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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비운의 시대상황과 천출의 운명을 조롱하며 오로지 예술혼에 살다가 죽은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삶을 극적으로 그렸다. 지배세력의 수탈과 열강의 침탈이 극심해지던 때 어디서 태어나 언제 어디서 사라졌는지도 알 수 없는 오원의 삶은 그 예술혼의 비극성을 극단으로 끌어올린다.청계천 거지소굴 근처에서 죽도록 맞고 있던 어린 장승업은 선비 김병문(안성기)의 손에 구해진다. 김옥균 등 개화파와 가깝게 지내던 선비 김병문은 평생에 걸쳐 승업(최민식)을 이끌기도 하고 되잡아주는 존재가 된다. 승업의 손재주를 눈여겨 본 병문은 그를 한 역관에게 소개한다. 거기서 승업은 운명의 첫사랑 소운을 만나고, 진귀한 중국 화첩을 훔쳐보며 그림에의 열정을 갈무리해간다. 곁눈질로 본 중국 진적을 모사한 것이 진적보다 훌륭한, 귀신같은 눈썰미와 손재주는 얼마지않아 그를 장안 최고의 환쟁이로 소문나게 한다. 그러나 명성의 높아짐에 비례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향한 열망이 커가면서 그의 기행은 극
<취화선> 숨막히는 색감에 예술혼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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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Spirited Away.미야자키 하야요.일본)이 2일 저녁 폐막하는 2002 전주국제영화제(JIFF)의 가장 인기있는영화로 선정됐다. 또 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영화 발견과 변화를 이끌어 갈 새로운 감독을 발굴하는데 목적을 둔 우석상에는 `형'(Brother.얀얀막 감독.홍콩)이 선정돼 1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디지털 영화의 미래를 선취하기 위해 제정된 디지털 모험상에는 `엔젤역 출구'(Angel Exit.블라디미르 미할렉 감독.체코)가 뽑혀 5천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객석 점유율과 관객 평가에 의해 결정된 최고 인기상 `센과 치히로...'는 올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했으며 `형'은 지난해 홍콩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평론가 협회상을, `엔젤역 출구'는 2000년 체코영화제 사자상과 최우수 편집상을 받은 작품이다. (전주/연합뉴스)
`전주영화제` 인기상.우석상.모험상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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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 맨소심하고 내성적인 ‘왕따’ 피터 파커는 MJ를 짝사랑하지만, 학교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여학생인 그녀가 ‘왕따’ 수준인 피터를 눈여겨볼 리는 만무한 일. 어느 날 컬럼비아대학을 견학갔다 슈퍼거미에게 물린 피터는 자신이 거미의 능력을 갖게 된 것을 알게 된다. 그저 MJ의 관심을 끌기 위해 슈퍼 파워를 사용하던 피터는 삼촌의 죽음 뒤 ‘큰힘에 대한 큰 책임’을 지기로 마음먹는다.샘 레이미 감독,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윌렘 데포 출연,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수입·배급, 상영시간 121분김봉석 아직은 녹슬지 않은 샘 레이미 ★★★☆■ 리빙 하바나무대에서 공연이 끝난 뒤 연주자인 아투로 산도발은 망명하기 위해 미국 대사관으로 향한다. 아투로는 인터뷰 도중 자신의 과거를 회상한다. 마리아넬라라는 여인을 만난 아투로는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결혼에 실패한 경력이 있는 마리아넬라는 아투로와의 만남을 두려워하지만 그의 트럼펫 연주를 들은 뒤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다.조셉 사젠
스파이더 맨/리빙 하바나/케이티/위 워 솔저스/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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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30일(화)부터 5월23일(목)까지 시네마떼끄 떼아뜨르 추에서 일본 "인디즈무비 페스티발"(Indies Movie Festival, Japan)에서 입상한 작품 중 14개를 상영한다."Indies Movie Festival" 은 1996년에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관객 참가형 일본 최대의 독립 제작 영화, 영상 이벤트로서 전국으로부터 독립 영화, 영상 작품을 공모해 엄중한 예선을 통과한 입선작품을 여러 미디어(전국 비디오 랜탈점과 공중파, 인공위성, 인터넷 방송 등)를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일반인의 심사, 투표에 의해 그랑프리 작품이 선정되는 형식이다. 지금까지의 공모작품은 2000개를 상회하며, 감독 음악가 배우 등 5000인을 넘는 크리에이터들이 제작에 참여하고 엽서 투표자, 방송 투표자 등을 합하면 50만명이 넘는 제작자, 시청자의 참가로 이루어지고있다. 수상작선정은 현재 진행중이며 약 5개부문의 시상이 이뤄지고 있다.한일 공동 주체 월드컵을 앞둔 지금 일본의 "인디문화
