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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년.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뒤섞여 살아가는 화성의 수도 노티스. 한 성격하는 알코올중독 탐정 알린 루비(레아 드루커)와 그의 안드로이드 파트너 카를로스 리베라(다니엘 엔조 로베)는 부유한 사업가 크리스 로이 데커(마티외 아말릭)의 요청으로 실종 사건을 맡는다. 사라진 이는 명문 사립대학에서 인공두뇌학을 공부하던 여학생 준 초우.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알린과 카를로스는 준이 부패할 대로 부패한 화성 문명을 파괴할 수 있는 열쇠를 가진 중요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를 노리는 정체 모를 괴한의 무차별 공격이 이어지고, 알린과 카를로스는 준의 복제 레프리컨트를 이용해 그녀의 기억을 소환해내기로 한다.
<블레이드 러너>(1982)에서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레플리컨트 레이첼(숀 영)의 트레이드마크인 잔뜩 부푼 앞머리를 그대로 따라한 알린. 사고로 죽기 전 인간이었던 시절의 기억을 그대로 저장하고 살아가는 안드로이드 카를로스. <
[파리] 제레미 페린 감독의 ‘화성 엑스프레스’, 프랑스 SF의 성과, 혹은 걸작의 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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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21일 해외 매체들이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와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이 미디어 기업합병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자스라브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CEO가 밥 베이키시 파라마운트 글로벌 CEO와 뉴욕에서 점심 회동을 가지면서 기업합병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자스라브는 파라마운트 글로벌 지분을 보유한 셰리 레드스톤과도 회담을 진행했다. 셰리 레드스톤은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대주주인 내셔널 어뮤즈먼트의 소유주이다.
양 회사간 합병 조건에 대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3분기 종료 시점에서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156억달러의 장기 부채를,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435억5천만달러의 부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 측면에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12월20일 거래 마감 시점 284억달러로 규모가 더 크다. 반면 파라마운트 글로벌 시가총액은 103억달러다. 파라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또 하나의 미디어 공룡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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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이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 사이에 활기가 더해지고 있다. 누적 관객수 1천만명을 눈앞에 둔 <서울의 봄>에 이어,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가 개봉했기 때문이다. 12월21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수 931만명을 기록한 <서울의 봄>은 28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장 기간 1위를 달성했다.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 주말을 기점으로 천만 관객 달성이 예상된다. 12월20일 신작 개봉으로 <서울의 봄> 박스오피스 순위는 2위로 내려갔지만, 한국영화 좌석판매율은 22.1%로 1위를 계속 유지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극장가의 활력을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그린 <노량>이 이어받았다. <노량>은 개봉 첫날인 12월20일 21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24만6245명에 달한다. <서울
