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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중 감독의 장편 데뷔작 <동승>이 오는 11월 개최되는 하와이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 되었다. 하와이 영화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영화를 발굴하는 데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미국영화제.<동승>은 이미 지난 6월 상하이 국제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함으로써 93년 임권택 감독이 수상한 이후 처음으로 본상을 받는 쾌거를 이룬 작품이며 이 외에도 이 달 22일부터 열리는 몬트리올 영화제의 world cinema부문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또한 9월 30일부터 열리는 버스터 코펜하겐 국제 영화제에서도 경쟁작으로 공식 초청을 받았고 10월에 열리는 카이로 영화제에서도 초청장을 받아놓은 상태. 이 밖에도 만하임 하이델베르그, 도쿄 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어 앞으로 <동승>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주경중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동승>은 월북작가 함세덕의 원작 희곡을 각색한 것으로 92년 연우
<동승> 하와이국제영화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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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로부터 ‘등급보류 위헌’ 결정을 이끌어냈던 영화 <둘 하나 섹스>(제작 인디스토리)가 9월 19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봉한다. 97년 촬영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비로소 일반 관객과 만나게 된 것이다.이 영화는 지난해 8월 헌재의 결정에 이어 10월 법원으로부터 등급보류 취소판결을 얻어내 일반 상영의 길이 열렸지만 재편집과 재녹음 등을 거쳐 22일 뒤늦게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등급분류를 신청했다. <둘 하나 섹스>는 영상물등급위로부터 두 차례나 등급보류를 받았을 만큼 충격적 장면을 담고 있지만 저급한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영화는 아니다. 당시 영상물등급위가 문제 삼았던 성기 노출 대목도 재편집 과정에서 들어냈다.이야기는 제1부 <서른-현대의 순교>와 <열아홉-풍자가 아니면 해탈>로 나뉘어진다. 두 남녀가 알몸으로 등을 대고 앉아 ‘배고프지 않아?’라고 묻자 ‘고파’라고 대답한다. 둘은 이내 격렬한 섹스를 시작하고 다시 대화를 나
5년만에 빛 보는 영화 <둘 하나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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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심사가 참 묘하지. 일껏 사람 얘기 빼고 문학 얘기만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심사가 제목에 배어 있건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더욱 황현산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진다.내가 알기로 황현산은 대학 재학 시절 ‘너무도 눈부신’ 글솜씨로 같은 대학 동기며 ‘문청’이었던 김인환(평론가·고려대 교수)을 상당 기간 동안 ‘절망적으로 절필’케 만들었고(이건 김인환이 지난해에 김환태 문학상을 받으면서 쓴 ‘자전적 소감’에서 밝힌 얘기다), 그래놓고나서는 무슨 심사였는지 스스로 절필, 소설가 김원우가 쓴 장문의 편지를 받고서야 평단에 뛰어들었다(이 얘기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김현이 살아 있었다면 황현산과 김인환은 ‘분지’ 편집진에 합류하고, 사태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이건 내 추측이다).어쨌거나 ‘등단’ 12년 뒤 첫 평론집. 480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분량의 시인-작품론 모음집이지만 그는 분명 프랑스 문학에 대해 한권 이상, 폭넓은 문학평론 한권 이상, 그리고 잡문 한권
황현산 평론집 <말과 시간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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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붓으로만 그리는 게 아니듯 음악을 콩나물 대가리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콩나물 대가리를 능수능란하게 잘 솎아내는 프로페셔널 음악가도 있지만 꼭 그 실력이 음악실력과 동격인 것은 아니다. 의외로 음악을 하는 ‘감’은 생활에서 많이 얻어진다. 특히 대중음악의 경우는, 음악 자체가 삶의 환경을(정확히는 ‘소리의 환경’)을 이루는 요소의 하나이기 때문에 삶의 흐름을 제쳐놓고는 좋은 음악을 해낼 수가 없다. 경적 소리, 보일러 소리, 모터 돌아가는 소리, ‘배추사려’ 하고 외치는 어느 배추장수 아저씨의 목소리와 어디선가 라디오 같은 데서 들리는 친근한 음악 소리는 구별없이 섞인다. 음악은 우리의 기억 속에 ‘음악’으로 새겨지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의 일부로 새겨진다.가수 윤종신은 주로 그 ‘환경의 일부’로 새겨진 음악들의 형식을 의도적으로 참고함으로써 호소력을 획득해왔다. 그가 히트시킨 ‘두왑’ 스타일의,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복고적이고 따뜻한 노래는 그냥 ‘음악’이 아니라 우리
