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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원 리틀빅픽처스 대표 - 리틀빅만의 방향성은 지켜간다
김소미 사진 백종헌 2021-01-20

2020년에 리틀빅픽처스는 <미스터 주> <저 산 너머> <소리꾼> <이웃사촌> 등을 개봉하고 <사냥의 시간>을 넷플릭스로 보내는 역사적인 선례를 남겼다. 다양성영화, 중소 규모의 영화에 주력하는 투자배급사의 사정이 얼마나 열악했을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가운데 권지원 리틀빅픽처스 대표는 “CGV아트하우스가 사업을 접는 등 독립예술영화의 투자배급을 진행할 수 있는 회사 자체가 줄어든” 시장의 판세가 끼칠 악영향을 함께 우려했다. 이처럼 암담한 상황에도 지난해에 <애비규환>, 올해 개봉이 예정된 <세자매> 등 관객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청량한 영화들을 꾸준히 선보이는 행보야말로 리틀빅픽처스의 저력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미스터 주> <저 산 너머> <소리꾼> <이웃사촌> <애비규환> 등 여러 작품을 극장 개봉했다. 실적은 어땠나.

=설에 개봉한 <미스터 주>가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벌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당초 2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었던 <사냥의 시간>은 극장용 영화가 넷플릭스로 가게 된 첫 사례가 되면서 여러 가지 송사도 겪었지만 다행히 잘 마무리됐다. 예년과는 비교하기 힘들지만 리틀빅픽처스는 언제나 그렇듯 지난해도 예산과 규모, 색깔이 다양한 영화들을 많이 개봉시켰다.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따라 개봉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했던 감은 있다. 여름에 상황이 잠깐 좋아졌는데 작품이 없었고, 10월 말과 11월에 예정된 라인업이 있었는데 그때부터는 확진자가 또 증가하는 식이었다.

-감염병 이슈에는 영화계 전체가 노하우가 없다시피했고, 예산이 적은 영화의 경우 홍보마케팅 비용이 빠듯해 현실적으로 개봉 시기를 옮길 여유가 없었다.

=대작들은 잠깐 홀드하면서 타이밍을 볼 수 있지만 중소 규모의 영화들은 한번 비용이 투여되면 또다시 홍보마케팅비를 지출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유연성을 발휘하기 힘든 구조다. 리틀빅픽처스는 타 배급사에 비해 편수를 많이 가져가기 때문에 주어진 예산과 순서에 따라 소화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었다.

-지난해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행이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극장의 활성화를 쉽게 꿈꿀 수 없는 올해도 OTT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많을 텐데.

=플랫폼은 화제성 있는 대작들 위주로 걸 텐데 앞으로 보다 다양한 소재와 사이즈의 영화를 수급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그보다 우려스러운 건, 작품을 투자배급하는 움직임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개봉하지 못한 작품의 대다수가 올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이 묶여 순환이 안되고 있다.

-라인업을 선정하거나 투자를 확정하는 기준에도 변화가 생겼을 법하다.

=여전히 고민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중소 규모 영화들은 대작에 밀려서 스크린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스크린을 확보하기엔 용이해졌으나 극장에 관객이 없다. 어떤 식으로든 작은 영화는 계속 어려움이 있으니 원래 하던 대로 리틀빅픽처스의 방향성을 지키자라는 게 현재로서 전략이다. <고백> <나의 촛불> <제8일의 밤> <파이프라인> 등을 준비 중이다.

-위기에 빠진 극장과 배급사간의 활로를 도모하기 위한 방편으로 부율 조정 방안 등을 꾸준히 이야기해온 편인데, 올해는 이런 논의가 어떻게 진전될 거라 보나.

=극장이 배급사에 더 많은 수익을 배분해 개봉을 유도하고, 손익분기점이 넘어가면 슬라이딩 방식으로 극장이 더 가져가는 형태 등을 취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본다. 관객에게도 극장이 안전하고 볼 영화도 많다는 분위기를 심어 줄 수 있다. 또 객단가를 5천원 선으로 높이면 손익분기점이 확 낮춰질 수도 있고. 극장 할인권 푸는 식으로 잠깐의 위기를 모면하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과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올해 주목하는 타사 라인업은?

“<모가디슈>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외계인>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소재를 다룬 내용일 것으로 보여 더욱 기대된다. 두 작품 모두 감독, 배우, 소재, 이야기 등 흥미로운 포인트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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