<일본 인디무비 페스티발> 시네마떼끄 떼아뜨르 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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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 마지막 영화였던 <애니깽> 얘기를 해볼까.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고생스런 피날레였지. <애니깽> 역시 <하얀 전쟁>과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올 로케로 촬영된 작품이었어. 멕시코였는데 아무튼 베트남보다 10배쯤 고생했을 거야. 날씨도 변덕스럽고, 현지인들의 협조도 잘 안 되고. 2개월로 예정됐던 일정이 6개월로 무려 3배 이상 길어졌으니 나중엔 배우들이며 스탭들이며 “나는 간다” 소리만 해댔지.일제 시절 멕시코로 강제 이송되어 노역을 하던 한국인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한복을 200벌 정도 미리 준비해서 가지고 갔는데, 막상 엑스트라로 출연할 현지인들에게 옷이 잘 맞지 않는 거야. 멕시코 여자들이 키가 작으면서도 몸매가 다부져서 차라리 남자 옷을 잘라서 입히는 편이 나을 정도였지. 게다가 소품을 담당하던 현지 출신 스탭이 돈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얼마나 잔머리를 쓰는지 감독 속이 꽤나 썩었지. 한번은 탄창에 넣을 가짜 총알을 준비
“의상들 두고두고 쓰고 싶어, 생각 있음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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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 경선에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준비에 부산한 정치권 못지않게 코앞에 닥친 ‘영화계 정치 행사’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5월27일이면 바람잘 날 없었던 1기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 구성된 위원회가 일을 시작하게 된다. 문화관광부(문화부)에서 지난 4월17일 유관단체에 위원 후보자를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보아 사실상 위촉할 위원 물색을 시작한 셈이다. 이미 일부에서는 자천타천으로 하마평이 흘러나오고, 특정인의 이름이 직접 거명되기도 한다. 현직 문화부 산하단체(기관)장이 위원장 후보라느니, 한 노장 감독이 위원장을 목표로 “뛰고 있다”(어디서 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들리는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적어도 현재까지는 문화부가 내정한 사람은 없고, 나돌고 있는 이름들은 감투 욕심있는 사람의 ‘자가발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위원 위촉권을 쥐고 있는 문화부(장관은)는 이번에는 정말 제대
새로운 영진위 구성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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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유하가 두 번째 영화를 완성했다고 해서 시사회에 갔었다. 문인 시사회라고 했다. 나는 강남 지리에 완전 젬병이다. 십여년째 개포동에 살고 있는 큰오빠네 집을 이따금씩 방문하는데 아직도 매번 헤매고 있는 중이다. 십오년 전쯤 선릉역 근처에 있는 잡지사에 일년쯤 근무한 적이 있음에도 그러하다. 오히려 그 경력이 더 방해가 되는 것 같다. 그때는 거의 허허벌판에 빌딩이라고는 그 잡지사 건물이 오롯이 서 있었을 뿐이었는데 지금은 그 벌판을 꽉 메우며 빌딩들이 들어섰으니 그러잖아도 길눈이 어두운 내가 어찌하랴. 이번에도 다르지 않아 안국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신사역에서 내려 시사회장을 찾아가는데 이십여분은 족히 걸은 것 같다. 영화가 막 시작되려는 무렵에 시사회장에 들어서는데 시인 유하가 인사말을 하고 있었다. 시사회를 갖는 일이 시집을 돌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문인들을 상대로 한 시사회라 그랬을 것이다. 영화가 얼마쯤 진행되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나도 자주 쿡쿡거리며 웃었다.
