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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름·빛’ 평화의 새천년 2001 서울>히로시마 원폭피해자를 아버지로 둔 일본의 사진작가 다나카 마사루와 원자폭탄연구에 관여했던 물리학자를 아버지로 둔 미국의 화가 베티 밀라 큐즈가 만나 작업해온 ‘평화의 새천년 프로젝트’의 서울전시회. 98년 12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다나카 마사루가 일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베티 밀라 큐즈의 회화와 컴퓨터 합성해 만든 콜라주 작품들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99년과 2000년의 작품 40점이 전시되며 온라인전시도 열린다. 후지필름이 협찬한다.<독립영상전 ‘디지털드릴’>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인사미술공간/ 8월15∼26일/ 미메시스/ 02-760-4720∼4독립애니메이션 그룹 ‘미메시스’의 영상전. 대표 전승일 교수와 <마리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을 포함, 오진희, 손혜민, 곽은숙, 백은일, 이정수, 이석연, 한계륜씨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테마는 창작과 생산의 ‘드릴’로서의 디지털에 대한 실험.
전시...<‘바람·구름·빛’ 평화의 새천년 2001 서울> <독립영상전 ‘디지털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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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의 R&B 싱어, 유리가 내놓은 첫 번째 자작곡 앨범. 유리는, 피아노 교사인 어머니 밑에서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오다 지난해 천리안 사이버 가요제 ‘2000 New Music Hero’에서 자작곡 <작지만 커다란 사랑>으로 대상을 탔고, 1년여의 녹음작업 끝에 이번 앨범을 내놓았다. 때묻지 않은, 그래서 어쩌면 깊이가 없을 수도 있는 맑고 매끄러운 목소리지만 그 안에 탄력과 볼륨감이 들어 있어 ‘10대가 부르는 R&B’라는 느낌을 그대로 전하는 노래들이 담겨 있다. 세 번째 트랙 <슬픈 영혼>이 대표곡. 감미로운 멜로디가 목소리와 잘 어우러진 <작지만 커다란 사랑>, 비트감이 가미된 <Cum’on Cum’on> 등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주는 12곡을 들을 수 있다.
음반...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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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의 아파트 공간은 언뜻 보기에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것 같지만 실은 아주 비일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공간이다. 그런 면에서는 카프카의 공간 설정과 정반대이다. 카프카는 언뜻 보기에는 비일상적이지만 실은 무섭도록 현실적인 공간을 종종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건 그 공간의 메커니즘을 누가, 무엇이 지배하느냐에 따라 갈리기도 한다. <소름>의 공간은 어떤 지적인 설계사의 산물이다. 작가로 등장하는 사람의 존재가 그 공간의 맨 밑바닥에 있는 동력을 암시한다. 그에 반해 카프카의 비현실적인 공간은, 예를 들어 <심판>의 법정 같은 경우,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비현실적이지만 그 메커니즘은 현실 그 자체이다.<소름>이 기획하고 있는 것은 구차한 일상의 포장을 일단 제시한 다음 그것을 뜯어낸 이후에 드러나는, 우리 일상의 본질적인, 잔인한 낯섦/비현실성에 대한 폭로이다. 특히 이 영화의 사운드 디자인은 그러한 기획을 잘 받쳐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화음악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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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은 오래 지속된다. 힙합의 그루브, 보이밴드와 미녀 보컬들의 세련된 팝의 물결 틈에서도. 림프 비즈킷처럼 힙합과 결합된 랩메탈의 형태로 대중음악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20년 가까이 된 메가데스 같은 밴드가 여전히 신보를 내놓으며 명맥을 이어가니까. 육중하게 포효하는 기타 사운드와 거친 목소리, 사정없이 격렬한 드럼 비트로 몰아가는 헤비메탈의 아드레날린 드라이브가, 오는 8월23일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다. 국내외 8개 메탈밴드가 라이브를 펼치는 ‘메탈페스트 2001 여름 대공습’이 열리는 것이다.80년대 초반에 등장한 슬레이어부터 지난해 데뷔음반을 낸 톡식 스마일까지, ‘메탈페스트 2001’의 라인업은 꽤 쟁쟁한 헤비메탈의 신구세력들을 모은 축제다. 우선 눈에 띄는 이름은 20여년 가까이 장수하며 꾸준히 스래시메탈의 영토를 지켜온 슬레이어와 세풀투라. 캘리포니아 출신의 4인조 밴드 슬레이어는, ‘살해자’란 뜻의 이름만큼이나 단선적이면서 공격적인 사운드를 고수
