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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세갑 피운다는 ‘도라지’ 담배 덕분에 그에게선 아련한 향기가 났다. 갈급한 몸짓으로 담배를 피워물고, 음료수를 연신 들이켜는, 조금 소란한 과정이 끝나자 이민복(33)의 길고 긴 얘기가 터져나온다. 어레인지 파일 3권에 빽빽히 들어찬 디자인 페이퍼들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아찔하다. 경탄, 경외 그런 거보단 연민, 동정에 가까운 심정이다(감독님껜 미안하지만). “이걸 혼자 다 하셨어요? 타이 로케는 현지 아트디렉터가 전담한 걸로 들었는데….” 사실이 아닌가보다. 밀림에서의 재난신과 극중 황 노인(안석환)의 월남전 기억신에 등장하는, 타이 상크라부리의 대규모 세트까지가 전부 그의 아이디어였다. “직접 제작까지 참여하진 못했어도, 디자인은 제가 했어요. 타이 현지 스탭은 그냥 제가 준 도면대로 세트만 지었고. 근데 제가 한 부분이 고스란히 빠져서 홍보가 되니 좀 속상하더라구요.” 인터뷰에 동석한 홍보담당자는 그 말 끝에 금세 미안한 눈치다.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아유레디관’의 발원지는
<아 유 레디?> 미술감독 이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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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alk to Remember 2002년, 감독 애덤 솅크먼 출연 맨디 무어, 셰인 웨스트, 피터 코요테, 대릴 한나, 로렌 저먼 장르 멜로 (스타맥스)
<병 속에 담긴 편지>의 원작자 니콜라스 스팍스의 소설을 각색한, 잔잔하며 비극적인 멜로영화. 작은 마을 목사의 딸인 제이미는 보수적이고 내성적인 소녀다. 인기는 좋지만, 미래의 계획 같은 것은 없는 랜든은 사고를 친 벌로 학교 연극에 참가하게 된다. 랜든의 상대역은 바로 제이미. 전혀 공통점이 없었지만, 연습을 해가면서 어느샌가 랜든은 제이미를 사랑하게 된다.
워크 투 리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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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랄라 씨스터즈2002년, 감독 박제현 출연 이미숙, 김원희, 김민, 김현수, 박인환 장르 코미디 (엔터원)
다양한 연령과 개성의 네 여배우가 발휘하는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코미디. 불황의 늪에 빠진 라라클럽의 조은자 사장은 종업원인 터프걸 미옥, 립싱크의 달인 혜영, 뒷북 소녀 경애와 함께 전전긍긍한다. 라이벌인 네모클럽 김거만 사장은 라라클럽의 인기 가수 유방희를 채가고, 사채업자와 짜고 함정에 빠트린다. 난관을 맞은 조은자는 울랄라 씨스터즈를 결성하여 클럽 부흥에 나선다.
울랄라 씨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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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 noticias de Dios
2001년, 감독 야네스
출연 페넬로페 크루즈, 빅토리아 아브릴, 데미안 비치르,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파니 아르당
장르 코미디 (파라마운트)
스페인을 대표하는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와 빅토리아 아브릴이 공연하는 코믹판타지. 천국으로 오는 사람이 없어 파산 직전에 놓인 천국. 자살을 꿈꾸는 아들의 영혼을 구해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접수하고는, 천국의 최고 가수인 룰라를 파견한다. 그것을 안 지옥에서는 가장 섹시한 카르멘을 올려보낸다. 한집에 살게 된 카르멘과 룰라는 갖가지 소동을 일으키게 된다.
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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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tle Royale 2001년 , 감독 후카사쿠 킨지출연 기타노 다케시, 후지와라 다쓰야, 마에다 아키, 안도 마사노부, 시바사키 고우장르 액션 (크림)엽기적인 발상과 폭력적인 장면들로 일본 의회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문제작. 사회 시스템이 붕괴된 근미래의 일본. 미래의 불안에 휩싸인 젊은 세대의 반항에 위협을 느낀 정부는 매년 전국의 중3 한 학급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고립된 섬에서 서로 싸우게 만든다. 단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어제까지 함께 웃고 울던 친구들이 서로를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지옥을 만드는 것이다.