기분 좋은, 속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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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라….
<흐르는 강물처럼>… 그리고 <월하의 공동묘지>?
<흐르는 강물처럼>하나만 꼽으면 무난한 선택이 되겠는데 아무래도 내 영혼에 가해진 충격의 강도로 따져보면 <월하의 공동묘지>를 ‘공동수상’으로 집어넣어야 될 것도 같다.
1. <월하의 공동묘지>
소도시의 초등학교 1학년생 김병욱은 어느 여름날 밤 멋모르고 쫄래쫄래 엄마 손을 잡고 시내 극장엘 따라가 이 영화를 본다. 영화 중반까지의 순애보적인 드라마에 또록한 눈망울로 화면을 응시하던 그는 갑자기 착한 여주인공이 죽더니 웬걸 귀신이 돼서 나타나면서부터 ‘에메?’ 하며 적이 당황하다 이윽고 그 귀신의, 피가 질펀한 복수극이 시작되고 무덤이 쪼개지는 등 감당키 어려운 장면들을 마주하며 그 여름밤이 온통 몸서리치는 악몽이 된다.
그날 밤 이후 그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밤마다 불을 끄고 누우면 미치고 환장하게시리 자꾸만 상상 속에서 자기 자신이 마
내 삶의 마지막 풍경, <흐르는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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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실례합니다만, 담배 한대만 빌릴 수 있을까요? 아… 감사합니다. 미안한데 불도 좀….후∼ 이놈의 담배 끊는다 끊는다 하면서 계속 피우네요. 사실, 건강 때문에 담배를 끊어야 한다면, 담배뿐만이 아니라 끊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술, 육류, 스트레스 주는 인간들, 뉴스, 신문…. 후∼ 담배를 한번 끊은 적이 있었죠. 한 8개월 정도…. 결국 다시 피우게 됐죠. 네, 살다보면 담배를 피우는 것말고는 달리 어떤 대책도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얘기 들어보실래요?2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오전 11시쯤 되었을까요…. 전철에 앉아서 스포츠 신문을 뒤적이고 있는데 제 앞에 남루해보이는 젊은 아주머니 한명이 서너살쯤 돼보이는 계집아이를 데리고 서 있더군요. 워낙 남루한 차림에 피로에 찌든 모습이 역력해서 저는 꼬마에게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영락없는 노숙자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아주머니는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때 전 손가방에서 종이봉지를 꺼내 저에게 먹으라고 건네더군
김형태의 오! 컬트 <스모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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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에 살고 있는 나는, 저녁이면 일몰의 강화쪽 하늘로 사라지는 여객기들을 오랫동안 바라보곤 했다. 노을진 하늘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종적을 감추는 여객기들은 이 세계의 대륙간 하늘을 횡단하는, 힘센 물고기들처럼 보였다. 여객기들은 문명한 대도시들 사이의 전령으로서 아름다워 보였고, 알 수 없는 먼곳을 향한 충동으로 일상의 진부함을 헝클어놓곤 했다.중국 여객기가 추락한 김해 돗대산의 현장에는 삶과 죽음이 뒤죽박죽으로 엉켜 있었다. 나는 죽음과 구별될 수 없는 일상의 삶에 대해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댈 수가 없었다. 어떠한 관찰자도 그 운명으로부터 예외일 수 없었다. 그날, 밤새도록 장대비가 내렸다. 불에 탄 토막 시신들은 다시 비에 젖었다. 구조대원들은 조각난 시신이 물에 씻겨 내려가지 않도록 배수로를 파고 모래가마니를 쌓았다. 산자와 죽은자가 똑같이 가엾었다. 아침까지 비가 쏟아졌다.사흘 뒤에 서울로 돌아왔다. 비행기가 떨어진 김해공항에서 다시
