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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신부, 베버리힐스의 소녀들을 만나다
lll 등장인물
보은 l 대한민국 서울에 거주하는 귀염둥이 어린 신부. 할아버지의 강요로 24살 상민과 결혼, 수많은 난관을 거치고 지금은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있다.
셰어 l 20대 후반의 베벌리힐스 아가씨. 그의 자전적 영화 <클루리스>(1995)가 개봉한 이후, 패션 감각을 인정받아 지금은 뉴욕의 한 패션지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베로니카 l 30대 초반의 하드코어 밴드 ‘가위손이 너덜너덜 헤져쓰’의 베이시스트. 고교 시절 JD라는 인물과 학교 도서관을 폭파시키는 테러를 감행했다가 경찰에 자수함으로써 악명을 떨쳤다. 그 사건을 영화화한 <헤더스>(1989)로 매스컴 스타가 되었으나, 최근 베벌리힐스의 옷가게에서 옷을 훔치다가 적발되어 잠적 중이다.
케이디 l 17살의 여고생. 아프리카에서 하이에나패의 퀸카로 살아가다 LA로 돌아와 서부 여고생 폭력조직을 일거에 무릎 꿇린 신화적인 인
2004 할리우드 소녀영화 유행 분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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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및 아시아계 타깃, 한국과 동시 개봉 등 사전 전략 필요
한국영화 해외 세일즈가 점점 더 중요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영화업계 사람들은 일본(확연히 가장 큰 시장이 됨),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 유럽, 북미 등 다양한 주요 시장에 어떤 종류의 영화가 제일 잘 맞는지 알게 됐다.
이 모든 지역 중 북미시장이 가장 이상하고 도전적이다. 미국의 왜곡된 배급 시스템 안에서 확립된 배급경로라면 외국 예술영화를 위한 것만 있지, 외국 장르영화를 위한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사진)이 미국에서 최고 흥행한 한국영화로, <태극기 휘날리며>나 <집으로…> 또는 다른 어떤 한국영화 개봉작보다 훨씬 더 벌어들인 것이다. 김 감독의 영화는 미국 예술영화 관객에게 아주 잘 맞는 것이다. 그러나 예술영화와 리메이크 판권 외에도 미국시장은 제3의 주요 원천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바로 한국계 주민이다. 2000
[외신기자클럽] 북미시장, 한인을 노려라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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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이 드디어 영화 속으로 들어왔다. 다양한 10대 영화들이 쏟아져나온 2004년은 ‘소녀영화’라고 일컬을 만한 핑크빛 기운이 감지되는 한해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싶어하는 새로운 소녀 관객층이 터져나왔다. 소녀들이 직접 자기 세대 영화의 주역으로 등장했으며, 왕자님 판타지는 더이상 예전 같을 수도 없었다. 예전이라면 조연으로 등장해 주인공을 괴롭히는 데나 골몰했을 잔인하고 나쁜 소녀들이 주역으로 올라서서 어여쁜 손바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뭔가 데자뷰가 느껴진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보자면, 알리샤 실버스톤을 90년대 중반 최고의 소녀스타로 만들었던 <클루리스>(1995)는 가히 (남녀를 모두 교집하는 ‘청춘영화’와는 분리되는 의미에서) ‘소녀영화’의 태동을 알린 작품이라 할 만하다. 제인 오스틴의 고전 <엠마>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이 작품은 90년대 중반을 살아가는 미국 여고생들의 코드를 제대로 담고 시대와 소통하고 있었다
2004 할리우드 소녀영화 유행 분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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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시리즈: 7세, 14세, 21세, 28세, 35세, 42세> The UP Series: Seven Up, 7 Plus Seven, 21 Up, 28 Up, 35 Up, 42 Up1964∼98년감독 마이클 앱티드(<7살> 폴 아먼드)상영시간 576분화면포맷 1.33:1 스탠더드(<42세> 1.52:1 비아나모픽)음성포맷 DD 2.0 영어자막 없음출시사 퍼스트 런 피처스(미국)1964년 영국, 다양한 환경에서 선택된 20명의 아이들이 동물원에 모여 놀고 있다. 이중 14명이 <업 시리즈>에 참가했고, 시리즈는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진행된다. 그라나다TV에서 방영되는 <움직이는 세상>의 한 코너였던 <업 시리즈>는 계급과 사회구조가 개인의 미래에 끼치는 영향 그리고 다가올 영국의 모습을 진단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7년 단위로 진행된 시리즈에서 14명의 주인공(<42세>에선 3명이 빠졌다)은
