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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병규야? 나 송강호야! 우리… 한번 의형제면 영원한 의형제야!” 사건의 시작은 8월14일 잠실야구장으로 거슬러 간다. 바로 조선 최초 야구단 ‘YMCA야구단’과 LG트윈스야구단이 친선경기를 치른 것. 물론 원아웃을 기준으로 하는 약식 게임이었지만 송강호는 외야 펜스에까지 쭉 뻗어 날아간 3루타성 안타 하나에 깔끔한 안타 하나를 추가하며 올 여름 촬영에서 다진 야구실력을 자랑했다. 이들은 시합 뒤 각자의 포지션에 맞춰 송강호-이병규, 황정민-조인성, 량현량하-유지현/권용관의 순으로 서로의 유니폼을 교환하며 ‘형제애’를 다졌고 ‘YMCA야구단’의 신여성 감독 김혜수와 LG트윈스 주장 서용빈은 서로의 사인이 담긴 격문액자를 교환하며 ‘남매애’를 과시했다고.
`YMCA야구단` 과 `LG트윈스야구단` 친선경기후 우정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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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바즈 루어만 감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루어만이 신작 <알렉산더 대제>의 주연을 맡아달라고 요청해온 것. 디카프리오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6년 만에 루어만과 디카프리오의 재회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알렉산더 대제>의 디카프리오 캐스팅 여부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사이에 민감한 문제로 떠올랐다. 다른 세 감독들의 신작 프로젝트들이 다소 복잡한 이유로 디카프리오의 움직임과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건 역시 알렉산더를 주인공으로 한 올리버 스톤의 프로젝트. 인터미디어사가 제작하는 이 영화는 아직 제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위트워 조사관으로 나온 콜린 파렐이 이미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있다. 루어만과 올리버 스톤의 프로젝트 중 먼저 성공하는 쪽만 성사되고 나머지 한 쪽은 버려지기 십상이다. <알렉산더 대제>가
디카프리오,<알렉산더 대제> 캐스팅에 묘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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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돋는 남자, ‘나쁜 남자’를 만나다? <소름>의 김명민 감독의 차기작인 <스턴트맨>에 조재현이 뒤늦게 합류했다. 다이아몬드를 사이에 두고 스턴트맨과 형사, 그리고 광기어린 악당이 뒤섞이게 되는 코믹 액션영화 <스턴트맨>은 <올가미> <세이예스>의 김성홍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에서 조재현은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해 오토바이 스턴트맨 현태(김명민)의 애인(홍은희)을 납치하는 악랄한 악당 ‘히트’로 출연한다. 현재 <청풍명월>을 촬영중인 조재현은 김명민과 같은 소속사이자 평소 친한 선후배 관계라고. 현재 40% 정도 촬영을 마친 <스턴트맨>은 내년 설쯤 관객에게 그 불꽃튀는 충돌의 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영화 <스턴트맨>에 `나쁜남자` 조재현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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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폰>의 잇단 출연으로 ‘호러 퀸’, ‘공포영화 전문배우’로 불렸던 하지원이 <색즉시공>에 캐스팅되었다. 차력동아리 남자들과 에어로빅부 여자들 사이에 밀고 당기는 사랑을 풀어낼 섹시코미디 <색즉시공>에서 하지원은 교내 ‘퀸카’이자 에어로빅부 최고 실력자 ‘은효’로 등장해 차력동아리의 ‘늑수구레’ 예비역으로 등장하는 임창정과 호흡을 맞춘다. 넘쳐나는 끼에 비해 비교적 얌전한 역할만 맡아왔던 하지원은 틈틈이 재즈댄스 등을 통해 ‘몸만들기’를 해왔다. 이번 영화에서는 뮤직비디오 등에서 선보인 현란한 춤과 함께 “도발적인 매력을 뿜어낼 예정”이라고. <두사부일체>의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색즉시공>은 8월22일 크랭크인해 올해 12월 개봉예정이다.