배틀로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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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Keeble’s Big Move 2001년 , 감독 팀 힐 출연 알렉스 D. 린즈, 래리 밀러, 제이미 케네디, 노라 던, 제나 그레이 장르 코미디 (브에나비스타)10대가 현실에서 원하는 것이란, 아주 단순할 수도 있다. 무시당하지 않는 것. 괴롭힘당하지 않는 것. 친구로서 인정받는 것. 그런 정도만 충족되어도 나름대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성적이나 미래의 꿈이나 뭐 그런 것들로 고민하지 않고. 중학교에 입학한 맥스 키블의 소망도 별게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얕잡아 보이지 않고, 단지 ‘쿨’한 인상을 남기는 것 정도. 그런데 친구들은 좀 문제다. 플루트를 부는 메건까지는 넘어가도, 늘 잠옷을 입고 땅에 떨어진 것을 태연하게 먹는 잠탱이 로브는 처치곤란이다.맥스 키블의 소박한 꿈은 첫날부터 처참하게 박살난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트로이. 언젠가부터 무섭게 성장하여 엄청난 키와 완력을 과시하는 트로이는 하루에 한명을 지목하여 신나게 괴롭힌다. 트로이는 첫날의 상대로 하필이면 맥
맥스키블의 대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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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의 계절이 돌아왔다. 어렸을 때는 여름에 대한 기대감이 여기서 시작했다. 공포영화들을 볼 때면 짜릿함과 무서움뿐만 아니라, 옆에 앉아 있는 가족의 존재에 대해서도 새삼 고마움을 느끼기까지 했다. 혼자 잠자리에 누워 있자면 화장실은 왜 그리 가고 싶던지! 여든아홉번의 고민 끝에 겨우 화장실에 가면 왠지 거울 속의 내 모습 뒤에 아까 봤던 영화의 미친 살인마가 있을 것만 같고, 문을 닫아버리면 문이 열리지 않아 손톱으로 문을 긁다가 죽어버린 해부실 여학생 이야기가 떠오를 뿐.두려움을 떨쳐버리는 방법은 영화 시작 전 혹은 영화가 끝난 뒤 올라가는 크레딧에 나온 배우와 스탭들의 진짜 이름을 소리내어 읽어보는 것이었다. ‘그래… 저들도 다 진짜 사람인 거야. 주인공은 연기를 한 것뿐이고 카메라 뒤쪽엔 감독도 있고 화장 고쳐주는 사람도 있어. 다 뻥이라구!!’이런 세뇌 덕분인지 이제는 더이상 공포영화가 무섭지 않다. 비디오숍의 공포영화 코너엘 가도 제일 먼저 보는 건 뒷껍데기에 쓰인 감
현실, 공포영화보다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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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of War 2000년, 감독 크리스천 드과이 출연 웨슬리 스나입스, 앤 아처, 마이클 빈자막 영어, 한국어화면포맷 아나모픽 와이드 스크린오디오 돌비 디지털 5.1출시사 엔터원
엄청난 음모에 맞서 싸우는 개인의 고독한 대결을 그린 액션영화로 시리즈와 <미션 임파서블>을 합쳐놓은 듯한 작품이다. <아트 오브 워>는 고대 중국의 전서 <손자병법>을 뜻한다. 영화 전체에 걸쳐 동양적인 정서를 빌려왔지만 액션영화답게 현란한 시각적 효과를 동원한 볼거리가 끊임없이 관객을 자극한다. 다소 왜곡된 오리엔탈리즘과 상투적 결말이 아쉽긴 하지만 웨슬리 스나입스가 펼치는 액션 시퀀스만큼은 일품이다. 서플로 극장용 예고편 등을 담았다.
아트 오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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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Hawk Down 2001년,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조시 하트넷, 이완 맥그리거, 톰 시즈모어 자막 영어, 한국어화면포맷 아나모픽 와이드 스크린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출시사 콜럼비아
93년 10월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 파견된 최정상 미군부대에서 일어난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 “죽은 자만이 전쟁의 끝을 보아왔다”는 플라톤의 말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당대 최고의 비주얼리스트로 손꼽히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저명한 저널리스트 마크 보덴의 <블랙 호크 다운: 현대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원작으로 18시간 동안 펼쳐지는 사실적인 전투장면과 몽롱한 영화색채가 압권이다. 서플로 25분가량의 제작과정 다큐멘터리와 배우 및 제작진 소개 등을 담았다.