<라이터를 켜라>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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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엔 <와라나고> 상영 운동(?)이 있었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이, 자생적으로 자신의 ‘생명줄’을 좀더 늘려보고자 하는 생각들이 모아져 <와이키키 브라더스> <라이방>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 이 4편을 모아 상영관을 잡고 공동 상영을 약 한달간 했고, 개별적으론 대관 상영의 형식을 빌려 ‘스스로 롱런’을 하기도 했다.이후,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이른바 예술영화로 분류되는 작품들에 대한 대안적 상영방식 및 정책이 필요하다는 논의들이 있어왔다.연초 문화관광부가 연두 업무보고에서 예술영화 전용관 설치 계획을 시사한 데 이어, 지난 8월6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전국 주요 시·도에 7개관 이상의 예술영화 전용관을 설치·운영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예술영화 전용관 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전국 7개관 이상의 예술영화 전용관을 확보, 운영할 수 있는 단일 사업자를 선정해 연리 1%로 총 150억원을
예술영화 전용관,설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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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액세서리가 거의 없다. 목걸이 한개, 반지 한개, 그나마 귀걸이는 한개도 없고 다른 것들도 한개씩이나 있을까 말까이거나 없다. 스무살 안쪽으로 기억된다. 서울에 있던 내가 목걸이를 하고 시골에 내려간 적이 있다. 아버지가 물끄러미 내 목을 보셨다. 그리고는 목걸이가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셨다. 어디서 나고 말 것도 없는 하잘것없는 것이라 내 대답도 시큰둥했을 것이다. 내가 시골에 머무는 동안 내내 내 목에 걸려 있는 반짝이는 목걸이가 마음에 걸린 아버지는 기어이 그런 것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꾸지람하듯 말씀하셨다. 나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 아버지가 또 말씀하셨다. 그런 것은 정인들이나 나눠 갖는 것이라고 하셨다. 아버지에겐 목걸이나 반지는 무슨 정표로만 쓰인다고 여긴 모양이었다. 이제 스무살 된 딸이 반짝이는 목걸이를 목에 걸고 다니는 게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늘 병약하신 탓에 아버지는 일찍부터 내 연민의 대상이었다. 유년 시절부터 내가 할 수 있
나무팔찌가 있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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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사태 1주년이 다가오면서 미국내 추모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지만 끔찍했던 테러사태를 계기로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감정이 담긴 옴니버스 영화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인 프랑스의 비벤디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카날 프로덕션이 전세계 주요 영화감독에게 의뢰해 9.11사태와 관련된 정서를 담아 만든 옴니버스 영화, 중 일부가 노골적으로 반미 감정을 담고 있다고 연예잡지 버라이어티가 22일 전했다. 먼저 이집트의 유세프 차힌 감독이 만든 단편영화에 나오는 익명의 영화제작자로 분한 연기자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민주국가들이다. 그들의 정부는 그들의 국민이 뽑았다.. 따라서 그들의 국민들을 공격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한다. 또 ‘미국에 의해 파괴된 문명들과 베트남에서 소말리아까지 미국정책에 의해 희생된 수만명’을 언급했으며, 이어 팔레스타인 자살폭파범과 그의 가족에 대한 동정심을 묘사하기도 했다.이 영화들은 오는 9월11일 프랑스 영화관에서 개봉되며
‘9.11테러’ 옴니버스 영화, 반미 감정 농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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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왕>, <소름>의 장진영이 영화 <국화꽃 향기>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영화 <국화꽃 향기>는 대학 선배 희재(장진영)에 대한 후배 인하의 지고 지순한 사랑 얘기를 다루고 있다.
