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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생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꼬꼬마 시절 추억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

오랜만이라 더욱 반갑다. 동심 자극 애니메이션 <패트와 매트>의 극장판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가 11월7일 개봉했다. 2000년대 유년기를 보낸 이라면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 가기 전, <패트와 매트>가 발목을 붙잡았던 추억도 떠오를 듯하다. 또한 <패트와 매트>는 당시에는 드물었던 스톱모션(정지한 물체를 프레임마다 이동시켜 촬영하는 방법) 기법의 애니메이션. 그중 퍼펫(인형)을 사용한 작품이다. 독특한 질감과 움직임은 그 시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눈을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패트와 매트>처럼 2000년 이전 제작됐던 추억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TV 시리즈, 어른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던 영화까지. 해당 작품들을 돌아보며 추억 여행 시간을 가져봤다.

TV 시리즈

<패트와 매트>

<패트와 매트>

<패트와 매트>는 1976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제작된 TV 시리즈다. 국내에는 2000년대에 수입돼 KBS와 재능TV 등에서 방영됐다. 주인공 패트, 매트가 함께 살며 일상 속의 소소한 문제를 해결하는 에피소드 형식. 그러나 말이 해결이지 그들은 손대는 족족 물건들을 부수고, 집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사고뭉치 듀오다. 그 과정이 코믹하게 그려지며 호기심 왕성했던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목소리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행동만으로 상황 파악이 가능해 체코를 넘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까지도 시리즈가 지속되고 있는, 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이다.

<꼬마 펭귄 핑구>

<꼬마 펭귄 핑구>

지금 신세대들에게는 ‘짤’로 더 유명할 듯하다. 국내에서 <패트와 매트>급 인지도를 자랑하는 <꼬마 펭귄 핑구>다. 사람으로 따지면 유치원생,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로 추정되는 핑구와 가족들의 일상을 담았다. 유아용 애니메이션답게 발소리, 먹는 소리 등 아기자기한 효과음 등이 도드라졌으며 남극을 배경으로 집은 이글루, 이동 수단은 스노모빌, 화폐는 생선 등으로 표현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큰 사건은 없지만 멍하니 보게 되는 마성의 애니메이션. 간혹 가족애를 바탕으로 훈훈한 감동을 전달하기도 했다. ‘핑구어’도 유명한데 이는 독일어, 러시아어, 일본어 등을 합쳐 창조한 것이다.

<보거스는 내 친구>

<보거스는 내 친구>

지금 보면 딱히 친구 삼고 싶지는 않다. 미워할 수 없는 악동 보거스를 주인공으로 한 한미 합작 애니메이션 <보거스는 내 친구>는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과 클레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섞인 독특한 작품이다. 가정집 벽 속에 숨어사는 노란색 정체 모를(?) 생명체 보거스의 소소한 모험을 그렸다. 거기에 먼지 괴물, 촛불 괴물 등 신기한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했다. 보거스의 팔다리가 자유자재로 늘어나거나 거울을 통해 ‘보거스 나라’로 가는 등 판타지적 설정을 극대화해 동심을 자극했다. <보거스는 내 친구>와 유년기를 보낸 이라면 ‘나도 보거스처럼 집안 곳곳에 숨겨진 작은 공간들을 탐험해보고 싶다’는 상상을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곡스>

<곡스>

아는 이들만 안다는 클레이 스톱모션 명작 <곡스>.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일가족의 일상을 코믹하게 담아낸 TV 시리즈다. 불을 처음으로 접한 인간, 거대한 공룡과 사투, 동굴에서의 수렵 생활 등 시기를 적극 활용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채웠다. 관람 포인트는 까칠한 할아버지, 게으르지만 착한 아빠, 집안의 최강자 엄마, 실수투성이 첫째, 제멋대로 막내 등 개성 넘치는 가족 구성원들의 성격. “누가 콧물 좀 닦아줘라”가 보는 내내 떠오르기도 했지만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배합한 성공 사례다. 1997년에는 13개의 에피소드를 합쳐 영화로 국내 개봉, 서울 관객 약 8만 명을 동원하며 소소한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TV 시리즈는 여기까지다. 영화에서 2000년대 이전 스톱모션은 크게 두 가지 이름으로 대표할 수 있다. 영국의 스톱모션 대가 아드만 스튜디오와 팀 버튼&헨리 셀릭 콤비다.

영화

아드만 스튜디오의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동>

<월레스와 그로밋 - 양털 도둑>

지금까지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계를 이끌고 있는 아드만 스튜디오. 그 초석을 다져준 작품은 역시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다. 주인공 월레스와 그의 단짝 애완견 그로밋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는 달나라 소풍을 소재로 한 <화려한 외출>을 시작으로 <전자바지 소동>, <양털 도둑>을 연달아 제작하며 아카데미까지 휩쓸었다. 점토로 빚어낸 몽글몽글한 캐릭터들과 반전까지 포함한 매력적인 악당 등이 만나 평단과 관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국내에서는 3편을 합친 극장판이 1997년 개봉해 서울 관객 약 2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아드만 스튜디오는 2000년대에 접어들어 첫 장편 영화 <치킨 런>를 선보였으며 <월레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 <얼리맨>, <숀더쉽> 등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치킨 런>

팀 버튼 제작, 헨리 셀릭 감독의 <크리스마스 악몽>,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

<크리스마스 악몽>

마지막은 팀 버튼, 헨리 셀릭 콤비다. 국내에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해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제작에만 참여, 헨리 셀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것이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던 두 사람은 1995년, 할로윈 마을 주민들의 크리스마스 찬탈(?)기를 그린 <크리스마스 악몽>으로 첫 호흡을 맞췄다. 팀 버튼의 기이한 상상력과 헨리 셀릭의 애니메이션 연출력이 합쳐진 영화는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선사하며 호평 세례를 받았다. 꿈속에 있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와 뮤지컬 요소를 극대화한 여러 O.S.T.들도 완성도를 더했다. 현재 <크리스마스 악몽>은 디즈니에서 실사화를 기획 중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같은 포지션으로 유명 동화를 원작으로 한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도 제작했다. 괴팍한 이모들에게 학대받던 소년 제임스가 거대한 복숭아를 가지게 되고, 벌레 친구들과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이모들이 등장하는 부분은 실사로, 복숭아 위에서의 모험은 스톱모션으로 제작해 판타지를 강조했다.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최고상을 수상,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함께 스톱모션 명작으로 남았다. 마찬가지로 디즈니에서 실사화를 기획 중이다.

이후 팀 버튼 감독은 <유령신부>, <프랑켄위니>로, 헨리 셀릭 감독은 <코렐라인 : 비밀의 문>으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아날로그 감성을 이어갔다.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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