까치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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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터로서, 프로그래머로서 전승일의 바람은 ‘다양한 영상을 보편적 감성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그의 이런 바람은 2년 만에 닻을 올린 전주 애니메이션 비엔날레의 꿈이기도 하다. 벨기에 거장의 회고전과 러시아·체코 애니메이션 특별전, 일본 단편영화 상영이 계획된 이번 축제는 온통 낯섬과 다양함으로 채워진 신기한 뷔페 같다.초심자에게는 낯선 땅을 개척하는 스릴과 긴장을, 마니아에게는 이미 이름으로 친숙해진 거장들의 작품을 양껏 감상할 수 있는 만찬의 자리를 제공한 주인공은, 그 자신도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Mimesis TV’의 운영자 전승일이다.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는 그의 칼럼에는 그가 원래 애니메이션과는 거리가 먼 서울대 미대생이었으며, 프레드릭, 유리 노르스타인 등과 같은 아트 애니메이터의 작품으로 인해 그림을 1초 이하의 단위와 그것의 연속성 속에서 사고할 수 있게 되었고, 어렵게 8mm 비디오 카메라를 장만해 손잡이
전주영화제 애니메이션 비엔날레 프로그래머 전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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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에서 77살 할머니를 몹시도 괴롭혔던 7살 악동 상우가 뮤직비디오계로 발걸음을 돌렸다. 상우로 나왔던 아역배우 유승호가 가수 소냐의 3집 앨범 타이틀곡인 <눈물이 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것. 시한부 삶을 사는 환자 동혁(류시원)과 호스피스 수민(소유진)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리는 이 뮤직비디오에서 유승호는 수민에 대한 삼촌의 연정을 전달주는 동혁의 조카로 등장한다. 또 유승호는 5월5일 어린이날에는 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리는 인천 SK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시구도 한다. SK는 <집으로…>의 아역배우 세명을 야구장에 초청, 그중 유승호에게 시구를 맡긴다.
`악동상우` 유승호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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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같은 여전사가 불꽃 같은 사랑에 빠졌다? <쉬리>의 배우 김윤진이 <낮은 목소리>의 변영주 감독이 만드는 멜로영화 <밀애>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밀애>는 전경린의 소설 <내 생애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을 영화화하는 작품으로,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평범한 주부가 자신도 ‘규’라는 남자를 만나 욕망을 분출시킨다는 이야기. 김윤진은 얼마 전 개봉한 육상효 감독의 <아이언 팜>에서 두 남자에게 양다리 걸치는 여성 지니로 코믹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신라의 달밤> <피도 눈물도 없이> <재밌는 영화> 등의 제작사인 좋은영화에서 제작하며, 5월 중순쯤 크랭크인한다.
김윤진, 변영주 감독의 <밀애>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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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6월13일 개봉하는 SF영화 <예스터데이>에서 특수수사대 SI요원 매이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배우 김선아가 <몽정기>로 다시 영화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엔 주연이다.
성에 눈떠가는 나이인 사춘기 소년들의 발칙한 성적 호기심을 코믹하게 그릴 영화 <몽정기>에서 김선아가 맡은 역은 소년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는 섹시한 교생 선생님 유리. 김선아는 소년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지만 사실은 아이들의 담임인 순정파 남자 공병철을 짝사랑하며 가슴 태우는 순진하고 깜찍한 역할이다. 김선아의 애타는 사랑을 받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털털하고 무뚝뚝한 노총각 선생님 공병철 역에는 <정글쥬스>에서 양아치 철수 역으로 농익은 코믹연기를 보여준 이범수가 캐스팅됐다.
강제규필름에서 제작하며,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파랑새> <쿵쿵딱별에는 기타리스트가 없다>
김선아, <몽정기>에서 섹시한 선생님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