천만 관객 눈앞에 둔 ‘서울의 봄’, 28일째 박스오피스 정상 지켜… 1위 바통 이어받을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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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겐 각자의 겨울이 있다. 내 경우엔 겨울 하면 <성냥팔이 소녀>가 자동 연상된다. 이 의식의 흐름에는 나름의 프로세스가 있는데, 우선 소복하게 눈 쌓인 거리에 서서 추위에 몸을 떨며 실내를 바라보는 모습이 기본 배경이다. 이어 여러 가게에서 새어나온 불빛 덕분에 거리가 주황빛으로 물들면 차가운 거리마저 따스하게 데워지는 기분이다. 이쯤 되면 노래가 한곡 흐를 차례. 머릿속 음반은 해마다 바뀌는데 최근엔 마이클 부블레가 부른 가 재생 중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해./ 어디를 가든/ 잡화점을 봐. 다시 반짝이고 있어/ 지팡이 사탕과 화려하게 꾸며진 마을.” 실은 한번도 직접 겪어본 적은 없지만 누구나 친근감을 느낄 만큼 보편적인, 내 안의 겨울 풍경이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사랑은 낙엽을 타고>를 보며 오랜만에 겨울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술에 의지해 살아가는 일용직 노동자와 폐기 처분할 음식을 챙겼다고 실직 위기에 놓인 마트 직원의
[송경원 편집장] 잔잔한 고통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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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나리오의 저작자를 둘러싼 분쟁에 영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12월9일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은 영화사 F의 최OO 대표가 “윤색 정도에 지나지 않는 덧칠 작업을 해놓고 <심해> 시나리오에 대해 자신을 ‘단독 저작자’로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했다며 이에 대한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SGK에 따르면 <심해> 문제의 발단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OO 문화재단이 진행한 공모전의 예심 심사위원을 맡은 영화사 F의 최OO 대표는 김기용 작가가 집필한 <해인>이라는 제목의 26페이지 분량 장편영화용 트리트먼트를 시나리오로 개발하자는 ‘작가계약서’를 7월19일 김기용 작가와 체결했다. 김기용 작가는 그로부터 4개월 뒤인 11월23일 <해인>을 기반으로 한 <심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했다. 최OO 대표는 “당신은 글재주가 없는 것 같다. 영화 말고 다른 업을 찾아보라”는
[포커스] '심해' 시나리오 저작자 분쟁, 누구의 이야기인가, 누구의 저작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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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의 적지 않은 대형 상업영화들이 군사정권의 자장 안으로 들어갔다. 1979년 신군부 세력은 전투에서 피아 구분하듯 내 편은 끔찍이 챙기면서 네 편은 절멸시킬 듯 갈라쳤다(<서울의 봄>).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 추진과 지방 소권력이 인물들을 못살게 굴던 70년대(<밀수>), 당시 영화계에선 당국의 가위질이 당연한 일이었고 담당 공무원은 강력한 ‘갑’이었다(<거미집>).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행정 시스템 부재의 미 군정 치하(<1947 보스톤>), 그로부터 45년이나 지난 노태우 정권 말기에도 토호 세력을 중심으로 한 협잡과 음모는 법과 제도를 깡그리 무시해버렸다(<대외비>). 그땐 그랬다. 정부를 비판하면 음습한 콘크리트 건물로 끌려가 고문당했고 폭력배와 공무원이 어깨동무한 채 룸살롱에 들어가는 장면이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그 시대가 2023년 한국 극장에 잇따라 소환됐다. 투쟁의 대상이 선명했던 시대를 회
[특집] 한국영화 키워드, 2023년 한국영화는 '견작망래(見昨忘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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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영화 속 인물들은 절박한 가운데 겨우 숨 쉬곤 했다. 그 모습은 아이돌의 엔딩 포즈와 유사하다. 호흡을 고르는 기색조차 없이 천연덕스럽게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아이돌 가수의 세계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소진을 증명하는 거친 숨소리가 제스처를 압도한다. <거미집>에서 감독 김열은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의 엔딩을 다시 찍기 위해 배우와 스탭을 도로 불러모으는 기행을 벌인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친 김열의 엔딩 포즈는 카메라를 등진 채 감독 의자에 앉은 뒷모습이다. 카메라가 서서히 다가서면 그의 머릿속에 영사되는 사건이 플래시백 형태로 드러난다. 이때 화면을 잠식하는 거친 숨소리는 플래시백의 비밀보다 크다. 그 숨소리는 생존의 증명으로도, 위기에 처했음을 알리는 호소로도 들린다.