인하역은 연극 <청춘예찬>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자상을 수상했던 박해일이 맡는다. 박해일은 오는 11월께 개봉 예정인 박찬옥 감독의 영화 <질투는 나의 힘>에서도 연상의 여인을 좋아하는 연하남으로 출연 중이다.
지난 2000년 말부터 20주 동안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 화제를 낳았던 김하인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이 영화는 내년 설개봉을 목표로 오는 9월초 크랭크인한다.
장진영, <국화꽃 향기>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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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감독 이장호 출연 이보희, 김명곤, 이희성때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아마도 가을 체육대회 날이었을 것이다. ‘질풍’과도 ‘노도’와도 전혀 관계없었던, 평범하기 이를 데 없던 나와 친구 몇 녀석. 운동 잘하는 놈들만의 잔치였던 체육대회 따위는 우리 반이 지든 이기든 관심없었다. 단지 수업 안 하고 일찍 끝나서 영화 한편 볼 수 있다는 기쁨으로 ‘이겨라’를 외쳤을 뿐이었다.
그날 학교 앞에 있던, 지금은 나이트클럽으로 바뀐, 세일극장으로 우린 영화를 보러 갔다. 제목은 <차이나타운>. 아시는 분들만 아시겠지만, 이 영화는 로만 폴란스키의 그 유명한 영화가 아니라, 미국을 배경으로 동포아이들이 갱들과 벌이는 싸움을 다룬 국산영화였다.
그 당시 나와 친구들을 열광시킨 것은 액션영화였다. 그것도 치고박고 죽이고 폭발하는 ‘아주 단순한’ 액션영화. 애들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됐던 것 같은데, 어쨌든 그 선두주자는 당연히 성룡-홍금보-원표 트리오였고(그들의 영화를 보기
청춘에 아로새겨진 강렬한 슬픔, <바보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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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생 다 하셨네요.” “말년에 아주 크게 되실 겁니다.”점쟁이를 만날 때마다 한결같이 듣게 되는 말이다. 어릴 때 호기심으로 본 길거리 사주팔자나, 최근에 정말 사는 게 깜깜해서 찾아간 어느 용하다는 점쟁이까지, 20년 시차를 두고서도 한결같이 ‘이제 고생 끝’이고 ‘곧 팔자가 핀다’라고 언제나 똑같이 말해준다. “나중에 잘될 거 지금부터 조금씩 나눠서 잘되면 안 되나”라고 푸념하는 나에게 어머니께서는 “그렇게 한평생 속아서 사는 거란다”라고 삶의 비밀 하나를 단순명료하게 폭로하셨다.어른들은 삶의 한계에 부딪혀서 그 자리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을 때, “아이고 내 팔자야”라고 신세한탄을 한다. 하는 데까지 했지만, 결국 인간의 한계로 극복할 수 없는 벽. 그것은 팔자. 신세. 그 뿌리는 ‘태생’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인간은 평등하게 탄생하지 않는다. 부잣집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부자일 수밖에 없고 결손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불행의 세례를 받고 태어난다. 공부를 아
김형태의 오!컬트 <쉬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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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는 22일 부산파라다이스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사무국장을 새로 임명하는 등 전문인력을 대거 보강하기로 했다.
사무국장은 제1회 영화제때부터 스탭으로 참여해 사업팀장 등을 거친 이승진씨가 맡기로 했으며 중앙대 이용관 교수가 부집행위원장으로 추대돼 부산영화제에 다시 합류했다. 특히 올해 영화제에는 한국영화의 양적.질적 발전을 위해 한국영화와 관련된 세 부문에 각각 프로그래머 1명과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2명을 두기로 했다. 한국영화담당 프로그래머로 허문영 전 씨네21 편집장이 위촉됐으며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의 활성화를 위해 ‘와이드 앵글 한국담당’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 홍효숙 전 영화제 사무차장이 가세했다.이밖에 조영정 전 영화제 심사위원 코디네이터가 `한국영화 회고전'을 맡게 됐다.