문화인류학의 거대한 실험장, <업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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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 비> Вий/ Viy1967년감독 게오르기 크로파초프, 콘스탄친 예로쇼프상영시간 71분화면포맷 4:3 스탠더드음성포맷 DD 5.1자막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출시사 스펙트럼(1장)<악령 비>는 <외투> <검찰관>으로 잘 알려진 니콜라이 고골리의 원작을 영화화한 보기 드문 러시아산 공포영화다. 오래전 <마녀 전설>이란 제목으로 비디오가 출시되기도 했던 이 영화는 그 희귀성 때문에라도 한번쯤 찾아서 볼 가치가 있다. DVD에는 희귀도로 따지면 더한 부록들이 수록되어 타이틀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바로 3편의 초창기 러시아 공포영화로, 비록 단축된 하이라이트판이기는 하지만 당시 러시아 공포영화의 수준을 충분히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악령 비>와 마찬가지로 고골리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초상화>(1915, 맨 왼쪽)에서는 마치 사다코의 원형을 보는 듯한 소름끼치는 그림 속의 유령을
80년 전 러시아 무성호러 3편이 덤, <악령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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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꿈이었을까? 지나온 4년은 그저 악몽이었나?” <화씨 9/11>의 오프닝에서 말하던 마이클 무어의 독백이다. 그렇다. 모든 게 꿈이 되었다. 11월2일 이전 <화씨 9/11>를 본다는 것은 재미있는 영화 한편을 보는 것이었지만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본다는 것은 악몽 속에서 악몽을 꾸는 것이며 그걸 알면서도 깰 수 없음에 허탈해하는 것이다. 대선용 프로파간다 다큐를 만들면서까지 마이클 무어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였건만 불에 타고 있는 자유와 진실은 4년 뒤에나 끌 수밖에 없게 되었다. 비행기 테러에 대한 보고서도 무시한 채 임기의 42%를 휴가로 써먹다가 9/11을 맞이하지만 자신의 가족에게 14억달러를 보내주던 사우디와의 관계 때문에 조기대응도 제대로 못하고, <킬 빌>의 브라이드와 <올드보이>의 이우진이 복수의 방법을 잘 가르쳐주었건만 엉뚱하게 이라크를 침략한 부시가 재선되었기 때문이다.
원작소설과 트뤼포의 영화 <화씨 4
부시의 악몽에도 희망을 가져야 하는 이유, <화씨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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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 아트하우스 아트큐브, 11월19일부터 일본 다큐멘터리 특별전 상영일본 대중영화 46편을 무더기로 소개한 메가박스일본영화제(11월10∼24일)에 이어, 일본 현대의 사회상을 스크린을 통해 전언하는 또 하나의 영화제가 열린다. 단, 이번에는 직접화법만 쓰는 영화들이다. 일주 아트하우스와 일본 국제교류기금은 11월19일부터 28일까지, 1930년대부터 1990년대에 걸쳐 만들어진 일본 다큐멘터리 16편을 한데 모아 상영한다. ‘일본 다큐멘터리 특별전-역동의 기록, 매혹의 필모그래피’라고 명명된 이번 행사에서 상영되는 작품들을 꿰뚫는 테마는, 일본이 체험한 전쟁과 산업화의 격동과 여파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영화가 주시하는 개인의 조건과 카메라의 앵글에 따라, 격동과 여파는 다양한 모습으로 기록된다. 필름은 때로 역사의 이행기를 만나 자신의 노동이 새로운 역사로 직결되는 모습을 목격하는 인간의 감격으로 요동치기도 하지만, 다큐멘터리스트들은 역사의 죄악과 오류가 남긴 낙진
매혹적인 일본 다큐 걸작과 만난다, 일본 다큐멘터리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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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도 역시 촬영을 맡았다. 두 사람의 친분관계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작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들려달라.
