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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개구리가 성가시게 울어젖히는 시골. 부엌으로 내려선 할머니는 가마솥에서 따뜻한 물을 퍼서 정성스럽게 머리를 감아 말리고 얼굴을 꼼꼼하게 매만진다. 방에는 아들의 시신이 창백하게 누워 있다. 할머니는 자신을 단장하던 것과 똑같이 세심한 몸짓으로 아들의 주검을 구석구석 닦는다. 녹음 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가오며 웃는 아들의 영상이 잠시 떠오르고 다시 사라진다. 괘종시계가 여섯번을 울리자, 할머니는 추를 잡아 시계를 멈춘다.■ Review크로노스의 낫은 잔인하고 가차없다. 종종 소중한 것들과 고통을 맞바꾸고 총총히 사라지지는 시간의 힘을 이길 자는 없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숨이 멎은 아들의 입가에 귀를 갖다대고, 창백한 사지를 헛되이 쓸어주기를 그치지 않는다. 마치 야속한 시간을 되돌려보겠다는 듯이, 한때 따스한 피가 돌던 뼈와 살점들을 한없이 닦고 어루만지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시계추를 붙드는 주름진 손은 시끄러운 뻐꾸기며 벌레소리들도 멎게 한다. 유한한 존재인 인간을
[Review] 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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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할아버지는 부동산에 나가고, 정신이 맑지 못한 할머니가 혼자 집을 지킨다. 학사모 쓴 아들의 사진을 꺼내 빼뚜룸히 걸어두고 흐뭇하게 바라보던 할머니는 운동화발로 마루에 들어와 장롱을 뒤지고 있던 도둑을 아들로 착각하고, 애지중지하던 자개보석함에서 손목시계를 꺼내준다. 점심을 먹으러 들른 할아버지에게 할머니는 당장 김장을 하자며 떼를 쓴다. 어느 날 소포로 배달되어온 보석함에는 진주목걸이며 노리개와 함께 부부의 젊은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들어 있다.■ Review<초겨울 점심>은 지글대는 조기구이의 클로즈업으로 시작해서 빨갛게 잘 익은 김치를 비추며 상을 물린다. “이봐, 뭘 꾸물대?” 백발의 남편은 무뚝뚝하기 그지없지만, 치매에 걸린 아내를 위해 날마다 식사를 준비하는 자상함이 있다. 매일 먹는 밥처럼 일상적이어서 ‘사랑’이나 ‘헌신’ 같은 이름을 붙이기조차 낯간지럽지만, 수천번의 끼니를 함께하며 같이 늙어온 이들의 정겨운 유대감과 안타까운 연민이 이 노인들에
[Review] 초겨울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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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한반도가 통일된 뒤인 2020년. 은퇴한 과학자들이 잇따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와중에 이 사건에 투입된 특수수사대의 반장 석(김승우)의 아들까지 납치된다. 인질극이 벌어지던 현장에 뛰어들어간 석은 자기 아들을 쏘게 된다. 아들이 범인들의 옷에 싸여져 있었던 것. 석은 아직 죽지 않은 아들을, 완전히 회생시킬 의료기술이 발달할 때까지 냉동보관시킨다. 1년 뒤 도심 한가운데서 경찰청장이 납치된다. 특수수사대는 이 일련의 사건이 과거에 국방부가 추진했던 비밀 프로젝트와 연관돼 있음을 알게 된다.
