바람·구름·빛’ 평화의 새천년 2001 서울> <독립영상전 ‘디지털드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