<세계>는 2, 3년 전부터 지아장커와 해오던 이야기다. <세계>는 산시성 바깥으로 벗어나 만든 영화이고, 지하영화가 아닌 최초의 지상영화라는 점에서 실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전작과 달리 어떤 모색이 있었는지, 또 하나는 중국시장에서 이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질지, 중국 관객은 어떤 태도로 이 영화를 수용하게 될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촬영감독으로서 추구한 비주얼 컨셉은 무엇이었나.
지아장커가 원하는 바를 뒷받침할 수 있는 데 신경을 썼다. 포맷상으로는 시네마스코프를 사용했다. 오랫동안 많은 작품을 함께 해왔기 때문에 굳이 따로 비주얼 컨셉을 정해둘 필요는 없었다. 그와는 영화적 이념들이 같고, 그래서 신뢰가 있다. 그렇다고 그와 작업하는 것만은 아니다. 고든 챈의 <A1>이라는 홍콩 상업영화도 찍
중국 지하전영의 대표 주자 - 유릭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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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당신을 따라다니던 중국 언론들을 볼 수 있었다. 지하전영의 존재를 부정하던 중국이 이젠 달라졌구나 싶었는데.
2년 전에 <임소요>를 들고 칸에 갔을 때는 중국 언론들이 나서서 공격적으로 기사를 썼다. 기자회견 때는 <CCTV> 기자가 많은 젊은이들이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을 만큼 중국이 부유해졌다며 내 영화가 거짓이라고 해서, 가슴에 손얹고 누가 거짓말하는지 생각해보라면서 싸우기까지 했다. 그때에 비하면 적의가 많이 누그러진 것 같다. 정부 아래 있는 언론매체들까지 왔으니까.
<세계>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플랫폼>을 찍고 나서였던가. 고향의 사촌동생이 베이징 생활을 부러워하며 그곳 생활이 어떤지 물은 적이 있는데 말로는 표현 못하겠더라. 다만 베이징에 관한 영화를 언젠가 찍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플랫폼> <임소요>에 나오는 여배우 자오타오에게서 세계공원에 관한 이야길
중국 지하전영의 대표 주자 - 지아장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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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의 미래는 있는가, 라는 거창한 질문을 굳이 던질 필요는 없었다. 지난 10월31일 폐막한 제2회 아시아나단편영화제는 그야말로 중국영화 잔치였다. 821편의 출품작 중 250여편이, 본선 진출작 62편을 포함해 90여편의 상영작 중 20여편이 중국영화였다. 이 사실만으로, 용암처럼 흘러내릴 중국영화의 저력을 예감할 수 있었다.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지아장커와 초청감독으로 방한한 유릭와이는 빡빡한 영화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이처럼 활기 넘치는 중국영화의 현재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자리는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은 정부의 규제에 묶여(중국 정부는 올해 6월 디지털로 제작된 작품들에 대한 심의와 규제를 내용으로 한 조례를 마련했다) 정작 상영은 불가능한 현실에 비판을 가하면서도 물밀 듯 쏟아져 나오는 작품들을 근거로 미래를 낙관했다. 중요한 건 그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스스로 제안한 아시아 독립영화의 발전에 관한 라운드 테이블에서 그들은 중국 정부의 현 정책이
중국 지하전영의 대표 주자 지아장커와 유릭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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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에 의해 발표된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정갈한 도덕적 태도와 높은 명망을 지닌 한 남자가 어떤 약품의 도움으로 억눌려 있던 악의 자아로 변신하게 된다는 테마는 1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새로운 흥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다채로운 재능의 그래픽 아티스트 로렌초 마토티와 시나리오 작가 제리 크람스키가 함께 만든 만화 <지킬과 하이드>가 그 훌륭한 예다.세기말 태생으로 어마어마한 신분과 재산을 상속받은 ‘나’에겐 찬란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었다. 다만 내 안의 지칠 줄 모르는 활기와 쾌활한 성격은 대중 앞에 근엄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또 다른 욕구와 맞서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기쁨을 감추기 시작한 나는 어느 순간 스스로가 심각한 이중생활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서로