영화제 조직위는 이번 임시총회를 통해 조직을 재정비하는 한편 참가작품에 대한 초청작업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영화제 준비에 들어갔다.
(부산=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 전문인력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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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e’라는 미제(美製) 단어는 한글로 ‘인디’라고 번역된다. 요즘은 이런 표음(表音)이 표의(表意)보다 더 효과적이다. 즉, 인디를 ‘독립’으로 번역하면 어감이 바뀐다. ‘indie’의 어원이 ‘independent’라서 직역한 것이겠지만 뉘앙스가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한국인에게 독립이라는 단어는 정치적으로 다가오고, 그것도 ‘민족’과 연관해서 다가오기 때문이다.내 생각에 ‘indie/independent’는 ‘자영’(自營)이라고 번역하는 게 본래 뜻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즉, 정치적 용어라기보다는 경제적 용어다. ‘봉건주의로부터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다룬 경제사 서적에 자주 등장하는 소규모 자영업자(small independent producer)라는 개념을 떠올리면, 이 단어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어 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영어 문헌에서 ‘indie’의 대립어가 ‘corporate’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그 뜻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corporate’란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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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아무것도 아닌 걸 마치 뭔가 대단한 게 있는 것처럼 포장해서 팔아먹는 짓”이라고 한 미국 현대음악사의 기인(畸人) 프랭크 자파(Frank Zappa)의 냉소적인 정의가, 가끔은, 순전히 뮤직비디오란 매체의 속성을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흘쯤 고민한 끝에 도달한 만족스러운 결론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예술가적 자질이나 음악적 역량 따위와는 하등 관계없는 온갖 ‘후까시’와 ‘똥폼’으로 4분여를 장식한 뒤, 곧바로 이어져 나오는 또 다른 비디오클립에 의해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깨끗하게 잊혀져버리는 뮤직비디오들 속에서 내가 보고 있는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되는 때가 그렇다. 뮤직비디오란 걸 보기 위해 대바늘로 허벅지를 찔러가며 자기확신을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면 세상은 훨씬 더 피곤한 동네가 돼버릴 게 뻔하니까.물론, 뮤직비디오가 보여주는 이미지의 핵심이 뮤지션이 아니라 록스타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과연 그 록스타가 뮤지션인가 하는 점이
콜드플레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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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광고주 KTF 제품명 드라마 대행사 웰콤 제작사 매스메스에이지(박명천 감독)광고 격전지의 대표적인 분야인 이동통신업계가 여인의 향기를 폴폴 풍기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의 쌍두마차인 SKT와 KTF는 소비자의 연령대별로 브랜드를 잘게잘게 쪼개 ‘장군멍군’식 경쟁을 벌여왔다. TTL과 나, 유토와 메인, 팅과 비기 등이 대칭형으로 존재해온 움직이는 통신 이름들이다. 유독 여성전용 이동통신브랜드만 KTF의 드라마, 하나였다. 그런데 나 홀로 길을 걸어가는 드라마가 외롭게 보였는지 SKT도 동반자를 내세웠다. 카라(CARA)가 그것이다.경쟁체제에 들어가면서 여성에 관한 두 짧은 필름도 한층 흥미를 끌고 있다. ‘카라’라는 새 여성 브랜드의 탄생은 여성을 따로 떼내 집중 겨냥한 ‘드라마’의 전략이 유효했음을 증명한다. 일등의 자부심으로 충만한 SKT가 상품가치가 없는 것에 덤빌 리 없다. 여성으로 대상을 특화한 브랜드는 금성녀(女)의 속성이 본능적인 뿌리든 사회적인 줄기든 간에 화성남과
여성소비자 공략하는 이동통신브랜드 드라마와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