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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는 30분에 불과한 인터뷰 도중에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했다. 잠깐 시간이 빈 사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려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가 하면, 자리로 끌려온 뒤에도 옆에 앉은 서기의 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언니 같은 막문위와 소곤소곤 수다를 멈추지 않았다. <소림축구>에 이어 <버추얼 웨폰>으로 몇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조미. 몸매가 확연하게 드러나도록 옷을 입은 동료들과 달리, 통넓은 바지와 셔츠 차림으로 편하게 주저앉아 떠드는 그녀는 직접 총을 들고 싶다며 언니를 조르는 <버추얼 웨폰>의 아군과 참 많이 닮아 보였다. 배우의 신체리듬을 파악해 그에 맞는 액션을 부여했다는 원규 감독이 조미를 가장 잘 설명해주지 않을까. “서기는 다리가 유연해 발차기를 많이 시켰고, 막문위는 자유자재로 움직임이 나와 강렬한 액션을 만들었다. 조미는… 거침없이 뛰어드는 성격이니까, 그냥 막….”
드라마 <황제의 딸>로 인기를 얻었고, 대만의 베스트셀러
`작은제비`라는 별명처럼 천진하게 <버추얼 웨폰>의 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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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이은주는 머리를 참 잘 잘랐다. <오! 수정>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그녀의 긴 검은 머리는, <연애소설>에서 싹둑 단발머리로 짧아져, 한결 가벼워지고 발랄해졌다. 머리모양이 주는 느낌만큼이나, <연애소설>은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한층 가벼운 영화로 보인다. 속내를 알 수 없게 응큼한 <오! 수정>의 수정이나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군대 가는 남자친구를 배웅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마는 비운의 여대생 태희에 비해, <연애소설>의 ‘경희’는 겉으로 보기엔 퍽이나 털털하고 숨김없고 밝다. 이은주의 출연작 중, 상대적으로 기가 덜 센 영화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같은 느낌은 영화의 후반부로 가면서 바뀐다. 경희 역시 비운의 주인공임이 알려지고, 묘하게도 그렇게 되고난 영화 후반부에서 그녀의 머리는 다시 옛날 길이를 되찾는다.
단짝친구와 카페에 앉아 있을 때 카페 종업원이 다가와 자신이 아닌
˝노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연애소설>의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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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에 일본에서 날아왔다는 빈 디젤은 여독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밝고 활기찬 얼굴로 나타났다. 허락된 인터뷰 시간은 20분.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느긋하게 커피를 따르는 빈 디젤은 “원하는 건 뭐든 말하라”(Your wish is my command)며 음료를 권하고, 기자의 이름이 영어로 왜 그렇게 표기되는지를 물어왔다. 셔츠 밖으로 터져나올 기세인 근육질 몸매, 다스베이더처럼 신비로운 저음을 지닌 빈 디젤은, 겉모습과 달리, 호기심과 에너지를 주체 못하는 개구장이 소년 같았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실베스터 스탤론이 환갑을 바라보는 이즈음, <분노의 질주> <트리플X>의 빈 디젤이 할리우드의 차세대 액션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어려서부터 극단에서 활동한 ‘준비된 배우’ 빈 디젤은 그의 표현에 따르면 ‘오프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 시절을 오래 거쳤다. 직접 제작하고 연출하고 출연한 단편영화 <멀티 페이셜>이 스필버그의 눈에 들어, <
<트리플 X>개봉 앞두고 내한한 빈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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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토 밤 10시)이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편때 폐지한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대표 공영방송' 한국방송의 현재를 상징으로 보여주고 있다. <추적 60분>은 한국방송의 역사나 현실적인 무게로 볼 때 단순한 하나의 프로그램만은 아니다.한때 <추적 60분>은 사회고발을 위한 심층취재 프로그램의 대명사였다. 최근 <추적 60분>의 가장 큰 문제는 주한미군이나 권력부패, 소수자 인권 등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나 다수 시민의 관심사항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신 스페인 월드컵, 주름살 없는 사회, 고래잡이, 라이따이한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주제를 아주 ‘공정하게’ 다루고 있다.이따금씩 노동자나 권력핵심의 문제를 다루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기 목소리가 없고 형식적 객관주의나 양시양비의 당위론에 빠져 있다. 강자와 약자의 갈등사안에 대한 문제의식 없는 객관주의는 사실상 무책임한 보신주의에
색깔 잃은 KBS <추적 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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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거물급’들이 도피성 출국을 한 이후 ‘연예계 비리’ 수사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사건 마무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죄가 없으면 해외로 도망을 갔겠느냐”는 비난과 함께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검찰에 대해 조소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이번 수사의 성과라면 일부 거대기획사와 방송사 피디들의 ‘검은 거래’가 사실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가에서는 소문만큼의 성과를 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이수만과 서세원 등은 갖가지 의혹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로 달아난 상태이며, 소환대상 피디들도 다른 부서로 피해 있거나 출국 뒤 휴직계를 내는 등 편법을 쓰고 있다.한국방송 예능국의 한 피디는 “비리소문이 파다한 한 간부는 이미 사건이 터지기 전에 심의평가실로 발령이 나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며, “검찰이 사전에 실질적 증거를 확보하고 수사에 들어갔으면 이렇게까지 혼란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에스비에스 예능국 배아무개 부국장은 미국으로
연예계 비리 수사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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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장선우 감독이 17일 크랭크인한 영화 「귀여워」에서 연기에 도전한다.