하지원,섹시코미디 <색즉시공>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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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영화가 해외로 유통되는 대표적 경로에는 해외 유수의 영화제와 크고 작은 필름마트들이 있다. 연초 북중미 영화배급업자들의 집합소인 AFM(American Film Market)과 베를린영화제를 필두로, 5월에 있는 프랑스 칸영화제, 6월의 홍콩 필름마트, 더위가 막바지에 이르는 8월 하순의 베니스영화제, 9월에 열리는 토론토영화제와 10월에 개최되는 밀라노 견본시(MIFED) 등지가 대충의 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해외 마켓에서 우리나라 부스는 유명무실했다. 얼마 전 <오아시스>의 홍보를 위해 베니스영화제를 다녀온 지상은(27·씨네클릭 아시아 해외 마케팅)씨는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를 한마디로 정리한다. “<오아시스> 스크리닝을 챙기기 위해 외국 바이어들이 줄까지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그거 보고 얼마나 감동먹었는데요.” <박하사탕>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선정되고, <친구>가 마켓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오아시스> 해외배급 담당 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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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는 겹쳐서 온다고 했던가.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며 오랜 숙원을 이룬 임권택 감독은 30년간 한국 영화산업을 발전시킨 공로와 칸영화제를 통해 우리 영화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인식시킨 점을 인정받아 금관문화훈장을 포상받았고, 가톨릭대에서 영화계 최초의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게다가 최근엔 유네스코에서 수여하는 펠리니 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소식이 날아든 것. 펠리니 메달은 1995년 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이름을 따 인권보호와 인류애에 관한 작가주의 영화감독들에게 특별 수여하는 유네스코의 유일한 영화상이다. 임 감독은 오는 11월25일 파리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고 <취화선>은 다음날 낭트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뒤 27일 프랑스 전 지역에서 개봉될 예정이라고. 이외에도 <취화선>은 9월13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일본 후쿠오카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되며 9월의 미국 뉴욕영화제, 캐나다
임권택,펠리니 메달의 주인공으로 선정 등 잇단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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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는 여성 캐릭터의 종합선물세트 같다. 착하면서 실수투성이인 여자, 둔하면서 감상적인 여자, 터프하면서 마음약한 여자, 푼수에 과격한 여자…. 대부분 ‘착한 나라’에 발을 걸치고 있는데 비해 ‘나쁜 나라’의 기운을 풍기는 이 여자, 단연 튄다. 또랑또랑한 하이톤의 목소리. 극중 정준호의 옛 애인으로 등장한 커리어우먼, 일명 ‘네! 실장님’을 연기한 김서형은 첫눈에 보기에도 ‘딱이다’ 싶을 만큼 서늘한 눈매에 길고 가는 팔다리를 가진 서구적인 미인이다.
“세련되고, 섹시하고, 화려했으면 좋겠어요.” 캐스팅 때의 주문이었다. 등장부터 신은경을 긴장시켜야 하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주인공과 대조되는 설정을 요구하는 인물이었다. 대사 중에 자주 등장하는 이름 ‘이강연’ 대신에 처음 시나리오에는 그저 ‘킹카녀’로 표기되어 있었던 역할. 즉 ‘도도하고 잘 나가는 현대 여성’의 이미지만 담아내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김서형이 연기하는 이강연은 조금 다르다.
킹카녀와 푼수녀 사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의 김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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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봄은 직원들이나 내놓는 영화의 분위기가, 서울의 강북보다는 강남의 그것에 가깝다. 사무실도 강남구 청담동에 있다. 세련되고 쿨해 보인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쓰리> 제작발표회 겸 해서 열었던 봄 주최의 파티는 살사댄스 파티였다. 대표 오정완(38)씨의 외모나 취향도 마찬가지다. 그러고보니 그와 비슷한 또래의 심재명씨가 대표로 있는 명필름은 강북의 분위기다. 사무실도 대학로에 있다.
이재용, 김지운 등 봄에서 영화를 찍었고 다음 영화도 봄에서 준비중인 두 감독도 사람이나 영화의 스타일이 세련됐다. 오씨까지 포함해 ‘멋쟁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나는 상업영화만 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부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해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오씨의 모습도 쿨하다. “명성뿐 아니라 경제적 성취도 따라줘야 다음 세대들이 영화일에 더 야심차게 달려들지 않을까요.”
그러나 좀더 들여다보면 오씨에겐 흔히 ‘386세대’라고 말하는, 그 연배 세대의 냄새가 남아 있다. 10년 전
아시아 3개국 합작영화 <쓰리> 한국 제작사 봄 대표 오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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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볼>은 사형수이던 남편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여인이 우연히 바로 그 남편의 사행집행인이었던 남자와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가슴 울리는 영화다. 할리 베리가 비운의 여인 레티샤로, 빌리 밥 손튼이 할리 베리의 상대역인 사형집행인 행크로 분해 절절한 내면연기를 선보인다. 할리 베리는 이 영화로 <물랑루즈>의 니콜 키드먼을 제치고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베를린영화제와 전미비평가협회의 여우주연상도 휩쓸었다. 전미비평가협회는 남우주연상까지 빌리 밥 손튼에게 줘 <몬스터 볼> 두 주연배우의 연기를 확실히 인정했다.레티샤는 사형수 남편 로렌스(퍼프 대디)를 11년째 면회하며 초콜릿 중독에 걸린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외로운 여자다. 남편의 면회를 다녀온 어느 날, 그녀는 이번 면회가 마지막 면회가 되고 곧 남편의 사형집행이 이루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오랫동안 끊었던 술에 다시 손을 댄다. 아들이 유난히 초콜릿을 밝히던