뛰어, 소리쳐, 발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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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처럼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어울리는 시기도 없을 것이다. 집에서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기에는 너무 갑갑한 계절, 큰 화면에 흠뻑 빠져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도 훌륭한 피서법일 것이다. 하지만 보통 한 시즌에 개봉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4∼5편이 고작이다. 이러한 결핍 현상을 상쇄해주는 것이 여름을 전후로 열리는 각종 영화 관련 페스티벌에서 상영되는 해외 초청 애니메이션들이다.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의 개막작으로 상영되는 <메트로폴리스>는 일본만화의 ‘신’(神)으로 추앙받고 있는 ‘데즈카 오사무’의 원작에 <캡틴 하록>, 그리고 최근작으로 피터 정이 캐릭터 디자인을 했던 한·미·일 합작 애니메이션 <알렉산더> 등을 맡으며 빼어난 공간감과 영상미를 만들어온 ‘린타로’ 감독에 <아키라> <메모리스>를 제작한 ‘천재’ ‘오토모 가쓰히로’의 각본, <꼬깔모자 심총사&
성(性)의 역전, 드라마에서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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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의 혁명가 체 게바라에 대한 관심이 뒤늦게 일고 있는 가운데, 그의 삶을 다룬 만화가 국내에 발간되어 나왔다. 이번에 현실문화연구에서 번역 출간한 이 만화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남미 만화계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알베르토 브레시아와 그의 아들이 함께 그림을 그리고, 역시 일급의 만화 스토리작가인 엑토르 오에스테르엘드가 글을 썼기 때문이다. 지난 광주 비엔날레에서 소개되기도 했던 알베르토 브레시아는 <페라무스> <드라큐라> 등 초현실주의적인 만화를 통해 아르헨티나 군부의 독재정치를 비판해온 만화가로, 그 정치적 정열뿐만 아니라 만화의 완성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엑토르 오에스테르엘드는 그와 함께 <모르트 신데르>라는 걸작을 완성해내기도 했던 저항작가로 아르헨티나 독재정권의 광기가 극에 달했던 1973년, 딸과 함께 실종되어 아직도 생사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체 게바라>는 1968년 아
만화로 보는 체 게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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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그릴 수 있는 주인공이 하나라면, 영웅물을 먼저 생각하라. <신의 아들>이나 <고독한 기타맨>처럼 특별한 재능의 주인공을 내세워 그들이 독자들을 압도하게 만들어라. <스바루>나 <블랙잭>처럼 주인공의 이름을 제목으로 써도 좋다. 그럴수록 카리스마가 철철 넘친다. 두세명의 메인 캐릭터라면 연애물이 어떨까? 둘로도 아기자기한 사건들을 끌어낼 수 있지만, 역시 삼각관계 이상이 되어야 꼬이고 풀리며 연애의 감칠맛이 살아난다. 그런데 정말로 그려보고 싶은 주인공이 5, 6명을 넘어간다면, 그들 모두 제 목소리를 한번 더 내려고 발버둥친다면, 그때는 개그만화가 적당하다. 매회 난데없는 등장인물이 나타나고, 주인공들의 대사가 칸을 넘치고, 사건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고, 만화가 스스로도 어떻게 끝을 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 혼란스러움이 무참한 웃음의 파티를 만들어낼 것이다.코믹과 액션의 종합선물세트만화의 제목부터 다카하
웃음을 다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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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한편 보는 건 제법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여기서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영화평론가나 영화담당 기자들 말을 너무 믿다가 피본 경험 한두번 없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심심하긴 해도 안전한 방법이, 지금까지 봤던 것들 중 입맛에 맞았던 영화의 감독 이름을 기억해뒀다가 그 사람의 다른 작품들을 보는 것이다.그러다보면 유난히 좋아하는 감독이 생긴다. 일단 작품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사람 영화를 찾아 비디오가게를 샅샅이 뒤진다. 미출시작에 대해선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어쩌다 에서라도 방송해주면 완전히 이해되지 않더라도 꾹 참고 앉아 있는다. 반쯤은 작가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또 나머지 반쯤은 리스트의 항목에 또 하나의 밑줄을 치는 뿌듯함으로 지친 줄도 모른다.그런데 시대 탓인지, 영화말고 다른 쪽에도 눈길을 돌리는 감독들이 있다. 오시이 마모루는 유명한 애니메이션감독이다. <고스트 인 더 셸 -공각기동대>를 비롯해 <우
발견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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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 모녀의 사랑이야기 <하트브레이커스>가 영화처럼 경쾌한 홈페이지의 문을 열고 네티즌을 유혹하고 있다.
푸른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사이트는 영화 주제곡인 베카의 <Only When I Dance>만큼이나 신난다.