■ Review
‘SF’(공상과학)라는 말뜻에 충실하게 다가선다면, <예스터데이>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본격적인 SF영화다. <천사몽>이 미래와 과거를 넘나들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이 이야기의 전제가 되고 갈등의 중심에 놓이는 구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도 마찬가지다. 과학의 발달이 아니라, 한국이 일본에서 해방되지 않았다는 과거사의 가정이 이야
[Review] 예스터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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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의 새영화 「챔피언」이 24일 오후 6시, 9시 두차례에 걸쳐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16개 전관에서 4천5백여명이 참여하는 최대규모의 시사회를 연다.영화 홈페이지(www.champion2002.co.kr) 오픈 기념으로 마련하는 이날 시사회에는 배우 유오성, 감독 곽경택 뿐 아니라 OST에 참여한 가수 GOD도 참석할 예정. 28일 개봉하는 「챔피언」은 지난 82년 맨시니와의 경기도중 사망한 비운의 복서 김득구의 사랑과 야망, 도전을 다룬 영화. 시사회 응모는 오는 20일까지 영화 홈페이지와 다음, 프리챌, 드림엑스, 인터파크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서울 YMCA 좋은 비디오 숍 경영자 모임 '으뜸과 버금'은 '2002 월드컵 16강! 으뜸과 버금이 함께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16강 기원행사를 개최한다.한국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되면 다음날 하루 동안 전국 150개 '으뜸과버금' 회원점에서 비디오 테이프를 무료로 대여해 줄 계획. ☎(02)73
‘챔피언’ 최대규모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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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 맨'이 개봉 38일간 3억7천만 달러의 수입을 거둬 역대 할리우드 흥행수입 5위에 올랐다.미국 영화흥행집계사들에 따르면 `스파이더 맨'은 지난 7-9일 북미지역에서 1천만 달러(박스 오피스 5위)를 추가해 총상영수입이 3억7천10만 달러에 달해 역대 흥행 5위인 `쥐라기 공원'(3억5천700만 달러)을 앞섰다.박스 오피스 1위는 신나치의 핵폭탄 테러를 소재로 한 `더 섬 오브 올 피어스'(The Sum of All Fears:공포의 총계) 1천870만 달러로 연속 2주째 정상을 지켰고 2위는 샌드라 블록 주연의 모녀갈등 드라마 `야-야 자매들의 신성한 비밀'(Divine Secrets of the Ya-Ya Sisterhood) 1천635만 달러였다.3위는 `스타워스:에피소드 II-복제인간들의 공격'(Star Wars:Episode II-Attackof the Clones)으로 1천390만 달러(25일간 총 2억5천500만 달러), 4위는 앤서니 홉킨스 주연의 첩보영
‘스파이더 맨’ 역대흥행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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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 21세기, 국가권력보다도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엄브렐러’사의 비밀연구소 하이브에서 바이러스 유출사고가 벌어진다. 연구소를 통제하는 슈퍼 컴퓨터 레드 퀸은 즉각 연구소를 봉쇄하고, 감염을 우려하여 모든 직원을 말살한다. 레드 퀸을 재부팅하고 연구소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엄브렐러의 특수부대가 하이브로 잠입한다. 입구를 지키는 보안요원 앨리스(밀라 요보비치)는 특수부대와 함께 레드 퀸을 찾아간다. 레드 퀸이 살포한 신경가스에 노출되었던 앨리스의 기억은 불완전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되살아난다. 앨리스와 특수부대는 레드 퀸에게 접근하여 재부팅에 성공하지만, 방어 시스템 때문에 특수부대 절반이 목숨을 잃는다. 하이브를 빠져나오려던 앨리스 일행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좀비가 된 연구원들과 맞닥뜨린다. 동력을 끄고 재부팅하는 바람에 닫혀 있는 문이 모두 열려 좀비와 연구중이던 기형생물들이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 Review
<레지던트 이블>의 원작은,
[Review] 레지던트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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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루비(릴리 소비에스키)는 반항적이고 불량스러우며 11살난 동생 레트(트레버 모건)와도 쉴새없이 다투는 16살 사춘기 소녀. 어느 날 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루비와 레트는 천애고아가 된다. 변호사는 그들의 부모가 꽤 많은 유산을 남겼고, 후견인도 지정해두었다고 전해준다. 후견인은 오랫동안 옆집에 살았던 에린(다이앤 레인)과 테리 글래스(스텔란 스카스가드) 부부. 다정한 글래스 부부는 말리부 해변에, 유리를 주조로 지은 멋진 집으로 그들을 데려간다. 하지만 글래스 부부는 어딘지 믿기 힘들다. 불행한 남매에게 또다른 위험이 찾아온다.■ Review네 이웃의 재산을 탐하지 말라? <글래스 하우스>의 인상좋은 글래스 부부가 탐내는 것은, 이웃의 화목함이나 섹시한 젊은 아내가 아니라 돈이다. 재정파탄의 위기를 맞은 글래스 부부는 음모를 꾸민다. 그 지점에서 <글래스 하우스>는 시작한다. 하지만 우습다. 직접 돈을 훔치거나 사기를 치는 것도 아니고, 사이좋게