이러한 분석을 한국영화로 확장할 때 아이러니한 것은, 거친 숨소리가 희박한 공기 속에 스스로를 내몬 결과라는 사실이다. <밀수>의 바다와 <더 문>의 달처럼
[특집] 한국영화 키워드, 2023년 한국영화는 ‘엔딩 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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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중 감독의 <컨버세이션>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기차 칸에 앉은 승진(박종환)이 필재(곽민규)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는 장면이다. 제목이 말해주듯 인물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어지는 ‘대화’의 연쇄로 채워진 이 영화에서 혼자 남은 한 인물이 화면에 보이지 않는 다른 이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은 무척 특별한 감각으로 각인된다. 그런데 승진은 ‘슬프고 나쁜 편지’라고 적은 편지를 공책에서 찢어 두손으로 꼬깃꼬깃 접는다. 그 편지는 전달되지 않을 것만 같다. 어쩌면 편지를 쓰는 승진과 수신자인 필재가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컨버세이션>은 그들의 전후 상황을 일일이 묘사하는 대신 도착하지 못한 편지를 매개로 작은 비밀을 공유한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한국영화의 이미지를 되돌아보면 편지를 쓰고 읽는 몸짓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국영화, 특히 꽤 많은 독립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 종류의 비밀이 담긴 타인의 편지를 훔쳐본 듯한 기분에 사로잡힐 정도였
[특집] 한국영화 키워드, 2023년 한국영화는 ‘편지 쓰기의 몸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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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무엇인가. 이 케케묵은 질문에서도 여전히 의미 있는 사유가 파생될 수 있다. 올해는 산업적·미학적 의미에서 영화의 정의와 역사를 만들어온 거장들의 신작이 각자의 매체론과 실천을 선보였다. 1위 <파벨만스>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으로 만든 자전적 영화인 동시에 영화의 윤리성을 돌아보는 진솔한 자성이 담겨 있다. 2위 <어파이어>를 연출한 크리스티안 페촐트는 뉴 저먼 시네마 이후 독일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한 이름이다. 3위 <이니셰린의 밴시>는 극작가 출신의 영화감독 마틴 맥도나가 그의 연출력으로 도달한 새로운 정점이다. 다른 각본가의 인장이 뚜렷한 시나리오를 선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은 5위를 차지했다. 이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로 분류되는 미야케 쇼 감독의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 4위를 차지한 것은 상징적이다.
6위 <당나귀 EO>는 “요지경 같은 인간 세상을 오로지 당나귀
[특집] 거장의 필치는 건재했다, 올해의 해외영화 총평, 6위부터 10위까지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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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파벨만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가 <더 포스트> 이후 5년 만에 올해의 해외영화 1위에 또 한번 올랐다. 존재 자체로 영화가 된 거장은 처음으로 만든 자전적 드라마를 통해 “더이상의 증명이 필요하지 않은 위치에서조차 또 한번 자기를 갱신”(남선우)하며 “다시 작은 사람이 되어 느껴보는 거대한 영화”(김소희)를 만들어냈다. “유대인 가족 드라마로서의 재미도 갖춘”(남선우) <파벨만스>는 “파경을 다룰 때조차 품위를 잃지 않으며, 때로는 감독 본인(을 반영한 주인공)까지도 포함해 수치를 아는 인물을 감쌀 줄 아는”(남선우) 우아함을 기저에 깔고 있다. “꿈꾸는 눈을 컴컴한 극장에서 지켜보는 황홀경”(이유채)으로 시작해 “누군가의 죽음을 포함해 가족 구성원간 내밀한 사건과 고양된 감정을 채집하려는 욕망을 솔직하게”(김성찬) 담아내며 “겹겹이 벗겨낸 뒤 허물없는 알맹이를 보여준 아릿한 회고록”(박정원)을 완성한다. 무엇보다 <파벨만스>는 영화에 관한
[특집] 2023년을 빛낸 올해의 해외영화, 관습을 벗어난 기성감독들의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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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신인 남자배우 - 홍사빈 <화란>
2018년 데뷔 후 쉼 없이 자기 길을 모색한 홍사빈은 첫 상업영화 주연작 <화란>에서 영화 그 자체가 되는 놀라운 연기를 선보였다. “동 세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누아르적 기운과 얼굴의 소유자”(김소미)이자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마스크”(배동미)를 가져 시선을 끄는 동시에 “안정적인 발성 가운데 목소리에 개성을 표현해 캐릭터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허남웅)까지 갖춘 신예는 “<화란>이 조금 낯선 누아르”(남선우)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홍사빈은 <화란>의 연규로 살았던 시간을 반추하며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스크린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마음들, 모니터에 비치는 얼굴에 괜스레 부끄러웠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 모든 순간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온 마음을 담아 연기하겠다.” 이번 작품에서 그의 목표는 “연기하지 않은 연기를 하는 것, 저 아이는 대체 왜 저럴
[특집] 올해의 신인 남자배우 - 홍사빈 ‘화란’, 올해의 신인 여자배우 - 김시은 ‘다음 소희’ ‘ 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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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시나리오 - <다음 소희> 정주리
현장 실습에 나선 10대 청소년의 죽음을 다룬 <다음 소희>가 올해의 시나리오로 선정됐다.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학교와 사회에 변화를 촉구하는 <다음 소희>는 “올곧은 응시, 맹렬한 목소리, 부드러운 연민으로 비극을 감싸쥔”(김소미)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감독의 슬픔과 바람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대사가 없는 부분에서 발견된다”고 평한 이지현 영화평론가는 “시각적인 힘을 믿는 이야기 구조”가 작품이 현실을 효율적으로 반영하며 메시지 또한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언급했다.