해외신작 <몬스터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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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몰래 팬티를 마구 버려야만 했던 그 시기, 머릿속에 온통 야한 걸로만 가득 찼던 답답했던 그 시기,국어사전에서 야한 단어들만 봐도 힘이 들어갔던 왕성했던 그 시기….영화 <몽정기>는 그 시기 중학생들의 성담(性談)을 소재로 한 코미디이다.부산의 한 학교에서 촬영중인 <몽정기>는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여 몽정기에 돌입한 중학생 ‘동현’과 그의 친구들이 장소와 도구를 가리지 않고 성 호르몬 해소에 열을 올리는 이야기가 주축이다. 그리고 그들의 주대상은 바로 지적이고 육감적인 교생 ‘유리’. 유리는 또한 과거 자신의 은사인 수학선생님을 사랑하고…. 이 셋 사이의 묘한 삼각관계가 진행된다. 한마디로 <아메리칸 파이>의 중학생판이라고나 할까. 영화 속에는 참외, 컵라면, 철봉 등 다양한 소품들이 등장하는데 이 물건들이 어찌 쓰일지는 영화가 개봉될 때까지 기다려보는 수밖에….영화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게 될 사춘기 소년들 역은 경쟁률 150:1의 오디션을
<몽정기>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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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어디서 ‘스잔’을 들먹여? ‘경아’가 이렇게 멀쩡하게 눈뜨고 있는데.” <스잔>의 김승진이냐, <경아>의 박혜성이냐. 80년대에도 우상을 둘러싼 청춘들의 설전이 있었다. H.O.T냐 젝스키스냐처럼 말이다. <품행제로>의 두 여고생이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 면도칼 씹는 오공주파 보스 나영(공효진)과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쓴 모범생 민희(임은경)의 1라운드 대결은 뮤직박스 쟁탈전이지만, 둘은 얼마 뒤면 ‘품행제로, 비행만점’의 전설적인 ‘고삐리’ 중필(류승범)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야 하는 연적이 된다.“빠르게 빠르게! 더 퍼져도 돼. 크게 돌아!” 8월14일, 광주에 위치한 송정리 롤러스케이트장. 오전에 연출부, 촬영부 가릴 것 없는 스탭들의 열띤 독려 아래 50여명의 보조 출연자들과 함께 롤러스케이트를 타며 얼굴이 번들거리도록 땀을 뺐던 임은경, 공효진, 두 배우는 잠깐의 휴식 이후 계속된 오후 촬영에서도 여전히
<품행제로>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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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 미키오(成瀨巳喜男·1905∼69), 일본영화 수입개방이 된 지 이미 오래지만, 그는 한국에서 아직도 미지의 작가다. 그러나 그는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와 함께 일본영화 1세대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들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아니, 일본영화사에서조차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진 건 1980년대부터라고 말하는 편이 옳다. 1920년, 열다섯 나이에 쇼치쿠 영화사에 입사하고 그 10년 뒤인 1930년에 <찬바라 부부>로 감독 데뷔를 한 나루세 미키오는, 1930년대와 1950년대에 <아내여 장미처럼>(1935), <츠루하치 츠루지로>(1938), <밥>(1951), <산의 소리>(1954), <부운>(1955) 등의 대표작을 발표했다. 보잘것없는 이들의 삶에 똬리튼 그의 영화세계는 오즈 야스지로와 종종 비교되지만, 오즈와는 또 다른 매력과 세계관으로 규정될 수 있다.8월24일부터 30일까지 7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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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영화평론가 gnosis88@yahoo.com나루세 미키오의 초창기 걸작 <아내여 장미처럼>(1935)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토키영화로는 뉴욕에서 최초로 상영된 작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버라이어티>에 실린 이 영화의 리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예술을 애호한다고 떠드는 소수의 사람들에게서나 적당히 인기를 끌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실패할 것이고.” 일본에서는 대단한 인기를 끈 나루세의 영화에 대한 이런 식의 인색한 반응은, 황금기 일본영화의 대표적인 감독들 가운데 하나인 나루세가 이후 오랫동안 국제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게 될 것임에 대한 예견이었던 것일까?나루세는 <아내여 장미처럼>이 처음 미국 땅을 밟은 지도 거의 반세기가 지난 다음 유럽과 미국에서 그의 회고전이 열리면서 비로소 국제적인 재평가의 대상이 된 영화감독이다. 죽은 지 1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는 뒤늦게 그의 영화들을 보고 놀란 서구의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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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의 인물들 - ˝살겠다!˝우리가 만약 나루세적인 세계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 그 세계의 거주자로서 우선 편입될 만한 인물들은 가족과 자기 자신의 삶을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이다. 나루세의 영화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림으로써 해결하려 한다(아니, 그들의 처지상 그럴 수밖에 없다). 예컨대, 오빠로부터 소아마비로 고생하는 아들을 수술시켜야 하니 수술비를 마련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는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1960)의 게이코가 그런 인물이다. 어떤 인물이 누군가에게 돈을 빌린다는 것은 나루세의 영화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장면들 가운데 하나다. 이것은 돈을 빌리는 나루세의 주인공들을 종종 무능력한 기식자와 거만한 빚쟁이 사이에 끼여 어쩔 줄 모르는 인물로 만들곤 한다. “영화역사상 가장 (섬세하게) 물질주의적인(materialist) 영화감독”- 저명한 영화평론가 필립 로페이트의 말을 빌리면- 인 나루세는 이런 식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