표현주의 미술로 다시 태어난 괴물, <지킬과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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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어 있더라’는 말은 자본주의 대중문화의 한 단면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인간사 어디 로또복권 같기만 하겠는가. 미국 록 밴드 R.E.M.은, 시소로 말하자면 ‘한방에 뜬’ 스타들의 반대편에 앉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1980년 결성된 R.E.M.은 꾸준히 대학가와 클럽을 중심으로 공연하고 인디 레이블을 통해 음반을 발매하며 인디 신의 스타로 발돋움하여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을 맺고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이상적 경로’를 보여준 밴드다. 1990년대 초반 국제적인 ‘거물’이 된 동시에 후배들로부터 ‘얼터너티브의 원조’이자 모범적인 선배 밴드로 존경받는 ‘해피엔딩’을 누리기도 하고.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1990년대 후반부터 음반에 대한 호응이 감소하고 1997년에는 드러머 빌 베리가 밴드를 그만두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럼에도 남은 이들만으로, 언제나 그랬듯 부단한 음악적 여정을 유지해온 R.E.M.이 통산 13집인 <
느리고 차분해진 ‘얼터너티브의 원조’, 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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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이겼다. 믿을 수 없지만, 믿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 영화 시나리오로 치면 최악이다. 거의 스너프필름 수준이다. 목을 따고 시체를 절단하는 끔찍한 살인을 저질러도 스너프필름에선 결코 악당이 처벌받지 않는다. 전세계가 악당으로 지목한 부시가, 이라크에서 수십만, 수백만명을 살해하고 아이들을 불구로 만든 전쟁광 부시가 다시 4년간 미국 대통령이 된다는 이 결말은 스너프필름보다 더하다. 미국은 지금 스너프필름의 살인자에게 앞으로 4년간 맘껏 활보해도 좋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상상만 해도 구역질이 날 것 같다.
미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판세를 갈라놓은 것은 백인 개신교 신자란다. 한적한 시골에 살면서 주일이면 교회에 나가고 가족과 바비큐 파티를 벌이는 가정, 그들에게 이라크인의 죽음은 그리 중요한 사건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해보니 나도 이런 친구들을 만난 적이 있다.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얼마간 오해나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있지만 내
갓 블레스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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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포 선라이즈>를 관람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9년 전.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꿈 많은 고등학생에게 그 영화는 손에 잡힐 듯한 근미래였다. 아무리 짧은 국내 여행길에서도 나만의 <비포 선라이즈>에 대한 갈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 뒤. 부산영화제 폐막식에서 <화양연화>를 봤다. 양조위와 장만옥의 완벽한 자태에 감복하는 한편, 차마 말할 수 없는 기억을 봉인하고 돌아서는 차우의 어깨가 안쓰러웠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극적인 화양연화가 조만간 나에게도 찾아올 것이라는 근거없는 믿음도 있었던 것 같다. 다시 4년 뒤. 9년 전 고등학생이었고, 4년 전에는 대학생이었으며, 이제는 (불쌍하게도, 보고 싶은 영화를 시사회 때 제대로 챙겨보지도 못하는) 영화잡지 기자가 된 나는 어느 일요일 오후 집을 나섰다. <비포 선셋>과 <2046>을 연달아 관람한다는 무모한 계획을 가지고 극장으로 향하던 그 길. 여태껏 배낭여행 한번 떠나
<비포 선셋>과 <2046>을 한꺼번에 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