올해의 시나리오 선정 소식을 들은 정주리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통과해야 했던 어려움을 회고하며 소감을 전했다. “<도희야> 이후 오랜만에 시나리오도 쓰고 영화도 만들었다. 주인공이 중간에 죽어버리고 그 이후에도 이야기가 절반이나 남는 구조가 낯설다는 반응을 시나리오 단계에서 정말
[특집] 올해의 시나리오 - 정주리 ‘다음 소희’, 올해의 촬영감독 - 조형래 ‘콘크리트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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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제작자 - <콘크리트 유토피아>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변승민
연초 <정이>를 시작으로 <소울메이트>, <D.P.> 시즌2, <콘크리트 유토피아>, <발레리나>까지 올해만 5편을 내놓은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는 “지금 충무로에서 가장 유능하고 뛰어난 제작자다. 제작 속도도 놀랍지만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그의 도전 의식도 칭찬할 만하다”(배동미). “순발력 있는 기획과 매력적인 패키징, 창의적 비전에 공들이”(김소미)며 “감독의 세계관과 개성을 최대한 살리려는 제작자 변승민의 태도는 통조림식 공정이 표준화된 한국영화계에서 미래의 한국영화를 위해 필요한 가치다”(허남웅).
변승민 대표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셔서 감사하다. 제작 시기도 장르도 각기 달랐던 작품들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 의미 있는 한해였다”고 전했다. 그에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뛰어난 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스탭
[특집] 올해의 제작자 -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변승민 ‘콘크리트 유토피아’, 올해의 신인감독 - 유재선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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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남자배우 - <서울의 봄> 정우성
<씨네21>이 선정한 올해의 남자배우는 “영화 매체를 위해 1년을 꼬박 뛰어다니며 ‘영화’인의 모범”(이우빈)을 보여준 데뷔 30년차 영화배우 정우성이다. “더 일찍 외모보다 연기를 더 주목해야 했던 배우”(김성찬)지만, 정우성이 올해의 남자배우로 호명된 것은 놀랍게도 이번이 처음이다. 평자들은 정우성이 <서울의 봄>에서 보여준 저력을 높이 샀다. “영화 안팎에서 쌓아올린 인상 자산을 통해 관객에게 캐릭터에 대한 확신”(김성찬)을 선사한 정우성은 <서울의 봄>을 통해 “한국영화에서 수호자를 상징하는 얼굴”(이유채)이자 “‘영화적 구세주’의 화신이 되었”(이지현)다. 올해 정우성은 파죽지세로 흥행 몰이 중인 <서울의 봄>뿐만 아니라 오랜 꿈이었던 감독 데뷔작 <보호자>로 극장가를 찾았다. 또한 <웅남이>(3월22일 개봉), <달짝지근해: 7510>(8월15
[특집] 올해의 남자배우 - ‘서울의 봄’ 정우성, 올해의 여자배우 - ‘잠’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