[Review] 글래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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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일부터 8일까지 열린 제 26회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경쟁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영화 <마리이야기>(제작 씨즈 엔터테인먼트/ 배급 청어람/ 해외배급 시네마 서비스)의 이성강 감독이 10일 오후 2시 30분 케세이 퍼시픽 항공편으로 귀국했다.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사상 최초의 쾌거인 이번 수상에 대해 이성강 감독은 "아름다운 도시 안시에서의 일주일간의 휴가를 보낼 수 있게 해 준 영화제 측에 감사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수상의 영예까지 안겨 주어 무척 감사하다. <마리이야기> 작업에 함께 한 예술가분들, 애니메이터들과 함께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제작사 씨즈 엔터테인먼트의 소식에 따르면, <마리이야기>는 페스티벌 기간 중 6월 3일부터 7일 동안 매일 1회의 공식 상영, 수상 후 앵콜 상영까지 포함해 총 6번 상영되었고, 감독님의 무대 인사가 있던 5일 오전 10시 30분 상영의 경우, 영화제에서 가
‘마리 이야기’ 이번주부터 재개봉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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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오염되고, 파괴되고, 더이상 복구할 수 없는 세상. 한웅은 이 죄악으로 가득 찬 세상을 외면하고자 하지만, 그럴수록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들이 괴로워하는 환영과 악몽에 시달린다. 그렇게 고통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한웅 앞에 어느 날 천무가 홀연히 나타나고. 그녀는 한웅에게 환영 속에 등장하는 12정령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일러주며, 태초의 남자였던 한웅의 속죄와 정화만이 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Review <마고>는 기네스북에 오를 영화다. 제작진이 밝힌 바에 따르면, 무려 825명의 배우들이 나체로 등장한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서조차 “노출에 관한 한 아직까지 엄격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에서 이러한 영화가 만들어졌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세간의 ‘호기심’과 달리,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는 일단 진지하다. “파괴로 치닫는 현대 문명에 대한 통렬한 고발”이라는 홍보문구
[Review] 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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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강(40) 감독의 장면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가 8일(현지시간) 폐막한 26회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www.annecy.org에서 장편 경쟁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애니메이션의 ‘칸 영화제’라 불리는 안시 페스티벌 장편 경쟁부문에서 한국 작품이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9년엔 이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덤불 속의 재>가 한국 작품으론 처음으로 이 페스티벌의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이 감독의 수상은 지금까지 미국이나 일본 애니메이션의 ‘하청 생산기지’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있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돋보이게 만든 사건이라 할 수 있다.<마리 이야기>는 바닷가에서 태어나 지금은 도회지 한복판에서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청년 남우의 회상 형식을 빌려 어린 시절의 꿈과 환상을 드러내 보여주는 서정적인 이야기다. 폭풍우가 아버지를 삼킨 뒤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하는 외로운 소년 남우는 낡은 등대에서 우연