<귀여워>(제작 튜브 픽쳐스)는 아버지와 세 아들이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이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 장선우가 맡은 역은 박수무당이자 각각 다른 어머니를 가진 세아들의 아버지로 다섯 주인공 중 하나인 만큼 비중이 있는 역할이다. 아들 삼형제로는 탤런트 김석훈과 <피도 눈물도 없이>의 정재영, 연극배우이자 그룹 ‘미스터 투’로 가수활동도 했던 박선우가 출연하며 네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자역은 <생활의 발견>의 예지원이 캐스팅됐다.
<집으로…>, <파이란>의 튜브픽쳐스가 제작하는 <귀여워>는 충무로 조감독 출신 김수현 감독의 데뷔작. 김감독은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선우 감독 영화 <귀여워>에서 배우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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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원회는 오는 11월 열리는 제2회 부산국제필름커미션박람회(BIFCOM2002)에 중국 베이징영화제편창이 참가할 예정이이라고 18일 밝혔다.
‘제작배급사’라는 뜻의 제편창(制片廠)은 중국에서는 영화 제작을 포함해 국내.외 배급과 상영, 해외합작, 후반작업 등 영화와 관련한 모든 사업을 관할하는 곳이다. 지역별로 40여개의 제편창이 있는데 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베이징이 이번 부산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필름박람회에 참가한다.
베이징영화제편창은 지난 49년에 설립돼 지금까지 60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100여편을 외국과 합작했다.
(부산=연합뉴스)
베이징영화제편창 부산필름박람회에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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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채널인 MGM 영화채널이 NBC 방송의 법정드라마 <로 앤 오더>를 오는 25일부터 방영한다.
<로 앤 오더>는 미국에서 방영되던 97, 98년 에미상에서 최우수 드라마상, 촬영상 등을 수상하며 프라임타임 시청률 5위권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작품. 뉴욕에서 촬영되는 <로 앤 오더> 시리즈는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들을 각색해 제작하는 다큐 드라마로 전반 30분에는 자유분방한 형사 레니와 보수적인 경관 에드워드가 사건을 맡아 범인을 추리해내는 과정을, 후반 30분은 법정에서의 판결 과정을 보여준다. 첫회의 부제는 <쓴 과일>. 이혼한 부모를 둔 딸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3월 개국한 MGM 영화 채널은 미 MGM사의 4천100여 편에 달하는 영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영화를 중심으로 미국 안방에서 인기를 모으는 TV드라마 등을 방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MGM 영화채널 <로 앤 오더>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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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에 들어온다면? 오는 10월11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비밀>은 딸의 몸을 빌린 부인과 그녀의 영혼을 사랑하는 남편의 딜레마라는 다소 선정적인 주제를 다룬 순정 멜로영화다. 센세이셔널한 설정이지만 영화는 이 문제를 그다지 무겁지 않게 다룬다. 오히려 젊은 딸의 육체를 가진 어머니와 그런 부인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에 안절부절 못하는 남편의 헤프닝에 초점을 맞추는 편. 소재가 다소 황당하고 반복되는 웃음과 눈물이 혼란스럽지만 이야기 전개는 자연스러운 편이다.아내 나오코(기시모토 가요코), 딸 모나미(히로스에 료코) 와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헤이스케(고바야시 가오루). 어느날 나오코와 모나미가 타고 있던 버스가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둘은 혼수상태에 빠진다. 삶과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나오코와 모나미. 결국 나오코는 숨을 거두게 되지만 모나미는 의식을 회복한다. 슬픔의 눈물과 안도의 한숨이 헤이스케에게 동시에 몰려오고
죽은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을 빌어...<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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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광주 국제영화제가 오는 10월25일 시내 극장가에서 개막된다.17일 광주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GIFF)에 따르면 이번 영화제는 7일 동안 도청 앞 광장과 광주, 무등 극장, 씨네씨티, 엔터씨네마 등 충장로 극장가에서 열린다. ㈔광주 국제영상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GIFF가 주관하는 이번 영화제에는 ‘빛, 꿈, 감동의 나눔’이란 주제로 해외 20여개국 90여편과 국내영화 30여편의 다양한 영화가 상영된다. 특히 80년 5.18 당시 민주화 성회(聖會) 장소인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임권택 감독을 비롯한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과 장나라 등 인기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영화제는 신예감독들을 발굴, 소개하는 ‘영 시네마’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감독들의 최신작을 상영하는 ‘월드시네마 베스트’, 미개봉작이나 국내 화제작을 소개하는 ‘시민영화광장’, 할리우드 클래식, 프랑스 범죄영화 걸작선, 일본 에로영화 걸작선, 한국영화 회고전 등 8개 코너로 꾸며진