두 모녀 시고니 위버와 제니퍼 러브 휴이트 외에도 제이슨 리와 레이 리오타, 진 해크먼이라는 흥미로운 캐스팅 라인을 살펴볼 수 있는 ‘Cast’ 코너와 영화 속 사건들을 18개의 남자꼬시기 노하우로 묶어놓은 에피소드, 예고편, 뮤직비디오, 메이킹 필름 그리고 6곡의 O.S.T를 들을 수 있는 ‘Trailer’ 코너가 준비되어 있다. 노란 스포츠카를 클릭하면 들어갈 수 있는 3단계로 꾸며진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최근 세련됨으로 무장한 홈페이지들 속에서 <하트브레이커스>의 가벼움이 오히려 눈에 띈다. http://www.heartbreakers.co.kr
<하트브레이커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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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은 배우나 감독이 아닌 제작 스탭이 스타로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영화의 반을 차지하는 음악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스 짐머나 엔니오 모리코네 같은 여러 스타급 작곡가들이 활동중이고, 로뷔 뮐러나 크리스토퍼 도일처럼 촬영감독들 중에서도 스타로 인정받는 이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전통적인 영화의 제작 스탭들이 아니라 특수효과, 특수촬영, 특수분장 등 SFX와 관련된 분야에서 스타들이 많이 등장하는 추세다. 언젠가 한번 다룬 적 있는 특수분장의 대가 스탠 윈스턴이나 특수효과의 달인 데니스 뮤렌, 스톱모션애니메이션의 선구자 필 티펫 등이 대표적인 경우들. 이들의 특징은 1년에 한번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나타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중과 직접 만날 기회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폭적인 지지자들을 거느리고 있다.팀 버튼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혹성탈출>의 특수분장을 담당한 릭 베이커 역시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스타급 제작
원숭이, 내 손 안에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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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 중에서자전거는 엔진이 없다. 이름 그대로 저절로 굴러가는 바퀴다. 몸뚱아리의 근육이 기어가 되고 2개의 콧구멍은 2기통 실린더가 되어 순결한 가스를 뿜어낸다. 자전거는 무공해의 동력장치다.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오염시키지 않는다. 투명한 콧김은 분수처럼 새벽공기 속에 솟아오른다. 그 건강한 배기가스는 금방 맑은 바람이 되어 흩어진다.자전거는 요물이다. 바퀴만 보면 미치도록 굴리고 싶은 욕망의 소유자들을 실어나르기에는 더없이 맞춤한 기계다. 자전거 위에 납작 엎드려 달리면 그대로 몸은 유선형의 물고기가 된다. 그 지느러미와 꼬리로 대
경배하라! 스피드의 미친 바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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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승부다. 절대 피해갈 수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물러서다보면 언젠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낭떠러지 앞에 도달하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모른 채 하루하루를 낭비하고 있다. 눈을 떠라. 그리고 주어진 기회를 잡아라. 후코모토 노부유키의 만화 <은과 금>이 시종일관 말하고 있는 바다. 최근 인기절정의 사극드라마 <여인천하>에도 이같이 다분히 도전적인 메세지가 여성호걸들의 입을 통해 브라운관 밖으로 퍼지고 있다. 내명부의 주인이 될 기회를 잡기 위해 혹은 살아남기 위해 모든 지략-계략을 포함한-을 동원하는 궁중여인들의 삶을 그렸다해도, 기존의 진부한 사극과는 달리, 여성의 모습을 자못 급진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타고난 운(運)과 총명함, 덕(德)을 갖추었으되 사물이 돌아가는 이치를 파악하지 못한 윤비에게 정난정이 정치의 도(導)를 이르는 대목이다. “정치란 내가 사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살아야겠기에 적과도 얼마
정치 9단들의 진검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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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역류>와 <아폴로13>을 만든 론 하워드 감독작. 유괴범을 오히려 협박하고 그들을 공개적으로 현상수배하는 어느 백만장자의 이야기다. 백만장자 톰 멀린은 어느날 아들을 유괴당한다. 유괴범들은 몸값으로 200만달러를 요구하고 FBI 요원들이 그들의 행방을 추적한다. 톰 멀린은 TV를 통해 범인들이 요구한 금액을 현상금으로 걸고, 유괴범을 협박하는 모험을 벌인다. 범인들은 내부적으로 갈등이 생기자 스스로 정체를 노출하고, 아들은 구출되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것은 사건의 끝이 아니다. 멜 깁슨, 르네 루소, 릴리 테일러 등이 출연한다. 늘 ‘가족’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론 하워드 감독의 관심을 읽을 수 있는 영화.
TV영화...<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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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의 코폴라 감독작. 다른 드라큘라 영화들에 비해 원작에 충실하다는 평을 들었다. 루마니아의 드라큘라는 십자군을 일으켜 조국을 구한다. 그러나 오보를 접하고 자살한 아내의 시신 앞에서 드라큘라는 교회를 저주한다. 그는 어둠의 힘으로 아내를 위해 복수하겠노라고 맹세한다. 400년이 지난 뒤, 영국의 변호사에게 트란실바니아의 영주로부터 연락이 온다. 조너선은 약혼녀를 두고 트란실바니아로 길을 떠나고 드라큘라는 죽은 아내의 분신이자 조나선의 약혼녀인 미나를 찾기 위해 런던으로 간다. 기이한 조형미와 MTV 감각이 결합한 공포영화로 코폴라 감독의 고전적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위노나 라이더, 키아누 리브스 출연.
TV영화...<드라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