이성강 <마리 이야기> 안시 그랑프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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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강 감독의「마리이야기」가 8일 폐막한 제26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 경쟁 부문에서 `그랑프리'(대상)를 수상했다고 제작사인 씨즈엔터테인먼트가 9일 전했다.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안시페스티벌에서 한국 작품이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성강 감독은 지난 99년 「덤불 속의 재」로 국내 최초로 안시페스티벌 단편 경쟁 부분에 초청된데 이어 올해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마리이야기」는 신비로운 미지의 소녀 `마리'와 수줍은 바닷가 소년 `남우'의 만남과 사랑을 파스텔톤으로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그린 작품이다.그동안 안시페스티벌에서는「나무를 심는 사나이」(87년,프레드릭 백)「붉은 돼지」(93년,미야자키 하야오)를 비롯 빌 플림턴의「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97년)와「뮤턴트 에일리언」(2001년)등이 그랑프리를 차지했다.영화계는 「취화선」의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이은 「마리이야기」의 낭보가 한국 영화의 세계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마리이야기’ 안시페스티벌서 그랑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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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루시(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오래 전에 멀어진 옛 친구 미미(타린 매닝)로부터 LA까지 함께 여행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루시와 미미, 키트(조이 살다나)는 10년 전 가장 가까웠던 친구들. 강간당한 뒤 임신한 미미는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루시는 세살 때 집을 나간 어머니를 찾아, 키트는 UCLA에 진학한 뒤 무심해진 애인의 마음을 확인하고자 여행을 떠난다.■ Review<크로스로드>의 프로듀서 앤 칼리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덕분에 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녀는 자이브 레코드의 사장 클라이브 칼더가 제작비를 댄 이유를 “회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브리트니에게 감사를 표하고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어쩌면 칼더는 몇년 전 칼리가 래퍼 윌 스미스를 주연으로 삼아 영화를 제작하자고 건의했던 일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스피어스는 윌 스미스가 아니었다
[Review] 크로스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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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고등학교를 졸업한 캐시(멜리사 세이지밀러)가 먼 대학도시로 이사하는 날, 남자친구인 숀(케이시 애플렉)과 친구 매트(웨스 벤슬리), 애니(엘리자베스 더시쿠)가 축하하며 캐시를 동행한다. 도중에 나이트클럽에 들렀다가 다시 떠나는 길. 나이트클럽에서 보았던 험상궂게 생긴 남자들이 탄 차가 갑자기 앞을 막아, 캐시의 차는 언덕을 구른다.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은 건 숀을 제외한 3명. 사고 전 뜻하지 않게 옛 남자친구였던 매트와 키스하는 모습을 숀에게 들켰던 캐시는, 숀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숀의 환영과 나이트클럽의 남자들이 점점 더 뒤죽박죽이 되어 그녀를 괴롭히는 동안, 대학의 상담신부 주드(루크 윌슨)가 캐시를 도와준다.
■ Review
잠깐 동안의 성적 일탈, 그리고 뒤따르는 교통사고와 악몽 같은 사건들. 누가 산 사람인가 누가 귀신인가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 사랑하는 어떤 남자와 섹스한 뒤 옆에 다른 남자가 누워 있는 것을 보게 되는 아침. <소울 서
[Review] 소울 서바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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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영화를 세편이나 한다구요?삼바와 살사, 낭만과 열정의 땅 라틴아메리카. 음악과 춤, 축구로 친숙한 대륙이지만, 영화만큼은 우리에게 미지로 남아 있는 라틴아메리카의 영화들이 우리를 찾는다. 콜롬비아,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라틴아메리카 7개 나라들의 영화가 상영되는 라틴아메리카영화제가 6월13일부터 19일까지 7일간 서울아트시네마(옛 아트선재센터 아트홀)에서 열린다. 이 영화제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아트선재센터, 주한라틴아메리카 7개국 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로, 라틴의 각국 대사관이 직접 영화를 고르고 진행을 함께해 더욱 의미있다.각국 대사관이 선정한 이번 영화제 상영작은 콜롬비아의 장편 4편, 멕시코의 장·단편 11편, 칠레와 베네수엘라 각 2편, 파라과이 단편 4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각각 장편 1편으로, 총 14편의 장편영화와 11편의 단편영화다. 멀리 떨어진 낯선 나라들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의 꿈과
라틴아메리카영화제, 6월13일∼19일 서울시네마테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