광주 국제영화제 10월 25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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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씨네큐브 세계영화축제 1탄 <영화로 떠나는 유럽배낭여행>. <영화로 떠나는 유럽배낭여행>은 4일이라는 짧은 기간과 평일상영이라는 점 때문에 미처 참여하지 못했던 많은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세계영화축제 2탄은 지난 1탄보다 좀더 여유있는 스케줄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연휴 전날인 19일을 시작으로 연휴기간을 포함한 8일동안 관객들은 그리스 유고 벨기에 스페인 독일 핀란드 영국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러시아 등 총11개국 13작품의 행복한 영화여행을 넉넉하게 즐길 수 있을 듯. 관람료는 6000원.방문예정국가① 타인의 취향(18/112) - 프랑스, 아녜스 자우이② 안개속의 풍경(15/126) - 그리스, 테오 앙겔로풀로스③ 검은고양이, 흰고양이(18/125) - 유고, 에밀 쿠스트리차④ 희생(15/145) - 스웨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⑤ 동정없는 세상(18/84) - 프랑스, 에릭 로샹⑥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18/93) - 영국, 스티
영화로 떠나는 씨네큐브유럽배낭여행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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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서기 2079년, 지구는 수년간 외계인과 전쟁을 벌이고 있고 외계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전자기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모든 사람들의 몸에 추적장치가 심어져 일거수일투족이 모니터되는 철저한 감시체계도 작동 중이다. 과학자인 스펜서 울햄(게리 시니즈)은 지구를 지키는 데 결정적 기능을 할 어떤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가 어느 날 외계인의 스파이 로봇이라는 혐의를 받게 된다. 스펜서는 이것이 자신의 연구를 중지시키려는 음모라고 의심하며 비밀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난다. 과연 스펜서는 비밀경찰을 따돌리고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Review<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드러나지만 필립 K. 딕은 '정체성의 패러독스'에 관심이 많다. 살인이 일어나기 전에 예지할 수 있는 시스템, 그러나 어느 날 시스템이 자신을 살인자로 지목하자 주인공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시스템을 유지하자면 살인을 저질러야 하고 살인을 피하자면 자신이 만든 시스템의 오류를 인정해야 한다.딕이 195
정체성의 패러독스 이야기,<임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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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란(서기)과 아군(조미)은 부모가 살해당한 뒤 킬러로 성장한 자매다. 우연히 예전에 사랑했던 옌(송승헌)을 만난 란은 평범한 행복을 찾기로 결심하지만, 범죄증거를 없애기 위해 란을 제거하려는 컴퓨터 재벌의 음모에 희생되고 만다. 홀로 남겨진 아군. 그녀는 자신들의 뒤를 쫓던 형사 홍(막문위)과 손을 잡고, 아버지가 남긴 인공위성 프로그램 '월드 파노라마'를 무기삼아 언니의 복수를 준비한다.■ Review<버추얼 웨폰>은 한때 아시아를 사로잡았던 홍콩 액션영화의 흔적을 희미하게나마 간직하고 있다. 스스로 사지(死地)를 향해가는 희생, 무덤 앞에서 눈물로 맹세하는 복수, 적으로 마주선 두 사람의 미묘한 공감. 이 낯익은 순간들은 난데없는 액션마저 비극으로 감싸안을 수 있는 홍콩영화만의 무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로미오 머스트 다이> <리쎌웨폰 4> 등에 참여하면서 할리우드를 경험한 원규 감독은 이런 비장미를 아주 잠깐씩만 기억해냈던 것 같
희미한 홍콩액션의 흔적,<버추얼 웨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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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바람 잘 날이 없는 도시 타운스빌의 과학자 유토늄 교수는 설탕과 향신료, 그리고 온갖 좋은 것들을 넣어 아주 예쁜 꼬마들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실수로 케미컬X가 이 속에 떨어지면서 엄청난 힘을 가진 세 명의 소녀가 탄생한다. 유토늄 교수에 의해 블로섬, 버블, 버터컵으로 이름지어진 이들 파워퍼프걸들은 학교에 간 첫날 자신의 막강한 힘을 제어하지도 못하고 온 도시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타운스빌의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 이 철부지 소녀들은 돌연변이 악당 조조의 꾀임에 넘어가 본의 아니게 지구 파괴계획을 돕게 된다.■ Review국내 케이블TV와 공중파 방송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세 명의 깜찍발랄 소녀들이 스크린으로 날아왔다. 영화화된 TV시리즈들 대다수가 그렇듯이, <파워퍼프걸>의 영화 버전 역시 독립된 장편영화 보다는 시리즈의 특별 에피소드 쪽에 가깝다. 이 영화 버전은 그동안 시리즈를 보던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기던 블로섬, 버블, 버터컵
커다란 눈망울,뿌리칠 수 없는 절대매력 <파워 퍼프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