블랙 호크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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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 miles to Graceland 2001년, 감독 데미안 리텐스타인 출연 케빈 코스트너, 커트 러셀, 크리스천 슬레이터 자막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화면포맷 아나모픽 와이드 스크린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출시사 엔터원
사상 최악의 범죄자들이 거액의 돈을 두고 펼치는 두뇌게임. 뮤직비디오에서 두각을 나타낸 데미안 리텐스타인 감독의 데뷔작으로 주요 등장인물 대부분이 모두 악역인 독특한 액션 작품이다. 가장 미국적인 배우로 손꼽히는 케빈 코스트너와 커트 러셀, 청춘 스타 크리스천 슬레이터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지만 아쉽게도 드라마는 다소 빈약한 편. 대신 화려한 액션과 카메오로 출연하는 유명 인사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플로 극장용 예고편과 배우 및 제작진 소개 등을 담았다.
3000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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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ranos Season1 2000년,감독 대니얼 아티아스, 잭 벤더출연 제임스 갠돌피니, 로레인 브라코자막 영어, 한국어, 베이징어 화면포맷 4:3 스탠더드오디오 돌비 디지털 스테레오 출시사 유니버설
4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TV시리즈 <소프라노스>의 첫 번째 모음집. 마피아 소두목인 토니 소프라노를 중심으로 그의 집안과 조직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블랙코미디물이다. <대부>나 <좋은 친구들>에 등장했던 고전적인 마피아 대신 도회적 삶의 피로와 우울에 시달리는 마피아 보스가 등장한다. 99년 에미상 1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4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2000년 에미상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서플로 각 에피소드별 비하인드신 모음과 두 번째 시즌 예고편, 뮤직비디오 등을 담았다.
소프라노스 시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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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thers 2001년,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자막 영어, 한국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1.85: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출시사 SRE무작정 영화가 좋았던 어린(?) 시절에는 ‘보고 싶은 영화’=‘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이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똑같은 질문을 요즘에 받는다면 바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검증된 감독이 만든 영화’.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는 배우들이 아니라 감독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어느 날부터 이해했기 때문이다.흥미로운 것은 감독의 숨길 수 없는 그런 영향력이 DVD에서는 더욱 드러난다는 것이다. 어떤 감독의 작품이었냐에 따라 수록된 영화 자체는 물론 DVD의 노른자위격에 해당하는 서플먼트의 완성도도 결정되는 연쇄반응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은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감독의 성향과 능력을 고스란히 빼닮은 DVD가 나오게 마련이다.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출시된 <디 아더스> DVD에 대한 기대치는 하늘을
디 아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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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연도 2002년 광고주 아시아나 대행사 상암기획‘속았다?’ 광고의 거짓말이 새삼 도마에 올랐다. 설왕설래를 야기한 사례는 아시아나항공사 CF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산’이란 17살의 ‘까까머리’ 축구선수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이 광고는 월드컵 시류와 맞물려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란 문구로 일탈의 욕망을 기분좋게 자극한 현대카드 광고 못지않게 이 CF의 ‘떠나세요’란 마지막 메시지도 제법 귓전을 솔깃하게 만들었다. 특히 “영국에서의 첫골보다 더 가슴 벅찰 때는 세계 무대로 처음 떠나는 아시아나 비행기 안이었습니다”라는 CF 속 이산 선수의 내레이션은 비행기란 교통수단에 향긋한 감성적 향기를 불어넣으며 호소력을 배가했다. 때가 때이니만큼 외국 프로리그에서 활동중인 축구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것은 시의적절한 선택으로 보였다.그런데 자전적인 스토리 같았던 이 선수의 얘기가 진짜가 아니었단다. 이른바 ‘트루 라이즈’(true lies
아시아나, 엔프라니 등 자전적 이야기로 포장한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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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이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전에는 재미있게 보던 프로그램들이 영 시시하고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어지간한 서스펜스영화보다 더 가슴 졸이는 승부의 세계를 경험했고, 웬만한 시대극보다 더 벅찬 감동을 맛본 사람들에게 월드컵 이후의 ‘평온’은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방송사들도 사람들의 공허한 심정을 알았는지 월드컵의 감동을 돌이키는 각종 특집을 쏟아내고 있다. 히딩크 감독과 대표선수들에 대한 각종 다큐멘터리들이 경쟁적으로 쏟아졌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태극전사’들을 소재로 하거나 그들을 직접 등장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김남일, 송종국 등 이른바 ‘월드컵 스타’들은 요즘 스포츠 뉴스보다 오히려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가십뉴스에 더 자주 등장한다. 이런 과정에서 KBS2TV 심야오락 프로그램 <서세원쇼>가 네티즌들의 도마에 올라 심한 비난을 받았다. 선수들의 가족을 게스트로 초대해 특정 선수의 과거에 대해 농담을 한 것이
국가대표 선수팀 가십거리로 만드는 연예프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